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부터 전 과정 미술작품으로 재현 / 관련자료 함께 선보여 / 전북대 박물관 전시실
19일 전북대 박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2017 순회전 개막식.
전시를 찬찬히 살펴보고 있던 한 여성에게 감상 소감을 물어보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대학생 임이랑(전북대 국문과) 씨는 할머니들에 관해 섣불리 말을 꺼내 생채기를 더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장을 꼼꼼히 돌아본 후에야 “할머니들의 아픔과 전쟁의 참상, 직시해야 할 진실을 예술을 통해 너무 어둡거나 어렵지 않게 표현한 것 같다”며 “역사적 진실과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지 못한 젊은 친구들은 더욱 봐야할 전시”라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국립여성사전시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주관한 특별기획전 ‘하나의 진실, 평화를 향한 약속’이 1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북대 박물관에서 열린다.
서울·대전·대구를 돌며 열리는 순회 전시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과 희생을 기억하고 인류 보편적 가치로서 여성 인권의 중요성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강제 동원부터 위안소 생활, 국내 귀향, 이후 세계적 인권 문제로 대두되기까지 과정을 주요 역사 자료와 작가들의 예술언어로 재현된 작품으로 풀어낸다. 참여 미술가는 강애란, 김시하, 도미야마 다에코, 백정화, 송희준, 얀배닝, 윤아린, 이창진, 프랭크 반오쉬, 훙리우 등 국내·외 10명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네덜란드 작가 얀배닝이 피해자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1945년 전쟁이 끝나고도 50년이 지난 후. 수십 년 간 주름과 눈동자에 켜켜이 쌓인 아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주요 뉴스 및 영상을 모은 미디어콜라주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동원 관련 각종 사료 및 피해자들의 실제 증언내용, ‘위안소’ 재현물 등이 전시되고, 제국주의와 전쟁의 비극을 고찰하는 미술가들의 회화, 콜라주, 설치작품도 만날 수 있다. 또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투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활동상과 UN 결의문, 유네스코 관련 자료 등 전 세계의 움직임도 함께 전한다.
전시를 본 박명자(61) 씨는 “피해자들이 진정한 사과와 진상규명을 받아도 부족한데 정치적으로 희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많은 분들이 전시를 보고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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