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고층아파트 - 조혜전

조혜전

원고지다

 

불 켜진 창마다

 

언어가 사는,

 

불 꺼진 창마다

 

언어가 숨는

 

소설이다

 

시다

 

△짧은 시 속에 고층아파트 숲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숲속에 살면서도 숲을 보지 못하고 콘크리트 벽에 새긴 아파트 이름과 동을 표시하는 숫자만 읽곤 했었다. 그 속에서 살고 있을 사람은, 아니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을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가끔 새벽에 나보다 먼저 불이 켜진 아파트를 보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일 거라고 내 자신에게 응답했었다. 이 시를 읽으면서 고층아파트 창문을 바라보니 네모난 창문이 원고지 같았다. 그런데 그 속에 언어가 살다니요. 놀랍습니다. 불 꺼진 창은 시를 쓰고 소설을 쓰는 행동하는 언어가 숨어 있다니요. <시인 이소애>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대한민국 행정 중심엔 지방정부…모든 주민 만족할 성과 내달라”

정치일반대통령실 “감사원 정책감사 폐지…직권남용죄 엄격히 적용”

정치일반전북도, 복권기금 녹색자금 공모 3개 시·군 사업 선정… 국비 14억 확보

정치일반새만금개발청, 핵융합에너지 연구기지 경쟁력 모색

경제일반[건축신문고]건축설계변경, 언제까지 건축사가 안고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