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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가도록 - 최유라

슬픔을 등에 지고 가지마라

아픔을 가슴에 안고 가지마라

 

슬픔과 아픔을 지니고 산다는 것은

봄이 와도 잎 피지 않는 나뭇가지처럼

어둠으로 응고된 암담한 시간과 마주하는 것

 

봉인된 내일의 비밀

희망의 씨앗까지도

블랙홀 속으로 몰아넣는 것

 

신이 때때로 슬픔을 주는 것은

서늘하게 자신을 살펴

생을 진실하게 되살려 보라는 뜻이지

슬픔을 담아 두는 그릇이 되라는 말이 아니다.

 

놓아주어라

슬픔도 아픔도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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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아래 납작 엎드린 민들레 꽃이 봄을 불렀다. 갓 피어난 꽃은 땅을 바짝 부둥켜안고 있었다. 소리 없이 웃는 모습에서 가난한 노인의 주름살이 물결친다. 추운 겨울을 견디며 살아남은 생명력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본다. 6월, 그 꽃이 솜사탕 같은 깃털을 머리에 이고 있다. 슬픔의 무게에 허리가 짓눌려서 바람을 타고 허공을 누비는가 보다. 민들레 홀씨는 아픔을 지니고 사는 어느 시인의 집 담장 아래 정착할지도 모른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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