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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현정 피아노 독주회] 노련하면서도 절제된 연주…안정된 무대 선사

소현정의 쇼팽을 들으면서 얼핏 떠오르는 생각- 쇼팽의 음악이 주는 우아하고 안타까운 노스탤지어, 감미롭게 속삭이다가도 폭풍처럼 몰아치는 격정을 만약 알파고가 연주한다면 과연 어떤 음악일까? 특히 계량할 수 없는 탬포 루바토라면?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가 2030년까지 현재의 대부분의 직업종이 사라지고 기계가 대체한다지만 쇼팽의 음악은 영원할 것이다.첫 무대 마주르카에서 피아니스트 소현정은 물성인 건반에 영혼을 불어넣어 쇼팽의 음악을 한 음 한 음 정제된 음향으로 현실화 시키는데 고도의 집중과 몰입을 보여주었다. 나이로 보아 쇼팽이 주는 함정 즉, 지나친 에스프레시보나 루바토의 유혹에 현혹되기 쉬울 텐데도 절제의 미덕이 주는 평온함과 안정된 피아니즘을 보여주었다. 생각이 깃들인 멜로디 라인은 그런 만큼 감정에 휘둘리거나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다른 연주자들이 좀처럼 선택하지 않는 마주르카를 가지고 소현정이 왜 첫 스테이지를 마련했는지를 생각하게 했다.두 번째 무대 폴로네이즈 판타지에서도 소현정은 판타지적인 화려한 비루투오조적 기교를 지향하기보다는 내면적이며 시적인 격조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다.그러나 후반부, A부분으로 되돌아오면서 이어지는 포르티씨모조차도 최후의 궁극에 이르지 않고 여지를 남겨두는 놀라운 절제는 듣는 이에 따라선 다소 성에 차지 않게 들릴 수도 있겠다.마지막 무대, 슈베르트 최후의 백조의 노래가 된 대곡 피아노 소나타 21번에서 소현정은 슈베르트답게 따라 흥얼거리고 싶을 정도로 노래하는 기악곡의 흐름을 유려하게 잘 표현했다. 떠도는 자의 고단함과 슬픔이 묻어나는 2악장의 애잔한 선율도 인상적이었다.소현정의 피아니즘은 흥분하지 않고 감정의 기복을 잘 다스리는 노련함에 있다하겠다. 그녀는 포르테조차도 단호하고 웅장하지만 결코 고함치듯 외치지 않는다. 이런 면이 장점이면서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박에 혹하는 맛이 아니라 오래 묵혀두고 음미해야 진면목이 드러나는 깊은 맛이 있다는 말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16.04.04 23:02

버스킹 공연 '벚꽃엔딩' 7∼9일 소리문화전당 놀이마당

연분홍 꽃비가 흩날리는 계절, 흥겨운 인디밴드의 버스킹공연이 잇따른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전성진)이 전주동물원의 벚꽃 야간개장(110일까지)에 맞춰 7일부터 9일까지 놀이마당에서 릴레이 거리공연(버스킹)과 아트프리마켓을 연다.벚꽃엔딩이라는 문패를 내건 공연에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디밴드가 대거 초청됐다. 거리공연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일단은 준석이들과 퍼커션과 우쿨렐레기타아코디언을 들고 노래하는 어쿠스틱 밴드 좋아서 하는 밴드, 어쿠스틱 악기에 폴카아이리쉬집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목시키고 있는 신나는 섬이 초대됐다.지난 2006년 대학가요제에서 주목받았던 도내 출신의 뮤즈그레인과 아날로그적 감성에 실험성을 더하는 이상한 계절, 버스킹의 황제 꽃미남 밴드로 소문이 난 음담악설, 황휘현밴드, 김진성밴드등 도내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모으는 밴드도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거리공연은 7일 오후 7시부터 김진성밴드일단은 준석이들좋아서 하는 밴드신나는 섬, 8일 오후 6시30분부터 음담악설이상한 계절좋아서 하는밴드신나는 섬일단은 준석이들, 9일 오후 3시부터 황휘현밴드신나는 섬음담악설이 잇따라 공연한다. 버스킹이 열리는 동안 다양한 생활공예 소품을 파는 아트프리마켓도 열린다.

  • 전시·공연
  • 은수정
  • 2016.04.04 23:02

서른 미술인, 순수·행복의 꿈 형상화

공자는 나이 서른을 이립(而立), 스스로 뜻을 세울 때라고 평했다. 자신만의 작업관을 세우고 작가의 길을 정진하는 도내 30대 작가 서른 명이 모였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전성진)이 14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실에서 테마 전시 서른들의 다른 이야기를 개최한다.이번 테마전은 소리전당이 공연전시를 주제별로 기획해 선보이는 아트숲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소리전당 전시실을 활성화하고 지역예술인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원로작가와 신진작가들을 선보였지만 올해는 도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선후배 30대 작가 30명을 소개한다. 전북 미술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 작가를 조명하면서 개관 15주년을 맞는 소리전당 역시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의도도 담겨 있다.김미라 김보영 김상덕 김영봉 김판묵 박종찬 손희순 이가립 이광철 이주원 정소라 조계환 정철휘 최지선(서양화) 박성수 박지은 이동형 이보영 장영애 탁소연(한국화) 김성수 노준진 박재석 박창은 배병희 이창희 최상규 홍경태 황유진(입체) 최창우(영상) 등 30명이 참여해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전시한다.김보영 작가는 사람들이 나이를 들어가면서 점점 꿈을 잃어버리고 있는데 예술에는 다시 꿈을 꾸게 만드는 힘이 있다며 그런 꿈을 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동심에 대한 그리움, 순수와 행복을 담은 작업을 주로 선보인다.10여년 간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탁소연 작가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군중을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 무명씨 수묵 연작은 사람들의 실루엣, 손짓, 표정 등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마음이 담겼다. 그는 험난하고 외로운 청년작가의 길에서 단비같은 전시를 만났다며 공감대가 비슷한 작가들과 소통하며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언제까지 작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한다는 김성수 조각가. 화산섬 정글을 헤쳐 나가는 내용의 작품 팔각대륙에는 전업 작가로서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모습이 투영됐다.이가립 작가의 Face on(페이스 온)시리즈는 크레파스로 칠한 뒤 거칠게 긁어내는 방식을 통해 내면의 억눌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전업 작가로 버텨야 할 과정을 괴기스럽게 표현한 최창우 작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각인시키고 싶다고 말한다. 도전을 거듭하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여성 나체에 붉은 물감을 뒤집어씌운 작품 카인을 선보인다.지역민과 함께 하는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1일에는 지역미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작가포럼이 열리며, 전시 기간 소외계층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의 방 행사도 진행된다. 전시 개막식은 1일 오후 5시.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6.04.01 23:02

생명력 잃은 공간, 화폭에서 다시 태어나다

갤러리 숨이 7월 2일까지 14주간 도내 작가 7명의 릴레이 전시 PLATFORM-2016전을 진행한다.PLATFORM(플랫폼)전은 gallery(갤러리) 숨(관장 정소영)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기획초대전이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7명의 작가가 약 1년의 준비과정을 거친 후 2주씩 신작 개인전을 여는 형식이다.전시장이 작가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이 돼 작가는 다음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고 관객은 다양한 작품을 향유하도록 마련했다.올해 참여 작가는 임현채(9일까지), 홍남기(11일~23일), 김윤숙(25~5월7일), 한정무(5월9일~21일), 이보영(5월23일~6월4일), 이호철(6월6일~6월18일), 김성민(6월20일~7월2일)이다.첫 번째로 임현채 작가의 개인전 The place-memories(더 플레이스-메모리)가 9일까지 열린다.그의 작품은 기존에 있던 건물이 헐리고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있는 곳, 변두리의 어느 후미진 곳, 골목이 있는 동네, 광활하게 트인 광장 등 아무런 감흥과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곳을 관찰하면서 시작됐다.그 곳은 다양한 기억과 사건을 지녔지만 시간이 지나 생명력을 잃은 공간이기도 하다. 작업은 기존의 공간에 새로운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그는 공간과 그 안의 사물들은 함축성을 갖고 있다며 공간이 다양하게 해석되는 지점을 관객과 서로 교감하면서 새로운 소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임 작가는 전북대와 동대학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에서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을 진행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6.04.01 23:02

춤곡으로 만나는 쇼팽·슈베르트

활발한 연주활동을 보이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소현정 씨가 3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서울예고와 연세대 졸업 후 독일로 가 데트몰트 국립음대에서 피아노전공 디플롬(KA과정)과 피아노 실내악과정(Klavierkammermusikdiplom)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Meisterklasse)도 마쳤다.독일에서 다수의 독주회와 실내악 연주회를 가졌으며, 폴란드 capella crocoviensis 오케스트라와 경기필하모니오케스트라, 소피아방송교향악단(sofia, Bulgaria),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무대에서 협연했다.지난 2009년 세종 체임버홀 귀국독주회를 시작으로 금호아트홀과 세종 체임버홀, 예술의 전당에서도 독주회를 여는 등 왕성한 연주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전주시립교향악단 성남시립오케스트라, 서울씨티챔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등의 협연무대에도 섰다. 아버지(소종섭 전주고북중총동창회 상임부회장)의 고향인 전주에서도 수 차례 연주회를 가졌다.이번 독주회에서는 쇼팽과 슈베르트의 곡을 들려준다.쇼팽의 마주르카(Mazurka) 작품번호 17과 폴로네이즈 판타지(Polonaise-fantasie) 내림가장조 작품번호 61, 그리고 슈베르트의 소나타(Sonate) 내림나장조 작품번호 960을 연주한다.마주르카는 쇼팽이 폴란드 민속음악을 토대로 쓴 춤곡이다. 왈츠와 같은 3박자지만 속도가 왈츠보다 느리며, 2박째에 강박이 오는 독특한 리듬구조를 가지고 있다. 작품 17에는 4곡의 마주르카가 있는데, 18321833년 작곡된 작품으로 생기있고 명랑한 것이 특징이다.폴로네이즈 판타지도 폴란드의 민속무곡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곡이다. 쇼팽이 연인 조르주 상드와 헤어진 뒤 실의에 빠져 작곡한 작품으로 비통함이 담긴 곡이다.슈베르트의 소나타 내림나장조 작품번호 960(제21번)은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1828년 쓰여진 유작이다. 4악장 형태인데, 특히 2악장은 그의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걸작으로 꼽힌다.소 씨는 연주곡들이 연주하기에는 공력이 많이 들지만 감상하기에는 편안한 곡이라며 음악사적으로 의미있는 곡이어서 특별한 연주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전북대학교와 수원대학교, 한국종합예술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은수정
  • 2016.03.29 23:02

우산에서 발견한 현대인의 삶…그래도 희망이다

양수균 작가는 내 작업은 어린 시절의 한 기억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어릴 적 사찰에서 보았던 단청의 유려함과 현판의 글씨체가 오랫동안 뇌리에 남았다는 작가. 그 기억의 편린을 한 조각씩 맞춰가는 전시가 열린다. 오는 27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개인전 혼잣말- 기억의 회귀(回歸).작가는 우연히 버려진 알록달록한 우산 속에서 사찰에서 보았던 단청의 유려함을 발견했다. 또 화려함을 뽐내지만 덩그러니 버려져 있는 우산을 보며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고 느꼈다.그는 작품 속 우산은 우리들의 자화상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활짝 핀 우산을 그리지 않고 접혀 있거나 반쯤 펴진 우산만 그리는 것은 예쁘게 활짝 필 날을 기다리는 희망을 표현한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렇게 희망을 노래하며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고충환 미술평론가는 기억은 온전한 형태로 복원되거나 재생되지 않고, 각색되는 과정에서 현재의 감정이 섞인다며 작가는 유년의 기억을 그림으로 그렸지만 그것은 현재의 우리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단청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종교적인 느낌은 덜고 다채로운 색감은 더했다. 색깔과 무늬를 조각조각 조합한 콜라주 기법의 작품은 조형미와 세련미를 느낄 수 있다.이화여대 서양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영호남미술교류전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현재 토상회, 여주회, 이서회, 여수미협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6.03.25 23:02

한옥에 덧입힌 따뜻한 한글의 조형성

한옥과 한글 등 고유한 콘텐츠에 천착하고 있는 김도영 작가가 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여덟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28일까지 ‘오랜 기다림의 조우’전. 작가는 한옥과 한글에 작가의 내밀한 기억과 안온한 감성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입혔다. 중심을 이루는 것은 삶의 기억에 대한 반추.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엮어냈던 인물들에 대한 아련한 연민을 따뜻하고 정감어린 색채로 풀어놓았다. 특히 작가가 보여주는 한옥과 한글은 형태에 주목했던 사실적인 화폭이 보다 단순해지면서 기하학적인 조형미를 보인다. 한옥이 지니는 전통적 가치와 구조 내에서 발견한 조형적 요소들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한옥의 구조와 한글 자모와의 관계에 주목해 작업에 변화를 줬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부감의 시점으로 공간의 넓이와 깊이를 확보하고, 형상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으로 작가만의 개성을 보여줬다.또한 낡고 오래된 것들에 대한 연민이 강해지면서 따스함과 아련함이 여백의 깊이만큼 커졌다. 작가는 전북대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다양한 기획초대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한류미술공모전, 서울 메트로 미술대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동아미술제 등에서 상을 받았다. ·

  • 전시·공연
  • 은수정
  • 2016.03.25 23:02

[문화광장] 전시·공연 일정

△기획전 ‘여기서, 지금’전 = 26일까지 공간 시은.김다정 김연경 홍수연(전북대 대학원 서양화 전공) 권오현 박건구(전북대 조소과 전공) 작가 미술사 스터디를 하면서 변화한 작업 철학, 미학적 사고 등을 전시로 선보인다. 회화 설치작품 작업글 등을 전시한다. △이한구 사진전 ‘애인은 늙지도 않아’ = 27일까지 전주 서학동 사진관.소소한 자연풍경을 촬영한 연작 ‘소소(小小)풍경_Micro Landscape’ 과 인물의 춤과 소리를 담은 ‘무무(無舞)_마지막 예기와 꾼, 개비에 관한 기록’을 전시한다.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세상의 풍류와 예인의 풍모, 깨달음 등을 감각적으로 표현한다.△이강원 개인전 ‘빛-주름’ = 30일까지 우진문화공간.금속성 소재의 구겨진 주름 표면과 이에 반사되는 빛을 세밀하게 그린 작품과 비닐을 사용해 주름을 표현한 신작 등 총 25점을 선보인다. 비닐이 만들어내는 주름은 아무렇게나 구겨진 듯한 호일 주름과 달리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작가는 주름이라는 이미지에 빗대어 인간의 영혼과 자아를 표현했다.전주시립극단 정기공연 ‘벚꽃동산’ = 25일 오후 7시 30분, 26일 오후 4시.러시아 작가 안톤체호프가 쓴 4대 희곡 중 하나. 농노해방 이후 귀족계급이 몰락하고 신흥 부르주아가 등장하는 러시아의 격동기 모습을 만개한 벚꽃이 봄바람에 금세 시드는 것에 빗대 표현했다. 홍석찬 씨가 연출을 맡고 전춘근 김영주 이병옥 고조영 국영숙 백민기 씨 등이 출연한다. R석 2만 원, S석 1만5000원.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6.03.25 23:02

애절한 판소리로 푸는 매창의 삶

배꽃이 흩날리던 날 눈물로 보낸 사람, 가을 낙엽이 지면 나를 생각하려나.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단장 조통달)이 조선시대 기생이자 여류시인이었던 매창의 삶을 담은 창극 이화우 흩날릴 제를 들고 고창과 익산을 찾는다. 무대는 오는 31일 오후 7시 30분 고창문화의전당과 4월 7일 오후 7시 30분 익산예술의전당에 펼쳐진다.동명의 시를 소재로 한 창극 이화우 흩날릴 제는 지난해 도립국악원이 전주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부안 출신 기생 매창(1573~1610)이 선비 유희경과 나눴던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담고 있다.매창은 황진이나 일지홍처럼 기생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이화우 흩날릴 제를 비롯한 여러 시편이 현재까지 전해질 만큼 뛰어난 시혼(詩魂)으로 당대 유수한 문객들과 풍류를 나누었던 인물이다.이번 순회공연은 지난 정기기획공연 무대를 점검한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역 공연장의 여건을 고려해 내용을 보완했다는 게 국악원의 설명이다.조통달 창극단장이 제작작창을 맡고 정진권 (사)푸른문화 이사장이 연출을 담당한다. 주인공 매창 역에는 도립국악원 부수석으로 활동 중인 장문희 명창이 나선다.국악원 창극단뿐 아니라 무용단과 관현악단, 보성소리축제 대통령상을 받은 이재영 명창이 특별출연해 매창의 죽음 장면에서 전통장례문화를 재현할 예정이다. 전석 무료, 문의 063-290-55396450

  • 전시·공연
  • 최성은
  • 2016.03.24 23:02

그림으로 대화하는 부부 이야기

재료도 장르도 작업 스타일도 다른 두 화가가 함께 전시를 연다. 그림이라는 한 길, 또 부부라는 한 길을 걷고 있는 서양화가 박상규 작가와 한국화가 조경순 작가가 다음달 3일까지 교동아트미술관에서 또 다른 시선_ 박상규조경순 부부초대기획전을 연다.원광대 미술학과 캠퍼스 커플로 만난 이들은 20년 전에 첫 번째 부부전을 열었다. 부부전은 각자의 작업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의미도 있지만 그림으로 대화하는 이들의 또 다른 소통방식이기도 하다. 10년 주기로 부부전을 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올해 결혼 30주년을 기념하며 전시를 준비했다.박 작가는 신작 내 마음의 정원 시리즈와 누드크로키 작품을 포함해 20여점을 선보인다. 본래의 모양이나 고유의 색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그는 꽃과 화병을 끊임없이 관찰, 자신이 느낀 감응(感應)대로 표현한다. 정물을 주로 그리는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심리적 움직임과 색채의 조화를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그는 원근명암법과 같은 서양미술의 문법보다는 내적 감정과 색채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며 정물화는 여백의 느낌을 강조해 색채 대비를 강하게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신작 역시 풍성하지만 단순한 꽃과 화병, 배경을 그려내 강렬한 화면 대비를 보여준다. 또 도내에서 손꼽히는 누드크로키작가인 그는 올해 새로 작업한 누드크로키작품 7점도 선보인다.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은 박 작가의 대형작품 내 마음의 정원(290㎝181.8㎝)에 감탄하는 한편, 조 작가의 세밀한 불화도 호기심어린 눈으로 감상한다. 특히 전시장 한쪽 면 전체는 불화 작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보라색 천으로 감싼 뒤 작품을 걸어 눈길을 끈다.불화는 선에서 시작해 선으로 끝나는 작업이라는 조 작가는 전통을 바탕으로 가는 선을 겹쳐 그리고 금과 돌가루로 색을 입히는 등의 작업은 잡념을 비우고 붓 끝에 온 집중을 쏟아야 한다며 화려하지만 불교관을 담은 경건하면서도 따뜻한 작업이다고 말한다.불교신자인 동시에 15년간 불화 작업을 해온 그이지만 종교화 작업보다는 일반 대중이 미술관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불화를 그리고 싶었다. 그는 일반인이 아미타불, 관음보살, 관세음보살 등 다양한 불상의 특징을 구분하기 쉽진 않지만 손모양, 머리화관 등을 보며 각 부처의 특징을 탐색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6.03.23 23:02

한지 꼬아 만든 '지승공예' 명맥 이어

손으로 무언가를 다듬고,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 좋아 시작한 일이 어느덧 평생의 즐거움이자 과업이 됐다. 한지공예가 문연희 씨의 두 번째 개인전이 지승공예를 주제로 2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원광대 숭산기념관 1층에서 열린다.지승(紙繩)은 길게 자른 한지를 꼬아 노끈을 만들고, 이를 촘촘히 엮어 그릇을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드는 전통 공예기법이다. 조선시대 대중의 일상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됐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첨단소재기법이 등장한 뒤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기술이 됐다.실제로 한 때 단전되는 불운도 겪었으나 1986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된 최영준 기능보유자에 의해 명맥을 잇고 있다. 문연희 공예가는 1997년 최영준 기능보유자의 가르침을 받으며 지승공예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 20여년 간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이번 개인전에서는 항아리등잔교지통저고리 등 전통적인 지승 공예품 뿐 아니라 핸드백과 도포 등 현대적 감각을 덧붙인 새 작품까지 총 40여점이 전시된다. 가로 1.8m, 세로 2m40㎝에 이르는 거대한 지승자리(앉거나 누울 수 있도록 바닥에 까는 물건)처럼 예술성을 부각시킨 작품도 여럿 선보인다.지승공예가 현대사회에서 재조명 받기 위해서는 식상함을 탈피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문 씨는 지승 공예품은 화려하진 않지만 한지의 단아하고 잔잔한 매력이 담겨있다며 전통기술로도 얼마든지 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문연희 씨는 1995년 제1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익산에 거주하면서 전주한지축제원주한지축제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국제종이작가협회 영국 순회전을 비롯해 프랑스중국일본독일 등 국내외 각종 종이 관련 전시회에 꾸준히 작품을 내고 있다.

  • 전시·공연
  • 최성은
  • 2016.03.22 23:02

금세 스러지는 벚꽃에 담은 인간사

전주시립극단(상임연출 홍석찬)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가 쓴 4대 희곡 중 하나인 벚꽃동산을 24일부터 정기공연 무대에 올린다.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마지막 작품으로서 그가 작고한 해인 1904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초연됐다. 찬란하게 핀 벚꽃이 봄바람에 금세 스러지는 모습에 빗대어, 농노해방 이후 귀족계급이 몰락하고 신흥 부르주아가 등장하는 격동기 러시아의 시대상황을 함축한 작품이다.주인공 라네프스까야는 한 때 남부럽지 않은 지주였지만 가문이 쇠퇴하며 선대로부터 내려온 넓고 아름다운 벚꽃동산마저 경매로 처분해야할 처지에 이른다.하지만 그녀는 과거의 풍요로웠던 생활과 추억에 파묻혀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가문의 유일한 자랑거리인 벚꽃동산을 간직하려 한다. 결국 농노의 자식인 로빠힌이 땅을 매입하게 되고, 벚꽃나무를 베는 무정한 도끼질 소리를 들으며 라네프스까야는 고향을 떠나 새 삶을 살게 된다.상실과 희망의 모호한 경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인 벚꽃동산은 평범한 플룻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시대를 뛰어넘어 현재에도 쉽게 발견되는 보편적인 상황을 그리고 있다.벚꽃동산은 주인공 라네프스까야의 행복한 시절을 상징하는 존재지만 오히려 그것을 잃음으로써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얻게 되는데, 비극과 희극이 뒤엉켜 있는 인간의 운명을 바라보는 안톤 체호프의 초연한 작가관을 엿볼 수 있다.홍석찬 씨가 연출을 맡으며 전춘근 김영주 이병옥 고조영 국영숙 백민기 씨 등이 주조연으로 출연한다.공연은 24일부터 26일까지(목금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진행된다. 티켓가격 R석 2만원, S석 1만5000원 문의 063-273-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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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은
  • 2016.03.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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