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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투병 - 최덕자

불청객으로 찾아온

병은

시시때때로 나를

괴롭힌다

어르고 달래보지만

막무가내

팽팽한 신경전 끝에

눈을 감고 병을 품었다

전의戰意를 상실한

내가 안쓰러웠나

기세등등하던 병이

꼬리를 내리고 떠난다

 

투병도

간단한 생을 위한

담금질이란

깨달음을 놓고

 

 

-‘담금질’이란 어휘를 수십 번 되감기 하는 동안 대장간의 망치질 소리가 가슴을 친다. ‘불청객으로 찾아온/ 병’을 어쩌랴. 제대로 된 농기구를 만들기 위해 고온으로 열처리한 쇳덩이 같을까. 물속에 담갔다가 다시 불에 넣기를 열두어 번. 대장장이의 손에 담금질 당하는 쇳덩이와 저울질해본다. 행여 병의 고통으로 부데끼는 화자가 전의를 상실하고 삶을 포기하지 않을까 두 손 모아진다. ‘투병도 간단한 생을 위한 담금질’이라고 신神에 순종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어서 마음 놓는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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