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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 김정수

‘ㄱ’자 같은 부부가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구순을 바라보는 동안

 

손을 꼭 잡고

 

서로를 염려하면서

 

급할수록 천천히 세상을 건너왔다

 

파란불을 바라보는

 

부부의 얼굴에는

 

언제나 안도의 빛이 어렸다

 

세월의 저편과 이편을 이어주는

 

횡단보도에

 

발자국을 찍으면

 

늙은 부부의 등 뒤로 깔린 노을이 붉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부부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노을이 깔린 횡단보도는 급할수록 천천히 건너야 안전하다. 살아 온 생도 그러했으리라. 부부의 등 뒤로 부부의 손이 황홀하게 아름답다. 파란불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부부의 손은 얼마나 따뜻할까. 그 따스한 생의 훈훈한 온기가 내게로 와 닿는다. 부부는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사랑이다. 서로를 의지하며 걸어가는 횡단보도가 노부부를 지켜 줄 것이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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