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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서 꽃 피운 ‘홉농사 개척자’ ㈜홉앤호프 박상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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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홉앤호프 박상훈 대표

“홉(Hop) 농사를 통해 프리미엄 맥주 제조뿐만 아니라 음료, 차, 바이오 의약품은 물론 6차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까지 구축할 계획입니다.”

10년 전 귀농, 부안군 행안면에서 맥주 제조 핵심 원료인 홉을 재배하고 있는 ㈜홉앤호프 박상훈 대표(47)는 홉 농사를 기반으로 농업농촌의 희망찬 미래를 열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6일 홉앤호프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농업에 뛰어들면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작물을 재배하고 싶었다. 마침 홉은 국내에 씨앗이 들어와서 한 번도 발아된 적이 없는 작물이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안군 주산면이 고향인 박 대표는 무역과 금융 분야에서 일하다 2012년 농업을 하겠다며 고향에 내려왔다. 그는 처음 소 3마리를 키우며 인공수정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한우 사육 관련 공부를 했지만, 이듬해 8월 정리하고 말았다.

그는 “농사를 지어 1필지에서 20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을 재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때 우연히 홉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한우농사를 접은 직후인 2013년 9월 곧바로 홉 씨앗을 인터넷 상점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안내에 따라 동면과 밀폐 등 주의사항을 지켰더니 다행히 종자는 발아했다. 싹이 터 옮겨 심어 키우기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그해 가을 홉은 죽고 말았다. 실망한 그는 화분을 엎어버렸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뿌리를 보관했다가 이듬해 부안군 행안, 주산, 백산 등 5곳에 심었다. 홉이 자랄 수 있는 토양과 기후 등 환경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들 중에서 유일하게 박 대표에게 희망을 준 홉이 나왔다. 바로 행안면 현재 홉앤호프 농장에서 자란 홉이었다.

덩굴식물인 홉은 쑥쑥 자랐다. 그 줄기가 무려 12m까지 자랐다. 전문가 등 모두가 “우리나라에서 홉 재배는 안 돼” 했지만, 박 대표는 끈질기게 도전, 첫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었다. 

홉 키우기에는 난관이 적잖았다. 홉 줄기가 너무 길고, 작은 솔방울 모양의 홉이 형성되면 그 무게가 엄청났다. 1000㎡에서 생산되는 생홉 무게가 500㎏이고, 줄기까지 합하면 수 톤에 달한다. 처음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계(아시바) 파이프를 이용해 홉 줄기를 받쳤지만 무너질 정도였다.

박 대표는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현재의 ‘전신주’를 기둥으로 활용한 홉 농사법을 개발하게 됐다. 홉은 전신주 꼭대기까지 자라는데, 이에 필요한 관수 시설까지 해서 기후변화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홉앤호프는 ‘희망과 함께 홉을 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처음 홉 재배에 성공할 당시의 절실함을 담았다고 한다. 그렇게 일하다보니 그는 어느덧 국내 최초 홉 종자 발아 농부가 됐고, 국내 최대 홉 재배면적(1만 8900㎡) 보유자가 됐다. 홉 관련 지식재산권 18건 보유, 국내 최초 홉 우수관리 인증(GAP 인증), 제조시설 안전관리 인증(HACCP) 등을 갖춘 홉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홉 농장은 경관도 좋다. 이를 기반으로 한 6차 산업 틀을 갖춰 농업 농촌에 희망과 성공을 주는 홉앤호프로 성장시키겠다”며 활짝 웃었다. 

홍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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