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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맞은 삼인전’ 김두해·이흥재·선기현 작가 “서로 배려·존중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1988년 첫 인연, 뜨거운 우정·의리 이어와

지난 22일 '삼인 제30회-김두해·이흥재·선기현'전이 전주 KBS갤러리에서 열린 가운데 전시회의 세 명의 주인공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난 22일 '삼인 제30회-김두해·이흥재·선기현'전이 전주 KBS갤러리에서 열린 가운데 전시회의 세 명의 주인공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30년 우정, 예술작품세계를 공유하며 함께 해온 기나긴 세월 속에서 세 친구는 생각마저 꼭 닮아버린 듯 했다. 지난 22일 ‘삼인 제30회-김두해·이흥재·선기현’전이 열리고 있는 전주 KBS갤러리에서 만난 세 작가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지금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북예총 회장을 맡고 있는 선기현 작가는 30년 전 삼인전를 처음 열던 때가 눈에 선하다.

“장르도 분야도 서로 다른 세 사람이 1988년 삼인전의 첫 단추 꿰면서 주변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어요. 하지만 ‘3년 이상을 갈까’했던 것이 올해로 30년을 맞았고 철저한 자기희생과 배려가 그 비결이었다고 봅니다.”

세 사람이 하나의 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의 분야에 대한 보호가 있었고, 그 덕분에 ‘삼인삼색’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각자 살아가는 방향에 대한 배려로 구심체를 만들었습니다. 이 모든 게 ‘의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죠.”

옆에서 선 작가의 말을 경청하고 있던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이흥재 작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우리 셋은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상의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가까운 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 사람이 모여 일 년에 한 번씩 전시를 연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표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핵심은 우리 세 사람이고, 오늘날 제 삶이 있는 것도 이 두 친구들 덕분입니다.”

전북미협 회장을 지냈던 김두해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한 부담이 매우 컸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작업에 대한 기획을 하는데 삼인전은 가장 우선순위에 뒀죠. 어떤 테마로 작업할 것인가 늘 고민하고 가장 신경 많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평소 삼인전에 대한 애정도 크고, 동료작가와 선후배들에게 좋은 영향 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의 말투에서는 사뭇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우리 세 사람의 배려로 완성한 이 전시를 통해 작은 변화라도 생긴다고 생각하면 작가로서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함께 한 세월 속에 지역 예술계 어른으로서 단단히 뿌리 내린 세 사람. 그들은 청년작가 시절을 떠올리며 미술계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여과없이 드러냈다.

“삼인전과 같은 활동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영역이 서로 달랐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서 작품활동과 전시를 이어가는 모습 말이에요.”

1980년대 우후죽순 많았던 삼인전. 하지만 대개 3~5회를 못 넘기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주변에서 ‘어떻게 30년을 함께 했느냐’고 숱하게 물어왔고, 김두해 작가는 그때마다 ‘배려와 존중 덕분이었다’고 대답했다고.

“자기주장만 하다보면 개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챙기게 되는데, 그러면 삼인전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미술계 후배작가들이 자기 이야기만 하지 말고 서로 배려하며 작업을 많이 공유하길 바랍니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본이 되고 평탄한 길을 펼쳐보이고 싶은 마음도 크다.

“후학들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로 설명하는 것보단 그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합니다.”

이흥재 작가는 삼인전이 김두해·이흥재·선기현 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품 활동과 인간관계, 삶의 많은 부분에서 ‘닮고 싶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주변에 대한 따뜻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선기현 작가는 강조했다. 대학에서부터 순수예술 학과가 통폐합되고 점점 순수회화, 문학, 클래식 등 많은 예술이 설 자리가 소멸되가는 현실에 대한 진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예술은 고독을 안고 가야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먹고 살아야 하는 일입니다. 저도 선후배들의 따뜻한 관심과 위로가 있었기 때문에 20~30대를 버텨왔거든요. 작가로서 독자적으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곁을 돌아보고 주위 동료들에 대한 존경과 따뜻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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