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술의 노래3 - 최신림

술 향기 쫓아 질척이는 길

 

밤을 낮 삼아 낮을 안주삼아

 

끈적이던 불나방

 

기나긴 타오르는 몸부림

 

사방 트인 음습한 골짜기 지나

 

뼈 속 깊이 통풍으로 들어앉아

 

짓궂은 흐린 날엔

 

바람난 골수 구멍 숭덩숭덩 지나

 

낮은 저음 휘파람 소리로

 

욱신욱신 육자배기로

 

이리저리 뒤척이는 몸

 

연신 잠 이루지 못하고

 

빨판 거머리로 달라붙은 술의 기운

 

애먼 푸른 핏줄 깊숙이 낚아

 

맨입으로 나갈 수 없다며

 

갈팡질팡 튀는 음정

 

갈지자 권주가로 흥정한다.

 

△술이 무엇일까? 물속에 들어있는 불이다. 불을 보고 덤비는 불나방도 있겠고, 타오르는 골짜기도 있겠다. 핏줄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불이 빨판 거머리처럼 몸을 들쑤시고 다닌다. 이 불을 뼛속 깊이 들어 앉혀 놓으면 흐린 날엔 뼈 피리가 육자배기 가락을 쏟아낸다. 오늘 음정이 튀고 걸음이 비틀거려도 향기를 좇아 다시 권주가를 부른다. 술을 사랑하는 세상의 모든 시인이여 건필하시라. <김제 김영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대한민국 행정 중심엔 지방정부…모든 주민 만족할 성과 내달라”

정치일반대통령실 “감사원 정책감사 폐지…직권남용죄 엄격히 적용”

정치일반전북도, 복권기금 녹색자금 공모 3개 시·군 사업 선정… 국비 14억 확보

정치일반새만금개발청, 핵융합에너지 연구기지 경쟁력 모색

경제일반[건축신문고]건축설계변경, 언제까지 건축사가 안고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