판소리 민요 현대음악 접목 / 뮤지컬 같은 입체 무대 눈길 / 과거 현재 오가는 구조 난해 / 4일까지 남원 민속국악원서
국립민속국악원(원장 박호성) 브랜드창극 ‘나운규, 아리랑’이 현대창극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지난 1일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언론인을 대상으로 ‘나운규, 아리랑’이 시연됐다.
지난해 창극 소재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가겠다는 국악원의 의지가 담긴 작품이다. 박호성 원장은 “작품 소재인 ‘나운규’와 영화 ‘아리랑’은 역사성, 시대성, 민족성, 세계성을 두루 갖춰 현대창극으로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최현묵씨가 극본을 썼고, 정갑균씨가 연출했다. 안숙선 명창이 작창에 참여하고, 양승환 작곡가가 작·편곡을 했다.
첫 공개 시연이었지만 무대는 순조로웠다.
작품은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과거 나운규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현 시대의 창극배우 ‘나운규’의 삶과 과거 나운규가 제작했던 영화 ‘아리랑’을 창극으로 개작한 작품이 공연되는 무대 상황. 최현묵 극작가는 “극을 풀어가는 세 개의 중심축이 ‘아리랑-나운규-가난한 예술가’”라며, “세 개의 축이 실타래처럼 얽히면서 주는 감동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창극은 예술가 나운규의 삶과, 일제강점기 민족을 위로했던 영화 ‘아리랑’을 재조명하면서도 현 시대 예술인의 삶까지 적절히 녹여냈다. 김대일 단원은 두 시간동안 현 시대의 나운규와 영화 ‘아리랑’의 변사 역을 넘나들면서도 극을 무게 있게 이끌어나갔다. 다른 배역과 방창을 맡은 단원들의 연기와 소리도 안정적이었다.
판소리와 민요 현대음악을 접목한 음악과 뮤지컬 같은 입체 무대 구성도 눈길을 끌었다. 창극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엿보였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 현실과 작품, 실재와 환각을 넘나드는 구조는 다소 난해했다. 현재의 나운규와 창극 ‘아리랑’이 연결되는 줄거리도 일부 매끄럽지 못했다.
특히 전반부는 작품을 풀어내기 위해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산만했다는 평이다.
정갑균 연출가는 이에 대해 “나운규의 삶을 면밀히 파고들면 다양한 감정과 다소 아름답지 못한 사건도 혼재한다”며 “극 도입 부분 혼란스러움이 있을지라도 이를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창극 ‘나운규, 아리랑’은 2일 오후 7시30분과 3·4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린다. 국악원 창극단과 기악단, 무용단이 무대를 꾸리고, 나운규 역은 김대일 정민영 단원이 맡는다.
오는 23일부터 10월 중순까지는 부산, 대구, 대전에서 순회공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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