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꽤 흘러 모퉁이가 누렇게 변색이 된 내 낡은 잡기장에는 외롭고 쓸쓸한 것들이 집을 짓고 산다. 그 집엔 이따금씩 바람이 다녀가고 매화 피는 봄밤에는 달빛이 밤새 앉아 있기도 했다. 그들이 다녀가는 날이면 잡기장위엔 어김없이 비 지나가듯 선 하나가 그어지곤 했다.’(작가노트 중)
소찬섭 조각가가 사년 만에 아홉 번째 개인전 ‘낡은 잡기장의 독백’을 연다. 오는 6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 작가의 잡기장(작업노트)에서 오랜 시간 잠자고 있던 미발표작들을 선보인다. 석조, 목조, 금속단조 작품 등 모두 17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처음으로 금속단조를 혼용해 그동안 사용했던 목재, 한지 등의 재료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형태를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한국화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매화, 난초 등을 여백의 미를 살려 입체화했다.
석조작들은 인체를 간결한 형태로 변형해 단순미를 극대화시켰다. 조형적 배치와 다양한 재료를 통해 세련미를 느낄 수 있다.
그는 “미숙한 잡기장 속 넋두리가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온기가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작업에 전념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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