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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서 보조금 없이 '스테이 풀리시 축제' 여는 기획자들 "자유롭고 주체적인 판 즐겨요"

'무지원·무정산' 앞세워 소비·생산 선순환 구축 / 예술인들에 방향성 제시, 28~30일 고산미소시장

▲ 지난 23일 완주군 고산면 미소시장 옆 부지에서 만난 스테이 풀리시 기획자들. 신나라, 문현빈, 정문성, 정상현(왼쪽부터)

‘무지원·무정산’을 외치며 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예술인들이 자율적으로 기획한 축제 ‘스테이 풀리시(STAY FOOLISH)’가 3회를 맞는다. 축제는 정상현, 정문성, 임승한, 이승미, 김명규, 문현빈, 신나라 씨를 중심으로 ‘지원에 기대지 않는 예술의 자립·선순환’을 꿈꾸는 지역 예술인·기획자들이 모여 만들었다.

 

“사람이 꼭 많을 필요 있나요? 최선을 다해 판을 만들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오셔서 즐기면 좋은 거죠.”

 

지난 23일 스테이 풀리시 준비회의 현장에서 만난 정상현 씨의 발언은 축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행정의 도움을 받게 되면 축제를 행정 조건에 맞추게 되고 방문객, 수익 등 성과내기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그 과정에서 예술인의 자율성은 감소한다. 보다 창의적인 예술을 제안하기 보다는 관객 모으기에 치중한 행사가 될 위험도 있다.

 

‘스테이 풀리시’의 기획자들은 “축제에 참여하는 누구든 주체자”라고 말했다. 후원과 자비를 들여 기획하니 사업 주체가 없고, 모든 안건은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결정 시간이 배는 걸리지만 조건에 끌려 성급히 결정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축제가 시작되면 주인은 관객이 된다. ‘재미없으면 관객 책임’이라는 문구는 관객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문화 소비자(관객)도 주체적으로 향유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함이다.

 

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즐기며 주도하고, 더 나아가 생산과 소비가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스테이 풀리시’ 기획단은 지난해 축제 기간 관객들에게 즉흥 후원 이벤트를 해 모은 돈으로 올해 문화 공간을 만들 부지를 매입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문화·예술인과 콘텐츠는 다시 관객에게 돌아간다.

▲ 지난해 완주 고산면 지역경제순환센터에서 열린 스테이 풀리시 축제 진행모습.

규모가 크진 않지만 예술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주는 ‘스테이 풀리시’는 전국에서 회자되고 있다. 1·2회 스테이 풀리시가 ‘도전’이었다면 올해는 한걸음 나아가 ‘예술가와 예술의 현실’을 직시하고 부딪힌다.

 

제3회 스테이 풀리시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완주 고산 미소시장에서 열린다. 3일간 공연, 전시, 캠핑, 풀장 물놀이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진행된다. 그 중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29일 오후 1시부터 열리는 ‘끝장토론’. 유대수 판화가, 박규현 창작극회 대표, 장근범 사진가, 정문성 예술가, 정상현 공연기획자 등이 발언자로 나서 그동안 외면했던 ‘예술가와 예술의 현실과 미래’에 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언제까지 축제가 이어질 것 같냐는 질문에 정상현 씨는 “우리가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문화·행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처럼 자유롭고 주체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알리는 것, 그리고 더 많이 생겨나는 것, 그래서 판이 더 재밌게 변해가는 것이 중요하죠.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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