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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ON多] 원광대학교 박물관 '익산 유일 종합 박물관'

배우 강동원이 주연인 영화 전우치(2009)에는 청동 검을 얻기 위한 요괴와 도사 전우치 사이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전우치와 요괴들 사이의 싸움, 그리고 세 신선이 주문을 외우는 장면, 전우치가 한 건물의 4층에서 그 아래로 뛰어내리는 장면 모두 낯설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이곳은 바로 원광대학교 박물관. 영화 촬영지로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곳은 익산이 보유한 유일의 종합 박물관입니다. 선사시대부터 마한, 백제를 거쳐 근대사, 현대에 이르기까지 2만 점이 넘는 다양한 유물이 있는 곳으로, 이곳은 우리를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하곤 합니다. 그런데 원광대학교 박물관의 숨은 매력을 아는 이들은 드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기자가 자신 있게 원광대 박물관 가이드를 자처해보았습니다! 원광대학교 박물관이 자리한 곳은 원래 지금의 그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1968년 1월 현 원광보건대학교 별관 4층에 전시실로서 개관했는데요. 1971년 9월에는 전시실 198㎡를 증설하고, 무속 자료 150점 특별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또, 1972년 3월 종합대학교로 승격되며 명칭 또한 원광대학교 박물관으로 그 이름 또한 변경되었습니다. 만약 당신께서 원광대학교 박물관에 방문하기 위해 건물 앞에 있는 석물과 건물에 적힌 60번 번호를 발견했다면 잘 찾아오신 겁니다. 지난 2018년 10월, 익산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개막일에 벽안(碧眼)의 손님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바로, 미국 컬버 시와 중국 진강시, 일본 분고오노시, 돈다바야시시의 시장님과 부시장님을 비롯한 익산의 글로벌자매도시 방문단이었는데요. 이분들은 익산시를 떠나며 한국적인 색채를 간직한 민화부터 백제 문화, 그리고 보물 제1990호로 지정된 대곡사명감로왕도를 비롯해 익산의 역사 문화재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1층에 위치한 제1전시실부터 4층의 제10전시실까지 빼곡한 전시실을 제대로 보고 감상하기 위해서는 짐짓 1시간 이상이 소요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사시대부터 백제,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의 도자기, 조선시대의 도자기와 생활민속실, 무속실, 서화 및 기증유물실, 불교미술실, 한수실 등 시대별 성격별 다양한 유물들이 총망라되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시간여행을 위해서는 한 템포 느린 걸음은 필수인 셈입니다. 이곳의 개관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4시입니다. 역사덕후라면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간혹 사극에는 상투를 틀고 갓을 쓴 사대부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이 자택에서 편한 차림으로 있을 때 갓 속의 모습 또한 공개되는데요, 마치 요즘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묶은 스타일과 비슷하지만 조선시대에 상투를 틀어 올릴 때에는 먼저 정수리 부근의 머리카락을 깨끗이 깎은 뒤 묶였다고 합니다. 한여름 두피에 통풍이 잘 안 돼서 많은 두피질환이 유행으로 민간요법으로 가운데 머리를 밀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모두 그랬던 건 아니라는 사실, 신체발부 수지부모를 중시하는 유생들은 머리를 자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상투를 틀었다 하니 신념을 지키는 것 또한 쉽지만은 않았다고 보기에 충분합니다. 4층 전시실을 돌아보면 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세 점 있습니다. 바로, 조선시대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화가인 채용신이 그린 고종황제 어진과 채용신의 제자 서정민의 부친 호운 서병우, 남원 몽심재 3개 주인인 박해창입니다. 채용신은 전통적인 문인화 기법에 사진과 서양 화법을 적용한 새로운 화법을 활용하였습니다. 고종황제 오른편 위에 있는 글씨를 읽어보면 광무황제사십구세어용이라는 글을 보면 고종황제의 49세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자는 정면보다는 약간 아래에서 위로 보는 시선을 추천드립니다. 다음으로 이 기자가 들린 전시실은 무속 전시실입니다. 故 남강 김태곤 교수님께서 기증하신 무속 자료를 중심으로 전시 중입니다. 오랫동안 무속 연구에 매진하신 교수님의 기증을 통해 대한민국의 민간신앙인 무속 자료 또한 원광대학교 박물관에서 꼭 보고 가야 할 전시입니다. 그 옛날 장독대 사이에서 정한수 한 잔 떠다 놓고 가족의 안녕과 무탈한 한 해를 기원했던 어머니의 마음과 우리 고유의 무속신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빠,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어요? 어느 순간 우리가 아이들의 질문에 갑자기 말문이 막힌 듯, 입에 꿀을 바른 듯 쉽사리 말이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 기자도 사학도였지만 사극 다음 장면은 잘 모를 때가 많답니다^^; 그럴 때는 원광대 박물관에서 다양한 민속자료를 보며 아이들과 함께 시간 여행을 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께 좀 더 다가갈 수 있을지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원광대학교 박물관은 익산시의 소중한 역사문화재 보물창고이자, 유일한 종합박물관, 그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앞으로 시민 여러분께 원광대학교 박물관을 알리고, 또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깜짝 인터뷰를 요청한 이 기자에게 원광대학교 박물관 이다운 관장님(역사교육과)께서 한마디 하십니다. 익산의 숨은 역사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급 생각나신다면 오늘 잠깐 원광대 박물관으로의 나들이는 어떠신가요? ■ 원광대학교 박물관 - 주소: 익산시 익산대로 460 - 전화:063-850-5483 - 홈페이지: http://museum.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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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0 12:38

[찾아가는 군산이야기] 킹콩놀이터 : 숲속 놀이터에서 동화 같은 하루

하늘 높게 솟은 나무 사이로 한줄기 햇볕이 숲속을 환하게 밝힌다. 바스락바스락 나뭇잎 소리가 반갑다는 듯 새들은 지저귀고, 어느새 코끝엔 솔향이 솔솔 스며든다. 나무 그네 타고, 나무 줄 오르고, 외나무다리도 건너 드디어 도착한 곳은 숲속 오두막! 나무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오두막은 아이들만의 아지트로 변한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신비로운 이 숲속은 환상이 아니다. 실제 거닐 수 있고, 진짜 만질 수 있고, 정말 느낄 수 있다. 가정의 달 오월,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숲속 놀이터를 소개한다. 이름만으로도 푸르른 오월(1일). 오성산 자락(성산면)에 있는 숲속 놀이터로 향했다. 이곳의 주인공은 단연 다섯 살 딸아이! 킁킁킁, 아이는 숲속 향기만으로도 이곳이 맘껏 누빌 곳인지 직감한 듯, 입장부터 발을 동동 굴렀다. 아이(18개월 이상) 5천 원, 보호자 3천 원(1인)을 계산하니 컵으로 동물 먹이(당근)를 주었다. 딸아이는 어! 당근은 토끼가 좋아하는데~~~라며 부리나케 토끼를 찾아 달려갔다. 평소 좋아하던 실내 놀이터는 쌩하니 지나치더니, 넓고 푸른 잔디로 뛰어가 곧바로 토끼농장을 찾았다. 앙증맞은 손으로 토끼에게 당근을 건넨 딸아이는 토끼야~~ 맘마 많이 먹고, 나처럼 튼튼해져~~~라며 제법 늠름한 모습도 보였다. 토끼도 배부르게 했으니 이제 슬슬 숲속으로 향해볼까. 먼저 거대하고 우람한 킹콩 조형물부터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이 숲속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여기서 노는 아이들 건드리지 마!라고 말하듯 했다. 웅장한 소나무 숲 그늘에 만들어진 숲속 놀이터에는 동네 놀이터에서는 볼 수 없는 놀이가 가득했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연결한 외줄타기부터 나무사다리, 썰매, 나무 징검다리, 나무 그네와 해먹, 나무 거미줄 등 눈이 닿는 곳마다 놀이 천국이었다. 아기자기한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소꿉 놀이터도 있었다. 나무로 지어진 소꿉 놀이터 안은 테이블, 소파, 세탁기 모형, 주방 도구 등 여러 가지 도구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요즘 한창 역할놀이에 심취한 딸아이는 대뜸 여보~~~ 식사하세요~~~라며 배시시 웃는다. 아이들로 붐비는 곳으로 눈을 돌려보니 모래 놀이터였다. 요즘 놀이터는 모래가 사라진 지 오래! 냅다 뛰어간 아이는 한참을 모래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추억의 놀이가 생각났다. 손등 위에 모래집을 만들고,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하니 곧잘 따라 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곳에 있으니 아이만 즐거운 게 아니었다. 나 역시 유년 시절로 돌아간 듯, 잔잔한 미소가 머금어졌다. 특히 숲속 오두막을 보는 순간, 그 감정은 더 진해졌다. 저기, 오두막 안에서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내가 그랬듯, 분명 소중하고 비밀스러운 그들만의 이야기일 것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꿈꿔오던 숲속 오두막! 모두가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운 하루를, 어른들에게는 추억 속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드는 이곳은 과연 누가 만든 것일까? 숲속 놀이터 지킴이라 지칭하는 김종창 씨를 만나봤다. 이곳을 조성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의 첫 마디는 인상 깊었다. 아.......이곳이요...........제가 좋아서요! 재밌고, 좋아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올해로 5년째 접어든 숲속 놀이터는 아직도 매일 변하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놀이터 만드는 낙으로 하루아침을 열었다는 종창 씨는 자신의 손과 머릿속 설계도로 지금의 오두막, 그네, 소꿉 놀이터 등을 만들어 냈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다는 그는 실제 크기의 킹콩도 제작해 숲속 입구에 세웠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오두막을 직접 만들어준 기억이 있어요. 온종일 오두막에서 행복하게 놀았어요.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로 힘들 때마다 아버지의 오두막이 생각났어요. 나도 아버지처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오두막을 지어보자 마음먹고, 5년 전 실천으로 옮겼어요. 온종일 입에서 단내나도록 오두막을 지었던 것 같아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 재밌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이렇게나 좋아하니 제가 더 행복하죠." 이제는 주말 평균 200명에서 250명 남짓 찾아오는 이곳은 전라북도 군산교육지원청 진로직업체험장(군산제일중학교)으로도 지정돼, 아이들의 꿈과 미래도 이끌어주고 있다. 앞으로 5년은 작품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종창 씨는 현재 실제 크기의 헐크를 제작하고 있다. 조각 작품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를 느낄 만한 것들로 구상 중이었다. 아버지가 남겨주신 작은 동산에서 아버지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숲속 놀이터를 만든 종창 씨.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 숲속 놀이터가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딸아이에게도 이곳이 행복한 추억으로 새겨졌나 보다. /글사진=박영미(군산시 사이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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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0 12:17

[한바탕 전주 즐기기] 문화재 술사의 八야심작, 2019 전주문화재야행 미리보기

조선왕조의 본 향 전주에서 만나는 문화재술사의 8 야심작! 전주문화재야행이 올해도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전주문화재야행은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일원과 풍남문에서 전주의 매력적인 밤을 즐길 수 있는 행사인데요. 올해는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올지 지금부터 미리 살펴볼까요? 5월의 전주! 그곳에 가장 전주다운 모습으로 기억될 문화재 술사의 야심작이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습니다. 2019전주문화재야행(夜行)은 지난해 28개 지자체 중 문화재 활용사업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전주의 밤을 가장 전주답게 발현해냈다라고 평가받는 문화재 대표 활용 프로그램입니다. 문화재 술사의 八야심작이라는 슬로건`으로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전주야행은 8개 분야 2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는데요. 올해 더욱 풍성해진 모습으로 5월 25일, 26일 개막 야행을 시작으로 9월 21일, 22일 폐막 야행까지 두 차례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해거름이 시작되는 이른 저녁, 청사초롱과 어진반차도와 함께 알알이 수놓을 한지 등으로 거리를 밝혀보고, 고즈넉한 한옥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을 준비를 하며 젊은 청년 기획자들이 바삐 움직입니다. 전주문화재야행은 맛과 멋 그리고 역사의 숨결을 품고 있는 전주에서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젊은 기획자들이 A부터 Z까지 야심 차게 준비한 행사입니다. 전주 문화재 야행의 모든 프로그램은 단순 행사 목적이 아닌 차후 지속해서 우리 지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문화관광자원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는데요. 경기전 좀비 실록, 왕과의 산책, 반차도 퍼레이드, 문화재 활용가의 탄생 등 새로워진 문화 향유 프로그램들이 보다 여러분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2019전주문화재야행이 야심차게 준비한 경기전 좀비 실록은 조선왕조실록을 끝까지 지키려 했던 자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좀비라는 트렌드를 통해 교육적 측면과 신선함을 동시에 선사한다고 합니다. 왕과의 산책 프로그램은 경기전(慶基殿) 곳곳을 비추는 조명과 아늑한 내부 풍경을 가진 경기전의 저녁을 걷고, 조선의 왕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는데요. 조선의 역사를 재조명할 귀한 시간으로 채워질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2019전주문화재야행은 기획부터 공연, 행사 운영까지 역량 있는 지역 인재 참여를 통해 진행되는 차세대 문화예술 인력 양성 프로그램입니다. 전주가 가진 풍부한 문화재 인프라를 활용하여 진행되는 2019 전주문화재야행.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글사진 = 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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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7 17:34

[전북의 재발견] 전주 혼불문학공원 : 자연과 문학이 만나는 지점

최명희 소설가의 흔적 따라 걸어보는 길 전주하면 최명희 소설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대하소설 「혼불」은 한국 문학사의 큰 획을 그은 작품이지요. 영향력 있는 작가인 터라 전주에는 최명희 소설가와 관련된 공간이 많습니다. 최명희 생가터, 최명희 문학관 등이 있는데요. 오늘은 혼불문학공원으로 함께 떠나보시죠. 최명희 소설가는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단편 「쓰러지는 빛」으로 등단했습니다. 이후 「몌별(袂別)」(1982), 「주소」(1982) 등 주옥같은 작품을 발표하며 소설가로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인 「혼불」(1981)은 오늘날까지 회자 될 정도로 문학적 가치가 높습니다. 문학 정신을 후대에 널리 알리기 위해 혼불문학상이 제정될 정도예요. 그럼 본격적으로 최명희 작가를 만나러 혼불문학공원으로 떠나볼까요? 혼불문학공원은 건지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쉽게 알려 드리자면 전북대학교 뒤편의 연화마을 쪽에 있습니다. 연화마을 어귀엔 푯말이 있어서 찾기 어렵지 않으실 거예요. 참! 혼불 문학공원에 가기 위해선 산길을 걸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공원과는 조금 다르지요. 산속에 꼭꼭 숨어 있는데요.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명소가 아니라서 눈길이 갑니다.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더 좋은 곳이에요. 이곳이 매력적인 이유는 더 있습니다. 단풍나무 숲이 장관을 이룹니다. 한 여름날의 단풍나무 숲길을 걷고 있으니 색다릅니다. 사방이 온통 초록빛 세상이에요. 여러분도 숲이 주는 싱그러움을 느껴보세요. 얼마 걷지 않았는데 금세 혼불문학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동화에서 나올법한 공간처럼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돕니다. 둘러보니 문학공원답게 돌비석마다 최명희 소설가의 작품 속 글귀가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단어 한 마디, 문장 한 구절이 아름다워서 자꾸만 들여다보게 됩니다. 일필휘지하지 않는다.는 최명희 작가의 멋진 고집이 묻어납니다. 자연을 벗 삼아 문학 한 구절을 읽으니까 마치 선비가 된 것 같은 착각을 자아냅니다. 자연 속 도서관이 따로 없어요. 쉴만한 공간도 넉넉하게 있어서 책 한 권 가지고 나들이 떠나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책을 음미해보는 건 어떨는지요. 문학공원 내부엔 최명희 소설가의 묘가 있습니다. 그립고 먹먹한 마음에 잠시 묵념을 해봅니다. 묘 주위엔 민들레, 진달래 등 봄꽃이 한창 만개했습니다. 최명희 소설가도 꽃 같은 찬란한 인생을 살다 가셨을 테지요. 비록 짧은 일생이었지만 빛나는 이름과 작품을 남기고 가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끝으로 여러분도 시간 나시면 혼불문학공원에 들러보세요. 최명희 작가의 발자취도 쫓아보는 것은 물론 단풍나무숲에서 삼림욕도 할 수 있답니다. /글사진 = 김선화(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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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7 17:13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57. 천년비색을 지닌 부안청자

나무를 베어 남산이 민둥해졌고 / 불을 지피니 연기가 해를 가렸어라 / 푸른 자기 잔을 구워내 / 열에서 우수한 하나를 골랐구나 / 선명하게 푸른 옥빛이 나니 / 몇 번이나 연기 속에 묻혔었을까나 / 영롱하기는 수정같이 맑고 / 단단하기는 산골(山骨, 자연동)과도 같네 / 이제 알겠네 술잔을 만든 솜씨는 / 하늘의 조화를 빌려왔나 보구려 / 가느다란 꽃무늬를 놓았는데 / 묘한 게 단청을 그린 것과 같구나... 『동국이상국집』에 김군이 녹색 자기(綠磁)잔을 두고 시를 지어 달라 하기에 백거이의 시운에 따라 함께 짓다.란 제목으로 실린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시구이다. 백운거사라는 호를 쓴 고려문인 이규보의 자는 춘경이며 본래 이름은 인저(仁氐)였다. 뛰어난 문장가인 그는 어려서부터 신동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과거시험 공부를 게을리 한 탓에 고려 시대 과거시험인 사마시에 거듭 낙방하였다. 그러다 규성(奎星)이 장원할 것이라 일러주는 꿈을 꾸고 이름을 규보로 바꾼 뒤 꿈과도 같이 장원급제했다. 32세가 되는 해인 1199년에 전주목사록에 임명된 이규보는 서기를 겸하는 관직을 받아 전주목(全州牧)으로 오게 된다. 함께 근무하던 동료의 모함을 받아 파직되기까지 일 년 반 남짓 동안 우리 고장에 머물렀고, 파직 후 <전주를 떠나며>란 자신의 심경을 남긴 시 외에 전라도 지역의 기행문인 『남행월일기(南行月日記)』를 남긴 바 있다. 그가 남긴 명문의 글 중에는 생활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글들이 많은데, 특히나, 고려청자에 관해 남긴 몇 수의 시는 청자에 대한 당대의 인식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보다 몇 년 앞서 송나라 사신 서긍은 『선화봉사고려도경』에 도자기 색이 푸른 것을 고려인들은 비색(翡色)이라 부르며, 근래 이르러 고려 도자기의 제작이 공교해졌으며 색을 쓰는 것이 더욱 아름다워졌다라고 중국의 비색(秘色)과 다른 특별한 고려청자의 비색에 대한 기록을 한 바 있다. 송나라의 사신도 고려청자의 아름다움과 제작기술에 감탄했듯이 이규보의 시구도 살펴보면 청자 상감기법에 대한 제작기술을 표현하였고, 잔을 빚은 도공의 솜씨를 하늘의 조화라고 칭송하였다. 청자에 대한 감흥뿐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남다름을 알 수 있다. 이규보가 청자에 조예가 깊은 것은 부안 변산에서 왕실의 재목을 관리하는 관직을 지낸 영향으로 보인다. 당시 부안 일대는 최고의 고려청자 생산지였다. 추측건대 이규보가 인근에 있는 청자의 산지에서 제작과정을 살펴보며 안목을 넓혔고 그 심정을 글로 담은 듯싶다. 부안이 고려청자의 산지로 유명했던 이유는 지리적 환경이 주요했다. 부안은 흙과 물이 좋고 나무가 울창해 땔감이 풍부하여 양질의 그릇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서해 뱃길을 따라 고려의 수도인 개성과 각 고을로 운송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지리적 환경을 두루 갖춘 최적의 지역이었다. 가장 좋은 청자를 생산했던 곳이 바로 부안과 강진이다. 강진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고려 시대 국가에서 수공업을 운영하던 특수행정구역인 소(所)로 기록되어 있고 고급 청자를 제작한 곳으로 일찍이 알려진 곳이다. 이에 반해 부안일대의 가마는 소로 표기된 기록이 없지만, 12조창(조운을 통하여 각 지방의 세곡을 모아 개경으로 운송하는 창고)의 하나인 안흥창(安興倉)이 있는 중요한 고장으로 고려청자의 최전성기에 아름다운 청자를 생산한 곳이다. 왕의 상징인 용과 파도가 상감되어 있는 청자상감용문매병의 파편과 국가의 관리를 받는 것을 의미하는 간지(干支)가 있는 청자 중 임오(壬午)명이 새겨진 파편이 발견되어 왕실의 자기를 제작했음이 증명되었고, 장인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명문 등이 음각된 청자의 굽바닥이 발굴되어 고려청자의 맥락을 엿볼 수 있다. 유천리와 진서리에 가마가 있던 부안은 고려왕실과 귀족계층에 공급한 최고급의 청자에서부터 포개어 구운 생활용 그릇까지 다양한 자기를 제작한 곳이었다. 유천리 가마터는 1929년 일본학자 노모리 켄(野守健)이 조사하여 1934년 학계에 소개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동안 도굴되는 수난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수습된 청자의 파편들은 유천리 가마에서 제작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고려청자 계보를 연결하고 있다. 그 귀중함을 인정받은 부안의 유천리 12호 가마터 일대는 1963년 국가 사적 제69호로 지정받아 주요 유적지가 되었고 진서리터는 사적 70호로 지정되었다. 당시에는 도공의 마음에 덜 차 깨어지고 조각나 폐기장에 버려졌겠지만, 이곳에서 발굴된 청자의 파편은 온전한 모습을 상상하게 하며 감탄과 아쉬움 속에 같은 문양의 국보급 유물의 출처를 증명해 주고 있다. 유천리(柳川理)란 지명도 그러하다. 그 이름은 고려청자의 백미 물가풍경무늬의 문양으로 버드나무와 어우러진 내가 흐르는 마을을 눈앞에 펼쳐 놓는다. 휘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가 물가풍경으로 드리워진 곳에 물새들이 물위를 노닐며 유영하는 모습이 유려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청자 물가풍경 무늬 완>과 <청자 물가풍경 무늬 주전자>와 유천리 가마터에서 출토된 파편 등이 기막히게 아름답다. 이렇듯 자연의 정취와 낭만을 비췻빛 청자와 어우러지게 빚어낸 도공의 솜씨는 이규보의 마음을 사로잡아 시로 감탄하게 했으리라. 유천리 가마는 14세기 말경까지 왕실의 가마로 고려청자의 찬란한 꽃을 피우다가, 왜구의 잦은 침탈과 도공들의 피란으로 피해를 받고 쇠락한 고려와 운명을 함께하며 백자에 자리를 내주다 맥이 끊겼다. 하늘빛 고운 청자를 빚고 아로새겼던 그 노고까지도 청자의 파편과 더불어 땅속에 묻혔지만, 2011년 그 가치를 조명하고 정신을 계승하고자 유천리에 부안청자박물관이 개관되면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천혜의 자연과 더불어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빚어낸 도공과 그의 솜씨를 노래한 시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후대들에게는 모두 귀한 선물이다. 고귀한 비색을 품고 있는 부안의 봄날이 한창인 지금, 부안청자가 남긴 고려의 품격을 찾아 버드나무 물가풍경이 아름다운 마을로 시간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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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6 20:11

[전북의 재발견] 강천산 봄 풍경 - 봄나들이 하기 좋은 곳

이바 니웃드라, 山水(산수) 구경 가쟈스라. 紅塵(홍진)에 뭇친 분네 이내 生涯(생애) 엇더한고. 녯 사람 風流(풍류)랄 미찰가 맛 미찰가. 天地間(천지간) 男子(남자) 몸이 날만한 이 하건마난, 山林(산림)에 뭇쳐 이셔 至樂(지락)을 모랄 것가. 속세에 묻혀 사는 분들이여, 내 삶이 어떠합니까? 옛사람들의 풍류에 미칠까 못 미칠까요? 세상에는 나만큼 사는 사람도 많겠지만 어찌 그들은 어찌하여 나처럼 산림에 묻혀 지극한 낙을 누릴 줄 모르는 것일까요? 조선 성종 때 단종의 폐위를 보고, 이 고장 태인으로 내려와 띠집을 짓고 살면서 부른, 불우헌(不憂軒) 정극인의 가사 상춘곡의 첫머리입니다. 봄을 즐기는 노래를 직접 듣고 보고 싶어졌습니다. 도회인의 삶이란 회색빛 감옥에 욕망을 가득 품은 채 갇혀 사는 신세이지요. 현대인은 기온의 변화만으로 계절을 인식하고 값진 옷으로 가리고 벗으며 사는 기계적인 삶이 아니던가요. 봄이 왔습니다. 미칠 것 같은 봄이 아파트(홍진)에 묻혀 사는 나그네를 부릅니다. 나섰습니다. 강천산 계곡길을 찾아서. 강천산은 순창군립공원입니다. 군립공원으로서는 우리나라 1호라지요? 봄 단장이 한창입니다. 매표소 앞 주차장에 조형물이 새로워지고 길을 다듬는 공사가 야간 조명과 영상을 통한 스크린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상춘객을 맞을 준비가 마무리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엇그제 겨을 지나 새봄이 도라오니, 桃花杏花(도화 행화)난 夕陽裏(석양리)예 퓌여 잇고, 綠楊芳草(녹양 방초)난 細雨中(세우중)에 프르도다. 가는 길에 복숭아꽃 살구꽃 대신 철쭉이 기지개를 펴고 있었습니다. 매미 꽃과 미나리냉이 꽃도 길가를 치장하고 있습니다. 해질녘이 되어도 꽃은 지지 않았고 연두 빛 봄빛이 가득했습니다. 어제 내린 비는 가랑비(細雨)가 아니라 상당했나 봅니다. 작달비(굵직하고 거세게 퍼붓는 비)는 아니어도 발비(빗줄기가 발처럼 보이는 비)는 되었는지 시내의 물이 힘차 보였습니다. 칼로 말아 낸가, 붓으로 그려낸가, 造化神功(조화 신공)이 物物(물물)마다 헌사랍다. 나그네의 지난겨울은 황량했습니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겨우내 우울하기까지 했습니다. 나이 듦이 신체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무형의 정신에도 엄습했던 겨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독과 그리고 독백으로 얼룩진 내면과의 대화가 일상이었지요. 자연 나태에 함몰되어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 강천사 가는 길이 삶을 힘차게 해주는군요. 봄의 약동, 봄의 왈츠가 시작되는 것을 느낍니다. 심장의 고동이 시작됩니다. 칼로 재단한 것일까요, 붓으로 그려낸 것일까요. 조각품과도 같이 그린 그림과도 같이 아름답습니다. 조물주의 신비로운 솜씨가 삼라만상에 헌사(야단) 스럽게 드러났다고나 할까요. 내 심장의 고동은 순전히 그 아름다움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시원한 폭포는 가슴을 시원하게 했습니다. 맨발로 건강을 다지는 길이 강천산 계곡 길입니다. 길바닥을 고운 흙으로 단장해 두었습니다. 편리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인간들은 문화와 문명의 틀 속에서 자신의 삶을 가둬 두고 살지요. 그래서 야생은 두려움이요, 야생의 삶은 모험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안전한 삶을 살고 있지요. 하지만 문명의 커튼을 걷어내는 순간 어떻게 될까요. 극한에 이르면 우리도 동물의 본능으로 생존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신발을 벗고 걷는 순간이 그 시작입니다. 그러나 100미터도 못 가서 신발을 신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요. 우리는 이렇게 나약해져 있습니다. 수풀에 우난 새난 춘기(春氣)랄 맛내 계워 소래마다 嬌態(교태)로다. 物我一體(물아 일체)어니, 興(흥)이애 다랄소냐. 柴扉(시비)예 거러 보고, 亭子(정자) 안자 보니, 逍遙吟詠(소요 음영)하야, 山日(산일)이 寂寂(적적)한대, 閒中眞味(한중 진미)랄 알 니 업시 호재로다. 그래서 귀를 열었습니다. 아 새소리! 새의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멀리서 비둘기가 울고 휘파람새(?)가 가는 길을 안내합니다. 새소리뿐인가요. 귀여운 다람쥐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재롱을 떠는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 거기에 시냇물 소리까지! 나그네는 이제 자연인이 되어갑니다. 물아일체의 경지가 별것이 아닙니다. 내가 이 연둣빛 봄의 잔치에 초대되었다는 것마저 잊어버리는 경지. 그야말로 자연의 일부분으로 스며들어버리는 순간의 감흥, 이는 혼자가 되어서도 여럿 중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절대의 경지가 아닐까요. 과장되어 말한다면 접신(接神)의 순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시비(柴扉) 대신 돌담길을 걸어보고 정자에도 앉아서 나그네는 서서히 자연스러운 시인이 되어버립니다. 산속의 낮은 적적한데 그 한가함 속의 그 맛, 진미라니! 혼자라도 외롭지 않은 참된 맛. 이바 니웃드라, 山水(산수) 구경 가쟈스라. 踏靑(답청)으란 오날 하고, 浴沂(욕기)란 來日(내일) 하새. 아참에 採山(채산)하고, 나조해 조수(조수)하새. 그래서 이 강천산 계곡으로 산수 구경 왔습니다. 이웃들과 같이하면 더 좋겠지만 혼자면 또 어떻습니까. 다행히 나그네는 아내와 동행했습니다. 건강을 위하여 걷는 것처럼 좋은 운동이 없다지요. 아내는 걷기 운동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랜만에 같이 걷는 길이 되었군요. 이 길은 끝이 없는 길이란 가사가 있는 노래를 나지막하게 흥얼대었습니다. 짙은 연둣빛 봄풀을 밟는 들놀일(답청)을 하고 있습니다. 목욕은 집에 가는 길에 온천을 들를까요. 아내의 손을 가만히 잡습니다. 고생한 손. 이 일도 오랜만이군요. 우리는 여태 어떻게 살아왔을까. 새삼스레 아내를 봅니다. 같이 한세월이 얼굴에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며 잡은 손에 힘을 주었습니다. 고사리를 꺾거나 낚시는 그만둬도 될 것 같습니다. 이 길에서는 말이죠. 갓 괴여 닉은 술을 葛巾(갈건)으로 밧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和風(화풍)이 건듯 부러 綠水(녹수)랄 건너오니, 淸香(청향)은 잔에 지고, 落紅(낙홍)은 옷새 진다. 술을 들 여유는 없어서 베로 거른 막걸리는 머나먼 이야기입니다. 한때 젊은 시절엔 꽃 꺾어 술잔을 세며 먹는 끼도 부렸지요. 봄날의 흥취에 객기를 부린 셈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간 세월은 추억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낭만의 벗들도 이제는 술잔을 조금씩 멀리합니다. 하니 이렇게 춘흥을 다사로운 봄바람에 실어봅니다. 푸른 계곡물 위로 넘어오는 문득문득 불어오는 저 바람에 이미 저는 취해 버렸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까지 맑은 향기의 봄술(春酒) 향기가 배어나고 붉은 철쭉꽃이 사람들의 옷을 밝게 비춰주는 이 강천사 가는 길에서! 微吟緩步(미음 완보)하야, 시냇가의 호자 안자, 明沙(명사) 조한 믈에 잔 시어 부어 들고, 淸流(청류)랄 굽어보니, 떠오나니 桃花(도화)ㅣ 로다. 武陵(무릉)이 갓갑도다, 져 뫼이 긘 거인고. 봄날은 갑니다. 아니 내 인생의 봄날은 갔습니다. 가버린 내 봄날이 시냇가 깨끗한 물에 영상으로 떠 오릅니다. 조용히 혼자 앉았습니다. 가만히 보니 몇 잎 꽃잎도 떠 있습니다. 불우헌은 복사꽃으로 보였을 꽃잎. 꽃잎은 맑은 소리를 내는 여울을 따라 흘러갔습니다. 무릉도원이 따로 있겠습니까. 이 편안하고 황홀한 이 마음자리가 곧 도화원(桃花源)이 아니겠습니까. 松間(송간) 細路(세로)에 杜鵑花(두견화)랄 부치 들고, 峰頭(봉두)에 급피 올나 구름 소긔 안자 보니, 千村萬落(천촌 만락)이 곳곳이 버러 잇네. 煙霞日輝(연하 일휘)난 錦繡(금수)랄 재폇난 닷. 엇그제 검은 들이 봄빗도 有餘(유여)할샤. 소나무 사이사이 작은 길 대신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길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작은 길들이 구불구불 이어졌을 이 길에 벤치가 놓이고 사람들은 집에서 준비해 온 간식을 듭니다. 진달래(두견화)를 들고 가는 사람은 이제 없습니다. 자연보호가 일상화된 이 시대는 역설적이지만 자연사랑의 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산으로 가는 길을 접고 저는 평길을 계속 걷습니다. 산에 올라보면, 안개와 놀과 햇살로 빚어진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은 마치 수놓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겠지만 이 시냇가 평길도 이에 만만치 않습니다. 검던 겨울의 들에 벌써 봄빛이 풍성히 넘치고 있습니다. 功名(공명)도 날 끠우고, 富貴(부귀)도 날 끠우니, 淸風明月(청풍 명월) 外(외)예 엇던 벗이 잇사올고. 簞瓢陋巷(단표누항)에 흣튼 혜음 아니 하내. 아모타, 百年行樂(백년 행락)이 이만한들 엇지하리. 드디어 강천사(剛泉寺). 아담하고 소박한 절집입니다. 불경의 말씀이 맑은 목소리로 귀를 파고듭니다. 속세의 욕망을 버리는 곳. 탐진치(貪瞋痴)의 삼독(三毒)에서 벗어나면 헛된 생각도 소멸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석가탄신일이 가까워졌군요. 왕자의 지위도 버리고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하기 위해 궁을 버린 석가의 자비 정신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이름을 드날리는 것도 날 꺼리고, 부귀도 날 꺼려 따르지 않으니 맑은 바람이며 밝은 달 외에 어떤 벗이 있겠습니까? 맞습니다. 소박하고 간소한 생활을 하는 이 시골살이에는 허튼 생각이 있을 리 없습니다. 아무렇든지 한평생 이렇게 지내는 일이 이만하면 됐지 않겠습니까. 만족하지 않고 어찌하겠습니까? 욕망이 다 하는 날에 우리의 삶도 끝이 오겠지요. 그러나 욕망은 끝이 없는 것을 알기에 현자(賢者)는 그 욕망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아닐까요? 봄날에 가는 강천산 길은 욕심을 다독이는 길이었습니다. 끝없는 연둣빛의 잔치에 초대된 나그네는 되돌아오는 길에 자신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평생을 같이 걸어온 오랜 벗, 아내의 손을 다시 잡으며 지친 걸음을 터벅터벅 보조를 맞추어 걸었습니다. 이 길은 끝이 없는 길이면서도 끝이 있는 길이기에........ . /글사진 = 이희규(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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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6 16:34

[찾아가는 군산이야기] 군산 섬 여행, '야미도' 환상의 트래킹 코스 와 바다낚시 풍경

고군산군도 섬 중에서 육지와 가장 가까워 새만금방조제 사업으로 가장 먼저 육지화된 섬 야미도는 서해의 아름다운 노을과 바다낚시로 유명한 고군산군도의 섬 중 한 곳입니다. 야미도는 면적 0.41㎢, 해안선 길이 3.5km이고, 야미도 중심, 높이 156m 산 위에의 전망대에 오르면 고군산군도와 새만금방조제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시원한 바람 속에 섞여오는 바다 내음이 분위기를 더 합니다. 바운스! 바운스! 절로 가슴이 뻥 뚫립니다. 야미도 전망대로 올라가는 트래킹 코스는 신시도 초등학교 분교 옆으로 올라가는 하프 코스와 새만금방조제 도로 쪽에서 올라가는 풀코스가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새만금방조제 도로 쪽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는 풀코스 입구로 군산 명품길 구불7-1길 새만금길 중에서 풍경이 가장 뛰어난 코스 중 일부입니다. 야미도 트래킹 풀코스는 1시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트래킹 코스로, 야미도 전망대 데크길 계단을 올라가 간이 전망대 위에 서면 마치 하늘을 향해 뻗은 듯한 파란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새만금 방조제를 볼 수 있습니다. 숲길을 지나 방송국 송신탑을 지나면 멀게는 신시도와 부안 변산반도를, 그리고 발아래로는 야미도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이 전망 좋은 포인트에서는 꼭 여유를 가지고 마음속에 풍경을 담아 가세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힐링도 시간을 가져 보시구요. ^^ 바로 눈앞으로 보이는 야미도 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초등학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이곳에서 야미도 전망대를 향한 마지막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야미도 전망대 입구에서 20분 정도면 야미도에서 가장 높은 곳 전망대를 정복할 수 있습니다. TV, 스마트폰, 모니터에 시달리는 눈에 피로를 풀어 줄 수 있는 시원한 풍경... 사진으로는 표현 불가능... 동영상으로 대신해 봅니다. 전망대 위에 집을 짓고 살고 싶을 정도랄까요? 그럼 오르내리기가 힘들겠죠? 대한민국 등산, 트래킹 좋아하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군산 구불7-1길 야미도 트래킹 코스! 이제 야미도 항으로 내려갑니다. 풍경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야미도 해안 길에 도착합니다. 야미도는 방파제뿐 아니라 해안 도로를 따라 모두 낚시 포인트인가 봅니다. 주말은 물론 평일도 가족,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바다낚시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요. 낚시 명당?? 지나가는 길에 얼마나 잡았는지 살짝 들여다봅니다. ^^ 해안 길을 따라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 아쉽게도 야미도항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네요. 낚시하기 위해 주차장에 가득한 차량을 보면 야미도가 얼마나 낚시하기 좋은 환경인지 알만합니다. 야미도 트래킹 코스와 바다낚시 풍경 소개까지 마무리합니다. 야미도의 참 매력은 말로, 사진만으로는 전부 표현할 수 없습니다. 여기로 오세요~~~! 주말 여행지로 섬 풍경 속에서 바다낚시도 즐기고, 야미도 전망대 명품 트래킹도 하고, 새만금방조제에서 드라이브도 즐기면서 특별하고 즐거운 추억 만들어 가세요.~! /글사진 = 신총용(군산시 사이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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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6 14:18

[문화&공감 2019 시민기자가 뛴다] 할매가 만드는 생활 속 예술

아이가 그린 것처럼 서툴지만 꾸밈없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나무, 새, 꽃, 나비, 사람, 그리고 집. 일상에서 항상 보고 우리와 함께 하는 것들이다. 그 속에는 어린 시절 이야기, 어제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새소리, 마당에 심어 놓은 작은 꽃 등 삶의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 그림 위에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수를 놓아본다. 조금은 서툴고 어리숙해 보여도 순수함이 담긴 작품은 사람들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어준다. 그림을 그리고 수를 놓은 주인공은 할매공방의 할머니들... 팔십이 넘은 할머니부터 가장 막내는 66세까지 14명의 할머니들의 솜씨다. 동네 할매들과 그림으로 만난 서양화가 한숙의 작업실 초록장화를 찾아갔다. △학동이 엄마 서양화가 한숙 2011년 서학동에 자리를 잡은 한숙 작가는 서학동에서 아들 도현이를 얻었다. 서학동 아이라는 뜻의 학동이는 동네에서는 도현이라는 본명보다 학동이로 더 많이 불려진다. 학동이 엄마 한숙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졸업 후 개인전 및 다양한 기획전시, 문화예술교육 등에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동이 엄마는 2010년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통해 남고사 아래 산성마을에서 만난 할머니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할매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초록장화, 작가 작업실이자 할머니들과 함께 하는 공유 공간 학동이 엄마의 집 초록장화는 가족들의 거주공간과 작업실, 게스트 하우스, 할매공방의 작업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초록장화는 본인의 작업 공간이자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항상 열려있다. 집 주인이 없어도 스스럼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 차를 끓여서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풍경은 편안한 사랑방을 찾은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할매공방 할머니들은 매주 목요일 한숙 작가의 작업실에서 모여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을 한다. 개인의 작업실이지만 작가가 문을 열어 주면서 함께 정리하고 가꾸는 공유 공간으로 거듭났다. △문화예술교육 사업 대상자에서 오랜 친구로 2010년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계기로 만난 산성마을 할머니들과는 어느새 10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전주 남고산성 아래 산성마을 노인정에서 진행한 수업을 계기로 할매공방이라는 이름을 갖기까지 지원금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주변 예술인들의 재능기부와 남편의 후원금도 큰 도움이 됐다. 산성마을에 거주하는 김영애(79세) 총무님은 가장 오래된 할매공방의 멤버이자 학동이 엄마의 친구다. 처음에는 무슨 미술을 가르쳐 준다고 해서 뭘 하는가 싶어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10년이 됐어. 집에 혼자 있으며 뭐해. 하루 종일 말 한마디 나눌 사람이 없고 우울증이 걸릴 거 같아. 그런데 선생님이 연락이 오고 그러면 나가서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먹고, 그림도 그리고, 수도 놓고 그러지. 봄이 되면 같이 소풍도 가요. 찰흙으로 사람도 만들고, 접시에다 그림도 그려. 나는 선생님 만나서 카페도 처음 가봤어. 학동이 엄마 한숙은 김영애 여사님은 친구들과 나누지 못하는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자신의 10년 지기 친구라고 소개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생활 속 예술 산성마을 노인정에서 수업을 진행하다가 한숙 작가가 서학동에 터를 잡으면서 작업공간을 자신의 공방으로 옮겼다. 지원사업은 종료되고 지원금도 끝난 상태였지만 할머니들과 함께 나눈 시간이 아까웠고, 할머니들을 사업대상자로만 이용한다는 동네사람들의 이야기가 상처가 됐다. 할머니들의 손재수를 사람들에게 계속 소개하고 싶었고, 할머니들의 작품을 팔아 용돈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손을 놓지 못했다. 산성마을에서 만난 할머니들 중 4명이 아직까지 함께 하고 있고, 서학동 거주 이후 서학동 주민 10명도 공방을 같이 꾸리고 있다. 서학동 주민 김남순(66) 여사는 자신이 수 놓은 커튼을 펼쳐 보이며 할매공방과 선생님 자랑을 한다. 우리 선생님 신랑이 우리 수 놓으라고 천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그래요. 아줌마들하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눠도 맨날 같은 이야기뿐인데, 우리는 모여서 그림도 그리고. 수도 놓고 또 그게 가끔 팔리기도 해서 재미가 있어요. △함께하는 삶 속에서 피어난 작품 학동이 엄마 한숙 작가는 아이들의 그림처럼 순수한 할머니들의 그림에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사업대상자로 만나 이제는 자신의 삶의 일부분이 됐다는 할머니들과 느리지만 한땀 한땀 수를 놓는 마음으로 10년을 보냈다. 나의 삶의 공간을 내어주고 공유하는 문화 속에서 자란 할매들과 학동이 엄마가 함께 만든 서툰 작품은 어떤 예술 작품보다 값지고 아름답다. /고형숙 전주 부채문화관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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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4 20:03

[참여&소통 2019 시민기자가 뛴다] 지속가능한 전주를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들 'YESDO'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 통보시기를 조정해야 하고, 교사 본인이 평가 지표에 따라 전문성 향상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평가시기는 9월~11월, 결과 통보는 12월인데 이 시기는 교사들이 학기말 업무로 가장 바쁜 시간이므로 평가시기를 앞당기고 평가결과 통보를 11월 초로 당기거나 2월 말로 늦춰 교사가 평가결과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조사> 자전거도로 및 이용 활성화와 관련하여 실제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교통수요관리, 대중교통 활성화가 동시에 복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혼잡통행료 등 교통수요관리대책과 대중교통과 함께 가는 자전거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전주시 자전거도로 환경실태 및 개선 연구> △지역의 지속가능성 고민 이 내용은 지속가능 발전 청소년 포럼 YESDO에서 전주지역 청소년들이 발표한 논문 내용의 일부분으로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그들의 고민이자 지역사회의 이슈에 관한 목소리다. 이 포럼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관심 있는 지역의제를 스스로 설정하고 조사, 연구하여 논문을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 주제의 지역전문가들이 청소년들을 돕는 멘토로 참여한다.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가 교육의 현장이 되고, 지역의 전문가들이 멘토로 자원하는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이다. YESDO는 지속가능 발전교육(ESD)의 일환으로 유네스코 지속가능 발전 공식 프로젝트에도 등록이 되어 있다. 향후 10년 이내에 우리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 될 청소년에게 지속가능성의 개념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시각에서 그들 자신이 살아가야 할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포럼은 단순히 모여 발표와 토론을 진행하는 과정이 아니다. 3~5명의 학생이 포럼에 참여하여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설문 및 현장조사활동을 진행한다. 참여 학생들에게 지속가능 발전의 개념을 교육하고 연구주제와 관련된 전문가 멘토를 연결해줘 학생들의 연구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 아이들은 교육과 정속에서 논문을 잘 접하지 않기 때문에 논문 작성법과 연구 조사방법론도 교육한다. 2018년에는 공개모집을 통해 7개 연구팀이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교원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조사 △학교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법 △학교 급식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전북지역 민주화운동 인식 확산 △전주시 자전거 보급 확대 △청소년 참여예산제도 활성화 △전주천 복원사업의 방향성과 발전방안 모색 연구의 7개 프로젝트 활동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청소년 스스로 시민의 삶을 바꾸는 지역 현안 연구 2019년 2기 활동은 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전주 지속가능 발전협의회-전주시 야호학교가 청소년 창의교육협업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역현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GMO 농산물 의무 표기 및 농산물에 대한 대체 방안, 삼천변의 악취 원인과 문제 해결, 전주 외래식물의 영향 및 문제점 해결 방안 , 전주시 장애인 공공시설 이용률 증가를 위한 연구, 로컬푸드 활성화 방안 등 46명의 학생들이 10개 팀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YESDO 사업의 지도교사를 맡고 있는 기전여고 박범성 교사는(0.1mm의 볼펜처럼 세밀한 부분까지 고려하고 분석하는 교육경력 7년 차 지구과학 교사) 학생들이 단순히 학교교육만 받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긴밀한 연계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학습기회를 제공받기를 바란다. 또한 본인들이 제안한 정책들이 실현되는 경험을 통해 민주사회에 대한 인식, 폭넓은 사고력 확장,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사고 등을 함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이야기했다. 7월 청소년들의 연구논문이 발표되면 이 결과를 전주시 주민참여예산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교육의 차원을 넘어 전주시민의 삶을 바꾸는 살아있는 정책으로 반영되는 수준 높은 민주주의 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7~19살, 성인으로서의 출발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진로선택의 결정적 시기, 그래서 사회를 더 면밀히 탐구하고, 우리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사람과 역할이 무엇인가를 집중적으로 탐색해봐야 하는 그 시기에 우리 아이들은 오히려 더 교실과 교과서 속으로 파묻히고 있다. 선진국가들이 지역의 청소년들을 지역사회에 직접 참여하게 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와 사회변혁을 위해 필요한 가치, 행동, 삶의 방식을 배우게 하는 그 시기에 우리 청소년들은 입시에 묻혀 한발 늦은 걸음을 걷고 있다. 지역사회와 청소년들이 함께 고민하고, 그것이 청소년의 진로와 미래에 도움이 되며, 우리 사회는 더욱 지속 가능해지는 모두가 성장하는 지속가능 발전 교육 모델이 더욱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인터뷰> 전주대 유원호 학생 유원호 안녕하세요. 저는 20살 전주대학교 1학년 유원호라고 합니다. 2018년에 예스두 연구활동에 참여해 저희 팀은 청소년의 전북지역 민주화운동 인식 실태조사 및 민주시민의식 향상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청소년 친구들이 예상한 수치보다 훨씬 더 민주화운동에 대해 몰라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전국적으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시기에 전라북도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에 대해 알리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주제를 선정하여 하나의 논문으로 작성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 나가야 했습니다. 행동의 주체가 내가 되어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삶을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최근 또 연구하고 싶은 주제도 생겼는데 바로 공부하는 청소년라는 주제입니다. 상당히 추상적인 주제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학업에 24시간의 반절 이상을 투자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남들이 다 하니까 따라 하는 경향을 많이들 보이더라고요. 때문에 과연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공부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나라는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청소년의 목표의식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우리 교육과정에서 논문을 작성해본 경험이 없어서 처음에는 참 힘들었습니다. 아마 올해 도전하는 후배들도 정말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끝까지 해야 하나 많이 흔들리실 텐데 그 순간의 흔들림을 이겨내시고 포기하지 않으시면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추억과 배움을 얻으실 거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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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3 20:01

취임 1주년 맞은 곽병선 군산대 총장 “4차 산업혁명 이끌 융합교육 선봉, 지역과 동반성장 견인”

군산대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국립대학 육성사업 및 자율개선 대학 선정, 대형 해상풍력터빈 해상 실증 기술개발 수행기관 선정, 4년 연속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 선정 등 각종 평가와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이 같은 성과에는 지난해 4월 취임한 곽병선 총장을 필두로 전 구성원의 학교 및 지역 발전에 대한 노력과 열정이 담겨져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 군산대를 맡은 곽병선 총장은 지역 중심 대학으로서 시민들이 거는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지난 1년 동안 분주한 행보를 보여 왔다. 곽병선 총장을 만나 취임 1주년 소감과 향후 대학 운영 방향 및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어느덧 취임 1주년을 맞았습니다.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뒤를 돌아보니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대학 운영의 나침판이 될 제8차 종합발전계획이 새롭게 수립했고 학교 비전 역시 미래 가치를 선도하는 융합교육 선도대학으로 정했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으면서 새롭게 구축한 종합발전계획과 비전 등에 대해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3대 추진 전략인 미래창의융합 인재양성체계 고도화, 산학협력체계 활성화, 지속 가능한 대학운영체계 확립 등을 바탕으로 군산대가 지역 중심대학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학, 나아가 세계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탄탄한 초석을 닦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제 교육혁신학생행복산학연계연구지역발전 견인대학 지속발전이라는 세부 목표를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대학의 새로운 비전을 차근차근 현실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 지난 1년간 군산대의 변화와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1년의 성과 중 가장 신경을 쓴 것 중 하나는 군산대의 청사진인 제8차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대학의 UI를 시대 트렌드를 반영해 새롭게 바꾼 것입니다.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새로운 나침판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보폭과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맞이하기가 어렵습니다. 군산대가 기존과는 전혀 다를 것으로 전망되는 미래를 견인해 나가겠다는 각오의 표현이고, 이에 대한 치밀한 대응전략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특히 2018 대학기본역량 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것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됨으로써 종합발전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모멘텀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블랙스튜디오 등 쌍방향적 소통이 가능한 교육환경을 구축한데 이어 급변하는 사회 수요에 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공유전공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했습니다. 융복합 교육의 지평을 넓히며 융합교육 선도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 군산의 산업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군산대가 그 중심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해상풍력 전문 연구센터 타당성 조사사업과 대형 해상풍력터빈 해상실증 기술개발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대형 해상풍력발전기의 성능과 안전성 시험을 비롯해 실증에 필요한 여러 가지 관련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기반 구축과 해상풍력산업 육성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군산시가 에너지 신산업과 미래형 자동차 융복합 산업 거점 구축을 목표로 강소연구개발특구 유치에 매진하고 있는데, 군산대가 기술핵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국립대학 중 전국 최초로 융합기술창업학과가 설치됐으며 지식재산교육선도대학으로서 창의적 지식재산인재 양성에도 앞서가고 있습니다. - 지역 발전을 위한 국립대학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국립대학은 지역의 균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해주고, 지역의 정체성을 세워준다는 의미에서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공공재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지역대학은 지역사회와 절대적으로 동반관계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지역대학은 지역 경제와 상생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역대학이 침체하면 지역사회 역시 동반 침체하는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국립대학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핵심이고 이는 상당부분 지역경제 발전과 함께 시작되는 것입니다. 특히 지역의 국립대학은 지역사회 성장을 위한 거멀못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거멀못은 터지거나 벌어진 곳에 걸쳐서 양쪽이 벌어지지 않게 수습을 해주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최근 군산지역이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지역대학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군산의 희망이 타오르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군산대가 그 다양한 해법과 대안들을 서로 연결해 현실적인 실행력과 추동력, 구체적인 청사진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대학경영 원칙(철학)이 궁금합니다. 21세기는 기존의 영역들이 서로 융합하여 매우 낯설고 새로운 세계들이 창조될 뿐 아니라 기존 영역 역시 눈에 띌 만큼 외연이 확대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도 대학의 외연과 내부에서 동시적으로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고, 그 변화의 한 가운데 사람이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방향과 질을 결정하는 것 역시 인간의 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을 우선시하고 중시한다는 것이 제 경영철학의 기조입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의 서브 슬로건도 세상을 밝히는 인재, 사람을 비추는 대학으로 정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고,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행복입니다. 특히 학생의 행복이 중요합니다. 우리 대학 행정의 출발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됩니다. - 취업률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새롭게 구축한 제8차 종합발전계획의 5대 전략 분야는 교육혁신학생행복산학연계연구지역발전견인대학지속발전입니다. 이 다섯 분야는 모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학의 경쟁력이 좋아지면 취업률 역시 높아지게 됩니다. 학생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미래창의융합 인재 양성체계를 고도화하고, 기업가형 취창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맞춤형 취창업 지원을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학생들의 체계적인 경력개발을 위해 취업지원 로드맵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실무능력 강화를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동시에 취업 관련 교과목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해외 취업프로그램도 다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창업교육에도 많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재학생들이 가진 우수 아이디어를 발굴해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창업교과목, 다양한 창업특강, 창업캠프, 창업기업 탐방 등을 통해 학생들의 창업마인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과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대학의 비전은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융합교육 선도대학이라는 말 속에 함축되어 있듯 융합교육을 지향점으로 삼아 4차 산업혁명시대를 견인할 수 있는 창의인재를 양성할 방침입니다. 교육의 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학생 지원체계도 더욱 내실화해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또한 지역 국립대학이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더욱 숙고해 산학연계 연구를 위한 연구지원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산학이 공동으로 윈-윈 할 수 있는 생태계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우리가 그리는 군산대의 비전은 새만금군산이라는 지역을 발판으로 독창적인 지역정체성을 갖추고, 새만금이라는 지리적 환경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세계로 뻗어나가는 국제적 감각과 역량을 갖춘 세계 속의 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지역대학은 지역사회에 있어 최강의 경제원이기도 하고 지역사회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군산대는 지역대학의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 곽병선 총장은 곽병선 총장은 원광대 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97년 3월 군산대에서 강의를 시작한 이후 다양한 공헌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와 꾸준히 소통해오고 있다. 특히 지역 곳곳에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곽 총장은 법무부 인권강사를 비롯해 군산지청 형사조정위원회 위원장, 전북새만금산학융합원 이사장, (사)군산시자원봉사센터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군산 민주통합시민행동 상임대표, 군산경제정의실천연합 공동대표, 군산시 교원단체총연합회장, 전라북도 지방노동위원회 위원,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지역 현안문제 및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해왔다. 저서로는 소년법, 법과생활, ICT 법학개론 등이 있다. 곽 총장은 군산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하는 총장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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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환규
  • 2019.05.12 19:02

[전북의 재발견] 가족 나들이 명소 임실치즈테마파크 : 아이들과 함께 놀러 가기 좋은 곳

가족의 달 즐길 거리 볼거리 풍성한 임실로 오세요. 청명한 하늘, 따뜻한 봄 날씨! 외출을 감행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정의 달 5월입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날 정말 기념일이 많죠? 그래서 어느 날보다도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특히나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여행지를 찾으시는 데 여념이 없으시죠. 아이가 즐거워야 가족 여행도 즐거운 법! 부모님들이라면 느낄 겁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특별하고 즐거운 하루를 선물하고 가족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특별 여행지 임실치즈테마파크는 어떠세요?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임실치즈테마파크의 멋스러움!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개성 넘치고 예쁜 인생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랍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유럽풍의 건물들 그리고 예쁜 조형물들로 언제 가도 멋있는 장소이죠. 어린이날 찾은 치즈테마파크는 좀 더 다채로운 행사들과 체험들이 아이들을 맞아주었습니다. 이번 기념일을 놓치셨다면 다음 어린이날을 기약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어요. 현장을 찾은 어린이날 메인광장에서는 온종일 행사가 진행되어서 볼거리가 넘쳤습니다. 초중고 등 학생들이 자신들의 넘치는 끼를 펼치는 무대도 있었고 인형극, 피에로 공연, 마술공연 등등 아이들이 좋아할 무대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무대 앞 광장에는 버블막대를 두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비눗방울놀이를 할 수 있게 마련해뒀더라고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아이들이 다 같이 어우러져 노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당일 한시적으로 부스체험스탬프도 별도로 구비되어 있었답니다. 바람개비 만들기, 제기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등등 16군데의 체험부스 중 3군데를 체험하고 스탬프를 찍으면 운영부스에서 다양한 선물들을 골라 가져갈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체험도 하고 선물도 받고 피자교환권도 받고~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 없었던 임실치즈테마파크입니다. 곳곳에는 의장대의 행진과 임실치즈테마파크의 캐릭터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마치 피리부는 소년처럼 아이들을 몰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사진도 같이 찍어주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여행에서는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먹거리죠! 한 곳에 푸드 트럭이 밀집되어 있어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이외에도 임실치즈테마파크 음식점에서 치즈 돈까스, 피자 등등 먹을 수도 있고 테이크아웃해서 잔디밭에 앉아서 가족끼리 오순도순 먹는 곳도 많더라고요. 따사로운 5월 가족의 달 느낌이 가득했던 날이었습니다.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좀 더 제대로 즐기시길 원하시는 분들은 스탬프투어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스탬프투어를 하며 한 바퀴를 쭉 둘러보고 나면 요즘 핫한 전북투어패스권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답니다. 둘러보고 선물도 받고 일석이조! 금상첨화~ 사전예약을 하면 임실N치즈 체험프로그램(임실N치즈체험, 치즈돈가스, 쌀피자체험)과 숙박객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정의 비용을 내고 체험할 수 있는 4D체험관, 도 있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잔디밭에 펼쳐진 롤라이더 등과 같은 재미있는 시설물도 있으니 놓치지 않고 즐기면 더 알찬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예쁘게 설치된 조형물들과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들도 잊지 않고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매 해년 새로운 모습으로 즐거운 체험 거리를 몰고 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임실치즈테마파크. 어린이날도 좋고 주말도 좋고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치즈여행 떠나보세요. 임실치즈테마파크 운영시간 : 09:00~18:00 문의및예약 : 063-643-2300/3400) 홈페이지 : http://www.cheesepark.kr/ /글사진=문찬희(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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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0 14:08

[생활의 흔적, 역사가 되다] 전주 가림출판사와 한국문학의 발전

△전주 가림출판사(嘉林出版社) 목판본 출판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석판본(石版本) 출판을 거쳐, 활자 인쇄가 대중화되면서 전주에서는 1940년대부터 대양당인쇄소(大陽堂印刷所)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책을 찍어내게 된다. 그리하여 50년대에는 보광출판사(普光出版社)를 중심으로 대학교재, 시집, 교지 등이 출판되고, 60년대에는 가림출판사(嘉林出版社)를 중심으로 한국문학사를 이끈 散文時代(산문시대), 四季(사계)와 같은 동인지들이 전주에서 발간되게 된다. 70년대에는 신아출판사를 중심으로 전국 규모의 잡지인 수필과 비평, 문예연구 등이 발간된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전주 가림출판사는 지역의 다양한 책은 물론이고, 한국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잡지를 간행하였다. 가림출판사는 당시 전주중앙초등학교(현 경기전) 동문 앞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70년대 팔달로를 개통하면서 사라지게 된다. 가림출판사에서는 강인한(姜寅翰, 1966)의 시집 異常氣候(이상기후), 신석정(辛夕汀, 1967)의 시집 山의 序曲(산의 서곡), 최승범(崔勝範, 1968)의 시집 候鳥의 노래(후조의 노래) 등을 발간하고 全北文學을 창간호부터 4집까지 발간하였다. 문학잡지, 시집 이외에도 대학 교재, 지역 역사서 등을 발간하였다. 1964년 가림출판사에서 발행한, 평론가 김현의 평론집 存在와 言語의 판권지를 보면 1964년 7월 인쇄. 발행인 김종배. 발행소 가림출판사. 전주시 전동 2가 54. 등록번호. 바 5호.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발행인 김종배 씨에 대해 소설가 김승옥이 쓴 내가 만난 하나님에서 언급한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김종배 사장이란 분은 당시 연세가 40대 중반인 키가 자그마하고 강건하게 생긴 분으로 어렸을 때부터 갖은 고생을 다하며 자수성가한 사람으로서 비록 뚜렷한 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의협심이 강하고 이상이 높았다. (중략) 최하림이 방문하여 대학생 몇 명이 이러이러한 목적으로 문학동인지를 발간하고 싶어서 운운하니 선뜻 내가 당신들을 기르겠다라고 나선 것이었다. (김승옥, 2004:186 인용) △동인지 散文時代(산문시대) 발간의 의의 散文時代는 1962년 6월에 1호가 발간되었고, 10월에 2호, 1963년 6월에 3호, 10월에 4호, 1964년 9월 5호를 낸 문학동인지이다. 당시 서울대에 다니던 20대 청년 김현, 김승옥과 시인 최하림이 산문 동인회를 결성하여, 한국문학사에서 전혀 새로운 잡지가 전주의 가림출판사에서 200부 한정판으로 발간되었다. 한국 문학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散文時代는 이후 강호무, 김창웅, 김치수(2집), 김성일, 염무웅(3집), 곽강수, 서정인(4집) 등 모두 10인의 동인으로 구성되어 활동하였다. 동인으로 참여한 강호무의 첫 시집 棺木(관목)이 1965년 전주 가림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 동인지 散文詩代는 1964년 9월에 10인의 동인이 참여하여 5집을 발간하고 마친다. 散文詩代가 비록 2년 동안 5집까지의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이 잡지는 당시의 문학계를 흔들어 놓은 대표적인 동인지로 자리매김하였고, 현재까지도 많은 문학도들에게서 회자되고 있다. 한편, 1966년 시 동인지 四季(사계)가 황동규, 박이도, 정현종, 김화영, 김주연, 김현 등 당시 젊은 시인과 평론가가 참여하여 전주 가림출판사에서 발행되었다. 소설가들이 산문 동인지 散文詩代를 발간한 것에 호응하여, 당시 젊은 시인과 평론가들이 의기투합하여 시 동인지 四季를 발간한 것이었다. 四季1호는 1966년 6월 황동규 시인이 저자 대표로, 四季 2호는 1967년 6월 박이도 시인이 발행자 대표로, 마지막 四季 3호는 1968년 7월 20일 정현종 시인이 발행자 대표로 전주 가림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四季 동인지도 당시 우리 문단의 참신한 신예들로 구성되어 시에 대해 탐구를 계속했던 동인지이다. △68문학 68문학은 문학동인 그룹으로, 1968년 散文時代와 四季 동인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하였다. 1969년 1월에 68문학 제1집을 한명문화사에서 발간하고, 평론가 김현, 김치수, 김병익, 김주연이 문학과 지성을 창간하고, 평론가 염무웅이 창작과 비평으로 가면서 두 개의 유파로 갈라졌다. 68문학의 동인은 散文時代의 김승옥, 최하림, 강호무, 김성일, 김현, 김치수, 염무웅 등과, 四季의 김화영, 황동규, 정현종, 박이도, 김주연등이 주축이 되고, 거기에 박상륭, 박태순, 이청준, 홍성원, 이성부, 이승훈, 김병익 등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과 평론가가 참여하였다. 임영봉(2007;397)에 따르면, 이들 동인지의 발간을, 독자적인 문학을 표현하고자 하는 4.19세대들이 기성 문단의 질서를 허물어뜨리고 한국문학의 새 주체로서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까 1962년 전주 가림출판사에서 散文時代 잡지를 발간한 산문 동인 모임과, 1966년 전주 가림출판사에서 四季를 발간한 시 동인들이, 더 큰 동인지인 1968년 발간한 68문학으로 발전하여, 결과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잡지인 문학과 지성의 모태가 된 것이다. 전주에서 발간된 1962년 散文時代, 1966년 四季가 탄생하기까지는 당대의 젊은 소설가, 시인, 평론가들의 치열한 문학적 삶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여기에는 전주에서 출판을 하던 출판인들의 각별한 보살핌이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선배들의 이러한 모습이 오늘날 여러 분야에서 새롭게 재현되길 기대한다. /이태영 전주시 민간기록물관리위원회 위원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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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09 20:28

[문화&공감 2019 시민기자가 뛴다] 할매 작가 전성시대

오늘 띠풀이 파느라고 디질 번해라. 파모중 하니라고 디지는 중 알았는디, 다행 디지진 않았다. 나는 일하는디 경화가 와서 이야기 동무 햐줘서 힘든지 모르고 했다. 경화는 뒷짐지고 섰더라. 그래도 고맙다. 책마을해리 마을학교 박점순 아짐의 일기다. 띠풀 파느라고, 파모종 하느라고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동네 아짐이 와서 말동무 해줘서 힘든 줄 모르고 했다는 이야기. 그 아짐이 도와주지 않고 뒷짐지고 서 있어도 고마웠다는 이야기. 이 아짐의 나이는 여든셋이다. 하시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명언이다. 보는 것이 인사여, 웃는 것이 인사고. 어려서는 여자라고 못 배우고, 젊어서는 아이들 키우느라, 살림하느라, 농사짓느라 바쁘게 살다가 이제 나이 들어 살 만해지니 안 아픈 곳 없이 이쪽저쪽 다 고장 나 끽끽댄다. 그래도 날 밝으면 호미 하나 들고 밭으로 들로 나선다. 그렇게 평생 일만 하다 살아온 우리 아짐들이 글로, 그림으로 자신들의 인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늦게 배운 글도둑 그림도둑질에 밤을 새며 날을 새며 책마을해리에는 동네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빼곡하다. 생선 대굴빡만 주시던 시어머니 때문에 생선머리에 정내미 떨어진 유암 아짐은 당신의 며느리에겐 머리는 다 버리고 몸통만 구워주신다. 혼자 일하다 들어오면 수고했다 말해주는 영감의 빈자리가 그리워 그 애절한 마음을 글로 옮기는 점순 아짐. 마을학교 6년차, 아짐들과 함께한 시간 책마을 아짐들은 《마을책, 오늘은 학교 가는 날》, 《개념어 없이 잘 사는 법》, 《밭매다 딴짓거리》, 《여든 꽃》, 《마을, 숨은 이야기 찾기》 등 벌써 5권의 저자가 되었다. 김선순 어르신은 홀로 한 권의 그림책을 펴내기도 하셨다. 선순 아짐의 손은 늘 사인펜 자국투성이다. 당뇨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시면서도 그림을 놓지 않으신다. 늦게 배운 도둑질 밤새는 줄 모른다고, 쓰고 그리는 날들이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즐겁다. △미주 순회전시에 영화 개봉까지, 할매작가 전성시대 할매작가들의 이야기가 어디랄 것 없이 전국에서 들려오고 있다. 순천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하는 책이 화제다. 지역출판사인 경남 통영의 <남해의봄날>에서 펴낸 이 책은 국민의 가슴을 울리며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해리처럼 시골시골 할매들과 사는 곳은 달라도 마음은 한결같다. 순천이면 해리에 비하면 대도시, 그 대도시에 살아도 할매들의 삶은 매한가지다. 노동에서 소외되고, 관계 바깥으로 밀려나고,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 살았으니, 글이든 그림이든 스스로 주인이 되어본 일이 없다. 그 관계의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 2016년부터 순천시평생학습관 한글작문교실 초등과정을 마친 어르신들이 그림작가와 함께 콜라보로 책을 펴냈다. 이분들의 이야기는 동네책방과 전국 도서관 순회전시에 이어 미국 필라델피아 등 3개 도시 순회전을 열고 있다. 미주 순회전시가 끝나면 파리에서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니,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 할매들의 활약이 반갑다. 경북 칠곡은 또 새로운 양상이다. 칠곡 할매들은 2006년부터 마을학당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연극도 하며 살고 있다. 왜관읍 매봉서당, 북삼읍 해바라기학교, 기산면 한솔배움터 등 젊어 못 배운 한을 한없이 풀고 계시다. 이 할매들의 이야기는 <칠곡가시나들>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상영되고 있다. 배 불러 죽겠고/ 배 고파도 죽게따/ 더버 죽겠고/ 추버도 죽겠다/ 조아 죽겠고/ 미버도 죽겠다/ 쓰고보이 우서버 죽겠다 <내 친구 이름은 배말남 얼구리 애뻐요>에 나오는 안윤선 아짐의 삶글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 눈으로 읽으면 이해가 쉽지 않다. 우리는 늘 정확한 표기에 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술을 열고 우리 신체로 읽으면 달라진다. 이렇게 쏙쏙 귀에 박힐 수가 없다. 평생을 문자가 아닌 말의 세계에서 꿋꿋하게 살아온 할매들의 언어는, 눈으로 읽어서는 어렵다. 입으로 읽고 귀로 읽어야한다, 말로 읽어야한다. △입으로, 귀로 우리 신체의 감각으로 읽어야 제대로 읽히는 할매들의 말로 쓴 언어는 꾸밈이 없다. 그 안에 의미 맥락을 개켜 넣는 한자투성이 개념어도 없다. 그러니 말 자체로 충분하다. 조금 더 나가보면 글 너머 세계도 있다. 글이라는 형식을 깨트리고 나면, 할매들이 평생을 별러온 이야기 세계는 그림으로, 바느질로, 꼬무락 진흙 조형으로도 번진다. 훨씬 더 자유롭게 스스로를 표현한다. 하동할매들은 문화예술협동조합 <구름마>와 만나 삶의 후반부를 글꽃 그림열매로 채우고 있다. 벌써 《대금이들에 핀 애절한 사랑》 같은 여러 권 책을 냈다. 하동 가까운 곡성에서도 할매작가들의 전성시대를 알린다. 작은도서관에서다. 입면 서봉리 길작은도서관 식구들의 헌신으로다. 이 도서관 입구 벽에 벽을 가득 채우는 나무를 그리고 그 나무 가지가지에 헌 고무신을 주렁주렁 달았으니, 주인장 김선자 관장 부부는 헌신으로 사는 분들이 맞다. 이 곡성 할매들은 시인이다. 한글교실을 시작하고 우연히 쓰기 시작한 글이 시가 되고, 마음 그대로,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 그야말로 그대로 시를 써내는 할매시인들이 되었다. 시들이 모여 《시집살이 詩집살이》로 출판이 되고, 다큐로 모아, <시인할매>영롸로 개봉까지 이어졌다. 그야말로 시인할매 전성시대 극장판이 되었다. △전국 내로라하는 할매작가들을 만나자, 고창한국지역도서전 전국 할매작가들의 활약상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오는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책마을해리에서 열리는 2019고창한국지역도서전에서 <할매작가 전성시대>라는 제목으로 전시와 함께 작가와의 만남을 갖는다. 5월 11일 토요일 오후 1시, 솔직하고 대담한 우리 할매작가들을 만나러 책마을해리로 나들이 시간을 내어보시기 바란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어린이부터 할매들까지 스스로 기록자가 되는 통로, 지역출판인들의 책과 문화, 출판한마당이다. 한지만들기, 활자체험, 책만들기, 서평쓰기, 저자와 만남, 지역과 출판, 문화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전시와 심포지움, 낭독회, 음악공연, 영화읽기, 투어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이영남 버들눈도서관 관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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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07 20:20

[전북의 재발견] 남원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 : 진홍빛으로 물든 남원을 만나다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나러 가는 길 색을 입는 계절 봄이 다가온 지도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어갑니다. 전라북도의 수많은 공간도 벚꽃 시즌을 넘어 이제는 새로운 색을 입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리산과 연결된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에 위치한 바래봉 길은 매년 4월과 5월 사이에 아름다운 핑크빛 철쭉이 만발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철쭉이 조화를 이루는 곳, 바래봉 길에서 열리는 지리산 운봉 바래봉 철쭉제(이하 철쭉제)를 다녀왔습니다. 철쭉제는 4월 25일(목)부터 5월 12일(일)까지 지리상 바래봉 및 허브밸리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운봉애향회라는 곳에서 주최하고 진행하는 축제로 봄철만 되면 남원에 찾아오는 이유가 이 철쭉제 일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입니다. 방문한 날은 살짝 흐렸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가보는 지리산터, 그리고 진홍 물감으로 수놓을 것 같은 철쭉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남원역 기차역에서 바래봉에 이르기까지 즐거움을 안고 이동했습니다. 철쭉제까지 가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일단 자가용으로 운전을 하거나 인근까지 대중교통으로 간 뒤에 택시를 타는 등의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아니면 바래봉 하단에서 도보로 가는 방법이 있지만 시간 여유가 될 시에 이동해주세요. 물론 등산을 겸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인근에서 택시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을 택했답니다. 바래봉의 철쭉길의 시작은 자연사랑 철쭉사랑이라고 새겨진 바래봉 식수대가 표식입니다. 왜냐하면 이 식수대의 바로 옆에 철쭉제의 바래봉 가는 길이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플래카드를 지나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철쭉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철쭉보다도 제가 더 놀란 것은 바래봉에서 바라본 남원의 모습입니다. 캔버스에서 보는풍경 속 그림 마냥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진홍색 물감으로 아래는 철쭉을 가운데는 진 녹색 물감으로 논과 밭, 그리고 산을 하얗고 파란물감으로 하늘을 그린 것만 같았습니다. 잠시 사진을 통한 풍경 감상을 해보실 까요. 멋진 풍경에 압도되어 가슴 벅찬 기분으로 바래봉을 올라갑니다. 좀 더 올라가면 만개한 철쭉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가 방문한 4월 말은 철쭉제의 시작이라 아직 철쭉이 100%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진홍색의 풍경을 전달하기에는 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바래봉을 좀 더 위로 올라가면 지리산 바래봉 철쭉관측장소라는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요. 이곳이 바로 계절관측 군락지인 바래봉 철쭉지의 주요 장소이기도 하니 여행을 가시는 분들은 포토 스팟으로 기억하셔도 됩니다. 물론 주변에 핀 철쭉의 아름다움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습니다. 올라가는 와중에 철쭉제를 관람하러 온 분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철쭉과 바래봉의 풍경을 보면서 쑥도 캐고 담소도 나누시는 모습에서 왠지 알 수 없는 힐링이 느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계절 관측 군락지 표지판에 계시던 한 어머님께서는 한참을 카메라를 보고 계시더니 제게 사진 촬영요청도 부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름다운 철쭉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찍어드렸습니다. 철쭉과 함께 웃고 계신 사진을 당신의 스마트폰으로 보시고는 철쭉 이상의 예쁜 미소로 감사 인사를 하시는 모습에 제 마음도 행복해졌습니다. 지리산 운봉 바래봉 철쭉제에 다녀오면서 즐거웠던 것은 아름다운 진홍빛의 철쭉을 만난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바래봉에서 바라본 남원의 그림 같은 풍경, 그리고 그런 풍경화 속에서 나온 것 같은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지리산 운봉 바래봉 철쭉제는 5월 12일까지 대한민국 여행 주간과 연동되어 진행되고 있고 5월 초순에 철쭉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래봉에서 철쭉과 바래봉에서 바라본 풍경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진과 행복한 시간을 만나고 오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박경호(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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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07 15:14

[한바탕 전주 즐기기]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 담(談) : '프랑스 여자', '앙상블'

관객과 배우들의 즐거운 만남 벌써 성년을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 따스한 날씨 덕분인지 많은 인파로 영화의 거리는 요즘 매우 핫한데요. 이번 전주 국제영화제는 20주년인 만큼 작년보다 더욱 풍성해진 프로그램과 전시로 구성되었습니다. 토크 플러스, 스페셜 토크, 포럼, 시네마 담 등 감독, 배우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전주 국제영화제 현장에 직접 다녀와 보았는데요. 봄날의 전주, 야외무대에서 만끽하는 영화인들과 만남 '시네마, 담' 함께 구경해볼까요? 시네마, 담은 전주 라운지 토크 스테이지에서 진행되는 영화인들과 만남인데요. 토크 스테이지에서 감독, 배우들과 소통하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죽도 서핑 다이어리>, <굿바이 썸머>를 포함하여 총 10작의 게스트들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4일 토요일, 주말인 만큼 많은 사람이 전주 국제영화제의 현장을 즐기고 있었는데요. 토크 스테이지에서는 <프랑스 여자>, <앙상블> 두 가지 작품의 무대인사가 진행되어 이른 시간부터 많은 사람이 토크 스테이지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4일에 진행된 두 무대인사는 모두 '뉴트로 전주' 상영작인데요. '뉴트로 전주'는 지난 20년간 비전을 공유해왔던 동시 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입니다. '뉴트로 전주'는 특별한 기준을 가지고 작가를 선별하였다고 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역사와 비전, 정체성에 동의하고 이를 작품에 구현해온 작가, 2018년 이후 한편 이상의 신작을 발표한 작가,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하여 그들의 과거와 미래 전망을 관객과 교감할 수 있는 작가. 총 3가지 기준을 가지고 20명의 작가를 초청하고 신작을 방영한다고 하니 더욱 주목할만하겠죠? ​시네마, 담(談) '프랑스 여자' 오후 4시 40분, 프랑스 여자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담당한 김희정 감독과 김지영의 20, 30대 역을 연기한 박현서 배우, 이미라 역의 김호정 배우 총 3분이 무대인사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영화 <프랑스 여자>는 파리에 유학 간 40대 후반의 주인공 이미라의 이야기인데요. 무대인사에서는 감독의 영화 제작 배경, 배우들의 캐릭터 설명 등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알차게 진행되었습니다. 5월 6일 20시, 5월 10일 14시에 CGV 전주 고사에서 방영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관람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네마, 담(談) '앙상블' 오후 6시, 사람들이 더욱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바로 <앙상블>의 무대인사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정형석 감독과 함께 5명의 배우분들이 무대인사를 빛내주었습니다. <앙상블>은 <성의 나라>라는 작품으로 한국장편경쟁부문 대상을 탄 정형석 감독의 신작이어서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이 작품은 전주에서 야외 마당극을 준비하는 공연팀의 이야기입니다. 연출자 영로, 조연출자 세영. 배우 만식과 그의 아내 혜영. 그리고 공연팀 막내인 주영과 한옥마을 등에서 버스킹 음악을 하는 민우. 이들 세 연인의 따듯하고 가슴 아린 이야기를 옴니버스 구성으로 그린 영화입니다. 주인공 6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든 배우가 참여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무대인사에서는 각 배우의 매력이 느껴지는 자리였습니다.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영화 촬영 중 발생했던 소소한 에피소드들, 그리고 영화 제작의 바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형석 감독은 3편의 옴니버스가 한 인물로 생각될 수도 있다라며 관람 포인트를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앙상블>은 5월 6일 20시, 5월 10일 16시 30분 CGV 전주 고사에서 방영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관람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배우들은 관객과의 소통 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토크 스테이지에서 짧게 진행된 '시네마, 담'은 앞으로 5월 7일 17시에 열리는 <갈까부다>와 5월 9일 13시에 열리는 <아직 안 끝났어> 2가지 작품의 무대인사만을 남겨놓고 있는데요. 앞으로 진행될 시네마, 담 그리고 전주 국제 영화제! 따스한 봄날에 방문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글사진 송윤아(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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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07 14:20

[한바탕 전주 즐기기] 정재승 박사에게 듣는 스타워즈에 대한 모든 것 '전주국제영화제 스타워즈 토크'

전주국제영화제 스타워즈 토크 우리나라 최대의 독립영화 축제인 전주국제영화제 5월 2일 개막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열흘간 진행됩니다. 어느덧 20회를 맞이한 전주영화제에 정말 많은 분이 방문해주셨습니다.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은 분이 아니더라도, 가족끼리, 연인끼리, 아니면 혼자라도 축제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도 많을 텐데요. 관심 있는 영화를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평소에 만나기 힘든 배우와의 만남, 흥미로운 영화의 막후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번 기회에 토크 클래스나 스페셜 토크에 참여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소개되어있습니다. 천천히 페이지를 둘러보시며 게스트나 시간을 확인해 주시고, 영화를 직접 클릭하시면 클래스에 관련된 짧은 설명도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프로그램들 가운데 스페셜 토크의 스타워즈:토크를 선택했습니다. 알쓸신잡,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등 어렵다고 생각했던 과학을 쉽게 설명해 주시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뇌과학자이신데요. 과연 이분이 설명해 주는 스타워즈의 시각이 궁금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토크 클래스나 프로그램 이벤트 또한 현장 발권이 가능하지만, 긴 줄이 걱정이시라면 아까 이벤트를 확인했던 홈페이지에서 바로 예매를 할 수 있습니다. 예매를 눌러주시고 인원을 확인해 주신 후, 다음으로 넘겨 좌석까지 선택해 주시고 결제하면 예매 완료! 복잡한 과정 없이 빠르게 예매할 수 있고 미리 더 좋은 자리에서 프로그램에 참여가 가능합니다. 예매까지 완료하신 다음, 클래스가 진행되는 장소에 늦지 않게 잘 도착하셨나요? 모바일 티켓으로 빠르게 입장이 가능하지만, 티켓북이나 기념으로라도 발권을 하시고 싶은 분들은 각 영화관의 매표소에서 미리 예매한 티켓을 출력하실 수도 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스타워즈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이 강연에서 스타워즈에 대한 설명과 영화 속의 내용과 관련된 교수님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SF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저게 가능해?라고 친구와 서로 답이 나오지 않는 토론을 하던 저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셨습니다. 영화에서 나온 장면이 과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는 과학의 발전과 연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신기했습니다. 또한 영화 속의 장면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 조금씩 우리의 삶에 다가오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상상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상상의 어원은 인도로 부역을 나간 중국 사람들이 자국으로 돌아와 인도에서 본 코끼리의 모습을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개봉 당시에 스타워즈는 영화 속 상상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최소한의 과학적 근거와 만나 재미를 넘어 현실의 과학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것. 이것이 영화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닐까를 말씀하시며 이야기를 마무리하셨습니다. 저도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건 이번에 처음이었는데요.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감독이나 배우분들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 이번 영화제에는 직접 토크 프로그램들에 참여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 박세연(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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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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