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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는 제 인생을 바꿔준 영화제 중 하나에요. 제 장편 데뷔작을 처음 선보이고 저를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된 곳이죠.폐막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전주영화제를 찾은 류승완 감독. 류 감독은 3년 만에 부활한 폐막작인 만큼 새로운 영화와 유망한 감독들에게 기회가 가야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했지만 선정 의도를 듣고 상영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20대 중반에서 후반을 달려갈 때, 내가 영화를 계속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득한 시절 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17년 만에 다시 꺼내든 영화인데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하지만, 분명 나에게는 그 동안을 돌아보고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폐막식에서 선보였던 영화는 지난 2000년 16mm 필름으로 제작된 영화를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것이다. 계속된 상영으로 필름이 노후돼 선명한 디지털 기록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새 버전은 감독의 편집의도를 살려 8분이 줄었다. 잊을만 하면 어디선가 이 영화가 나온다고 장난스럽게 말한 그는 그 당시 패기로 밀어붙였던 미숙한 부분들을 걷어냈다며 영화의 맥락은 변함없지만 완성도를 높였고, 특히 기술적으로는 굉장히 달라졌다고 말했다.여전히 독립영화를 보고 새 기운을 받는다는 류 감독은 다루고픈 형식이나 내용이 있다면 규모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연출할 마음이 있다며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않고 내 작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더불어 다음 달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신작 군함도는 필모그래피 중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인 반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가장 소박하고 작게 만든 영화다며 폐막작 상영으로 새 영화 작업을 앞두고 과거의 작품세계와 부딪힐 수 있는 접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도무형문화재 제47호 보유자인 이길주 원광대 명예교수와 제자들이 함께하는 사제동행(師弟同行)이 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이 교수의 스승인 최선 도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보유자가 한 무대에 서 더욱 의미가 깊다.이 교수와 최선 명무는 50여년 전 함께 공연했던 연가를 선보인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이 교수에게 처음 춤을 가르쳤던 최선 명무와의 호흡이 기대되는 무대다. 최선 명무는 정중동의 미학을 보여주는 호남살풀이춤도 선보인다.이 교수는 이매방류 살풀이춤(중요무형문화재 97호)을 재해석해 자신의 호를 붙인 금아(金娥) 살풀이춤을 선사한다. 또한 제자들과 함께 호남산조춤도 공연한다.이 교수의 호남산조춤 이수자와 그들의 제자도 무대에 선다. 태평무와 호남교방무, 검무, 한량무 등 고아한 형식미가 돋보이는 전통춤을 보여준다.이 교수는 스승인 최선 선생님으로부터 제자들과 그들의 제자까지, 모두 4대가 모여 한 무대에 서는 뜻깊은 공연이라며 호남을 중심으로 전수되는 전통춤의 정수를 모아낸 무대라고 소개했다.
5일 어린이날부터 8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공연과 체험, 전시행사가 풍성하다. 국립민속국악원과 도립국악원은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을 마련했고, 국립전주박물관과 역사박물관은 전통놀이 체험행사를, 도립미술관은 놀이와 체험이 연계된 특별한 전시를 열고 있다.△ 흥겨운 국악마당국립민속국악원은 5일부터 7일까지 국악원 예원당에서 음악극 두편을 공연한다. 지난 1월 열린 제24회 서울어린이연극상에서 대상을 받은 음악극 봉장취(5일 오전 11시, 오후 3시)와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 어린이소리축제 초창작인 음악극 조선호랑이 어흥(6일 오후 3시, 7일 오전 11시, 오후 3시)을 잇따라 선보인다.국립무형유산원도 5일 오후 2시 대공연장에서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음악특별공연을 연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경기민요와 판소리, 사자춤 등을 놀이극 형식으로 엮어 소개한다. 윤중강씨가 연출했으며, 연희컴퍼니 유희, 전통연희단 꼭두쇠 황애리 김보성씨 등이 출연한다.전북도립국악원도 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관현악 무대를 마련했다. 어린이를 위한-신통방통 국악보따리를 문패로 관현악곡을 들려준다. 산도깨비 꽃밭에서 아기염소 고향의 봄 과수원 길같은 동요를 국악실내악으로 연주하고, 디즈니 만화영화 겨울왕국의 주제곡 Let It Go와 만화 둘리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제곡도 들려준다.도립국악원은 부모님을 위한 영영 둥지 목포의 눈물 님과 함께등의 대중가요출 모음곡도 선보인다.새만금개발청과 전라북도, 전북문화관광재단도 5일 새만금방조제 아리울예술창고 등지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페스타를 연다. 오후 2시와 4시 두차례 어린이 전통한지 연희극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공연하며, 비보이(B-boy)와 외발자전거 퍼포먼스, 전통놀이 및 만들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만 4세 이상 어린이부터 입장 가능하다.△ 전통놀이체험 프로그램국립전주박물관은 전통문화체험마당을 연다. 5일 오전 10시부터 박물관 뜨락과 강당을 놀이동산처럼 꾸민다. 태평소 방패 종이인형 브로치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박물관 유물찾기 게임도 마련한다.오후 3시부터는 태권도 시범공연도 열리며, 드래곤 길들이기 빅 히어로 아톰등 가족영화도 잇따라 상영한다. 문화사랑방에서는 역사극장이 열린다.전주역사박물관도 마당과 녹두관에서 영화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오전 10시부터 영화 아스테릭스-신들의 전당이 상영되며, 인형극 책을 먹는 도깨비, 라온스트 댄스공연과 마술쇼 등이 열린다. 탈부채만들기 등의 체험과 인형탈놀이과 페이스페인팅 비눗방울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미술로 논다전북도립미술관은 가족이 함께 전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놀이터로 꾸몄다. 효도와 예술사이에서 즐긴다는 의미의 효어예(孝於藝)전을 22일까지 연다. 헬륨과 공기를 섞어 넣은 화이트큐브 형태의 풍성, 누구나 좋아하는 자장면, 작은 베개를 빼곡히 쌓은 작품, 속과 겉이 뒤집어진 거대한 캐릭터 인형 등 기발하고 흥미로운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완주군 구이면에 최근 문을 연 문화공간 모악도 작가들이 강사로 참여해 어린이를 위한 전시와 체험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옛 궁중의상에 대한 알아보는 프로그램과 손가락 인형놀이를 통한 영어교실, 인형만들기, 열기구와 꽃종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체험프로그램은 주로 주말에 진행되며, 어린이큐레이터 체험은 수요일에 열린다. 은수정
김원 전북대 무용학과 교수의 프로젝트 그룹인 ‘김원/Group Collaboration OR’이 4일(오후 7시)과 5일(오후 5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무대를 연다. 주제는 ‘시간의 흐름을 기억하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시간’과 ‘기억’을 화두로 작업했던 김 교수는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가졌던 솔로(독무)를 제자들과의 합동공연으로 선보인다. 작품은 개인 또는 공동체의 시간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로, 오래전 순간 또는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김 교수는 “시간을 돌아보고 기억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은 현상학적인 것으로, 그 자체로서 공간안에 존재하고 인식할 수 있다”며 “공연은 신체로부터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통해 미를 표출하는 추상적인 표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아 제자인 최재희 밝넝쿨 탁지혜씨와 함께 무대에 선다. 1986년 창단한 김원무용단을 모태로 한 ‘김원/Group Collaboration OR’은 음악과 컴퓨터기술 등 다양한 예술장르와 협업을 시도하는 실험적인 현대무용그룹이다. 해외 예술가와의 협동작업도 활발하게 벌여오고 있다.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10년 만에 전주를 찾는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전성진)이 다음달 6일 오후 7시30분 모악당에서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이번 공연은 소리전당이 기획한 ‘비르투오소(거장전)’의 일환으로 도민들에게 국내·외 음악 거장들의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한 자리다.지난 1969년 우승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부조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골드메달을 수상하고 프랑스 황금 디아파종상,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등을 받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뉴욕타임스는 그의 연주에 대해 “전설속의 유령을 일으키는 천둥 같은 소리를 내는가 하면, 또 그 맑은 소리 뒤에는 한없는 고요함과 침착함이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그는 리스트와 베토벤, 페루치오 부조니 등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것으로 유명하다.이탈리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부조니는 그가 집요하게 붙들고 있는 음악적 화두로 바흐 음악의 고유함을 지키면서도 독창적 색감을 부여해 격조 높은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지난 2000년 부조니가 편곡한 작품만으로 연주앨범을 발매해 ‘우리 시대의 부조니’라고 평가받기도 했다.연주회에서는 부조니의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를 따른 환상곡 BV 253-아버지의 추억에 부침’, ‘비제 카르멘에 의한 실내 환상곡(소나티나 6번 BV 284)’ 등을 들려준다. 또한 오랫동안 베토벤을 음반으로 기록했던 그는 베토벤 소나타 18번과 7번도 들려준다. 일흔에 접어든 거장이 음표로 그리는 베토벤 초상화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전당은 10년 만에 전주에서 열리는 백건우 리사이틀을 기념해 가장 좋은 좌석을 예매하는 관객들에게는 친필 사인이 담긴 CD를 선물한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강경환)의 2016년 토요상설공연이 30일 개막해 12월 17일까지 이어진다. 무형유산원의 토요상설공연은 우리민족이 보유한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가치를 알리고,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자리다. 특히 무형유산원의 공연은 국내 대표 명인들이 무대에 서는 격조높은 프로그램이다. 무형문화재와 기능과 기예를 전수하고 있는 이수자들이 공연을 꾸린다.5월에는 판판판!을 주제로 야외에서 벌어지는 놀이로 상설공연을 벌인다. 하회별신굿탈놀이, 진주검무, 진주삼천포농악, 수영야류, 승전무, 송파산대놀이 등이 마당을 연다.6월에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명인에 대한 헌사무대로 꾸린다. 선소산타령의 故 이창배, 판소리 적벽가의 故 박동진, 진도씻김굿의 故 채계만, 대금정악의 故 김성진 명인을 추억하는 무대로 만든다.7월과 8월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의 무대로 상설공연을 연다. 무형문화의 전수 현황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다.9월은 시도 지역의 무형문화재들의 무대로 꾸린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자리로, 전북과 광주광역시 충남 경기도 문화재들이 무대에 선다.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는 인류무형유산 초청공연으로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전통춤인 페스트 노즈(fest-noz)도 열린다.10월에는 우리나라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이 펼쳐진다. 김장문화와, 처용무, 가곡, 줄다리기, 남사당놀이가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11월 토요상설무대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전통공연 연출가들의 기획무대로 꾸려지며, 12월 17일 송년공연은 노래와 음악 무용이 어우러지는 종합무대로 마무리한다.한편 30일 오후 4시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은 전통의 미(美), 미래로의 희망을 주제로 소리와 무용 타악의 어울림 무대로 열린다.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인간문화재 문재숙, 제57호 경기민요 인간문화재 이춘희, 제5호 판소리 김수연 전수교육조교 등이 출연한다. 한국전통타악그룹 태극의 모듬북 합주와 연희집단 더 광대의 판굿도 펼쳐지며,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의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도 공연된다.무형유산원의 토요상설공연 일정은 누리집(www.nihc.go.kr)에 안내되어 있다.
새만금 상설 공연 아리울 스토리가 강렬한 현대적 캐릭터와 역동적인 안무의 아리로 돌아왔다.아리울 스토리는 새만금을 관광명소화하기 위해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가 공동으로 개발한 관광공연상품으로, 새만금 지역의 신화와 풍어제 등 문화자원을 판타지로 재구성해 창작한 작품이다.지난 2014년부터 새만금 2호 방조제 내 아리울예술창고에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는 26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1월 19일까지 매주 화~토요일 오후 2시에 무대를 펼친다.아리는 아리울의 공주 아리와 호족 장군 율, 그리고 아리와 권력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는 용족 장군 반고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사랑과 전쟁, 치유를 그려낸 무성극(無聲劇)이다.관광지와 어우러지는 화려한 볼거리로 인기를 끌었지만 매년 160여회에 달하는 공연을 펼치는 만큼 레퍼토리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고, 현재 사회적 분위기와 관객들의 요구 등을 고려해 전체적인 내용을 손질했다.가장 달라진 점은 아리공주가 기존의 수동적 여성상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역할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단지 붙잡힌 히로인으로서 율 장군을 기다리기만 했던 것이 기존 역할이었다면, 아리의 아리 공주는 직접 칼을 집어 들고 자신의 군대를 소환해 반고와 일전을 벌이고 율 장군을 구출하는 전사의 모습이다.이 뿐 아니라 그간 지적받았던 스토리 개연성도 보완돼, 전체적으로 극 전개가 탄탄해졌다.이야기만 바뀐 것이 아니다. 리프트 장치를 추가해 무대 공간을 역동적으로 구성했고, 춤과 음악도 새로워졌다. 전반적으로 동작이 격렬해졌기 때문에 출연진도 트리플 캐스팅으로 확대됐다.관객이 극 안에 함께 참여한다는 점도 큰 변화다. 공연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마지막에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광대가 등장해 관객을 작품 안으로 안내한다. 또한 광대역할은 전문 연기자가 아닌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이 있는 도내 일반 거주민들이 맡는다.한편, 26일 새만금방조제에서는 아리개막 공연과 함께 작은 국악콘서트, 전통놀이체험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야외에서 진행되고 개막 축하 공연으로 타악동의 타악 무대가 펼쳐진다.관람료는 R석 3만 원, S석 2만 원이고, 오는 30일까지는 전북관광문화재단 출범 기념으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불가역적인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러나 들국화의 전인권은 시간과 공간의 물리화학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돌아왔다. 엄혹한 1980년대 전인권의 포효하는 듯한 소리는 LP판의 바늘처럼 우리들 심장 판막을 날카롭게 긁었고 생의 출구도 통로도 없는 막막한 체제 속에서의 비상구였다. 청년들은 열광했고 들국화는 하나의 담론이 됐고, 한국 록의 역사는 들국화가 청년문화를 선도하고 대한민국의 스피릿을 결정지었다고 새로 써야 했다.그런 그가 전주에 왔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CJ문화재단이 들국화의 30주년을 기념한 트리뷰트 공연 튠업 스테이지 들국화30(지난 24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을 무대에 올린 것. 튠업 뮤지션들은 들국화라는 밴드의 정신을 이어받고, 들국화 1집을 재현하며 헌정의 의미를 더했다.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되기 전, 튠업 뮤지션들의 전인권에 대한 로망과 오마주가 화면 가득 펼쳐졌고, 3인조 밴드 블루파프리카가 등장했다. 담백하게 끈적이는 팝 블루스적인 느낌에 댄디한 그들은 한국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가사를 입힌 향기 등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고 들국화 1집에 수록됐던 더 이상 내게를 불렀다. 두 번째로 등장한 아시안체어샷은 전통적인 록에 한국적인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 자신들만의 색깔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비지스나 비틀스를 연상케 하는 그들은 현재 인디음악계의 커다란 화두가 됐다. 세계로 가는 기차를 부를 때 사이키델릭한 분위기, 초절정 고음과 강렬한 색깔은 묵직한 체어 샷과도 같은 충격을 주었고, 관객들이 환호가 시작되는 발화점이 되었다.그리고 전인권의 등장. 역시 그는 독보적인 아티스트였다. 기계장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고음, 구부정한 자세에서도 홀연히 흘러나오는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어법이 청중을 숨죽이게 했다. 환호와 고요가 동시에 길항하는 역설의 공간에서 4050대로 보이는 이들이 일어서기 시작했고, 눈물을 보였고, 침잠된 30년 전의 청년시절이 가슴팍을 두드리며 수면으로 떠오르는 듯했다. 걷고 또 걷고를 부를 때의 언표는 고단한 아티스트의 상처와 영광을 말하려는 듯했고,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를 때 지나온 청춘과 세월의 중력에 주름잡인 얼굴들을 환호하게 했다. 돌고 돌고 돌고를 부를 때 중년들은 일어서서 과적의 세월을 털어냈다. 중간 중간 예순을 넘긴 전인권의 여유와 경륜이 묻어나는 유머는 관객들을 신나게 했다. 걱정 말아요, 그대는 위로와 격려가 묻어났고 로드 스튜어트의 sailing을 부를 때는 아직도 커다란 배의 용골을 붙잡고 항해 의지를 다지는 듯했다. 행진을 부를 때는 격정의 시기는 지났지만 아직 살아있음을, 스무 살 무렵의 치기와 해후를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단장지휘 조용안)이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차세대 예술인들과 협연을 펼친다.제13회 청소년제21회 대학생 협연의 밤이 26일과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무료로 펼쳐진다.청소년대학생 협연의 밤은 매년 우리 전통음악을 계승발전시킬 젊은 인재들을 발굴해 진행하는 음악회로 전문연주단과의 협연 기회를 통해 자신감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한 기획공연은 국악계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명인명창들의 등용문으로 평가받기도 한다.올해는 고등학생 17명이 오디션에 응시해 최종 6명이 선발됐고, 대학생의 경우 전북대우석대원광대부산대서울예대 등 전국에서 모두 19명이 지원해 5명이 최종 선정됐다.26일 열리는 청소년 협연의 밤에는 오디션에 합격한 이수영 양(전주예고 3학년)이 가야금 협주곡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로 첫 무대를 이끌고, 최성민 군(전주예고 3학년)은 대금협주곡 청성곡을 통해 맑고 시원한 음률을 들려준다. 이승미 양(원광예술고 3학년)은 다채로운 장단으로 구성된 해금협주곡 한범수류 해금산조를, 오청원 군(남원국악고 3학년)은 피리협주곡 서용석제 한세현류 피리산조를 선보인다. 이한빛 양(전주예고 3학년)과 최서영 양(전주예고 3학년)은 각각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연주한다.어느덧 스물한 번째를 맞이하는 대학생 협연의 밤은 27일에 열린다. 올해는 김미정(전북대 4학년)이진(원광대 4학년)방준형(전북대 4학년)최희진(부산대 4학년)조광호(우석대 4학년) 씨 등 5명이 선정돼 관현악단과 함께 싱그러운 무대를 선보인다.김미정 씨는 25현 가야금 협주곡 아나톨리아, 고원에 부는 바람, 이진 씨는은 해금 협주곡 추상, 방준형 씨는 대금 협주곡 서용석류 대금산조, 최희진 씨는 25현 가야금 협주곡 궁타령의 멋, 조광호 씨는 태평소협주곡 서용석류 태평소 시나위를 들려준다.곽승기 도립국악원 원장은 그동안 이 무대에 섰던 수많은 신인이 전북도립국악원을 비롯해 여러 전문단체에 입단하거나 개인적 활동을 통해 국악계의 큰 일꾼으로 활약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연의 밤을 통해 전통음악의 저변을 확대하고 젊은 국악인을 발굴, 양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박호성)은 26일 오전 11시 국악원 예음헌에서 국악콘서트 다담(茶談)의 2번째 공연을 진행한다.매달 마지막 주 문화주간이 있는 화요일에 열리는 다담 무대에는 사단법인 숲길의 이상윤 상임이사를 초대해 지리산 둘레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이날 대담에서는 지리산둘레길 소개와 함께 지리산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지리산이 주는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도 함께 전달한다.이야기손님과 함께할 연주단체로 앙상블 어쿠스틱이 출연해 관객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또 다담 공연의 배우기 시간에는 앙상블 어쿠스틱이 관객에게 국악 장단을 가르쳐 주고, 실제 음악을 들려주며 관객이 실습해 보는 시간도 마련한다.다담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예약은 국립민속국악원으로 전화(063-620-2327)하면 된다. 한편 공연 30분 전부터 공연장 로비에서 무료로 차(茶)를 즐길 수 있으며, 공연 관람을 마친 관객이 남원관광단지에서 식사할 경우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웃기만 해도 엿가락이 두 개, 박수만 잘 쳐봐, 과자가 두 개, 구경 잘하고 배꼽이 빠져부렀다고 동네방네 소문내버려부러~. 평생 안 깨지는 플라스틱 그릇 한 개까지 줘버리는 버라이어티한 공연~ 놓치게 되면 평생 후회들 합니다. 어서들 오세요.(전통연희극 웰컴 투 중벵이골5-히히낭락 중)한옥과 공연 콘텐츠를 융합한 관광 프로그램 2016 한옥자원 활용 야간 상설공연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올해부터 사업을 이관받은 (재)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병천)은 공연 시작을 앞두고 21일 올 사업지역인 전주, 정읍, 남원, 임실, 고창 등 5개 지역의 대표 상설공연 내용을 발표했다. 올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6억 원 증가하면서 기존 4곳과 함께 정읍시가 새로 선정됐다.전주에서는 전주문화재단의 마당창극 아나옜다, 배 갈라라, 정읍에서는 (사)한옥마을 사람들의 서사무용극 하늘연인, 남원에서는 남원시립국악단의 광한루연가Ⅳ 아매도 내사랑아!, 임실고창에서는 각각 임실필봉농악단의 웰컴 투 중벵이골5-히히낭락과 고창농악보존회의 도리화 귀경가세를 선보인다.올해 처음 선정된 정읍은 정읍 출생으로 알려진 정순왕후(1440~1521, 단종 비)의 숭고한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서사무용극 하늘연인을 공연한다. 다음달 28일부터 10월 8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정읍 권번문화예술원 안채에서 진행된다. 배우들의 목소리와 노래를 담은 음악으로 이해도를 높이고 미디어파사드 영상을 도입, 건물에 3D 영상을 상영한다.다음달 7일부터 9월 2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임실 필봉문화촌 취락원에서 열리는 웰컴 투 중벵이골5-히히낭락은 필봉마을에 닥친 변화와 필봉마을굿을 이어가던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굿판을 무대에 올려 신명나는 한 판을 선보인다.남원의 광한루연가Ⅳ 아매도 내사랑아!는 판소리의 원형을 잘 간직하면서도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 것에 집중했다.대본을 맡은 최기우 작가는 춘향가에는 많이 생략돼 있는 둘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냈고, 객석 무대를 열어 관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14일부터 9월 2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광한루원에 무대를 꾸린다.전주의 마당창극 아나옜다, 배 갈라라는 판소리 수궁가 중 용궁잔치 대목을 마당창극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지난 2014년 선보인 작품을 대폭 수정했다. 음악과 에피소드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하고,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사설 부분을 쉽게 풀어내는데 집중했다. 다음달 21일부터 10월 1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전주전통문화관 혼례마당에서 열린다.고창의 도리화 귀경가세는 동리 신재효와 조선 최초 여류 명창 진채선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접근한 작품으로, 서로를 향한 아련하고 그리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다음달 21일부터 9월 2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고창읍성 내아에서 농악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남기성 연출가는 올해는 스토리텔링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당산굿, 부포춤, 소고춤 등 고창농악의 비중을 높였다고 말했다.
△김성희 개인전 我 - 세상속으로= 2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작가는 산업화 시대에서 브랜드에 매몰돼 있는 인간의 정신적 상실감과 또한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브랜드 형상을 통해 현대의 인간 모습과 오버랩하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뚜렷한 행태를 취하는 인간군상의 모습에서 한창 유행하는 브랜드가 메타포로 나타나고, 그림자처럼 투명한 인물은 브랜드 이미지가 다 소모된 모습을 작품에서 실루엣으로 나타냈다.△김윤숙 개인전 내 安의 -꽃 = 25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갤러리 숨.갤러리 숨이 매년 진행하는 PLATFORM(플랫폼) 릴레이전시의 일환. 김 작가는 내 安의 -꽃을 주제로 회화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그림을 통해 쉬어가며 충전하고 또 그리 걸어왔기에 지금 이 편안함에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소소한 행복을 내면에 피어난 꽃으로 표현했다.△주민과 함께하는 송천동 건지산 편백 숲 음악회= 23일 오후 2시 건지산.송천 가리내 오케스트라와 가리내 어린이 합창단 등이 개최하는 무료 음악회. 주민과 건전한 지역 문화예술을 만들기 위해 2013년 창단한 가리내 오케스트라는 시민의 문화향유 확대를 위해 매년 찾아가는 연주회를 개최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어린이 합창단의 공연과 주민의 재능기부로 꾸린 하모니카, 난타, 민요, 색소폰 공연, 시낭송 등의 무대도 이어진다.
밴드 들국화, 그들이 돌아온다. 한국소리문화전당(대표 전성진)이 기획공연 포커스 온의 두 번째 무대로 들국화의 30주년을 기념한 헌정 공연 튠업 스테이지 들국화30을 마련했다.오는 24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1980년대 척박한 대중음악 풍토, 그보다 더 숨 막혔던 정치사회 상황을 폭포수처럼 뚫고 쏟아진 한국 록의 신화다. 들국화의 노래는 그 시절 청춘이었던 모든 이들의 열망과 절규를 대변한다. 결코 꺾이지 않은 열정을 야수처럼 토해내던 그의 음악은 청춘의 자화상이자 비상구다.이번 공연은 CJ문화재단의 대표적인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 튠업의 뮤지션들이 제작한 튠업 헌정 앨범 들국화 30의 발매 기념공연 투어 중 하나다. 이들은 평소 존경했던 밴드 들국화의 1집(행진)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헌정 앨범을 제작했다. 곡 선택부터 편곡, 연주, 노래까지 튠업 뮤지션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앨범은 들국화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다양한 개성과 음악적 스펙트럼이 고스란히 담겼다또한 아트스테이지소리 등 주목할 만한 공연을 기획해온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CJ문화재단과 하는 첫 번째 협업 공연으로 지난 1월 서울 공연을 제외한 유일한 지역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오는 24일 무대에서는 전인권밴드와 튠업 뮤지션인 밴드 아시안체어샷, 블루파프리카가 참여한다.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음악인 전인권의 솔로곡과 밴드 들국화의 노래들, 그리고 전인권밴드만이 소화할 수 있는 팝 명곡들을 선보인다. 또한 튠업 뮤지션들이 다채롭게 해석한 들국화 30 음반 수록곡과 그들만의 색깔이 담긴 음악을 만나볼 수 있다.
김지훈정성윤 젊은작가 2인전이 다음달 10일까지 완주군에 위치한 오스갤러리(Os Gallery)와 아원(Os Art Garden), 완주군 어울림 커뮤니티에서 열린다.오스 갤러리는 지난해 원로 및 중견 작가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했지만 올해는 한국 동시대 미술의 중심 화두 가운데 하나인 청년작가를 조명한다. 지난 2012년 이후 약 5년 만에 청년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만큼, 개개인의 작품세계를 밀도 높게 볼 수 있도록 2인 전시으로 꾸렸다.전해갑 오스 갤러리 대표는 최근 전시공간의 증가로 청년 작가가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늘었지만 여전히 미술관, 상업화랑 등 전문 전시공간에 진입하기는 힘들다며 이번 전시는 다양한 공간에서 전시를 연출해 젊은 작가들의 전시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복합문화공간인 오스갤러리, 전통한옥과 어우러진 모던건축 양식의 아원 전시공간, 주민 소통공간인 완주 어울림 카페 등 다양한 유형의 전시장은 같은 작가의 작품이지만 서로 다른 감상을 갖게 한다.김지훈 작가는 현대사회 속 인간의 불안함 심리와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표현해왔다. 무엇을 볼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들은 작가 작업의 근간이 됐다. 어지러운 작품 속 배경 앞에 선 관객은 작가가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를 대면한다.정성윤 작가의 작품에서는 현대회화에 대한 작가적 탐구의 태도가 드러난다. 실존 대상의 외형적 재현을 넘어 깊숙한 감각의 재현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에게 회화적 재현은 단순히 실존하는 대상의 변주 이상의 것이다. 붓질과 물이 남긴 아름다운 배열로 뒤덮인 표면이 얼룩지고 염색된 종이 위에 남은 나이든 질감은 촉감을 자극해 3차원의 재생을 돕는다.
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의 사계는 경기전과 함께 한다. 돌담을 이웃한 덕에 햇살 가득한 봄과 초록이 짙은 여름, 샛노랗게 물드는 가을, 고아한 겨울까지. 경기전을 마당처럼 품는다.경기전은 태조 어진이 봉안된 역사적 장소다. 전주 이씨 시조 이한의 위패가 봉안된 조경묘도 이웃해 있다. 조선 왕실의 뿌리가 그곳이다. 교동아트미술관이 지난 2014년 한옥마을 아트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도 이렇듯 아름답게 역사를 품어온 경기전의 영향이다. 경기전의 역사와 전통성을 현대미술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자 했다.올해의 주제는 경기전에 온 미술가. 이재승 이문수 박경식 이홍규 김도영 작가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경기전을 읽었다.이재승 작가는 어릴적 화구를 들고 경기전 나무 아래 머물렀던 추억을 들췄다. 해가 지도록 꼼짝도 않고 경기전 기둥에 비치는 그림자까지도 담으려 했던 어린시절의 꿈과 희망을 화폭에 담았다. 그는 학창시절의 경기전은 지금도 작업의 근간이며, 잠재돼 있는 작품의 고향이라고 밝혔다. 1971년 화폭에 담은 어진전과 경기전의 만추를 오랫만에 꺼내놓았다.이문수 작가는 경기전을 조선왕조 3대 임금인 태종의 욕망으로 접근했다. 유학을 통치기반으로 확립하고자 했던 태종은 사대부에게 도심(道心, 인격도야)을 강조했다. 작가는 도심은 요샛말로 풀이하면 가만히 있으라는 경고일수도 있다면서 사과를 베어먹은 자만이 인내천(人乃天)이라고 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갈등과 욕망을 베어먹은 사과로 표현한 Human is Sky와 도교 사상을 응축한 Sang-seon-yak-soo-Taoism을 선보인다.박경식 작가는 경기전의 역사를 생명을 잃은 나뭇가지에 유토피아를 구현해내는 방식으로 담아냈다. 작가는 나무의 뒤틀린 곡선은 빛을 향한 치열한 생존의 몸부림이며, 자연의 시간이며, 생명선이며, 리듬이라며, 나무와 사람의 이야기를 연결하고, 자연에 대한 집요한 통찰을 통해 풍경을 응축해냈다고 말했다. 나무도 나도신작을 전시한다.이홍규 작가는 경기전의 겨울에 주목했다. 간밤에 소복하게 내린 눈이 세상의 어둠을 덮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풍경을 수묵담채로 표현했다. 경기전 담장위로 넘실대는 나뭇가지에 바람과 소리까지 담아냈으며, 달빛까지 따스하게 품었다. 달빛과 바라보다등을 선보인다.김도영 작가는 한옥과 한옥 안팎의 공간에 집중했다. 평면화된 한옥을 부감시점으로 공간감을 주고, 그 안까지 들여다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도 그동안의 작업 연장선에서 기둥과 문지방, 벽에서 옛 사람의 숨결과 시간과 향취를 전한다. 한옥을 둘러싼 마당과 연못에서도 옛 이야기가 담겨있다. 망중한 오랜 기다림의 조우등 올해 작업한 작품을 전시한다.경기전에 온 미술가전은 5월 1일까지 이어진다.
6개 기타 줄의 마력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보여준 공연이 있었을까.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기획한 섹션 포커스온에 초청된 박주원 기타 콘서트-집시 시네마(16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포커스온은 소리전당이 트렌드를 선도하는 주목할 만한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지난해 발매한 앨범 집시 시네마를 기념한 이번 공연은 기예(技藝)에 가까운 화려한 손놀림으로 듣는 이를 압도했다.객석의 불이 꺼지고 조명이 켜지자, 기타리스트 박주원은 기타 몇 줄을 튕겨 우리를 영화 속으로 데려갔다. 영화 닥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 선율이 플라멩코의 땅고스 리듬 위에서 춤을 추자 눈(雪)을 뒤집어 쓴 모자 속 오마샤리프의 간절한 눈빛이 겹쳐졌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라 비타 에 벨라(La Vita E Bella)는 흥겨운 듯 슬픈 집시 재즈로 태어났다. 슬픔을 밀어낼 수 없다면, 차라리 슬픔에 흠뻑 녹아들자는 듯 싶었다. 영화 첨밀밀에 삽입됐던 서정적 연가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은 화려한 룸바 곡으로 편곡, 원곡 이상의 매력적인 변신으로 탄성을 자아냈다. 이렇듯 그의 기타 현에 이끌려 어디론가 흘러갔고, 관객들의 가슴은 술렁거렸다. 박주원이 기타와 밀착해 점점 더 웅크릴수록 기타 음은 날아다녔고, 역동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그럴수록 관객들은 더욱더 뜨거워졌다. 박주원이 현란한 테크닉으로 이름을 먼저 알렸지만, 뛰어난 서정을 갖춘 창작가임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기타 하나만으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울림을 준다는 건 쉽지 않을 일이다. 상당수 기타공연이 관객들의 내면에서 열망하는 자유를 잠시 툭 건드리는 데 그쳤다면, 박주원의 기타공연은 모든 관객들의 마음에 바퀴를 달아 시간공간이동을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마술적 기타 연주가 대체재를 찾을 수 없는 오로지 그만의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무대 뒤 흘러가는 영화 스틸 컷들과 하모니카색소폰 등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소리들, 기억의 장면들을 건져 올리고 부수고 타올라 끝내 우리를 주저앉혔다. 개그 욕심에 던진 어색한 그의 몇 마디가 없었다면, 관객들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 같다.
(사)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회장 강신동)가 29일까지 전라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영호남 미술교류전을 개최한다.올해로 31번째를 맞은 교류전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미술문화를 탈피하고 지역미술의 세계화를 지향하기 위해 기획됐다. 또한 도민이 더욱 다양한 형식과 작가의 작품을 향유하고 문화를 통해 지역 간 화합을 꾀하는 의도도 담겼다.전북, 광주, 부산, 대구 등 남부권역 4개 지역 작가 70여명이 한데 모여 각 지역 화단의 경향을 보여준다. 도내에서는 강우석 강정이 권영주 권태석 김보영 김부식 김상호 김선강 김영란 김옥순 김정대 김향숙 류인면 문재성 박승만 박운섭 박천복 박태평 백숙자 송수미 송영란 오광석 유혜인 이경욱 이동주 이병로 이성옥 이일순 임대준 정강희 정의주 정인수 정향자 조헌 최광석 최분아 황연 훠드미혜김 등 38명이 참여한다.광주는 강남구 김영화 김효삼 류재웅 문명호 문정호 오광섭 정상섭 최재영 한부철 등 10명이 작품을 선보인다. 부산에서는 강동석 김정원 김정희 이민한 이순옥 이옥분 이정은 이종원 장영호 홍숙자 등 10명, 대구에서는 권영욱 김광한 김명숙 김외란 김유경 모미화 신재순 이현희 이혜인 최현미 등 10명이 참여한다.강신동 (사)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장은 미술사조가 불분명한 시대에 새로운 창작 가치를 기준으로 개성적인 지역 문화 예술이 발현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영호남 미술화단이 지역 간 교류를 통해 화단의 정체성 정립과 문화발전이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전시가 열린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15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효어예 孝於藝전을 개최한다.논어에 나오는 유어예(遊於藝) 개념을 변용한 효어예는 효도와 예술의 사이에서 즐기라는 의미다. 전시와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온 가족이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마련했다. 또한 어린이들의 흥미를 끄는 주제와 제작 방식의 작품들을 선보여 현대미술을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전시는 김두진(영상) 김성재(조각) 김영택(회화) 박경종(영상) 선명희(회화) 오유경(설치) 유쥬쥬(설치) 윤성필(설치) 윤철규(회화) 이혜민(설치) 장성은(사진) 정문경(설치) 정찬부(설치) 조습(회화) 주재환(회화) 홍남기(영상) 등 모두 16명의 작가가 참여해 100여점을 선보인다. 재치 있는 주제와 다양한 작품 재료, 환상적인 영상 등은 어린이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탐구심을 안겨 준다.오유경의 작품 큐브먼트는 헬륨과 공기를 섞어 넣은 화이트큐브 형태의 대형 풍선으로 중력을 벗어난 우주선처럼 부유한다. 윤철규 작가는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 자장면을 그려 소탈한 서민의 모습과 소소한 행복을 표현했다. 작은 배게들을 빼곡히 쌓은 이혜민의 작품 entanglement(인탱글먼트, 얽힘)는 불안정한 감정들이 얽혀 하나의 덩어리로 꿈틀대는 것을 표현했다. 안과 겉이 뒤집어진 거대한 캐릭터 인형은 사회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내면의 갈등을 보여준다.도립미술관은 전시를 관람하면서 스티커를 붙일 수 있도록 체험 자료를 마련하는 등 어린이들이 전시를 적극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한 도내 초중등학교에도 단체 관람을 요청하는 등 청소년들이 미술을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전시와 함께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전시 기간동안 매주 주말에는 선착순 100명을 대상으로 동물액자 꾸미기와 나무 열쇠고리 만들기 체험을 한다. 어린이날(5월 5일)과 어버이날(5월 8일)에는 오후 9시까지 미술관을 개방한다. 또한 관람객들을 위해 오전 11시, 오후 3시 두 차례 학예연구사들이 전시를 설명한다.장석원 관장은 효도와 예술은 강요되면 본질을 잃기 쉽다며 온 가족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강요된 효도가 아닌 자연스러운 효도가 실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년,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보니 삶의 풍경이 달라 보인다. 어느새 50~60대를 넘어선 조영철, 윤철규 작가가 살아오면서 느껴온 삶의 희노애락을 이야기한다.갤러리 누벨백이 다음달 5일까지 조영철윤철규 초대전을 연다.동료 선후배 사이인 둘은 작업실도 서로 이웃해 작품에 대한 소통뿐 아니라 인생에 대한 고단함도 함께 나누곤 한다. 이번 전시는 30년 간 전업 작가로서 활동해온 그들의 작업 열정을 표출하고 평범한 중년 남성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고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조 작가는 들꽃 작품들을 선보인다. 도심 바깥에서 누가 봐주건 말건 실컷 피었다가 사라지는 들꽃은 생명의 오묘함과 예술성을 함께 담고 있다. 또한 그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 오랫동안 류머티즘을 앓아온 그는 붓을 들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끊임없이 작업을 이어왔다. 오른손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는 왼손으로 오른팔을 부축해 그림을 그렸다. 두 손으로 그린 작품은 더 정교하고 싱싱하게 피어났다. 병마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그의 작업 열정은 굳건히 생명을 이어가는 그들과 닮아 있다.작가의 주관이 담긴 강렬한 작품세계를 지닌 윤 작가는 빠듯한 생활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는다. 매일 10시간 넘게 작업에 몰두해 매년 개인전을 열고 있고 이런 투철한 작가정신은 오늘날 그를 있게 만들었다. 자신의 내면, 가족의 모습, 친구의 모습, 우리네들의 이웃을 그리는 그는 농부가 한 톨의 쌀알을 얻기 위해 애쓰고 모두에게 필요하듯 그런 화가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최영희 관장은 점점 나이가 들고 가정을 꾸리고, 생계를 책임지게 되면서 오래도록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가 녹록치 않다며 힘든 여건 속에서도 언제나 강한 생명력과 희망을 담아온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이 위로와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갤러리 누벨백은 매주 토요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지원하는 무상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 연극 ‘The Cat ‘ = 오는 30일까지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7시, 일요일 오후 3시, 전주 한옥마을 아트홀. 아가사 크리스티의 단편 소설 ‘아서 카마이클 경의 기묘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코믹 스릴러극. 2007년 초연 이후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한옥마을 아트홀의 대표작이다. 아버지의 유산을 얻기 위한 가족들의 갈등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묘한 사건을 다룬다. 주연배우 교체하고 무대를 새롭게 구성하는 등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관람료 20000원(예매 15000원). 문의 카카오톡(ID: play1033) 또는 063-282-1033.△ 황병근 선생 기증유물특별전Ⅱ = 다음달 29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석전 황욱(1898∼1993)의 서거 23주기를 맞아 황병근 선생이 기증한 유물 5000여 점 가운데 석전의 서예작품과 수집품 등 158점을 엄선해 선보이는 전시. 손바닥으로 붓을 잡는 악필(握筆)법이 특징인 석전만의 독특한 서예세계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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