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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부터 환갑까지, 음악으로 의기투합

새해 여운으로 맞는 올해 세 번째 금요일, 전주의 한 동네교회에서는 어스름한 저녁 빛이 따뜻한 악기 소리와 어우러지고 있었다. 지난 18일 전주 신동교회 2층 연주실에서는 지난해 4월 만들어진 신동 필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콘서트가 열렸다. 이 오케스트라 단원은 모두 54명.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부터 환갑이 훌쩍 넘은 중년까지, 그야말로 남녀노소 세대를 아우른다. 엄마아빠아들딸, 네 가족이 손잡고 출석하기도 한다. 부부 단원도 있다. 교회 신도도 있고 동네 주민도 있다. 이들은 악기를 배워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팀이 됐다. 이들은 금요일마다 2시간씩 한자리에 모여 바이올린, 첼로, 플롯, 클라리넷 등 각자 맡은 악기를 부지런히 배워왔단다. 이날 연주회는 장장 9개월에 걸친 연습의 결과물을 대중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데뷔 무대인 셈. 지난 봄 창단 당시만 해도 악기를 처음 접하는 단원들이 상당수였다는 신동 필 오케스트라. 이날 열린 첫 연주회의 첫 순서는 앙상블 연주.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플롯이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을, 그리고 바이올린이 사운드 오브 뮤직 삽입곡인 에델바이스(Edelweiss)를, 클라리넷이 글로리아(Gloria)를 찬찬히 선보였다. 이어 악기별 이중주와 부부 단원의 듀엣 연주로 2부를 열었다. 하이라이트인 3부에서는 오케스트라 합주로 지난 시간 수없이 맞춰왔던 화음을 활짝 펼쳤다. 창단 1년을 바라보는 단원들의 소회도 남다르다. 부단장을 맡고 있는 최현숙(64) 씨는 최고령 단원이다. 평소 악기라 하면 취미로 오카리나를 다뤄본 정도였지만 지금은 첼로의 중후한 매력에 푹 빠졌다. 최씨는 부단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악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됐다며 "반복연습을 하다보니 기억력도 좋아졌다"고 웃음지었다. 연습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안 된 최연소 단원의 각오도 당차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정지유(8) 양은 유치원에서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더 잘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며 언니 오빠들 멋지게 하는 거 보고 저도 다음엔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능숙하진 않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배워보려는 자세, 데뷔무대를 마친 이 동네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다음번 연주회가 걱정이 아니라 설렘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1.20 18:18

이경례 개인전 ‘영화 꿈꾸며 여백에 놀다’

한국화가 이경례 작가가 2019 영화(榮華)를 꿈꾸며 여백에 놀다전을 열고 있다. 29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1층 기획전시실. 2018 전주영화제작소 무료대관공모전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의 이미지를 조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모란의 화려함은 장식적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모란의 풍성한 자태에서 부귀로움을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 원형의 발로라 할 수 있고, 궁중모란도와 민화의 모란도는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고 봤다. 작품소개를 통해 이 작가는 민화의 모란 이미지와 문자도에서 길상적인 이미지를 가져와 나만의 조형적인 언어로 유희하듯 여백의 무한한 공간에서 놀아보았다며 장지, 먹, 모필, 분채 등을 재료로 가는 붓의 섬세함과 반복적인 선긋기를 통해 완성한 작품들은 영화를 꿈꾸고자 하는 흔적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전북대학교 미술교육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고, 군산대학교 조형예술디자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주, 서울, 스웨덴 등에서 1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한국화동질성회전과 전북인물작가회전 등 그룹전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전북여성미술인협회, 한국화동질성회, 전북인물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1.15 19:56

전주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1년, 그 열정과 결실

지난해 전주시 팔복동의 카세트테이프 공장 터에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가 마련됐다. 그해 3월 안보미 작가를 시작으로 총 12명의 작가는 스튜디오에 입주해 작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이들은 올해 2월 스튜디오를 떠나게 된다. 그 첫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레지던시 성과를 정리하고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다음 달 17일까지 12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1기 레지던시 보고전이 그것. 이번 보고전에서는 2018년 1기 입주 작가 11명의 작업 결과를 전시하고 그 과정과 성과를 시민, 관람객과 공유한다. 지난 1년간 전주에 머무른 작가들은 지역을 둘러보고, 지역민들과 말을 섞으면서 예술적 탐색을 이어왔다. 이들의 경험과 흔적은 회화를 비롯해 비디오, 퍼포먼스 등 동시대 예술로 구현됐다. 전시에서는 작업 결과뿐만 아니라 작업을 위해 거주 형식을 택한 이들에게 레지던시는 어떤 의미인지, 지역 공동체와는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이와 관련 서울과 전주에서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간 안보미 작가는 낯선 지역을 관찰하며 그곳에서 통용되는 시스템, 생활방식, 분위기 등을 발견한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시 기간, 작가의 작업을 보다 심도 있게 살펴보는 공개 비평의 자리도 마련했다. 팔복예술공장은 작가와 비평가의 1대1 매칭을 통해 작업 방향을 함께 모색해왔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이번 공개 비평 자리는 작가의 고뇌와 더불어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황순우 팔복예술공장 총감독은 이번 보고전이 작가의 창작 활동과 시민의 예술 향유의 터가 완성되는 마중 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9.01.13 18:38

목요일 밤, 전주 한옥마을에서 펼쳐지는 카페 콘서트

목요일 밤, 한옥마을에서 펼쳐지는 카페 콘서트. 공간 봄의 새해 첫 목요초청공연이 10일 오후 8시 전주한옥마을 내 카페 공간 봄에서 열린다. 함께할 뮤지션은 모던포크 기타듀오 이상한계절. 김은총, 박경재로 구성된 이상한계절은 음악적 고향인 전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 무대에서 성장해오다 2014년 4월 첫 EP <봄> 발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데뷔를 했다. 특히 첫 미니 앨범 <봄>에 수록된 곡 좋다는 방송 드라마와 예능에 삽입돼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그들은 디지털 싱글과 두 번째 미니 앨범 <가을>을 차례로 발표했다. 2017년에는 <전주에 가면> 발표해 전주시민 1000명이 선정해주는 천인갈채상을 수상했다. 뒤이어 24일에는 가슴을 울리는 깊은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나니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은 공간 봄의 무대다. 스쿨밴드 출신의 그는 부산, 동경의 록 페스티벌 수상자로 고교 시절부터 보컬 실력을 인정받았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그의 매력. 덕분에 음악적 선이 굵은 뮤지션들과 함께 한 무대가 여럿이다. 임재범, 윤종신, 박정현, 김범수 등 개성이 뚜렷한 뮤지션들의 세션을 맡아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9.01.08 20:03

'삶의 쉼표…'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이색 전시회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이 이색 전시회로 기해년 새해 문을 열었다. 삼례문화예술촌 내 모모미술관에서 오는 2월 24일까지 진행되는 이일순 작가 초대전과 디지털아트관에서 3월까지 열리는 아트놈 작가전. △모모미술관, 이일순 초대전 모모미술관은 전북 지역작가와 함께 세계적인 작가들을 초대,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시즌별 기획전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초대전의 주인공은 이일순 작가. 이 작가는 쉬어가기를 주제로 도시에서 늘 꿈꾸었던 상상 속 고요한 숲, 너른 들판에 일상 속에 등장하는 사물들과 소소한 이야기 등을 상징화해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요즘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이란 용어가 유행하고 있는 걸 보면, 많은 사람이 이제는 자신을 대접하는 일에 좀 더 적극적으로 된 것 같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매일 매일의 삶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려 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주군산서울 등을 오가면 22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30여 차례 초대기획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아트관, 아트놈 개인전 이상한 나라의 ARTNOM 디지털아트관은 미술작품 세계를 영상으로 구현한 미디어아트 등 미디어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체험형영상관이다. 이번에 마련된 전시는 아트놈 작가의 이상한 나라의 ARTNOM. 아트놈(ARTNOM 본명 강현하) 작가는 현대적인 캐릭터에 전통 민화풍을 가미한 독특한 작업으로 주목을 받아온 팝아티스트다. 아트놈은 미술을 하는 남자, 즉 아트 하는 놈을 줄여 만든 예명. 이번 전시에서 아트놈 작가는 활기차고 재미가 넘치는 작품성향이 고스란히 담긴 10여 점의 그림과 조형물을 선보인다. 활짝 웃거나 미소 짓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이 잠시 삶의 무게를 잊고 동심 속으로 여행하도록 안내한다. 삼례문화예술촌 심가영심가희 대표는 황금돼지의 해,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하는 데 역점을 뒀다며 주민과 상생하고, 색다른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예술촌이 세계적인 수준의 문화예술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일제강점기 양곡 창고를 리모델링한 삼례문화예술촌은 지난해 3월 재개관한 이래 6만여명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1.08 20:03

[파리시립미술관 소장 걸작선 ‘피카소와 큐비즘’전] 창조적 파괴…입체주의 한눈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피카소와 큐비즘을 지난해 12월 28일부터 3월 31일까지 전시하고 있다.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혁명적인 미술사조 큐비즘(입체주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로, 피카소와 브라크를 필두로 로베르 들로네, 페르낭 레제 등 입체파화가 작품 90여 점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파리시립미술관 소장 걸작들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하는 특별전이다. 1907년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뜨리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세상에 내놓는다. 피카소는 서양의 르네상스 예술가들이 대상을 정지된 시점에서 보고 조화로운 구성을 추구한, 오백 년 지켜오던 전통을 파괴하고 대상을 다중 시점에서 분석배열조합함으로써 관점의 다중화를 통해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창조한다. 이에 영향을 받은 조르주 브라크도 여러 시선으로 바라본 대상을 한 화면에 동시에 구현한다. 초현실주의, 추상, 미니멀리즘 등 현대미술은 피카소와 브라크가 주도한 입체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입체파는 원시미술과 후기인상파 폴 세잔에게 힘입고 있다. 피카소가 이끈 입체파가 엄격한 기하학적 구성을 중시하고 무채색을 주로 사용했다면, 그 후 입체파 화가들은 색채를 회화의 본질적인 구성요소로 삼았다. 공간적 요소인 형태와 시간적 요소인 리듬과 함께 화려한 색채를 감각적으로 구사한 오르피즘을 창조한다. 오르피즘은 그리스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에서 유래한다. 그 대표적 화가로 로베르 들로네(Robert Delaunay, 1885~1941)와 그의 부인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ay, 1885~1979)가 유명하다. 전시실 마지막에는 5m가 넘는 초대형 크기의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의 리듬 시리즈 작품 4개가 성벽처럼 초현실적으로 차지하고 있었다. 들로네부부의 작품은 크기만 압도적인 것이 아니라 수십 개의 다양한 색채로 조화와 율동성이 뛰어난, 80년을 앞서간 걸작을 창조했다. 그 모던함에 압도돼 한참을 전시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로베르 들로네는 한창 일할 나이 56세에 생을 마감했지만 부인인 소니아가 그의 뒤를 이어 오르피즘을 응용 발전시켰다. 1964년 당시 생존하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루브르박물관에서 전시회를 가졌고 1975년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명예로운 레지옹 도뇌르훈장을 받았다. 이번 전시는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의 발견이었다. 필자에게는 타임머신을 탄다면 만나고 싶은 사람 목록이 있는데 두 사람을 추가하게 되어 기뻤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19.01.06 19:20

전주역사박물관 “돼지꿈, 재복꿈, 술술 풀리는 새해되세요”

돼지꿈, 재복꿈. 돼지는 재물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복의 근원. 전주역사박물관이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해를 맞아 특별전 돼지몽夢 전을 열고 있다. 오는 2월 24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 이번 특별전은 전주역사박물관이 지난 2008년 무자년(戊子年) 쥐띠해부터 매년 진행해 온 열두띠전의 마지막 전시로, 민화박제물 등 돼지 띠 이야기들을 담은 유물 50여 점을 선보인다. 유물들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과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비롯해 전국 8곳의 박물관에서 대여했다. 이 중에는 재물과 복을 불러온다는 산돼지를 그린 민화 산돈도, 청동기로 만든 솥형태의 조선후기 제기 시정(豕鼎), 왕실 행사 때 왕권의 상징으로 사용된 육정기(六丁旗) 중 돼지가 그려진 정해기, 볏짚으로 새끼를 꼬아 만든 돼지공예품, 멧돼지 박제물 등이 눈길을 모은다. 60년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기해년. 전주역사박물관은 기해년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으로 1839년 천주교도들을 탄압한 기해박해, 1899년 국내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개통 등을 들었다. 또 전북 지역에서는 1899년 조선왕실의 시조 묘역 조경단의 전주 조성을 꼽았다. 또 돼지해에 태어난 역사적 인물로 고구려 동명성왕, 통일신라 태종무열왕, 후백제 견훤, 조선 태조 이성계, 광해군, 홍대용, 고종비 명성왕후, 이승만 전 대통령, 프랑스 마리앙투아네트와 중국 장개석 총통 등을 소개했다. 이번 특별전과 함께 전시실 안에서는 돼지저금통과 돼지배지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돼지해의 의미와 전통을 배울 수 있는 체험행사도 진행한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 관장은 재복과 길몽의 상징인 돼지 해를 맞아 전시도 관람하고, 돼지꿈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리는 한 해가 되길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1.0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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