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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주인영 14번째 개인전 ‘마음에 담은 자연’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항상 목이 말라서 물이 필요했다. 하지만 가진 물동이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서 바쁘게 우물과 집을 오가야만 했다. 그렇게 30년이 흐르니까, 내가 오간 길가에서 싹이 트고, 초목이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더라. 서양화가 주인영 작가가 2일부터 7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14번째 개인전 마음에 담은 자연전을 연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나무가 있는 풍경을 통해 삶을 녹여 낸 Nature in Mind 시리즈를 선보인다. 주 작가의 오랜 동무라는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은 (주 작가는) 좋은 화가가 되고 싶어서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물불 가리지 않고 맹렬하게 질주했다. 흐르는 물처럼 변화를 추구하면서 예술적 세계를 확장해 왔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 대해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더러는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경계를 명확하게 두지 않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마음에 담은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고 평하고 감성이 충만한 화가의 개인전에서 번잡한 일상의 피로와 공허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 작가는 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전공 석사 학위, 중앙대학교에서 디자인경영 박사 학위를 받았고, 예원예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지난 1997년부터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13차례 열었다. 또한 한국, 일본, 프랑스, 사우스 아프리카 등에서 115여 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4.01 20:28

[리뷰-전주시립극단 114회 정기공연 '완장'] 찰진 전라도 사투리와 해학 그리고 선명한 주제의식 돋보여

어두운 무대에 달빛을 닮은 은은한 빛이 스미고 물안개 같은 연무가 물 위에 떠 있다. 풀벌레 울음소리, 개구리소리, 소쩍새 우는 소리 그리고 멀리 개 짖는 소리가 간간이 섞여 고요와 소란이 가득하다. 전주시립극단 114회 정기공연 완장(3.26-31 덕진예술회관)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작품은 윤흥길의 소설 완장을 원작으로 한 연극으로 운수회사를 경영하는 최사장이 47만평 널금저수지 사용권을 얻어 양어장을 만들고 그 관리를 동네 건달 임종술에게 맡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을 구현한 무대 배치는 프로시니엄(액자형) 극장인 덕진예술회관의 객석 일부를 제거하고 그 곳에 저수지를 만들고 실제 물을 가득 채웠으며 수초를 둘러 효과를 냈다. 저수지를 가운데 두고 한쪽 변에는 감시소를 그 반대편에는 실비주점을 두었다. 그리고 원래 무대가 있던 곳 안쪽으로 50석 정도의 객석을 배치하여 마당극 형태의 무대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암전과 조명을 이용한 연극적 장면전환과 객석 사이로 동선을 만들고 배우의 등퇴장으로 장면을 전환하는 마당극 장면전환도 활용하는 방식이라 무대 운영을 중심으로 연극을 감상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특히, 소극장이 아닌 액자형 무대의 경우 객석과 무대의 거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마당극 형태로 배치함에 따라 객석 바로 앞까지 배우가 가까워지고 관객에게 말을 걸고 극에 참여시키는 것에 있어서도 훨씬 자연스러웠다. 동네 사람들이 새참으로 국수를 먹는 장면에서는 실제 국수 냄새가 맛있게 풍겨왔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로 감칠맛 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꼽을 수 있는데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해학적으로 풀어 가는데 있어서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원작이 가지고 있던 색깔을 이번 연극에서도 동일하게 이어 하나의 특징으로 살려내고 있다. 또한 여기에 우리 전통의 해학정신을 담아냈던 마당극 형태와 결합시킨 점은 무척 인상적인 부분이이라 하겠다. 배우들의 활약도 돋보이는 작품이었는데 전라도 사투리를 시종일관 1급 무사처럼 구사하던 임종술(배우 김연주)과 운율을 과장하는 부월(배우 염정숙)의 대사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부월이가 종술을 원망하며 노래를 하다가 개 같은 놈이라고 대사를 뱉어내고 또 노래를 하다가 같은 대사를 뱉어내며 4번 정도 반복하는 장면이 있다. 이 때 그 같은 대사의 톤과 의미가 매번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장면도 명장면이었다. 선명한 주제를 드러내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배우와 호흡하는 극장을 찾는 이유는 현장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바로 이런 순간을 만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70대의 연출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소란과 아귀다툼 그 사이에 뱀처럼 들어앉은 인간의 욕망에 대해, 우리 근현대사의 상처를 거슬러 닿아있으면서 아직도 면면하고 굳건한 욕망에 대해 저수지 감시원이라는 인물을 통해 짜임새 있게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연극 첫 장면으로 돌아가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완장질에 빠져들어 자기 욕망이라는 47만평 널금저수지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그 패악의 아귀다툼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이도 역시 한낱 풀벌레, 개구리, 소쩍새 소리와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듯하다. 객석을 빠져나와 덕진예술회관 앞 덕진연못을 지나며 일렁거리는 물빛이 또 다르게 느껴진다. 양승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고객지원부장

  • 전시·공연
  • 기고
  • 2019.04.01 20:28

“이번 주말, 소리전당으로 공연나들이 어때요”

따뜻해진 날씨에 이번 주말 가족친구들과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전하는 공연 소식에 귀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3월의 마지막 주말인 29~31일 소리전당에서는 기획공연 뮤지컬 엘리자벳과 아트스테이지 소리 페퍼톤스 공연이 관객들과 만난다. △죽음마저 사랑에 빠지게 한 아름다운 황후 엘리자벳 29~31일 모악당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엘리자벳은 올해의 뮤지컬상, 더뮤지컬어워즈,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검증받은 작품이다. 이번 전주공연에서는 29일 오후 7시 30분, 30일 오후 2시와 7시, 31일 오후 2시 등 네 차례 무대를 올린다. 엘리자벳 폰 비텔스바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프란츠 요제프 1세의 황후로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았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역사와 판타지적 요소가 결합된 매혹적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죽음의 진실을 추적한다. 650년 전통을 가진 함스부르크 왕가의 고전미를 담은 의상과 세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자신은 쓸쓸한 삶을 살며 늘 죽음의 유혹을 받았던 황후 엘리자벳 역에는 김소현과 신영숙이 연기를 펼친다. 엘리자벳 역에 함께 캐스팅됐던 옥주현 배우는 최근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고 감염의 우려가 있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이번 공연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엘리자벳에게 자유를 주겠다며 유혹하는 죽음 은 김준수, 박형식, 정택운이 맡았다. 엘리자벳을 살해한 무정부주의자 루케니역은 강홍석과 박강현이, 엘리자벳의 남편인 황제 프란츠 요제프 역에는 민영기와 손준호가 캐스팅됐다. 좌석 가격은 VIP석 15만원, R석 13만원, S석 9만원, A석 7만원. △아트스테이지 소리, 페퍼톤스가 전하는 긍정과 위로 30일 오후 7시에는 소리전당의 대표적인 음악 시리즈 아트스테이지 소리가 66번째 에피소드와 함께 연지홀을 음악의 향기로 채운다. 올해 첫 번째 아티스트는 남성 2인조 밴드 페퍼민트. 지난 2003년 후추처럼 기분 좋은 자극을 주겠다며 그룹을 결성,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밴드계의 뇌섹남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행운을 빌어요, Thank You 등 가사와 악기 연주에 긍정과 위로를 가득 담아냈다. 지난해 옴니버스식의 정규 6집 Long Way를 4년 만에 발표하면서 광활한 사운드를 담아내 역대급 웰메이드 음반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페퍼톤스의 올해 첫 공연이기도 한 이번 아트스테이지 소리 무대에서는 한층 풍성해진 사운드와 함께 페퍼톤스 음악이 지닌 본연의 매력을 맘껏 뽐낼 예정이다. 좌석 가격은 전석 4만원.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3.28 20:20

전북 출신 청년작가 기획초대전 ‘PLATFORM’

전주 갤러리 숨(대표 정소영)이 오는 4월부터 15주간 정기 기획초대전 PLATFORM을 통해 전북 출신 청년 작가 5명을 소개한다. PLATFORM에서는 주로 30~50대의 전북 출신 청년 미술작가들이 1년여 동안 준비과정을 거쳐 준비한 신작을 3주간 펼쳐 보인다. 지난 2013년 첫 회를 시작으로 매해 개최됐으며 지난해까지 42명의 작가가 이 자리에서 신작을 발표했다. 올해는 이동형, 이길빈, 김원, 강영은, 홍경태 작가가 참여해 4월 1일부터 7월 12일까지 서로 다른 개성으로 3주씩 개인전을 이끌어간다. 이번 전시의 첫 순서를 맡은 이동형 작가는 귈레이의 기초공사라는 제목으로 4월 1일부터 19일까지 구조와 구축에 집중한 창작물을 선보인다. 이동형 작가는 이번 전시는 앞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면서 지난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작업보다 안정된 제작 과정과 성과를 중심으로 향후 작업의 진일보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4월 22일부터 전시를 이어가는 이길빈 작가는 군산대학교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조형 예술 디자인을 공부했다. 이길빈 작가는 이번 첫 개인전을 통해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듯 개개인이 가진 결핍을 드러내놓고 들여다볼 계획이다. 기억 안에서 제각기의 모양으로 구겨진 덩어리들이 위태롭게 쌓여 산이 된다. 이 작가는 산을 깎아내기 보다는 여러 해 방치된 푸서리를 잘 다져 편안히 걸을 수 있는 땅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한다. 김원 작가는 5월 13일부터 대인관계 속 때때로 제어할 수 없는 나의 감정과 마주한 결과물을 펼쳐놓는다. 김원 작가의 이번 작품은 인물의 표정과 몸짓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감춰지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김원 작가는 듣고 있지만 다른 곳을 보고, 관심 없는 척 하며 몰래 지켜보는 일상의 모습과 풍경을 표현했다면서 그 모습들은 지금 나의 관심사와 이야기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다고 말했다. 6월 3일부터는 강영은 작가가 숲결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이어간다. 푸르름을 머금은 나무, 잎사귀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줄기, 바람에 부딪히는 풀잎 소리. 자연 속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 내면을 따뜻한 빛으로 채우고 상상 속 세계로 나아갔다는 강영은 작가. 그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빛의 숲에 관객들을 초대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머무르고 싶은 무한한 공간 속에서 끝없는 평온과 고요함을 나눈다. 이번 PLATFORM의 마지막 주자는 홍경태 작가다. 6월 24일부터 조각작품에 담긴 다양한 이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나 SNS를 통해 자신의 사연을 타인과 공유한다. 그 과정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스스로 위로를 받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말 못할 자신들만의 사연, 나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홍경태 작가가 간직하고 있는 사연이 궁금해진다. 정소영 갤러리 숨 대표는 PLATFORM전은 작가와 관객이 전시장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작가가 다음 작품의 방향을 새롭게 모색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올해 7번째 개최하는 이번 전시를 위해 참여 작가 선정에 특히 공을 들였으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감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3.26 20:49

다른 듯 닮은 삶…‘세 친구 목련꽃 그늘아래서’ 다섯 번째 이야기

4월 목련꽃 흐드러지게 피는 봄. 세 친구의 우정이 담긴 전시가 펼쳐진다. 서예가 김종대(60)동양화가 박인현(61)사진가 안봉주(60). 세 작가의 전시가 세 친구 목련꽃 그늘 아래서라는 주제로 4월 2일부터 17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다. 오픈식은 2일 오후 6시. 1977년 전주고를 졸업한 세 친구는 40여 년을 다른 듯 닮은 삶을 살았다. 농대를 나와 젖소를 키우던 서예가 김종대(건지서예학원장, 전북대 평생교육원 교수)와 줄곧 예술의 길을 걸어온 한국화가 박인현(전북대 예술대 교수, 연석산미술관장), 신문사 사진기자였던 사진작가 안봉주(JB영상문화연구원장, 우석대 겸임교수). 음악 시간 등나무 야외교실에서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로 시작하던 노래를 부르던 까까머리 소년들은 머리에 서리가 내려앉은 중년이 됐다. 서예와 동양화, 사진이라는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해 왔지만, 어느 순간 예술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합동 전시를 기획했다. 지난 2013년 세 친구 목련꽃 그늘 아래서라는 주제로 처음 전시를 연 이후 벌써 다섯 번째 기획전이다. 인내와 기다림으로 생태사진을 찍어온 안봉주 사진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 시간을 주제로 했다. 자연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그림자를 렌즈에 담아냈다. 김종대 서예가는 삶을 살아가며 되새길만한 글귀들을 작가의 마음으로 표현해냈다. 글귀를 나무에 조각해 표현한 서각 작품 5점도 함께 공개한다. 우산을 작품 소재로 많이 사용해 우산작가로 불리는 박인현 작가는 모였다 흩어지는 생명성을 우산에 빗대어 표현한 수묵채색화를 전시한다. 매너리즘에 젖지 않기 위해 2016년 네번째 전시를 끝으로 2년 동안의 휴식기를 가진 세 친구는 그사이 환갑의 나이를 맞았다. 시간의 깊이만큼 이들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예술의 세계는 중후하다. 인생 후반 잔잔한 감동을 담은 작품이 도민들을 기다린다.

  • 전시·공연
  • 천경석
  • 2019.03.25 20:18

3월 ‘문화가 있는 날’…전주, 행복한 봄 물든다

3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이번 주 전주지역에서는 공연, 예술, 전시, 영화 관람 혜택이 만개한다. 26일 저녁 7시 30분, 덕진예술회관에서는 전주시립극단이 114회 정기공연 완장으로 올 봄 창작무대의 문을 연다.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무대는 전주시립극단의 2019년 시즌레퍼토리 첫 작품이다. 전북지역의 대표 작가 윤흥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피폐한 권력의 민낯을 구수한 사투리와 익살스러운 연기로 풀어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공연이며 좌석 가격은 R석 2만원, S석 1만5000원이다. 특히 26일 공연은 문화가 있는 날 혜택으로 50% 특별할인가가 적용된다. 이밖에 나루컬쳐카카오톡(ID jsgcool)으로 예매하거나 현장에서 신분증을 인증한 전주시민에 한해 티켓 가격의 3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전주지역 도서관도 문화가 있는 날 채비를 마쳤다. 30일 오전 11시 아중도서관 강당에서는 전래동화와 함께하는 국악공연이 열린다. 효자도서관은 30일 오후 2시부터 가족 회원 50명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한다. 송천건지서신도서관은 30일 어린이 회원을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마련했다. 문화가 있는 날 당일인 27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전주 경기전을 무료 개방한다. 도내 주요 영화관에서는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에 상영되는 영화를 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전주전통술박물관도 이날 학예사와 함께하는 박물관이야기, 유상곡수연 풍류체험을 무료로 운영한다. 전주역사박물관에서는 주말인 30일 하루 동안 꽃심, 돼지띠해 배지 만들기, 스탬프 찍기, 효문자전주부지도 탁본 등 상설 체험프로그램을 반값에 제공한다. 이번 전주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관련 문의는 전주시 문화정책과(063-281-2682)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3.25 20:18

마당 목요초청공연, 음악으로 채우는 일상의 행복

전 사실 이렇게 소규모로 만나는 걸 좋아해요. 관객 분들과 가까이에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제166회 공간봄 목요초청공연이 열린 지난 21일 오후 8시, 전주 한옥마을 내 공간 봄은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의 나지막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그는 8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구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 비둘기로 담담한 인사를 건네며 이 곡에는 오늘의 행복과 사랑을 미루지 말자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조동희&프렌즈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공연은 베이스 송미호, 키보드 박혜민, 아코디언 데이브 유가 함께 했다. 혼자 온 사람도, 연인과 단둘이 온 사람도, 가족친구과 삼삼오오 어울려 온 사람도 잔잔한 음악에 몸을 맡기며 일상에 여유로움을 더했다. 연인으로 보이는 듯한 젊은 남녀는 달달한 멜로디의 곡 너를 들으며 다정하게 두 손을 마주잡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은 보사노바풍의 거리에서가 흐르자 손뼉을 치면서 박자를 맞췄다. 어깨를 들썩이며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부르는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아늑한 조명과 감미로운 노래, 고소한 커피 냄새가 일상의 여유를 찾아 공간 봄에 모인 이들을 하나로 보듬어주는 듯 했다. 마지막 곡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앙코르를 외치며 환호했다. 한 관객은 걱정말아요 그대!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동희 씨는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OST로 불렀던 걱정말아요 그대는 전주에서도 영화와 함께 많이 좋아해주셨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대한 조동희 씨 답은 제비꽃이었다. 조동희 씨는 돌아가신 제 친오빠를 생각하며 오늘 마지막 노래를 부르겠다며 관객들과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평소 재즈음악을 좋아해 종종 공연을 찾아 음악을 들으러 다닌다는 조성원 씨(28)는 소박하고 단출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오늘 조동희 씨가 부른 곡 중에 You belong to me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면서 오늘 공연처럼 아티스트와 관객이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4월 공간 봄 목요초청공연은 11일 저녁 8시에 열린다. 캘리포니아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조영미 블랭크가 전주를 찾는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음악을 나누는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스캇 힐드브랜드와 함께 다양한 장르의 음악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3.24 19:09

전주시립극단 114회 정기공연 ‘완장’ 일주일 앞으로

20일 오후 7시 전주시립극단 114회 정기공연 완장의 연습이 한창인 연습실. 극단 연출, 배우, 스태프를 비롯해 관객 평가단, 언론사 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자 풀벌레 소리가 공간을 채우더니 어느 순간 야밤의 저수지가 눈앞에 어른거렸다. 도둑 고기잡이를 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동창과 그의 어린 아들을 무지막지하게 때려 쫓아버리고도 분이 안 풀리는지 씩씩거리는 이 남자, 왼팔에 달고 있는 감독 완장이 달빛을 받아 일순간 번쩍 빛나는 듯하다. 니 눈에는 요게 안 봬냐? 요, 완장은 너 같은 놈들 눈요구나 허라고 백좨 똥폼으로 차고 댕기는 줄 아냔 말이여! 타지로 떠돌며 밑바닥 거친 일로 세월을 보내던 동네 한량 임종술은 47만 평이나 되는 저수지의 감시원이 되면서 완장에 홀리기라도 한듯 동네사람들 위에 군림하려고 발버둥 친다. 전주시립극단 114회 정기공연으로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덕진예술회관 무대에 오르는 완장의 시연회가 20일 열렸다. 임종술 역의 김영주, 김부월 역의 염정숙, 최익삼 역의 안세형, 운암댁 역의 서형화, 최사장 역의 최균, 태인댁 역의 정경림 등 주연배우를 비롯해 고조영, 서유정, 소종호, 이병옥, 전춘근, 안대원, 신유철, 정준모, 국영숙, 서주희, 홍지예, 송한슬 배우 등 전 출연진이 참석해 보통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찬찬히 풀어나갔다. 이번 공연은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현대소설 작가 윤흥길의 수작이자 권력의 피폐한 모습을 풍자와 해학으로 버무린 소설 완장을 원작으로 한다. 구수한 사투리와 언어유희를 통해 웃고 즐기는 동안 나는 누구인가 돌아볼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특히 이번 공연은 관객이 무대를 올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내려다보도록 구성이다. 객석에 무대를 설치함으로써 관객들이 극의 주요 배경인 저수지에 직접 온듯한 느낌을 준다. 구태의연할 수 있는 소재와 줄거리를 넘어서 현대적인 무대장치로 관객과의 교감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각색을 맡은 최기우 극작가는 원고지 1200매에 달하는 대가의 작품을 재편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원작 소설이 가진 상징성부터 전라북도라는 지역성과 사투리에 주목했다면서 소설을 읽고 연극을 보면서 완장을 차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도록 외면하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지 살펴볼 일이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올해 새롭게 구성된 관객 평가단의 첫 과제이기도 하다. 이날 시연회를 마치고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관객 평가단원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전주시립극단은 지난 1월 연극 등 공연 관람에 관심 있는 만 19세 이상 전주시민을 대상으로 관객평가단을 모집, 심사를 거쳐 지난달 20명을 선발했다.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전북의 대표 작가 윤흥길의 완장 속 주제인 세 인물을 통해 권력에 대한 증오와 집착, 허황됨을 해학이라는 남도 그릇에 담아내는 데 역점을 뒀다면서 2019년 시즌레퍼토리 첫 작품을 열며 새롭게 출발하는 전주시립극단의 활동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3.21 20:30

현대 회화 치열한 실험정신 만난다

지난해 12월 8일 정식으로 문을 연 전주현대미술관 JeMA가 첫 번째 개관 기획전을 마무리하고 두 번째 기획전 2019 개관전 Project Part-2를 진행한다. 5월 20일까지 현대 회화의 새로운 물결 Art New Wave展. 참여 작가는 김누리이주원 등 전북지역 작가를 포함해 구광모김동석김미숙김태희노경환민세원박성식박은애박혜경이정은임주형조경호허은영호진 작가 등 총 16명이다. 특히 김누리이주원 작가는 지난해 전주 교동미술관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참여하는 등 치열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잊힐 것들이 너무나 많은 요즘,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인연들을 기록하고 싶었다는 김누리 작가는 가게들의 얼굴을 주제로 한 연작 시리즈 중 네이선스핫도그 에스키스를 내놨다. 이주원 작가는 자신의 신체 일부 중 가장 무감각하게 변한 두 발이 현실에서 무디게 사는 자신과 가장 닮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그에게 무심함과 무감각의 상징인 발을 그린지 10년이 넘었다. 배경은 변하지만 화폭 중심을 차지하는 주인공은 어딘가를 향해 걷고 있는 두 발이다. 국내 회화분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옻칠 인물화. 김미숙 작가는 나무에 알루미늄 가루를 뿌리고, 긁고, 옻칠하고 또 갈아내 완성한 여인의 향기를 선보인다. 이외에 2차원적 풍선에 석고를 주입하고 순간적 집중과 물리적인 힘으로 생동감 있는 형태로 제작한 민세원 작가의 Balloon Form, 자신이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내 자신이 과연 누구인지 질문하는 박성식 작가의 Ego- Man 등 파격적이며 환상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기전 관장은 예술가들의 시대정신(ZEIT GESIT)과 작가정신이란 무엇인가가 이번 전시의 주제라며 작가들이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이용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전주 원도심 남부시장 옛 초원약품 건물을 이기전 관장이 직접 보수하고 리모델링해 문을 연 전주현대미술관 JeMA. 이 곳은 지금 이 관장과 작가들의 도전과 열정이 충만하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3.21 20:30

“무병장수 부귀영화 기원, 조선 민화 보러오세요”

민화는 옛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무병장수와 태평성대, 부귀영화를 기원하던 조선 후기 백성들의 간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KBS전주방송총국 갤러리와 전주 솔화랑 두 곳에서 5월 7일까지 진행하는 조선민화전. 어해도, 책가도, 호접도, 운룡도, 화조도, 백동자도, 해학반도도. 옛사람들은 장수, 다산, 출세, 액막음, 부귀영화, 백년해로 등 소망과 바람을 담아 민화로 그렸다. 민화 작가는 직업화가인 도화서 화원부터 그림에 일반 백성들까지 다양했다. 또 민화는 민간설화와 토속신앙 등 백성의 염원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일반 민화와 궁중 내부와 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전문 화원들이 그린 궁중민화로 나뉜다. 궁중 민화는 전문 화원들이 그린 장식성이 강한 그림으로 일반 민화보다 수준이 높고, 당채 물감을 사용해 색이 진하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반민화와 궁중민화를 함께 만날 수 있으며, KBS전주방송총국 갤러리와 전주 솔화랑에서 각각 10여 점의 민화를 선보인다. 구름 속의 용을 그린 운룡도, 대저택 정원에서 놀고 있는 백명의 남자아이들을 그려 자손 번창의 바람을 표현한 백동자도 등이 흥미롭다. 특히 눈여겨볼 작품은 조선왕실 고유의 궁중민화인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 해학반도도는 장생과 선계를 상징하는 산과 바다, 꽃과 불로초, 학과 해, 복숭아와 오색구름 등을 배치한 풍경화로, 흰 물결이 일고 있는 청록진채 바다와 붉은 해와 수십 마리의 학이 날고 있는 하늘이 조화를 이루며 황홀함을 자아낸다. 김가람 솔화랑 관장은 초대의 글을 통해 다양한 궁중민화와 일반민화를 준비했다며 민화에 표현된 소재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떤 바람이 담겼는지 느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양한 민화 작품을 감상하며 남은 한 해 소망을 기원해볼 수 있는 이번 전시, 두 공간에서 관람객을 기다린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3.19 20:3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