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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가져 올 유통시장의 변화

4차 산업혁명이 30년 후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공공의 개념으로 살펴야

▲ 김홍규 아신그룹 회장

인류는 지금까지 총 세 번의 산업혁명을 겪었다. 18세기 초 영국에서 일어난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차 발명 덕분에 ‘기계화’라는 큰 혁신을 이루어냈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유럽에서 일어난 2차 산업혁명은 화학과 전기에너지 상용화를 가져왔다. 이는 그동안의 노동력을 ‘대량생산’으로 대체하게 되어 노동의 재분배를 일으킨 사회적 의미가 있다. 3차 산업혁명은 모두가 잘 알다시피 우리 생활에 컴퓨터가 일상화된 20세기 후반에 일어났다. 인터넷이 안 되면 잠시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만든 것이 3차 산업혁명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막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아직까지 4차 산업혁명이 피부에 확 와 닿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주 접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등의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우리 생활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기술로 발전시키려는 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1, 2차 산업혁명은 제조 분야의 혁명을 가져온 결과물로 우리는 이를 책에서만 알 수 있으며 피부로 느끼는 것은 3차 산업혁명부터이고, 3차 산업혁명도 엄밀하게 따지면 인간의 노동력을 절약시켜 준 면에서 제조 분야의 혁명이라고 보는 게 마땅하다. 반면 4차 산업혁명은 생산자 중심 산업에서 소비자 중심 산업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소비자의 요구를 얼마나 빨리 인식하고 대응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며 그 이면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낼 분야는 유통과 창조 직능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 축적된 산업혁명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더 넓은 범위와 더 빠른 스피드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간단하게 말하면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말하는 일상적인 행위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 연결되고 기록되어 빅데이터화 되면 그것을 산업적으로 활용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만이 수익을 거둔다는 뜻이다.

유통업을 예로 들어보자. 전 세계적으로 2018년 3월 기준 유통 관련 스타트업에만 총 59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5조 8000억이 투자되었다고 한다. 알리바바, 바이두, 아마존 등 세계적인 공룡기업들이 로봇, IoT, 빅데이터, AI 이 4대 혁신 기술을 이용해서 유통을 점령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떤 소비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몰랐지만 이제는 수 세기 동안의 기후변화와 작물현황,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 1인 가구의 소비 형태 등이 다 빅데이터화 되어서 비가 많이 오는 7월의 어느 날 전주의 어느 마트에 OO표 부침가루 몇 그램짜리가 필요할지 예측이 가능한 시대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이 있으니 ‘사가라’는 유통의 개념이 이런 제품이 필요하니 ‘가져와라’로 변화하는 셈이다.

불행한 것은 이 예측 가능한 정보와 활용도 높은 기술을 거대공룡 기업 말고는 아무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명료한 특징이다. 팔리지 않는 물건을 구비하느라 매장을 유지하는 소매업종은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것이다. 마치 30여 년 전 일본에서 편의점을 처음 보고 동네 구멍가게의 멸종을 직감했던 것처럼 거대한 변화의 문 앞에 서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큰 주머니를 더 많이 채우는 게 똑같다면, 그것에 혁명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적어도 혁명이라면 인간 삶의 걱정거리 하나는 덜어주어야 할 텐데, 이토록 눈부시게 발전하는 기술 앞에 서민들이 먹고 사는 걱정은 줄어들 줄 모르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4차 산업혁명은 30년 후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공공의 개념으로 다시 살펴보아야 할 때이다. 인간의 삶이 한 치도 달라지지 않는 4차 산업혁명이라니.

△김홍규 회장은 1990년도 국내 최초로 선진국 유통물류시스템을 도입해 편의점, 슈퍼마켓 등 유통산업을 발전시킨 선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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