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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 끝없는 곡창지대, 드넓은 갯벌 등 전라도의 풍요로운 산하는 축복인 동시에 침략과 수탈의 대상이었다. 전라도 사람들은 가혹한 역사의 부침에도 강인한 끈기로 이 땅을 지켜냈다. 전라도 미술가들 역시 묵묵히 지켜보고 가슴 속 깊이 삭이면서 전라도를 형상화해왔다. 오는 20일부터 12월 9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천년 전라 특별전 전라굴기는 전라도 미술가들의 응축된 힘을 보여주는 자리다. 이들은 천년 전라의 기상을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현대미술로 제시한다. 도립미술관은 이 특별전을 위해 기획전 천년 흐르는 물, 천년 지켜온 땅을 진행한 바 있다. 도립미술관은 소장품과 전라도 출신 미술가들의 기념비적인 작품 45점을 통해 전라 사람, 산하, 굴기를 드러낸다. 굴기는 몸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기울어져 가는 집안에 훌륭한 인물이 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전라 사람에서는 격동하는 시류 속 민중을 이끈 영웅들과 이 땅에서 꿋꿋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사실 조각의 선구자인 강관욱의 석조와 테라코타 작품, 거친 붓질로 동학농민혁명의 영웅을 그린 김성민의 작품, 주름을 통해 치유를 지향하는 김철규의 작품 등을 전시한다. 전라 산하에서는 전라도 자연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부각한다. 전라도 산하를 강렬한 색채와 힘찬 필치로 표현한 박남재의 작품, 어릴 적 김제 들녘에서 바라본 모악산을 하나의 형상으로 끌어낸 김범석의 작품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물 위를 떠다니는 새들, 봄을 맞는 전북의 산하, 비 내리기 직전의 새만금 들판을 담은 곽풍영의 영상도 상영한다. 또 전라 굴기에서는 새로운 천년의 꿈과 기백을 담은 독창적인 작품들을 통해 전라도의 강인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전라도 민초들의 정신적 중심에 있는 미륵 사상을 구현한 이호철의 조각, 목어(木魚)가 만들어지게 된 불교 설화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한 김한창의 조각 등이다. 그리고 전시 기간 캡슐 편지 쓰기와 거울 자화상 그리기, 가죽 지갑 꾸미기 등 체험 행사도 함께 운영한다. 전북도립미술관 김은영 관장은 전라도 천년을 기념하는 이번 특별전은 전라도 사람들의 예술적 함성이자 다가올 시대에 대한 기상이라며 걸출한 미술가들의 독창성과 품격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개막식은 20일 오후 4시 도립미술관 로비에서 개최한다. 앞서 오후 3시부터는 군산 이당미술관 정봉화 이사장이 천년의 한(恨)이여, 전라여 크게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는 장단이 대북 연주와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스스로 묻고 답해온 10년간의 결과물입니다. 장단이 어떻게 전이됐는지 같이 즐겨주십시오. 대북 채를 잡은 지 10년이 지났다는 타악연희원 아퀴의 연주자 이순하 씨가 전국의 몇 안 되는 대북 연주자들과 협연 무대에 오른다. 19일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이순하 씨는 10년쯤 해보고 이야기하자는 이야기를 연주활동을 시작할 때 참 많이 들었다며 대북이 가지고 있는 순수 악기 소리에 담겨야 할 것은 가장 자연스럽고 익숙한 우리의 것 장단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이순하 씨가 총괄제작을 맡아 무대에 서는 이번 대북프로젝트 轉移;전이(transfer)공연에는 정규하, 김경수, 손의진, 박종대, 최상진 씨 등이 연주에 참여한다. 눈여겨볼 프로그램은 이순하 씨가 직접 편곡에 참여하여 대북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주하는 TEMPEST 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대북의 독주 대북 산조가 있다. 이외에도 대북, 모듬북, 장구, 꾕과리로 편성된 타악 협주곡 군악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전 좌석 무료.
진안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에서 꿈꿔온 예술이 영글어 꽃을 피웠다. 진안 문화의집에서 9년여 동안 근무했던 김춘희 씨와 계남정미소의 성장을 지켜봐 온 박선자 씨가 천에 그린 그림을 전시한다. 17일부터 26일까지, 전시제목은 심심파적(心心破敵)이다. 김지연 계남정미소 관장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지방에서 여자로 늙어간다는 일은 소리 소문 없이 사위어 가는 일이라며 계남정미소가 운영이 이어질 수 있도록 따뜻한 도움을 준 이들이 이곳에서 전시를 해 고맙고 반갑다고 말했다. 흰 광목에 능소화, 수국 등 가슴에 품었던 정열을 담아냈다. 이들이 수줍게 내미는 작품들이 심심파적이라고 하지만, 누구보다도 예술에 대한 깊고 깊은 바람과 설렘을 지니고 있다. 오픈식은 17일 오후 4시.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과 수석 연주자들로 구성된 뉴욕필하모닉 스트링콰르텟이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함께 1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을 연다. 2017년 결성된 뉴욕필하모닉 스트링콰르텟은 악장 프랭크 후왕, 부악장이자 제2 바이올린 수석 셰릴 스테이플스, 비올라 수석 신시아 펠프스, 첼로 수석 카터 브레이 등 총 4명의 연주자로 구성돼 있다. 이들과 함께 2017년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전주를 방문한다. 이번 공연에서 뉴욕필하모닉 스트링콰르텟은 고전주의 시대 걸작 하이든의 현악 4중주와 낭만주의 시대 실내악 대표작인 브람스의 현악 4중주를 새롭게 해석해 들려준다. 뒤이어 선우예권과 함께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를 협연한다. 뉴욕필하모닉 스트링콰르텟과 선우예권의 협연은 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16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국악&홀릭 컴퍼니가 주최하는 2018 신나는 예술여행(전라권) 사업이 10월에도 이어진다. 국악&홀릭 컴퍼니는 이달 전북 4개 지역을 방문해 4차례 국악 공연을 펼친다. 오는 18일 오후 6시 군산 다음세대학교에서 공연을 한다. 이후 정읍 자애원(23일 오후 3시), 순창 노인복지센터(24일 오후 2시), 전주 아이들천국 지역아동센터(25일 오후 5시)에서 이어진다. 기관과 관객 특성에 맞춰 기악곡, 소리곡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경아 국악&홀릭 컴퍼니 대표는 특수계층을 대상으로 매년 지속적인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이 13일 오후 2시부터 음악과 시, 영화가 함께하는 가을 문화제를 연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7080 음악과 시낭송,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밌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해 온가족이 즐길 수 있다. 전북대중가수협회 회원인 라이브 가수 이관종 씨가 10월 어느 멋진 날에와 먼지가 되어 등 7080 대중가요를 통기타 연주와 함께 들려준다. 김선근 시인은 탑동댁을 낭송한다. 모투누이 섬에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 영웅 마우이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애니메이션 영화 모아나도 상영한다. 이와 관련해 퀴즈를 내 선물도 증정한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청아하고 맑은 가을날 박물관 옥외 뜨락에서 문화를 마음껏 향유하길 바란다며 가을 문화제가 친근한 박물관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딱딱한 금속이나 나무, 뜨거운 열 등을 다루는 힘든 작업이다 보니 갈수록 꺼리고 전국적으로 조각가도 줄고 있어요. 하지만 전북에서는 묵묵히 작품도, 삶도 단련하는 조각가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각 분야에서 전북 미술가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엄혁용 조각가(전북대 교수)가 지난 5월 개인전을 열며 했던 발언이다. 지역에서 조각을 하는 작가들이 생기고 조각 분야가 꾸준히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 이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익산예술의전당이 강용면, 엄혁용, 성동훈, 박찬걸, 한정무 등 전북지역 중견 조각가 다섯 명을 조명했다. 12월 20일까지 야외광장에서 일상의 조각(Art is Public) 전시회를 연다. 스틸, 알루미늄을 비롯하여 아크릴, 합성수지 등 각기 다른 재료와 기법을 사용해 제작한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북 조각가들의 작가의식과 조형적인 미감을 감상하고 예술작품을 생활공간으로 끌어내 향유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조각가 엄혁용은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재생과 환원에 대한 내면의 의미를 담아낸다. 작품세계의 근간은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다. 고목나무, 스테인리스 스틸알루미늄 등을 결합해 과거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인문학 정신을 표현했다. 성동훈의 돈키호테 연작은 실험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신작을 보면 소에 올라 탄 돈키호테가 여전히 꿈과 이상을 향해 창을 박력 있게 겨누고 있다. 주인공이 타고 있는 소는 저돌적인 야생의 소다. 이는 비이성적이고 광기어린 시대를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돌파하겠다는 상징이다. 인간의 희로애락과 기존질서에 대한 부정, 사회의 갈등 문제를 작품화하는 강용면. 작가만의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PC(polycarbonate), 자동차 외장 도료, LED 등 전통 조각에서 사용하지 않는 소재와 기법을 활용한다. 불평등한 사회와 거친 내면이 응집된 작품 응고는 철골 구조에 손으로 접착제를 덧칠해 완성했다. 박찬걸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과 르네상스 시기의 조각상에 새로운 호흡을 부여한다. 거장의 인물상을 3D화한다. 그러나 인체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것이 하니라 일부를 비우고, 공간적 틈을 열어 놓아 원본과는 다른 공간의 미학을 부여한다. 한정무는 안과 밖, 주체와 타자, 막힘과 뚫림, 음(陰)과 양(陽), 채움과 비움, 찰나와 영겁 등 이분법적이고 상반된 개념을 함께 담아낸다. 서로 다른 크기의 조각을 이어 일정한 궤적을 만든다. 이는 상반된 개념이 만나는 찰나의 순간, 시간과 공간의 만남이라는 확장된 개념을 포괄한다.
한국 화단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중견 작가를 초대해 지역민에게 예술성과 신선함을 동시에 보여주겠다는 전주 문화공간 기린. 이번 초대작가는 김정숙 한국화가다. 16일까지 열리는 초대전 천년 한지, 달빛에 물들다에서는 김정숙 작가의 새로운 작업 주제와 형식을 감상할 수 있다. 그간 꽃과 아름다운 자연을 담았다면 최근 3년간 달 항아리를 화폭에 끌어왔다. 전통의 백미인 달 항아리를 통해 비움과 지움을 지향한다. 또 한지로 꾸준히 입체작업을 해온 작가는 재료의 특성을 살려 해묵고 발효된 느낌의 색상을 표현했다. 김 작가는기교를 지워 기품을 새겼고 빛깔을 지워 달빛을 빚었다며 뽐내지 않아 푸근하고 억지가 없어 너그러운 달 항아리는 모든 것을 비웠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있다고 말했다. 이현옥 문화공간 기린 관장은 김정숙 작가가 지닌 탄탄한 시각적 역량과 작업변화는 관객에게 정서적인 안정감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공간 기린은 교육 및 세미나 등을 하는 문화예술 사랑방도 진행하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작고 명인(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삶을 조명하는 2018 명인 오마주 공연을 한다. 13일부터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공연장. 올해 명인 오마주 공연은 고(故) 김윤덕김덕순강도근 보유자 등 매주 한 명의 명인을 선정하고, 그 명인이 평생을 바쳐 이룩한 예술세계를 영상사진음반 등을 통해 살펴본다. 이와 함께 명인의 제자들이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헌정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개인사인 동시에 시대사이기도 한 그들의 예술혼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를 담았다. 13일에는 거문고로 큰 일가를 이룬 녹야 김윤덕(1918~1978,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보유자) 작고 보유자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그의 예술과 삶의 여정은, 뒤를 이은 제자의 증언을 통해 그 가치와 위상을 드높인다. 김윤덕 명인의 제자인 가야금산조 보유자 이영희와의 대담이 진행되고, 대한민국예술원 유고 회원인 고 황병기의 회고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다. 20일에는 월하 이전 월하 없고, 월하 이후 월하 있을까라는 찬사가 따라붙는 월하 김덕순(1918~1996,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작고 보유자를 조명한다. 이와 관련 김덕순 명인의 제자인 가곡 보유자 김경배김영기의 대담이 이어진다. 또 27일에는 금파 강도근 작고 보유자(1918~1996,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를 기린다. 농사꾼이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삶을 단단한 소리로 뿜어내며 지역 소리 발전과 후학 육성에 힘썼다. 강도근 명인의 제자인 판소리 전수교육조교 김수연과 명인의 조카인 가야금병창 보유자 안숙선의 영상 등이 마련돼 있다. 모든 공연은 무료다. 문의 063-280-1500.
이정희 수채화가가 14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2관에서 열 번째 개인전음(音)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을 풍경과 첼로 악기를 한 작품에 담았다. 자작나무 숲과 억새밭 등을 배경으로 한 그림에서 아름다운 첼로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하다. 무르익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그대로 그린 것은 아니다. 가을을 대표하는 갈색 보다, 자신이 가진 계절의 느낌을 자유로운 색으로 표현했다. 이 작가는 가을의 색을 수없이 꺼내어 보니 계절과 어울리는 색이 무엇일까 궁금했다며 굳이 가을과 어울리는 색을 갈색으로 정하고 작품을 그리기 보다, 사람들에게 다양한 가을의 색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에 수많은 시도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초대전을 마친 그는 다양한 시각예술이 존재하는 유럽에서 전시회를 열며 활동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며 이전과 다른 작품을 내놓기 위해 작업실에서 홀로 분주한 시간을 보낸 것이 보람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정희 작가는 개인전을 비롯해 200여 회가 넘는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아트 배너작가 및 세계미술축전 초대작가, 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의 경력이 있다. 현재 수채화 아뜨리에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 대의원 및 전주지부 이사, 환경미술협회 전북지회 사무국장, 전주대 평생교육원 미술아카데미 교수로 활동 중이다.
전주아버지합창단이 11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일곱 번째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는 어린 시절 마음을 그려낸 동요부터 청년 시절 감성을 자극했던 7080 노래까지 과거를 회상하는 곡들로 가득하다. 남촌, 사공의 그리움 등 고향의 풍경을 담은 가곡도 한편을 차지한다. 이외 전북빅밴드 드림사운드, 소울 스트링 콰르텟(Soul String Quartet), 소프라노 이미성이 함께 멋진 하모니를 연출할 예정이다. 2011년 창단한 전주아버지합창단은 노래를 사랑하는 평범한 40~70대 아버지들로 구성돼 있다. 음악 전공자가 아닌 순수 아마추어로 교사, 목사, 공무원, 회사원, 주유소 사장, 출판사 대표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모여 화음을 맞춘다. 이들은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매년 정기연주회와 기획초청연주회를 열고 있다. 이외 연탄 배달, 산타 선물 포장 등 다양한 봉사 활동도 펼치고 있다. 전주아버지합창단 박충주 단장은 무대에 선다는 것이 다소 쑥스럽기도 하지만 우리 합창단을 지원해준 분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특히 항상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고 격려해준 사랑하는 아내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붉게 물든 단풍이 깊은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동네 풍경. 하늘과 산 집들이 느낌으로 구분될 뿐 모두가 한 덩어리로 녹아있다. 가을의 느낌을 한숨에 포착해서 욕심 없이 흐르는 농익은 붓질로 표현했다. △윤재우 화백은 1944년에 오사카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미술과 교수,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장,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전북의 젊은 서양화가인 이가립과 한국화가 김판묵이 신작 개인전을 연다. 이가립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 Beautiful People은 17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다. 이 작가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까만 감정들,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그 감정의 이야기를 나의 언어로 얼굴에 담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지 못해 마음의 병을 얻은 얼굴은 어떤 표정일까. 그의 페이스 시리즈는 2011년 이렇게 시작했다. 재료 선택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는 작가. 단순하지만 감정을 그대로 전달할 방법으로 종이와 오일 파스텔, 스크래치 기법을 선택했다. 여러 색으로 밑 작업을 하고 그 위에 얼굴을 그리고 칼로 긁어낸다. 그 위에 다시 얼굴을 그리고 긁어내는 스크래치 기법을 되풀이한다. 지워지지만 잔상은 화면 위에 남고 여러 잔상이 겹쳐지면서 하나의 응집된 얼굴을 만들어낸다. 군산에서 활동하는 김판묵 작가는 군산 창작문화공간 여인숙에서 14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여인숙에서 진행하는 청년공동체 프로그램에 선정돼서다. 김 작가는 사이를 주제로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자신만의 다양한 선택을 찾아가고자 한다. 그는 군산의 안과 밖으로부터 바람이 분다며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를 최대한 희망적으로 바라보며 여기저기 바뀌기 시작하지만 정작 머무는 사람들은 관망적이며 감흥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모습이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현재의 우리다. 과정과 시간에 대한 중요함보단 다수의 선택에, 또는 관념적인 시선에 의해 결정되는 결과를 보며 의문을 가진다. 그의 작품에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갖는 고민, 침묵과 어둠 속에서도 갖는 희망이 담겨 있다.
완주 연석산미술관(관장 박인현)에서 전북대 한국화 전공 학생들의 릴레이 개인전이 열린다.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전시를 여는 첫 주인공은 김효훈장수지 씨다. 김효훈은 규제와 보호 사이의 모순을 표현했다. 그는 인간을 지키기 위해 시스템이 만들어졌지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 모순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를 적절히 표현할 소재로 인간이 만든 대표적인 인공물, 아스팔트를 선택했다. 도로에 그림을 그려 생명력을 부여했다. 그래픽 작업을 더해 한계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수정재구성을 했다. 장수지 작가를 생동하게 하는 힘은 자연이다. 빛으로, 소리로, 냄새로, 촉각으로 느껴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창 너머 짙은 바다와 부서지는 파도를 창문에 분채로 그리기도 했다. 제33회 무등미술대전 특선, 전국대학미술공모전 입선을 했던 장 작가는 2015년부터 꾸준히 단체전에 참여하고 있다. 김효훈장수지 2인전을 시작으로 5주간 10여 명의 전북 한국화단 새 인물들이 차례로 작품을 선보인다.
누이여,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유중철이 아내 이순이에게 보낸 서한 중) 전주 치명자산에 얽힌 순교자들의 거룩한 사랑 이야기가 우아하고 절제된 몸짓으로 형상화된다. 절대 신을 향한 믿음으로 무한한 본능과 욕망을 비워낸 동정부부. 그들의 사랑은 가볍고 자극적인 현대인의 관계를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한다. 강명선현대무용단이 20주년 특별기획전 여정을 시작으로 특별기획공연 백 년의 조각들- 치명자산 몽마르뜨를 선보인다. 11~12일 오후 7시 전주한벽문화관 공연장. 백 년의 조각들-치명자산 몽마르뜨는 한국의 몽마르트라고 불리는 치명자산을 모티브로 창작한 작품이다. 치명자산 성지에는 전라도 최초의 신자인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그의 아들 부부 유중철 요한이순이 루갈다 등 순교자 7명이 묻혔다. 치명자는 순교자를 이르던 말이다. 동정부부로 널리 알려진 유중철과 이순이도 순교자들이다. 이들은 동정을 지키기로 맹세하고 결혼 후에도 남매처럼 지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작품 전반에는 순교자들의 영성(靈性)이 고요하게 머무른다. 강명선 총예술감독은 두 사람의 고결한 삶과 사랑을 절제된 안무와 무대 연출로 그려낸다. 그간 그가 보여줬던 작품들과는 결이 다르다. 동정부부를 다룬 만큼 남녀 무용수가 부딪히는 장면은 없다. 절대 신을 향한 순결한 영혼들의 끝없는 고독만 드러낼 뿐이다. 무대도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대신 그의 솔로 안무와 치명자산에 관한 이미지 영상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무대영상연출은 정상용 동아방송예술대 무대미술과 교수가 맡았다. 조안무는 김영진 System on public eye 예술감독, 강소영 백야무용예술원 대표가 책임졌다. 강명선 총예술감독은 동정부부는 작품을 준비하는 내내 나에게 지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사랑에 관한 수많은 작품을 발표해왔지만 50대가 돼서야 진짜 사랑이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꼈다며 결국 완성된 사랑은 부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너무 흥겹고 신나고 다들 재주가 좋아. 뭐하나 뺄 수가 없이 다 잘해서 아침부터 구경했어. 성화 봉송도 하고 축제도 열고 엄청 뜻깊은 날이야.(완주군 주민 김차순이금자 씨)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에서 8일 제1회 대한민국 농악제가 열렸다. 행사는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을 수탁 경영하는 ㈜아트네트웍스(대표 심가영심가희)와 완주군이 주최주관하고 문화재청, 한국관광공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전라북도, 전북일보사, 우석대 등이 후원했다. 심가영 ㈜아트네트웍스 대표는 양곡 수탈의 장소이기도 했던 완주도 농업, 농민의 도시인데 문화재급의 농악단이 없는 게 아쉬웠다며 전국의 대표 농악단을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초청해 각지의 신구 농악인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판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 부안과 정읍 농악을 비롯해 서울, 천안, 구미, 완도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거나 역사 깊은 농악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전 10시부터 서울의 솟대쟁이패와 천안시립 흥타령 풍물단, 부안농악보존회가 화려하고 풍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오후 2시부터는 정읍농악보존회와 구미의 한두레 마당 예술단이 흥을 이어갔다. 완주 삼례읍사무소로부터 연락을 받거나 홍보물을 보고 찾아온 150여 명의 주민은 역동적인 기예에 눈을 떼지 못했다. 열두발 상모 돌리기, 화려한 고깔을 쓰고 추는 춤사위 등 높은 예능 실력을 자랑하는 개인놀이에 따라 응원용 막대 풍선을 연신 흔들었다. 완주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봉동 용암마을굿보존회, 비봉면 칠채굿농악단, 삼례농악단 등 13개 읍면 농악단도 참여해 완주 문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서는 전북에서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릴 제99회 전국체육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성화 봉송도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행사를 관람한 유지화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7-2호 정읍농악 상쇠 예능보유자는 이 길(농악)을 걷는, 내로라하는 친구들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라며 호남장고의 대표적인 인물인 신만종 후배가 고향(완주)에 내려와 농악을 빛내는 자리를 마련해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행사는 신만종 감독이 총괄 기획했다. 삼례문화예술촌 소극장 시어터 애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대한민국 농악제는 매년 이어질 예정이라며 행사를 통해 완주를 농악과 전통문화의 중심 도시로 인식시키겠다고 말했다.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한글 서예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세종한글서예연구회(회장 정명화)는 12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2018 정기회원전과 제39회 학생붓글씨대회 우수 작품전을 갖는다. 좋은 시나 명언 같은 글귀를 화선지에 다양한 한글 서체로 풀어냈다. 김완영, 이강윤, 정찬주 등 전국에서 온 서예가 35명이 참여한다. 정명화 세종한글서예연구회장은 전시를 통해 한글의 참 가치와 소중함을 깨닫고 한글날의 감격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에서는 백담 백종희 서예가를 31일까지 초청했다. 한국서예교류협회장, 전라북도 전주장학숙 서예지도 강사,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백 서예가는 한글 조형성 연구로 전북 한글발전 유공자 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글조형 작품 14점과 완주의 노래호남가완판본 열녀춘향가의 사랑가를 쓴 작품 등을 선보인다. 완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완주의 노래는 판본체로 썼다. 전라도 정도 천년의 의미를 담은 호남가는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화폭에 백담민체로, 완판본 열녀춘향가의 사랑가는 가로 4m, 세로 1m 크기에 달하는 전주 한지에 완판본체로 각각 담았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겹침과 쌓음의 구조를 통해 매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가 일구어낸 세계는 자연을 해석하는 규범이 될 만하며 언제나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전국광 조각가는 1981년 국전 비구상 부문 대상, 1979년 국전 문화공보부장관상, 1977년 공간미술대상전 우수상을 받았으며, 영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중국 가무악의 집대성이라 일컬어지는 중국 강소성예술단 민족악단이 전주와 남원에서 공연 대륙의 음악혼을 선보인다. 전북도립국악원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공연은 3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무대, 4일 오후 7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만날 수 있다. 전북도립국악원은 2010년부터 중국 강소성과 상호 방문 공연을 진행해왔다. 강소성예술단 민족악단의 연주자 40여 명은 전통음악 합주와 여성남성 독창 등 레퍼토리 10개로 중국 전통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평소 접하기 힘든 중국 전통악기인 쟁과 비파, 얼후 독주는 공연의 관람 포인트다. 전북도립국악원 이태근 원장은 국악원은 매년 3~4차례의 해외 공연을 통해 전북이 국악의 본고장임을 알리고 있다며 이번 강소성예술단 민속악단 초청 공연을 통해 전북도와 강소성의 우호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주 팔복예술공장(FoCA)이 11월 25일까지 입주 미술가 다섯 명과 릴레이 기획전을 연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이 운영하는 팔복예술공장은 지난 7월부터 입주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해 세 가지 전시를 공동 기획했다. 작가로서의 생존과 가정 경영의 불안정을 다루는 일심동체로 구걸하기(10월 9일까지), 테크놀로지와 신체의 관계를 돌아보는 호접몽: 유기체의 꿈(10월 16일~11월 4일), 내면의 표상을 실험하는 팝업북 전시 블랙북(11월 8일~11월 25일)이다. 현재 진행중인 전시 일심동체로 구걸하기는 입주작가 정진용이 아내이자 동료작가인 장희진과 함께 구성한 전시다. 가족의 의미와 더불어 작가로서 세상 살아가기의 애환을 털어놓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투명한 모금함이 궁금증을 일으킨다. 만일 작품을 보시고 조금이라도 감동하셨다면 우리 부부의 작업 지속을 위해 자발적으로 헌금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모금함에 붙어 있다. 이들은 전시는 이 바닥에서 누구나 꺼리는 작가끼리의 결혼과, 심지어 미친 짓으로 평가되는 아들 셋의 육아를 감당해 내면서 부부가 작가로서 자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지에 대한 실험이라고 밝혔다. 모금액은 전시 기간에 매일 기록되고 비닐팩에 담아 함께 전시된다. 10월 7일 오후 2시에는 김성호 미술비평가의 주도 아래 정진용, 장희진 작가의 관객과의 대화가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팔복예술공장의 만화방, 그림방, 카페 등의 시설은 매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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