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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풍경을 주제로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김철규 화가. 그는 삶에 대한 실존과 철학에 대한 답을 인체, 주름에서 찾는다. 주름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는 일반적인 상징이지만 동시에 개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삶의 이력이 다르듯 주름은 개개인마다의 삶의 지문이다.작가는 주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한다. 지극히 인간적인, 소박하지만 감동을 주는, 성실한 이웃의 얼굴과 손을 캔버스로 옮겨온다. 화폭에 주름을 담아내는 과정은 녹록치 않은 삶의 여정만큼이나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아크릴물감을 겹겹이 바른 후 사포로 갈아 형상을 만들어낸다. 사포로 갈아내는 과정은 비워내는 작업이고 남은 부문은 채워진 것인데, 이러한 비움과 채움역시 삶과 같다.작가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인간적인 부분을 찾았는데 그것이 주름이었다고 한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해답이 그곳에 있다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이며, 동시에 가장 특별한 대상이라는 것.그의 화폭에 담긴 주름은 작가에게 감동을 준 이들의 것이다. 어머니와 이웃의 얼굴과 손. 어머니는 자신의 또 다른 자화상이기도 하다.작가는 오는 15일까지 전주 갤러리 누벨백에서 11번째 개인전, 인체풍경-비움과 채움展을 연다. 어머니의 인생을 담은 200호의 대작을 포함해 1년여 동안 준비한 노작 10여점을 선보인다. 얼굴과 손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삶의 좌표를 살피게 하는 작가의 물음이 음성으로 작품과 함께 어우러진다.현재 군산대학교에 출강하고 있으며,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이다. 전북청년작가위상작가상과 전북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흔히 예술가들에게는 창작의 고통이 있다고 하지만 요즘은 생계에 대한 고민이 더 큰 것도 같다. (재)전주문화재단(이사장 김승수)은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선정해 창작 활동금을 지원했다. 이들이 금전적 걱정 없이 작업에 매진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재단의 지원을 받은 신진작가들이 이에 따른 결과물로 자신만의 실험정신 가득한 창작물을 선보인다.올해 전주신진예술가 지원 사업에 선정된 예술가는 소보람(미술-설치), 최은우(미술-디지털페인팅, 애니메이션), 김선(현대무용), 조민지(창극) 등 4명.설치미술가 소보람씨는 오는 9일까지 서노송동 폐공가(완산구 물왕멀2길 5-4, 전주시 매입 폐공가)에서 눈동자 넓이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것전시를 한다. 버려지거나 방치된 장소에 흩어진 고유한 흔적들을 탐색채집하고, 설치물을 제작한다. 그는 도시 안의 몇몇 장소는 역사적 의미와 상관없이 경제적 이유로 비워졌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비워진 땅의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시각적, 심리적으로 탐색하고 공공의 영역으로서의 장소성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디지털페인팅과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미술가 최은우는 지난 2011년 최고은 작가의 쓸쓸한 죽음과 고독을 모티브로, 고립에 빠진 우리의 불편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현대인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가며 스스로 감추려는 심리상태를 표현한 전시 고립-외로움으로 고통 받는 시대는 6일(오프닝 오후 5시)부터 19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이어진다.현대무용가이자 CDP무용단 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선씨는 오는 15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에서 공연 쓰고버리기를 올린다. 쉽게 쓰고 버리는 현대사회를 풍자한 작품으로, 유행에 맞춰 옷가지들을 버리고, 애지중지 키우던 애완동물마저 버리고,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쉽게 정리하는 사회문제를 현대무용에 극형식을 가미해 선보인다. 박준형 정민아 안유리 이주은 한정주 안지수 박수로 김예림 정소진 문혜원 정효인씨도 공연에 참여한다.벼리국악단 소속 젊은 국악인 조민지씨는 세월호 참사의 애석함을 주제로 창극 벙어리남편 대본을 집필했다. 모두가 기다린 구조소식은 뒤로하고 책임자 따지기에만 급급했던 현실을 겪으며, 정의를 말하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못해 결국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사회를 비판하고자 한다.조씨가 극본연출작창한 창극 벙어리남편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에서 볼 수 있다. 이건일 이정원 진은영 김이선 박현미 김재인 임승준 박세롬 염지혜 등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춤을 추는 무용인이 신명나는 가락에 몸을 맡기고 최고의 정점에 도달하면 카타르시르를 맛보게 되는데, 이때 관객 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전통춤에서는 이를 흥(興)이라고 부른다.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원들이 6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원숙한 기량을 바탕으로 한 쟁이들의 흥을 선보인다.도립국악원 무료 상설공연인 목요국악예술무대의 일환으로, 무용단이 꾸미는 올해 마지막 상설공연. 박현희 무용단 수석단원이 직접 기획연출한 이번 공연은 무용단원들의 독무(獨舞)가 아닌 동무(同舞)로 풀어낸다.무대는 전통춤의 기본적인 춤사위는 지니지만 특별한 형식 없이 내재적인 흥에 맞춰 추는 춤 허튼법고로 시작한다.이윤경 백인숙 김윤하 이윤서 김혜진 단원은 여인들이 쉽게 지닐 수 있는 목수건 손수건 머릿수건 등을 활용해 멋스러운 몸짓을 선보이는 흥푸리를 춘다.버꾸춤은 농악기 버꾸를 손잡이 없이 줄로 연결시켜 움켜쥐고 돌리는 춤으로, 다양한 타악 가락에 어우러지는 역동적인 춤이다. 이은하 박현희 이유미 최은숙 배진숙 양혜림 송형준 오대원 단원이 무대에 오른다. 백인숙 이현주 이윤서 김혜진 단원 등은 매력적인 민속춤 중의 하나인 장고춤을 선보인다.도립국악원 무용단의 대표 타악 춤들을 모아 구성한 작품 타(打)노리는 웅장한 규모에 화려한 기량을 겸비한 흥겨운 무대. 무용단 전 단원과 관현악단의 서인철 단원의 태평소가 어우러져 흥 오름을 극대화시킨다.
유장하고 장쾌한 필선으로 산을 품었던 故 서일석 화가. 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이 지난 2012년부터 매년 한 차례 지역의 작고 미술가를 초대해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작고작가 초대기획전에 故 서일석 유작전 一石, 산을 품다展을 연다. 오는 16일까지 교동아트미술관.동국대와 원광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고인은 지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원광대 미술대학 한국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특히 화가는 일필휘지로 구사되는 유장하면서도 장쾌한 먹선으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선보여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붓질의 완급과 힘의 조절로 산울림연작을 선보였다. 기운생동하는 수묵의 정신성을 현대적인 조형감각으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평론가들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산수풍경을 현대적 감각으로 포착한 풍정에 알맞은 표현양식을 창안하여 작품을 구성했다(박선규, 1999)거나 능숙한 용묵의 구사는 발문과 파묵, 디테일한 세필묘사로 이어지면서 화면의 분위기를 끊어질 듯 이어지는 긴장된 리듬감으로 고조시키는가 하면 실타래처럼 엉키었다 풀어지는 듯한 필선의 변주 역시 화면의 격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손청문, 2001)고 평했다.김남수 평론가는 그를 정직하면서도 실험성이 강한 유망한 작가,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현대성을 접목하려고 하는 의식있는 작가, 시대 흐름에 편승하거나 전시효과적인 이즘에 부화뇌동하지 않는 작가라고 했다.김완순 관장은 고 서일석 화가는 한국화의 운신의 폭을 확장한 작가로서의 업적 뿐 아니라 호방하고 자유로운 기질로 많은 사람을 품에 안았던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선생의 열정과 사랑을 추억하고 나누기 위해 유작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산울림연작과 새벽 독도등 20여점이 선보인다.화가는 한국미술협회이사와 전북도전 초대작가, 목우회회원, 아시아미술대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3일 닷새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주제로 6개 분야 165차례 공연에 1300여명의 국내외 연주자가 함께했다. 축제기간내내 비가 왔지만 예년 수준의 관객이 행사장을 찾았고, 판소리 다섯바탕과 산조의 밤개막공연 등 주요 공연을 중심으로 유료 관객은 늘어났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행사장을 집중한 것과 판소리 다섯바탕 공연 형식의 변화 등은 호평을 받았다.△판소리, 새로운 공연양식 제안모던 판소리의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변화를 시도한 판소리 다섯바탕은 판소리 공연 양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소리축제 대표 프로그램이자 전통공연예술의 핵심인 판소리를 축제 행사장 중심공간인 모악당에 배치한 점은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모악당 무대위에 마당같은 무대와 객석을 세우고, 명창들이 다섯바탕을 홀로 또는 둘, 다섯이서 나눠부르거나 함께 부르게 한 형식은 판소리 공연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160석 객석은 대부분 찼고, 소리꾼과 관객이 보다 깊이있게 소통할 수 있었다. 한지영 소리축제 프로그램팀장은 판소리 다섯바탕은 소리꾼과 관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면서 일부 문제점 등을 보완해 내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주제 부합한 공연 인기판소리와 산조 등 전통음악을 중심에 두고, 월드뮤직을 기반으로 국내외 연주자들의 다양한 협연무대를 마련한 축제 프로그램은 소리축제만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세상의 모든 소리를 주제로 15개국 60여명의 연주자가 만들어낸 개막공연은 주제를 효율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짧은 준비기간에도 연주자들은 자국의 고유한 음악을 소개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였으며, 아리랑 새야새야등의 한국민요를 함께 부르며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개막공연은 축제를 찾은 해외 연주자들의 호감을 샀다.전북에서 활동하는 김일구 김광숙 지성자 명인의 무대 산조의 밤과 올해로 4년째 이어지는 한-폴 프로젝트 쇼팽&아리랑, 타악팀 들소리와 프랑스 밴드 로조의 협연, 프랑스 재즈팀과 판소리 협연인 낭코 프로젝트등도 호평을 받았다.그러나 일부 실험성이 강한 프로그램은 공연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일반 관객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축제 개막에 앞서 도내 15개 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소리축제도 호응을 얻었다.△공간일원화 행사 집중도 높여소리전당으로 집중시킨 공간 일원화는 장점이 더 큰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직위원회 입장에서는 행사장 관리와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고, 관객은 동선을 줄이고 집중도가 향상됐다. 우려했던 주차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오송제 편백나무 숲은 지난해에 이어 운치있는 공연장으로 인기를 모았다. 올해 새롭게 마련한 야외무대 소리스테이지(연지홀 앞)는 주로 전북지역 아마추어 연주단의 무대로 활용됐다.휴게 및 편의시설로 확대된 소리라운지는 가족단위 방문객과 연주자들의 교류공간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야외 공연장과 마켓 등이 촘촘하게 구성되면서 공연 관람을 방해하기도 했다.박재천 집행위원장은 비 때문에 일부 준비했던 야외 행사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무리없이 축제가 진행됐다면서 소리축제를 찾은 해외 연주자들의 평가가 좋은데다 유료 객석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것 등은 소리축제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지표라고 말했다.△소리프론티어, 동방박사 우승한편 소리축제 유일한 경연프로그램인 KB 국민은행과 함께하는 소리프론티어에서는 동방박사팀이 1등상인 KB소리상을 수상, 1000만원의 상금과 2017 네덜란드 아메르스포르트 재즈 앤 월드뮤직 페스티벌과 대만국제예술중심 TIMF참가자격을 얻었다. 2등은 박종성 앙상블K, 3등은 두번째달이 차지했다. 소리프론티어에는 총 48개 팀이 지원했었다.은수정, 김보현 기자
국적과 장르를 넘어 융합하는 음악은 새로운 감동을 일으킨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나라의 음악을 비교하며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올해 소리축제에는 한국과 다양한 나라와의 전통 음악 합동 공연이 잇따라 준비돼 있다.소리축제 대표 무대로 자리 잡은 더블 빌(동시공연)은 한국 전통음악과 해외 전통음악을 12부 형식으로 선보이는 공연. 전문가의 해설도 더해 관객의 감상 폭을 확장시킨다. 올해 다른 나라의 전통 성악과 전통 즉흥 연주를 비교감상한다.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한국과 폴란드 교류 공연은 악기 협연뿐만 아니라 양국의 전통 무용도 더해진다. 미국즉흥음악협회(ISIM)와 한국 전통 악기와의 예측할 수 없는 즉흥 공연도 준비돼 있다.△ 만나고 흩어지는 음악더블빌한국 가곡 명인 조순자와 아제르바이잔의 전통 성악 무감(Mugham)을 부르는 보컬 어르주 알리예바의 공연은 10월 1일 오후 2시 소리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조 명인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 보유자로, 국내외 수많은 무대에 오르며 한국 가곡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어르주 알리예바는 최근 주목받는 신예 음악가로 고도의 테크닉을 발휘해 신비로운 분위기의 무감 공연을 선사한다.전북작곡가협회와 터키의 즉흥연주자 조쉬쿤 카라데미르와 오제르 오젤의 더블 빌은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연주회다. 3일 오후 2시 소리전당 명인홀.전북작곡가협회는 주로 현대음악을 다루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전통 시나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서양악기로 연주하는 것이 색다르지만 시나위가 내포하고 있는 전통 가치를 구현한다.조쉬쿤 카라데미르는 터키 전통악기인 바으라마를 연주하고, 오제르 오젤은 류트형 악기인 탄부르를 연주한다. 여기에 보컬이 더해지고, 아르슬란 오메르의 퍼커션이 곁들여지며 숭고한 하모니가 탄생한다.△ 한-폴 프로젝트 쇼팽&아리랑한-폴 프로젝트는 지난 2014년 한국과 폴란드 수교 25주년을 맞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것으로, 이후 매년 양국을 오가며 공연하고 있다.올해는 새롭게 구성한 쇼팽&아리랑을 만날 수 있다. 폴란드 전통음악가들이 아리랑을 연주하며 부르고, 한국 전통 악기로 쇼팽의 음악을 연주한다. 1일 오후 5시 연지홀. 전보다 소리도 정비했고, 양국의 전통무용 무대를 새로 준비해 더욱 풍성한 공연을 선보인다.폴란드 출신 음악감독 마리아 포미아노브스카(Maria Pomianowska)의 진두지휘 아래 폴란드 전통 악기와 한국 전통 음악가들이 국경을 초월한 음악적 교감을 나눈다.공연에는 마리아 포미아노브스카를 비롯해 카타르지나 카머, 파웰 베틀리, 바틀로미에즈 파리가 등 폴란드 연주자 6명과 이향윤 위은영 유승열 등 한국 연주자 5명, 장태연 이수지 최진영 등 한국 무용가 3명이 출연한다.△미국즉흥음악협회(ISIM) 컬래버레이션어떤 소리가 날지 모르는 즉흥음악은 다루기는 쉽지 않지만, 실력만으로 즉석해서 만들어내는 화합은 더없는 짜릿함을 가져온다. 때론 불협화음도 더 뛰어난 수준의 예술이 되는 것이 바로 즉흥 공연. 다국적 즉흥 음악가들이 모여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국즉흥음악협회(ISIM)가 한국 국악인들과 협연을 펼친다. 2일 오후 2시 소리전당 명인홀.이번 소리축제 공연은 10주년을 맞은 협회의 농염한 소울과 도전정신 가득한 젊은 국악예술가들이 만나 벌이는 무대. 협연자는 강은일(해금) 차승민(대금) 박경소(가야금) 연주자. 탄탄한 기본기와 창작능력을 갖춘 연주자들이다. 공연에 앞서 30일부터 이틀간 일반인을 대상으로 즉흥 음악과 재즈에 대해 설명하는 워크숍도 연다.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국악계의 전방위 예술가, 원일이 올 소리축제에서 초연작을 선보인다. 음향 영상 빛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무대는 10월 2일 오후 5시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만날 수 있다.국악계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진 그와의 협업은 소리축제가 오랫동안 바랐던 일이다. 올해는 소리축제가 내건 주제인 세상의 모든 소리와 일상생활 속 다양한 소리에 천착하는 그의 관심사가 맞아떨어지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이번 공연은 지난 3월부터 9월 초까지 경남 통영과 거제도, 서울과 전주 일대에서 4차례에 걸쳐 녹음한 현장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다. 통영 바다와 동굴에서 살다시피 하며 얻은 콘텐츠로, 바닷가에서 굴을 따기 위해 돌아가는 기계소리, 파도 소리, 동굴 안에서 나는 울림소리 등이다. 이를 변형하거나 가공한 후 전자 음악과 각종 타악기, 국악 연주 등을 결합해 새로운 음악으로 만들어냈다. 여기에 이지송 영상감독의 영상과 이미지를 더해 소리와 영상이 결합된 비디오 형태의 작업물을 탄생시켰다.공연은 음향과 영상을 틀어 놓고 3인조 밴드와 초대 가수가 무대에 오르는 형식이다. 프로젝트 밴드 자브라 갱과 DJ TAMA, 최휘선(양금과 퍼커션), 최수정(소리)과 원일(보컬과 퍼커션, 피리)이 함께 출연한다.
여러 국가의 음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월드뮤직 빅파티 출연진이 더욱 풍성해졌다. 한국 일본 프랑스 헝가리를 대표하는 5개 월드뮤직 그룹이 참여해 무대를 선보인다. 10월 1일 오후 7시30분 야외공연장. 현란하면서도 관능적인 플라멩고부터 성스럽고 신비한 보컬, 한국과 프랑스 음악인들의 협연, 서늘한 프랑스 집시음악이 파티의 주인공이다.프랑스 밴드 로조(LoJo)는 한국 창작 국악단체 들소리와의 합동공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982년 창단한 밴드 로조는 프랑스 민요와 집시 음악이 연상되는 선율과 북아프리카의 토속 리듬, 영미권 팝 음악, 주술적 아우라가 뒤섞인 독특한 음악 세계를 보이고 있다.얀-펑슈 케메네르 콰르텟(Yann-Fanch Kemener Quartet)은 프랑스 전통 음악을 선보인다. 이 단체는 프랑스 서부 해안 지역인 브레통(Breton)에서 보존되고 있는 매우 귀한 보컬 스타일을 구사한다. 고대 신전의 어느 제례를 떠올리게 하는 음색에 아코디언과 피들, 기타가 어우러진다.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재일교포 음악가 양방언도 공연에 참여한다. 양방언은 한국의 동양적 정서를 서양음악에 녹여내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다. 1996년 데뷔 후, 런던심포니 런던필하모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일곱장의 정규앨범을 내고, 영상음악 제작에도 활발히 참여했다.헝가리 출신 음악인들로 구성된 집시 음악 밴드 로멩고(Romengo)는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체득한 전통 음악들을 들려준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축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놀이처럼 즐긴다. 소리축제를 꾸려가는 것은 부담이지만 그 안에서 얻는 성취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에게 올해 소리축제 프로그램 특징과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올해 가장 공을 들인 프로그램은 무엇인가.판소리 다섯바탕이다. 가장 정통성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소리꾼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특히 올해는 변화가 크다. 행사장의 중심이자 가장 큰 공간인 모악당에 무대를 마련한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한옥 풍경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영상과 자막, 공연 형식의 변화 등을 시도한다. 소리꾼 한 명이 무대에 서기도 하지만 남녀 소리꾼이 창을 주고받기도 하고, 패션쇼의 런웨이처럼 다섯명의 소리꾼이 다른 소리색을 보여주기도 한다. 판소리 공연의 새로운 형식을 제안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집행위원장으로서 세 번째 치르는 축제다. 올해도 다양한 월드뮤직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우리 음악의 생명력을 기르기 위해 소리축제가 택한 방법이 비교음악제이다. 우리의 것과 다른 나라의 음악을 비교하고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전통이 현재의 시점으로 신선하게 존재하고 발전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비교의 장이 많을수록 우리 음악의 진가도 알 수 있다. 소리축제의 방향성이자 현대 전통공연예술축제의 흐름이다.-올해는 또 생활형 축제를 표방했다. 어떤 의미인가.음악을 즐기러 축제장에 오는 이들도 많지만, 축제 자체를 즐기러 오는 시민들도 많다. 이들에게는 여느 축제처럼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거리가 모두 충족돼야 한다. 따라서 공연장 뿐 아니라 체험공간과 휴게공간 등을 모두 소리전당 내에 마련했다. 머물면서 즐긴다는 의미에서 생활형 축제라는 점을 강조했다.-공간을 소리전당으로 집중시킨데 따른 기대효과는 무엇인가.공연장이 밀집돼 집중의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축제 거점으로 가꾸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고민이 이뤄져야 할 대목이다. 올해 행사를 치러보고 보완할 계획이다.
판소리를 비롯한 세계음악이 축제의 문을 열었다면, 마무리는 젊은 연희 예술인들의 강렬한 비트와 에너지로 불태운다. 10월 3일 오후 7시 놀이마당.폐막공연 비트 인스퍼레이션(Beat Inspiration)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농악과 전통 연희를 현대적으로 무대화한 공연. 지난해 폐막공연이자 소리축제 화제작 농악 Big Party 를 재정비해 올리는 것이다. 공연 당시 폭우로 관객이 많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빗속에서도 사위지 않았던 예술인들의 뜨거운 열정과 한시도 뗄 수 없는 기량에 모두가 감동을 받았다. 공연을 보지 못해 아쉬워하는 관객들의 요청으로 올해 다시 선보이게 됐다.흔히 춤을 출 때 리듬을 탄다고 말한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리듬과 리듬을 만드는 비트라는 것. 이들의 공연을 보게 된다면 저절로 몸을 들썩이게 될 것.대북공연 피플코리아, 여성연희단 노리꽃, 여성타악연희그룹 도리, 연희집단 더 광대, 전주합굿마을, 전통창작 타악그룹 유소, 청배연희단 등 전국에서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 연희계 유망 신진그룹들이 농악에서 발원한 타악 연희의 명맥을 저마다의 색깔과 개성으로 해석해 보여준다. 기접놀이, 설장고, 버나놀이, 비나리, 만담, 대북 등 다채로운 한국의 연희와 타악 연주가 서로 경쟁하듯 순서를 다투고, 대미에는 푸지게 어우러진다.전통만 현대화한 것이 아니다. 주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드럼 연주자들도 무대에 올라 전통장단을 친다.여성연희단 노리꽃 단원인 김소라씨는 전국 각지의 연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무대는 연희꾼들도 꿈꿔 왔던 자리라면서 합동 공연을 통해 연희단도 에너지를 주고받고, 전통 연희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많은 연습과 무대 경험을 통해 지난해보다 더 탄탄하고 자신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며 많은 관객들이 참여해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한곳으로 행사장을 집중한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시민들이 소리전당 안에서 공연감상과 휴식, 놀이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휴게·편의시설을 확대했다. 야외에서 무료로 즐기는 공연도 늘어났다.△무료 공연 확대소리전당 뒷편 편백나무숲과 공연장 연지홀 광장의 소리스테이지, 놀이마당에서는 축제기간(10월 3일까지)내내 릴레이 공연이 펼쳐진다. 편백나무 숲에서는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과 해외 연주단의 ‘월드뮤직워크숍’이 오전 10시30분투터 4시까지 열린다. 운치있는 숲에서 연주자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소리스테이지에서는 전북대와 단국대 창극단 공연과 마임, 아시아어린이합창단 등의 공연과 국악동요바나나숲, 쁘렌데레남성중창단, 전주홀리필스섹소폰오케스트라 등 전북지역 예술단체가 무대에 선다. 모악당앞 소리라운지에서도 2일과 3일 오후 3시 ‘음악당 달다’의 공연이 열린다.놀이마당은 매일 오후 5시부터 밤까지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의 무료 공연이 펼쳐진다. 아일랜드 전통음악 연주단 ‘리알타’, 한국·베트남·중국 악기가 어우러지는 ‘아시안 뮤직 앙상블’등 20여 단체가 참여한다. △어린이체험프로그램 풍성어린이들의 예술적 감성을 일깨우는 축제속의 축제 ‘어린이 소리축제’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전북 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비락공연예술협동조합의 뮤지컬인형극 ‘여시코빼기’와 뉴질랜드 단체의 넌버벌 퍼포먼스 ‘꿈틀꿈틀 애벌레’, 문화예술교육단체 더 베프의 공연극 ‘할망3’등이 공연된다. 판소리 체험프로그램과 전통악기와 전통놀이를 배울수 있는 소리배움터도 마련된다. 올해 처음 ‘키즈 플리마켓’도 열린다.△쉼터 등 편의시설 보강머물면서 즐기는 ‘생활형 축제’를 표방한 소리축제는 푸드코트를 강화하고 소리라운지를 마련하는 등 쉼터를 확대했다. 모악당 앞 소리라운지에는 돗자리 등과 게임 소품 등이 준비된다. 매듭팔찌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도 열린다. 버거와 쿠키, 음료 등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스넥코너도 마련된다. 연지홀 앞에 마련되는 소리마켓에서는 해외 전통공예품과 기념품, 음반 등을 판매한다.소리전당 분수대 근처에 설치되는 푸드코트에서는 식사류와 간식거리 등을 맛볼 수 있다.
서예가 산민 이용의 열일곱 번째 개인전이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일본 오사카갤러리에서 열린다. 오사카갤러리 개관 기념 특별초대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에는 길이가 200미터, 글자 수만 14만자에 이르는 ‘금문·예서법화경’ 등 서예작품 37점이 걸린다.이용 선생은 초기 전통서예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체를 정립하는데 주력했고, 중기에는 서화동원(書畵同源)을 기초로 한 현대서예 운동에 앞장서왔다. 현재는 전통서예와 현대서예의 경계를 허물고 문자의 조형성을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고대문자인 금문(金文)을 오랫동안 연구해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금문천자문> <7체천자문-금문> 금문 <채근담> 등 10여 권에 이르는 책을 출간했다.현대 한국서예협회 자문위원, 한국전각협회 자문위원, 국제서예가협회 부회장, 서예진흥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세상의 모든 소리가 전주로 모인다.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9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공연 세상의 모든 소리(Sori from the world)를 시작으로 5일 동안 소리 잔치를 연다.올해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주제로 판소리가 중심에 서서 세계음악과 어떻게 하모니를 이루는지 보여준다. 우리 소리가 대중적으로 향유하는 장르가 될 수 있도록 판소리의 현대적 무대화에 집중한다.축제 장소는 관람객 편의를 고려해 소리전당 한 곳으로 모았다. 전당주변 편백나무숲과 전당 내 광장 곳곳을 행사장으로 꾸민다.개막공연에서는 15개국 공연팀이 참가해 전통음악으로 인종문화언어를 넘어서는 하모니를 들려준다.한편, 전북일보는 올해도 축제에 대한 이해와 재미를 더할 〈전북일보 전주세계소리축제 가이드〉를 발간했다. 가이드북에는 축제 프로그램과 공연장 주변 정보가 꼼꼼하게 담겼으며, 판소리 역사 속 전북의 명창과 주목할 만한 연주자등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글까지 담겨 있다. 본사 현관과 축제 현장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 한옥마을, 전주역 등에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소리축제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판소리. 판소리 다섯 바탕이 올해 새롭고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축제를 집중시키면서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판소리를 모악당으로 옮겨와 색다른 무대 디자인과 기획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한다. 관객들은 소리전당 모악당 무대 위에 마련된 소리판에서 명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판소리의 멋은 그대로 살리면서 영상과 자막 등을 곁들여 보다 역동적인 무대로 꾸며진다. 모던 판소리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올해는 왕기석, 박지윤, 임현빈, 서정민, 김선미, 김찬미, 양은희, 원진주, 정수인, 김명숙 명창이 초대됐다.가장 원숙한 소리 시기라는 평가를 받는 왕기석명창은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를 들려준다. 강산제 심청가는 보성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소리. 서편제 창시자인 강산 박유전으로부터 전승된 판소리로 세련되고 수준 높은 소리로 꼽힌다. 왕 명창은 성우향 명창을 사사한 소리를 들려준다. 고수 고정훈, 30일 오후 7시.박지윤과 임현빈 명창은 김세종제 춘향가를 한 무대에서 나눠 부른다. 김세종제 춘향가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음악적 표현이 특징이다. 박지윤 소리는 남성적인 우람한 맛이 강하고, 임현빈은 여성적인 섬세함이 돋보인다. 두 소리꾼은 40대 소리꾼 가운데 기량이 높다는 평을 듣는다. 고수 이태백, 10월 1일 오후 3시.서정민 명창은 정광수제 수궁가로 무대에 선다. 보는 판소리를 강조하는 동초제소리로,극적 특성이 강하고 세밀한 너름새와 분명한 성음을 중시한다. 이일주 안숙선 명창을 사사한 서 명창은 성음의 미감이 뛰어난데다 기교까지 빼어나다. 완숙을 향해 나아가는 깊은 소리의 참맛을 선사할 무대다. 고수 조용수, 10월 1일 오후 7시.김선미 김찬미 양은희 원진주 정수인 명창은 흥보가를 나눠부른다. 한 명의 창자와 한 명의 고수라는 기존 판소리 공식을 깨고, 다섯 명의 소리꾼이 독창과 합창을 번갈아 하며 보다 풍성한 소리를 선보이는 것. 흥부와 놀부를 중심으로 인물의 갈등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풍자와 해학이 넘쳐나는 흥보가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고수 박천음, 대금 이진용, 아쟁 서준웅, 10월 2일 오후 3시.김명숙 명창은 박봉술제 적벽가를 들려준다. 박봉술제 적벽가는 도끼로 장작을 패듯 전력을 다하는 치열함을 담은 소리다. 김일구 염금향 성우향 명창을 사사한 김 명창은 기교가 빼어난 깊이있는 소리가 특징이다. 고수 조용수, 10월 3일 오후 3시.
소리판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 소리꾼들의 열정적이고 패기 넘치는 한바탕 소리마당이 펼쳐진다.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통해 매년 주목받는 신진을 발굴했던 소리축제가 올해 처음 공모를 통해 실력 있는 예비명창들의 무대를 마련했다. 10대 1의 갱쟁률을 뚫고 김나니, 백현호, 정세연, 이제학, 정상희씨가 선발됐다. 더욱 단단하고 울림 있는 젊은 소리판이 기대되는 무대.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은 지난해 호응을 얻었던 소리전당 뒷편 오송제 편백나무 숲에 마당을 편다. 고즈넉한 숲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김나니는 심청가중 뺑덕이네 도망치는 부문에서 황봉사 뉘우침, 후일담 대목까지 선보인다. 정확한 사설구사와 고른 기량으로 소리판을 흥미진진하게 끌고 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송희 안숙선 명창을 사사했으며, 현재 성남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수 송문수, 10월 1일 오후 2시.백현호는 박록주제 흥보가 중 초압~제비노정기 대목을 연기한다. 목이 구성지고 재주 있는 소리를 잘하며, 장단을 잘 운영해 소리가 지루하지 않고 무게감 있는 발성이 특징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고려대에서 국문학을 전공, 이론과 실기를 겸비했다. 고수 이낙훈, 10월 1일 오후 4시.정세연은 여창으로서는 드물게 적벽가중 동남풍 비오는데~오림에 자룡 나오는데 대목을 들려준다. 정확한 성음과 상청 표현이 좋아 적벽가의 매력과 힘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수연 이일주 명창에게 소리 공부를 했다. 지난해 5월 동초제 흥보가 완창발표무대도 가졌다. 고수 고정훈, 10월 2일 오후 2시.이제학의 소리는 조통달 명창을 사사한 미산제 수궁가 중 초앞~범피중류 대목이다. 미산제는 계면조 위주의 창법 구사와 슬프게 원망하는 소리인 애원성을 부드럽게 내는 것이 특징. 창극 연출과 출연 등 소리를 토대로 다양한 무대경험을 쌓아 공력 있는 소리에 연기력까지 더했다. 고수 김형주, 10월 2일 오후 4시.정상희는 올해 완창 발표회를 가졌던 동초제 춘향가 중 어사또와 춘향이 옥중상봉 대목~어사출도 대목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재담구사에 능하고 힘 있는 발성과 공력있는 소리로 맛깔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고수 박상주, 10월 3일 오후 2시.
가을비가 촉촉하게 적시던 27일 저녁, 헝가리 스페인 중국 인도 등 15개국에서 찾아온 다양한 음악인 50여 명이 전주한옥마을 카페 공간 봄으로 모였다. 29일 개막하는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 세상의 모든 소리에 참여하는 해외 출연자들이다.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27일 카페 공간 봄에서 축제 참여 음악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파티를 열었다. 음악으로 이루는 국경을 넘어선 화합이 목표인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를 알아보자는 취지에서다.음악인들은 치열했던 연습에 다소 지친 모습이었지만 평소 접하기 힘든 해외 연주자들과의 만남을 반가워했다. 식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흥이 난 나머지 기타를 치며 즉흥 합창을 하기도 했다.한국인도 전통 퓨전 음악을 하는 밴드 하우스 카스 커넥션의 슈하일 유세프 칸은 서로 국적, 인종, 언어, 음악스타일도 다 다른데, 음악이란 이름 아래 하나 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며 말이 통하지 않아도 때론 몸짓으로, 때론 노래하며 소통했다고 말했다.대중적이지 않은 집시 음악, 그것도 비유럽권 국가의 음악을 널리 소개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어요. 같은 소수민족 안에서 자란 친구들이 밴드를 결성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체득한 소리를 내고, 언제든 구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악기 삼는 것이 로멩고만의 특징입니다.헝가리의 집시 밴드 로멩고의 미할리 이스트반 코바식은 축제 참여에 대한 뿌듯함을 내비쳤다.축제기간 개막 공연 외에 한국 전통 음악과의 즉흥 공연을 선보이는 미국즉흥음악연주회 조엘 라루스 스미스는 정해진 악보나 공연 연습이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다며 서로 공연에 대한 영감을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것이야 말로 소리축제에 어울리는 소리를 통한 화합인 것 같다고 말했다.대만 종합예술 단체 포유셋의 포앙 감독은 개막공연에 대해 각자 다른 음악을 동시에 연주하는데도 멋있게 들리는 게 신기했다면서 우리가 처음 듣는 음악들인데도 빠져들어 흥얼거린 이 감정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느림의 미학과 휘몰아치는 절정의 기교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산조의 밤에는 전북지역 명인들이 초대됐다. 아쟁의 김일구, 가야금의 지성자, 산조춤과 예기무의 김광숙 명인이 그 주인공. 느리게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정형성과, 본래 시나위에 없는 판소리의 진양조나 중모리가락이 스며들어 기악연주의 다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산조의 매력을 가감 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무대다. 2일 오후 7시 모악당.△김일구-아쟁산조김일구 명인은 장월중선에게 1962년 전수 받은 가락을 바탕으로 자신이 창작한 더늠을 넣어 지금의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완성했다.명창답게 소리적 요소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판소리적 요소와 아쟁의 장점을 적절하게 어우러낸 산조를 선보이는데,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선법과 표현력을 두루 갖췄다. 명인은 아쟁산조와 판소리뿐 아니라 가야금 산조, 작창, 창극연출에 이르기까지 예술 전 분야에 두루 능한 이 시대 최고 예인으로 꼽힌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준보유자. 고수 정화영.△김광숙-산조춤과 예기무탁월한 기량을 인정받은 큰 기녀만이 출 수 있었던 춤, 전주지역의 전통춤으로 꼽히는 예기무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김광숙 명인의 아름다운 춤사위도 만날 수 있다. 명인은 구한말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예기를 가르치던 정자선과 그의 아들 정형인, 박금술로 이어진 예기무를 유일하게 사사했다. 예기녀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예술적으로 승화한 춤으로, 부채춤-입춤-수건춤-접시춤 등 4개의 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48호 예기무 보유자.△지성자-가야금산조지성자명인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의 적통이다. 성금연 명인이 그의 어머니이며, 아버지는 해금과 피리, 태평소에 두루 능했던 민속음악의 대가이 지영희 명인이다.성금연류 가야금 산조는 변화가 다채롭고 간결하면서 화사하고 농현의 기교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명인은 가야금산조병창과 고전춤, 양금 아쟁 무용 등 전통예술을 두루 섭렵했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40호 가야금산조 보유자. 고수 김청만.
소리축제의 문은 세상의 모든 소리로 연다. 세계의 전통음악이 한국의 판소리를 중심에 세우고 다양한 하모니를 어우러낸다.세상의 모든 소리는 폴란드 중국 티베트 프랑스 인도 등 15개국 공연팀이 참여하는 초대형 다국적 공연으로, 음악인들이 동시에 한 무대에 올라 따로 또 같이 공연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중국 사진작가 쑨청이(Sun Chengyi)가 촬영한 광활한 사막과 끝이 없는 하늘, 신비로운 대지가 무대 위 영상으로 살아나 더 깊은 전율을 일으킨다.공연은 한국의 판소리를 중심으로 각 나라별 전통 음악을 꿰어내는 형식. 한국 민요 새야새야 합창으로 공연을 시작해 각 나라의 대표곡이 순차적으로 공연된다.생경한 다른 나라의 음악이 낯선 듯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데에는 각 곡이 연결되는 부분마다 새야새야 아리랑 등 한민족 정서가 짙은 민요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서 이뤄지는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반주나 추임새도 흥겨운 감상거리. 뿐만 아니라 공연 연출을 맡은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작곡가 미연과 함께 각 나라의 모든 곡을 편곡해 분위기와 음색이 어우러지도록 조율했다.아제르바이잔의 장엄한 전통보컬 무감부터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온화한 화성, 헝가리 집시 음악, 스페인의 정열적인 플라멩코 등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한국 소리꾼의 구성진 구음과 중국의 신비한 미성이 조화를 이루는 순간에는 판소리의 무한한 확장성마저 느껴진다.아리랑과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가 절묘하게 섞인 피날레에서는 무대 위 50여 명의 음악인들이 웅장한 합주를 한다. 타이완 어린이 소수민족 민요단과 KBS어린이합창단, CBS전북소년소녀합창단도 함께 올라 풍성함을 더한다.대륙에 흩어져 있는 예술인을 모아 공연을 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수 개월간 준비하며 소리축제 조직위와 각 팀이 주고받은 메일만 수 백 통. 각 팀이 선정한 음악을 일일이 악보화 해 나눠주고, 한국어로 불러야 하는 한국 민요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직접 녹음해 보냈다.박 위원장은 15개국 음악가들이 음악을 통해 주고받는 대화는 지금까지 시도돼지 못했던 음악적 시도이자 새로운 파장이라면서 우리 소리가 인종 문화 언어를 넘어 세계의 모든 음악과 어우러지는 감성의 황홀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만물이 무르익은 가을, 한바탕 소리잔치로 전주가 들썩인다.2016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가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소리전당)에서 열린다. 6개 분야 160여 차례의 공연과 행사가 소리축제 기간 동안 풍성하게 펼쳐진다.올해 소리축제는 관람객의 참여와 편의를 고려해 전주한옥마을과 나눠 치렀던 축제를 소리전당 한곳으로 모아낸다. 대신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전당주변 편백나무숲과 전당 내 광장 곳곳을 행사장으로 꾸민다.소리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은 무대가 현대적으로 변한다. 한옥에서 듣던 최고 명창들의 소리를 실내 공연장인 모악당으로 들여왔다.올 축제 주제인 세상의 모든 소리에 걸맞은 다양한 합동공연도 선보인다. 개막공연에서는 15개국 공연팀이 참가해 전통음악으로 인종과 언어, 문화의 장벽을 허무는 화합의 하모니를 들려준다. 폐막공연은 전통음악의 가능성을 내다보는 젊은 연희 예술인들의 신명 넘치는 무대다. 국악 실험에 앞장서고 있는 원일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주제로 이지송과 협업한 작품을 처음 공개한다.△국악계 대표 최고 예인 한 자리에올해 판소리 다섯바탕에는 빼어난 기량을 갖춘 중견 소리꾼 왕기석(심청가), 박지윤 임현빈(춘향가), 서정민(수궁가), 김선미 김찬미 양은희 원진주 정수인(흥보가), 김명숙(적벽가)명창이 무대에 오른다.공연 형식과 무대는 더욱 현대적으로 변했다. 영상과 자막 연기 입체창 등을 더한다. 무대도 실내공연장인 모악당으로 들여와 무대 위에 무대와 객석을 새로 세운다. 축제가 새롭게 내놓는 모던 판소리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실력 있는 예비명창들이 소리를 들려주는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은 소리전당 편백나무 숲에 무대를 마련한다. 올해 처음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나니(심청가), 백현호(흥보가), 정세연(적벽가), 이제학(수궁가), 정상희(춘향가)가 참여한다.우리시대 최고의 예인이 무대에 서는 산조의 밤에는 전북에 뿌리내린 명인이 초대됐다. 김일구(아쟁산조), 김광숙(산조춤과 예기무), 지성자(가야금산조)명인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명인들이 강사로 나서는 마스터클래스에서는 발탈의 조영숙 명인과 이리향제줄풍류도 만날 수 있다.△더욱 풍성해진 해외 합동 공연한국의 전통음악과 해외 전통음악을 한 무대에 편성하는 더블 빌(동시공연)과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폴란드와의 합동공연인 쇼팽&아리랑은 소리축제만의 기획이다. 더블 빌에는 한국과 아제르바이잔의 전통성악을 비교하는 공연과 전북작곡가협회와 터키의 즉흥음악 연주단체가 전통음악을 재해석한 연주를 보여준다. 쇼팽&아리랑은 폴란드 전통음악가들이 아리랑을 연주하며 부르고, 한국 전통 악기로 쇼팽의 음악을 연주한다. 양국의 전통 무용 공연도 더해진다.한국-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의 월드뮤직그룹 로조와 신비로운 전통 보컬을 들려주는 얀-펑슈 케메네르 콰르텟 등 다양한 연주단 공연이 마련되며, 미국즉흥음악협회와 한국 전통전통악기가 어우러지는 공연도 열린다. 한국 베트남 중국 전통악기가 만나는 아시안뮤직앙상블도 준비된다.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월드뮤직 빅파티에도 한국과 프랑스 헝가리 연주자가 참여한다.올해 소리프론티어는 48개 지원팀 중 동방박사 두 번째 달 박종성 앙상블K 가 최종 결선에 올라 축제 기간 경연을 펼친다.△머물기만 해도 흥겹다체험행사축제 기간 소리전당 놀이마당과 소리스테이지, 소리라운지 등 야외 공연장에는 국내외 다양한 연주단체가 무대에 선다. 뉴질랜드의 휘리 뚜 아카, 아일랜드 밴드 리알타 등 해외 연주단체와 라온날 한음사이 아따 등 전북지역을 비롯한 국내 연주자들이 잇따라 공연한다.어린이 소리축제는 어린이들의 예술적 감성을 깨우고, 전통 음악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과 체험프로그램으로 마련했다. 올해는 전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비락공연예술협동조합과 서울의 문화예술교육 더베프, 그리고 뉴질랜드 단체 Show Pony가 참여해 흥미로운 작품을 선보인다.축제기간 내내 국제회의장 입구에는 가야금 장구 등 전통악기와 강강술래 같은 전통놀이를 배울 수 있는 소리배움터도 마련된다.올해 처음 어린이들이 펼치는 키즈 플리마켓도 열린다. 다양한 체험 행사장과 세계공예품장터,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쉼터도 운영된다.
김한 조직위원장의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대한 자부심은 남다르다. 소리축제만큼 전통예술을 향기롭고 진취적으로 담아내는 축제는 없다고 자부한다. 예술가들이 동경하는 권위있는 축제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큰 기쁨이라며,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을 세번째 맡았다. 소리축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 것으로 알려졌는데.책임이 무거운 자리이긴 합니다만, 소리축제는 매해 저에게 매우 신선하고 설레는 경험이다. 무엇보다 전통예술을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소리축제만큼 전통예술을 향기롭게 담아내고 진취적으로 이끌어가는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높다. 힘들고 고단한 일도 많지만 관객들이 웃고 즐기고 우리 소리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때, 소리축제를 일궈가는 한 사람으로서 무한히 기쁘고 벅차다.- 소리축제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소리축제는 지난 2012년부터 4년 동안 내리 영국의 저명한 월드뮤직 전문지 송라인즈에서 주최한 국제 페스티벌 베스트 25에 선정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해외 축제와 마켓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그것은 전통예술과 월드뮤직의 교류,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하는 차별화 된 축제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고 싶고, 서고 싶은 무대, 소리축제는 그런 권위 있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소리축제는 곧 우리의 자신감이다. 자신감이야말로 우리지역의 문화예술과 지역을 일으키는 중요한 경쟁력이다.- 매년 축제 행사장을 두루 찾아다니며 공연을 관람한다.특별히 아끼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전통에 가깝게 재현된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그래서 판소리 다섯바탕이나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 그리고 산조의 밤 등을 좋아한다. 더 좋아하는 것은 명인, 명창, 젊은 소리꾼들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오랜 공력과 흉내 낼 수 없는 경지다. 그런 예술인들을 통해 감동과 자극을 받는데, 그것이 일상에 매우 소중한 자양분이다.-최근 소리축제는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음악인들이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만남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소리축제가 나아갈 방향으로 생각하는가.매해 관람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데, 소리축제가 우리 소리를 세계에 알린다거나 세계 음악가들과의 교류와 소통면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답변이 압도적이다. 이 두 가지 답이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매우 가까운 이웃이 되었다.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내 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교류와 융합도 필요해졌다. 우리소리의 고유성을 알리는 동시에, 세계 다양한 음악가들과 만나면서 자극도 받고 영감을 받으며 예술가들이 보다 창조적인 예술행위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보다 전략적으로 소리축제에서 이런 효과를 만들어내고 파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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