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재 등 6명…작가별 역대 작품세계 한눈에
전북미술의 상징적 존재들이자 역사성을 가진 원로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오는 31일부터 5월 21일까지 여는 ‘전북의 원로 작가’전. 개막식은 오는 31일 오후 4시.
초대한 미술가는 서양화가 박남재(88), 서양화가 홍순무(82), 한국화가 방의걸(79), 한국화가 송계일(77), 서예가 김종범(78), 도예가 한봉림(70) 등 6명. 한 분야에서 꼿꼿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작가로서의 면모를 키워온 이들로, 마치 마을을 지키는 우람한 당산나무 같은 존재다. 장석원 관장은 “세월이 흘러도 작가로서 살아온 각고의 시간과 자부심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남게 되고 그로부터 오는 감동은 전북의 자긍심이 된다”고 말했다.
작품은 모두 120여 점을 전시하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고창판소리박물관, 전북대학교박물관 등 기관의 소장품과 개인 소장품들이다. 작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중요한 작품들을 엄선해 작가별로 가진 독특한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전시와 함께 자료 구축 활동도 한다. 중요 비평, 회고 등 작가별 기록물을 도록에 실었고, 작업 현장과 작가 인터뷰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작업실을 찾아가 예술적 질문을 던져 즉각적으로 나온 답변을 담은 것으로, 작품세계의 생동감과 현장감을 더한다.
박남재 서양화가는 건강한 자연의 원초적인 회복이 작품의 주제다. 화폭에 담긴 자연은 감성적으로 순화돼 있으며 서정적인 정서를 느끼게 한다. 그는 ‘인상주의적 구상’이라는 독자적인 필력을 완성했는데 함축적인 표현은 묘사적인 재현보다 호소력이 짙고, 격정적인 붓질은 원로의 농밀한 열정과 맞닿아 있다.
홍순무 서양화가는 격동하는 현대미술의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고향 산천과 이웃 사람들을 화폭에 담았다.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치고 자유로워진 화백은 더 젊어지고 더 밝아진 작품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그림은 평생 그 안에서 울고 웃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놀이라는 방의걸 한국화가. 전통에 뿌리를 두고 채우기보다 비움을 즐기는 그의 작품은 물과 먹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강직한 인품을 가진 김종범 서예가는 급히 서둘지 않고 묵묵한 걸음으로 원숙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자유로운 운필로 유려함이 돋보이는 독특한 작품들은 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에 전착해온 송계일 화백은 채색과 수묵의 조화, 먹의 농담과 진채의 조화 등 다채로운 표현으로 새로운 공간 개념을 창출했다. 무한히 가라앉은 자연의 섭리와 순환 고리를 의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굽이치는 곡선과 뿔의 의지력, 깨진 알과 신화적 상상력 등으로 영원한 운동과 생명력을 탐구하는 한봉림 작가. 이번 전시에서는 단청 도료를 광목천에 뿌리고 흐르게 함으로써 원초적인 운동성을 표현한 신작도 선보인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