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땅심 엿보기 - 고경애

민낯으로 뒹굴던

 

논배미마다에

 

니 논 내 논

 

다 잡아 물 가둬

 

세 살배기 눈으로 본

 

바다 논에서

 

연두 애기씨 보듬는 손길에

 

엄니 마음이 숨어 있어라우

 

긴 못줄에 걸어둔

 

풍년가 소리도 없이

 

농기계 지난자리마다

 

아슬아슬 버티더니만

 

어느새

 

기지개 쭈욱 켜며

 

오늘 또 내일 다르게

 

드넓은 김제 들녘

 

초록바다 어우르고

 

풍년가를 준비해요

 

△못줄 잡던 상칠이 오빠도, 허리 다 꼬부라지게 모심기하던 순이네 어머니도, 걸핏하면 미끄러져 논바닥에 엉덩방아를 찧던 모쟁이 영진이도 모두 갔다. 세 살배기는 무논이 바다인 줄 알고 좋아하지만, 그 무논을 바라보는 나는 엄니가 그립다. 세상에서 제일 잘 벼려진 저 푸른 말씀들. 김제 김영·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대한민국 행정 중심엔 지방정부…모든 주민 만족할 성과 내달라”

정치일반대통령실 “감사원 정책감사 폐지…직권남용죄 엄격히 적용”

정치일반전북도, 복권기금 녹색자금 공모 3개 시·군 사업 선정… 국비 14억 확보

정치일반새만금개발청, 핵융합에너지 연구기지 경쟁력 모색

경제일반[건축신문고]건축설계변경, 언제까지 건축사가 안고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