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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저물녘 - 배귀선

소소한 흔들림에서 시작되었다

이내 걷잡을 수 없는 바람이 불었다

햇가지 같은 마음 꺾여, 후회는

필경 가까운 곳에서 깊어지느니

그대에게 흔들리며 일렁인 나도

분명 어디 상처 주고 살았겠다

꽃 같은 사람아

지금은 가을, 잎도 떠날 시간이다

잎 지면 내 마음도 한풀 꺾일 터

안녕, 손 흔들며 보내지는 못하더라도

너무 미워하지 말자

해가 지고도 한참 노을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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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뒷모습이 쓸쓸하다. 나무가 잎을 틔워 매달 듯이, 한평생 살아가며 우리는 숱한 인연을 만나고 또 만든다. ‘소소한 흔들림’으로 온 그 인연이 ‘걷잡을 수 없는 바람’이 되기도 한다. 그 바람에 흔들린 나도, 내가 매단 잎을 흔들어 바람을 만들고 또 다른 인연에게 상처가 되기도 할 터이다. 낙엽이 진다. ‘잎 지면 내 마음도 한풀 꺾일 터’이다. 나무가 평생 잎을 매달지 못하듯, 사람의 인연도 평생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해가 지고도 한참 노을이 붉’듯 그 인연을 보내고도 우리는, 한참 먹먹할 것이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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