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보다는 다양한 시도 방점 / 인기 협연자 중심 무대 아쉬워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단장 조용안)의 신춘음악회 ‘봄을 위한 서정시-봄·마실·길’이 다채로운 무대 구성으로 봄을 활짝 피웠다.
봄의 따뜻함과 생동감을 떠올리게 하는 위촉 초연곡들부터 박애리 명창과 댄서 팝핀현준이 참여한 대중적인 무대까지 풍성하게 꾸려냈다. 일부 공연은 배경음악 연주단으로 비춰질 만큼 관현악단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정기공연이 아닌 새봄을 맞아 여는 공연임을 고려하면 무리는 없었다.
지난달 3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는 ‘2017 신춘음악회’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가득 찼다. 현장 발권을 하러 온 관객들 일부가 발길을 돌릴 정도였다.
봄을 주제로 한 위촉 초연곡 ‘봄을 그리다’와 ‘봄·마실·길’은 첫 무대와 중간에 배치돼 공연 전반적으로 경쾌한 느낌을 잘 살려냈다.
이번 공연에서 처음 선보이는 김백찬 작곡가의 ‘국악관현악-봄을 그리다’는 영화 ‘쌍화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 잔잔한 영화 음악을 많이 만들어온 김 작곡가의 곡답게 잔잔하면서도 유려한 선율이 잘 드러났다. 곡 후반부에는 화사한 꽃 영상이 공연장에 펼쳐지면서 봄 분위기를 더했다. 박경훈 작곡가의 ‘온고을로 떠나는 봄·마실·길’은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문화, 축제가 공존하는 전라북도의 생명력과 흥겨움을 극대화했다.
관현악단의 기량과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난해 정기공연에 올랐던 ‘공후를 위한 국악관현악-견훤’(작·편곡 강성오)을 개작한 곡과 화려한 설장구 가락과 관현악 반주가 어우러지는 ‘설장구 협주곡-소나기’를 들려줬다. 하지만 ‘견훤’의 경우 성량이 작고 부드러운 선율의 악기인 공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원곡에 비해 견훤의 기백이 가려졌다는 평가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순간은 관현악단의 반주에 박애리 명창이 노래를 부르고 팝핀현준이 춤을 췄던 무대였다. 트로트인 ‘공항의 이별’과 ‘연안부두’를 재해석해 불렀는데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박수를 받았지만, 관현악단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 관객들은 박애리 명창이 들려주는 판소리 한 대목을 기대해 곡 구성이 다소 아쉽다는 의견도 비쳤다.
전북도립국악원 관계자는 “신춘음악회이니 무겁지 않게 다채로운 시도를 했다”면서 “국악의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하는 의미로 백제의 고악기인 공후와 박애리 씨의 무대 등을 함께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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