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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약(藥)

한사코 싫다던 보따리 선심 쓰듯 챙겨 싣고, 우르르 자식들 떠나가버린 지 열흘 남짓. 다시 적막 절간이네요.

잠잠하던 무르팍이 또 삐거덕거리더라고요. 녹슨 관절에 기름칠이나 해 볼 요량으로 유모차 앞세우고 모래네 시장에 나왔네요. 온종일 한데 나앉았으니 으스스 떨리겠지요. 채소 장수의 외투가 무거워 보입니다.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버섯, 오이, 모두 싱싱하네요. ‘자, 자 밥이 보약입니다!’ 외장이라도 치는 듯이 약국 앞에 전을 폈네요.

그래요, 명절 때 잠시 다녀가는 자식들은 고향 집 늙은 어미의 밥이 약일 테고, 남은 설음식 치우느라 속이 느끼한 나는 나물에 채소가 약이겠지요.

내일이 벌써, 세상을 녹여 줄 보약 같은 비가 오신다는 우수이자 정월 대보름이네요. 기러기도 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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