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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북도립국악원 창극 '이성계, 해를 쏘다'

소리로 승화시킨 이성계, 전주 역사적 전통성 살려

▲ 도립국악원 창작창극 ‘이성계, 해를 쏘다’ 공연 모습.

나이 70을 넘어 첩의 몸에서 얻은 어린 딸 ‘며치’에게 남기는 ‘평범한 아내로 범부 만나 살거라’라는 유언 아닌 유언으로 시작된 창극 ‘이성계, 해를 쏘다’는 야망과 난세의 소용돌이보다는 권력의 뒤안길에서 아파하는 인간 이성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곽승기)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15일과 16일 한국소리문화전당 모악당에서 막을 올린 ‘이성계, 해를 쏘다’는 지난해 작품 공모부터 대본 창작과 연습 등 준비기간만 10여개월이 걸린 도립국악원의 야심찬 창작창극다웠다.

 

영웅 이성계보다 나라를 세우며 겪었던 고뇌 등 나약한 인간 이성계의 모습을 고졸하고 절절한 아름다움에 바탕을 둔 판소리로 풍성하게 표현해냈으며,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혼용된 관현악 편성은 전쟁과 연희 등 다양한 서사에 맞는 음악적 변화를 보여주며 정형화된 창극에서 벗어나며 예술성과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예향의 도시 전주에서 이성계를 소리로 승화시킨 점이 눈에 띠었다. 전주의 혼을 가지고 대망을 꿈꾼 이성계를 통해 조선왕조에서의 전주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전주한지를 상징하는 흰 바탕의 세트 위에 태조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또 사실적이거나 상징적인 영상을 다채롭게 활용한 무대도 돋보였으며 고증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재현한 무대 의상 역시 극의 몰입을 도왔다.

 

하지만 이성계 장군으로서의 업적부터 위화도 회군과 즉위, 세자 방석의 죽음까지 모두 담아낸 전개 과정은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 했다.

 

공연을 본 한 문화계 관계자는 “특히 제1막이 너무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중간중간 작품 맥락에 맞지 않는 지나친 연출도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2000여 석의 대규모 공연장인 모악당 무대 전체를 사용하다 보니 몇 몇 대목에서는 무대가 다소 비어보이는 느낌을 주기도 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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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록 chyrr@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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