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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민심탐방, 전주 남부시장 가보니…"기본 지키는 사람 뽑아야지"

"박근혜 정권과 관련된 인물은 안 찍어" / 상인 대부분 문재인·안철수 놓고 고심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부끄러움도 모르고 깨닫지도 못한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죠. 국민이 원하는 건 큰 게 아니잖아요. 이번 선거에선 누가됐던 상식과 기본을 갖춘 사람이 돼야죠. 아직까지 어떤 후보, 어떤 당을 찍어야 할지 결정 못했어요. 투표를 할지 말지는 그때 가봐야 알 것 같아요.”(다올콩나물국밥 사장 김현아·47)

 

지난 7일 오후 전주 남부시장. 5·9 장미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찾은 이곳에서 만난 상인들 대부분은 현 정치에 대한 ‘지독한 실망’을 표출했다. 또 누굴 찍을 것인지, 투표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마음속으로 결정한 후보가 없는 부동층이 태반이었다.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시민들의 가슴에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웠기 때문으로, 정치인은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가 만난 상인들은 모두 이번 대통령 선거 후보는 박근혜정권과 가까운 인물은 찍지 않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한 곳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40년 넘게 시장에서 과일을 팔아 온 김정순(78)씨는 “대통령(박근혜)이 그렇게 처신하면 안 되지. 저번에는 박근혜가 잘 한다고 해서 찍어줬는데 남의 살림 차려주다 자기 신세 망치고, 아무리 사람이 그래도 분수가 있는 짓을 해야지”라며 “이번엔 내가 선거를 할지 안 할지 아직 모르겠는데 한다면 그나마 덜 정치인스럽게 보이는 사람을 찍어줄까 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행보가 이번 대선 후보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시장 야채가게 김윤신(87)씨는 “정치인은 다 도둑놈이야. TV를 보다 정치 얘기가 나오면 그냥 TV를 꺼버려. 국민들이 한 표를 줄때 자신들 이익 챙기라고 찍어준 건 아니잖아”라며 “대통령은 누가되던 다 똑같아. 이번엔 진짜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 누굴 찍을 건지, 투표를 할 건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라고 말했다.

 

‘양강구도’를 보이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를 놓고 표심이 흔들리는 등 ‘文 대세론’과 ‘安 대안론’ 사이에서 막판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이들도 있었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이해순(65)씨는 “(세월호 관련)살릴 사람 못 살리고 죽이는 게 정치야? 그런 거 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파. 난 박근혜 정권과 관련된 사람은 안 찍어”라며 “선거 때 말만 번듯하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지. 먹고 살기도 힘든데 투표를 할지 말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문재인이나 안철수 중 한 명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를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그 때 가봐야 알겠다”는 대답이 대부분으로, 향후 선거구도에 따라 마음이 움직일 것으로 보였다.

 

노점을 운영하는 유판순(86)씨는 “여기서 32년 넘게 장사했는데 비오면 물새고 낮에는 뜨거워 장사를 못할 지경이야. 이런 거 해결하고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이 대통령해야지”라며 “자기 사람들 배 채우는 박근혜 봐. 투표는 정작 다음달 가봐야 할지 말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을 찾은 시민 이모(48)씨도 “서로 헐뜯는 선거전을 보면 신물이 날 지경으로 후보들이 먼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이나 안철수 중 한 명을 찍을 생각이지만 아직 누군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모(32)씨는 “누가되던 그 사람이 그 사람이겠지만 우리가 늘 봐오던 그런 비리 대통령이 아닌 국민과 함께 때론 웃고 울 수 있는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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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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