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작은 거위(ocarina)’가 내는 맑은 선율이 오는 주말을 마무리한다.코리아 오카리나 챔버 오케스트라(단장 백승영)가 오는 8일 오후 5시 전주시 덕진동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오카리나는 내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세 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 공연은 (사)한국생활음악협회 전주지부가 주최하고 전북대 평생교육원이 후원했다.이날 36명의 단원은 김영식 지휘로 민속음악과 가요, 팝송, 영화배경음악, 클래식을 오카리나 합주로 들려준다. 보헤미아의 민속 무곡 폴카 로사문다(Rosamunda)로 막을 열고 가요 ‘다함께 차차차’로 객석의 흥을 돋은 뒤 다시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와 ‘이웃집 토토로’의 배경음악으로 동심을 싣는다. 이어 귀에 익은 라틴 음악인 ‘엘 콘도르 파샤(El condor pasa)’로 우수 짙은 여운을 남기며 요한 스트라우스(Johann Straus, sr)의 라데츠키 행진곡(Radetzky March)으로 막을 내린다.코리아 오카리나 챔버 오케스트라는 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1년 이상 기초반과 심화반을 이수한 뒤 한국오카리나 교육협회에서 주관하는 연주자 과정을 취득한 단원으로 구성됐다. 기존 오케스트라의 형태를 갖춰 대규모 연주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2월 발족한 이후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린지 무대에 섰으며 충남 홍성·천안 등에서 초청 공연을 했다.
가로등이 드물어 어두운 동네에 적막을 깨는 국악기 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2일 오후 7시30분에 찾은 전주시 효자동 삼성보육원. 마당 왼편에 들어선 연습실에서는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박지중 지도위원의 지휘로 초3에서 고1까지의 원생으로 구성된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이하 바람꽃)가 아리랑 접속곡을 맹연습하고 있었다.자, 리타르단도(ritardando)는 느리게 잖아. 103번 마디는 알레그레토(allegretto)로 다시!오는 6일 공연을 앞둔 30명은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악보와 지휘자를 응시하며, 고사리 손으로 가야금을 뜯고 해금을 켜고 피리를 불었다. 지도강사로 나선 국악원 단원들은 옆에서 뒤에서 아이들의 자세를 잡아주고 박자를 보조했다.맨 뒤 꽹과리, 장구, 징, 북을 치는 타악 4인방은 쉬는 시간에도 간식과 잡담을 뒤로 했다. 공연이 며칠 남지 않아 선생님의 마음이 더욱 바빴다. 공연의 첫 순서가 사물놀이인 만큼 아이들도 선생님의 뜻을 헤아렸다. 타악 4인방은 국악원 김인두 단원의 지도 아래 군말없이 상기된 얼굴로 연습에 열을 올렸다. 아쟁으로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힌 정모 양(중1)은 공연을 생각하면 떨리고 긴장감도 100%다면서 각자 연습한 곡을 서로 맞춰보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악을 잘 몰랐는데 신선했다며 선생님들이 가르친 보람을 느끼도록 멋진 공연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거문고를 타는 김모 군(초4)은 처음에 판소리를 하다 거문고로 바꿨는데 소리가 다양해서 좋다며 최고의 공연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국악판 엘 시스테마(El Sistema)인 바람꽃이 오는 6일 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무지개를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창단공연 및 제1회 정기공연을 연다. 공연은 전북도립국악원, 전주삼성보육원이 주관하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전주공장위원회,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를 사랑하는 모임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홍보물 인쇄, 공연장 대관, 악기 운반 등 십시일반 도움도 보태졌다. 사회도 전북CBS 김연옥 아나운서의 재능기부로 진행된다. 공연장 객석에서는 관객의 깜짝 공연과 선물도 예정됐다. 이날 바람꽃은 12명의 국악원 강사와 함께 무대에 올라 사물놀이, 창작무용 풍경, 판소리 흥부가, 창작무용 향, 국악관현악 아리랑 접속곡, 국악관현악과 국악가요 흥부놀부, 오나라, 산도깨비 , 국악관현악 타를 선사한다. 바람꽃은 지난 2011년 5월 처음 제안됐다. 현대차 노조와 국악원 노조의 연계로 7개월의 논의 끝에 지난해 2월 현대차의 노사공동기금 5000만 원으로 시작했다. 문화복지와 전통예술 발전이라는 대의와 함께 클래식 음악교육으로 빈민층 청소년에게 꿈과 의지를 심은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를 모델로 했다. 국내 사회단체와 기업이 다양하게 따라하고 있지만 국악은 전국 최초로 지난해 8월 바람꽃이 창단됐다.국악원 단원들과 아이들은 1년6개월간 매주 만나며 마음을 여는데 1년을 보냈다. 단원들은 상처를 품고 사는 아이들과 교감을 위해 어르고 달래기를 반복했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가르치는 만큼 따라오지 못해 갈등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시간이 추억이 됐다.박지중 지도위원은 처음에는 서로의 마음을 잘 몰라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그냥 귀엽고 예쁘다며 연주 곡의 난도도 높은데 얘들의 실력도 몰라보게 늘었다고 말했다.연출을 맡은 김종균 단원은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아이들이 전해준 편지를 보고 오히려 힘을 받았다면서 연민과 동정의 시선이 아닌 아이들이 세상의 주체로 당당히 도약하는 것을 축하하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얼룩말로 자의식을 나타냈던 서양화가 신세자 씨(55)가 11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는 오는 27일까지 전주시 효자동 갤러리 누벨백에서 심상으로 바라본 자연의 소리라는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다. 그는 my life(마이 라이프, 내 인생)연작에서 자연의 아름다음을 함축한 꽃 사이를 노니는 얼룩말을 그려 자연미와 생명력을 한 화폭에 담았다. 아름다운 기억연작에서는 자연미를 강조해 꽃을 더욱 풍성하게 나타냈다. 최영희 갤러리 누벨백 관장은 자연미의 정수인 야생화와 그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교감을 시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원광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신 작가는 지난 2006년 전북아트페어 프로페셔널전 특별작가상과 2007년 전북아트페어 스페이스전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전북미술협회 부지회장과 전북아트페어운영위원 등을 지냈고,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명필들의 서첩과 천자문을 접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라금석문연구회(김진돈 회장)의 제9회 전라금석문전시회에서다(6일까지 전주문화원 전시실).서첩을 남긴 이들은 당대의 최고의 명필들로, 많은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목판본으로 제작했다.이번 전시 역시 옛 선비들이 어떻게 이론을 정립하고 어떻게 서법 연마를 했는가를 가늠할 수 있고, 초서의 학습 교재가 되는 다양한 초천자문을 이를 통해 살필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김생이 보덕사에서 발행한 전유암산가서가 주목을 받는다. 총 315자의 글자로 이루어진 서첩은 해동의 서성답게 김생의 생동하는 운필을 만날 수 있다. 또 하서 김인후의 초천자문, 석봉 한호의 초천자문(완판본), 창암 이삼만의 초천자문, 무명씨 초천자문, 서석지(창암 제자) 천자문, 윤계석 초천자문(중국 광동 발행)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초천자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금석문 서첩으로는 한국 역대 명필들의 필적을 모은 대동서법이 있다. 창암의 화동서법은 전국에 영향을 미쳐 서울에서도 양각본을 찍어낼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또 조제희서첩, 고산의 유명준의 전첩, 태인 동초 김석곤의 춘우첩, 김제 송수용의 서첩, 전주에서 판각한 다양한 한글완판본과 편액 40점이 출품됐다.
문화시설의 연계로 이뤄진 전시가 선보인다. 부안군 진서면에 있는 휘목미술관은 5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부안군 보안면에 위치한 청자박물관에 외부전시로 ‘전북현대도예 17인전’을 마련했다. 이 전시는 문예진흥기금지원사업으로 우리 청자의 우수성과 맥을 연계하는 한편 현대도예의 흐름을 진단하기 위해 열린다.강의석 강정이 김문식 김영실 김윤수 문호창 박순천 등 도내 17명의 도예작가들이 각 2점씩 내놓은 34점이 전시된다. 휘목미술관 이종훈 관장은 “이번 전시는 변산반도 뮤지엄(MUSEUM)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계기로 각 관의 특성을 살려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별세한 ‘현대 수묵화의 거장’ 한국화가 남천(南天) 송수남(1939~2013) 화백은 세상을 떠나면서 독특한 유언을 남겼다.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조문객이 화사한 복장으로 꽃을 들고 참석해달라는 것이었다. 언뜻 유별난 유언같지만 생전에 그를 알고 그의 작품세계를 아는 미술계 인사들에게는 당연한 일처럼 여겨질 정도로 고인은 평소 꽃을 좋아했다고 한다.홍익대 서양화과에 다니다 4학년 때 전공을 동양화로 바꾼 그는 1980년대에 수묵화 운동을 주도하며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수묵화를 그렸다.홍익대 교수로 퇴직한 뒤 고향인 전주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화려한 꽃 그림을 발표했다. 인사동 노화랑은 4일부터 송수남 화백의 ‘사군자’ 전시를 연다.전시에는 2000년대 중반에 그린 그의 사군자 90여 점이 나온다. 전시는 18일까지. 02-732-3558. 연합뉴스
설렌다.공연을 앞두고 보통 두려움이 앞서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올 연말 정년을 앞둔 문정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의 이야기다. 첫 발표회도 아닌, 무용으로 산전수전 다 겪으며 60년 춤 인생을 갈무리 하는 무대에 설렘을 올려놓는 것 자체가 의외다. 나이 60이 돼서 이제 조금 보인다는 그의 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춤에 대한 겸손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신감이기도 하다. 속이 꽉 찬 자신의 춤을 어서 보여주고 싶은 의욕으로 설레는 게 아닐지.젊은 시절 서정적인 춤에, 중년 이후 서사적인 춤에 매달렸다면, 지금 그는 철학적문학적인 춤을 꿈꾼다. 춤은 정중동(靜中動)이면서 동중정(動中靜) 입니다. 고도의 트레이닝을 통해 그냥 서 있어도 이야기가 나와야 합니다.춤꾼에게 무대는 우주이고, 그 우주와 호흡하며 몸을 통해 삶을 풀어놓는 것이 춤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춤을 출수록 함부로 움직이기 어렵고 무섭고 두렵단다.그가 설렘을 갖고 준비하는 무대는 문정근 춤 60년 한 점 새가 되어다(4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그는 이번 무대에서 자신의 무용 인생을 뒤돌아보며 또다른 출발을 다지는 창작춤을 보여줄 예정.김정수 교수(전주대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와 연극인 오진욱씨 연출로 무대에 오를 이번 공연은 춤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6살 어린 나이에 도라지 춤을 시작으로 초중고 시절 에피소드를 춤으로 준비했다. 춤에 매료되고 춤으로 평생을 살겠다는 뜻을 세우는 과정이 담겨있다. 2장은 활발했던 청년기의 활동을 영상으로 되돌아보는 부분이다. 문정근 춤의 객관적 평가와 그 의미를 해설과 함께 만날 수 있다.3장은 새로 안무된 3개의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 선비와 노인, 여인 등을 소재로 각각의 장과 경은 독립적이기도 하면서 한 개인의 춤 인생을 보여주는 동일 맥락으로 이어진다. 춤꾼이 선비가 되고 노인이 되고 여인이 되는, 무용가이면서배우다. 월하영무를 타이틀로 한 선비춤을 통해 선비정신을 이야기하고, 신노심불노의 노인춤을 통해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아직도 젊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추억 속으로를 주제로 한 여인춤은 주마등처럼 지나간 여인(기생)의 삶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오페라의 유령처럼 춤배우가 돼서 여러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는 문 단장은 특히 여인춤에 강한 애정을 비쳤다.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장 차림으로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드물 뿐 아니라 그 스스로도 더 이상 여인춤을 출 기회가 없을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주변에서 갈라쇼 형태로 정년 무대를 기념하는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그는 주변에 부담 주기도 싫고 새로운 작품도 발표하고 싶었다고 했다. 공연에는 후배제자들 30여명이 함께 무대에 오르며, 발레리나 손윤숙 교수(전북대 무용과)가 우정 출연으로 참여한다.그동안전라삼현승무와 전주학무, 전주 민살풀이, 전주팔경 등 그동안 전주춤 뿌리찾기로 전통춤의 복원과 재연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온 그의 16년 도립무용단장을 마무리 하는 무대지만,신노심불노의 열정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전북도 무대공연 제작지원사업으로 진행되는 공연은 전석 초대로 진행된다.
김제 벽골제 내 벽천미술관에서 ‘한국화 방향전(方向展)’이 2일 개막됐다.이번 전시는 시대와 미의식에 대한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새로운 모색을 대변하는 한국화의 대표적 작가인 벽경 송계일, 오용길, 야송 이원좌 씨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한국 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한국화의 정체성을 선도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2일까지 진행된다.
전주예술고 학생들이 뮤지컬 요셉의 꿈을 무대에 올린다(4일 오후 3시,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대극장). 올 연초 교육부로부터 학생뮤지컬 운영학교로 지정된 후 이 학교 방송문화예술과를 주축으로 음악과의 오케스트라와 미술과의 스탭진, 전주 동북초등학교 뮤지컬 단원들의 합작으로 만든 결실이다. 조명지 교장은 종합예술인 뮤지컬을 위해 연계 작업을 해온 점만으로 의의가 크다며 학생들이 뮤지컬을 통해 끼와 꿈을 펼치고 공동작업을 통해 서로간 이해와 협동정신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김용선 학교 방송문화예술과 학과장은 공연이 있기까지 어려움과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끝까지 함께 꿈을 이루어낸 학생들이 대견하다며 꿈이 있기에 열정이 있고 요셉의 꿈이 모든 사람의 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1980년대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749회 공연과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작품(팀 라이스 대본,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곡)은 성경에 나오는 요셉과 그의 11명의 형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친숙한 멜로디의 음악과 개성있는 인물들, 수 천년 전의 이집트와 현대 런던을 오가는 독특한 의상 등 학생 뮤지컬로서는 분에 넘칠 만큼대작이다.요셉 역에 황창현 김진우가 더블캐스팅 되는 등 출연진만 40명이 넘는다. 연출(김용선진재홍)과 예술감독(김예숙) 등은 교사들이 맡았다.
스승과 제자들이 흥겨운 잔치를 베풀었다.판소리 동초제 명창인 연초 김소영과 그 제자들의 공연이 1일 익산시 마동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연초 김소영 판소리 연구원 주관, (사)운초 오정숙 판소리 보존회 김소영 소리마당이 주최한 이번 공연은 ‘深木昌盛之燕(심목창성지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이날 김형일 국악평론가의 사회로 강영란, 고연수, 김세미, 김소영, 천희심, 최원환 명창이 홍보가의 매 맞는 대목, 수궁가에서 자라가 육지의 아름다움을 처음 보는 장면인 고고천변, 심청가 눈대목 연창으로 곽씨부인 유언, 심봉사의 황성 가는 대목 등을 선보였다. 김소연 명창은 익산 출신으로 홍정택·오정숙 명창에게 사사했다. 지난 1987년 제13회 전주대사습 판소리 일반부 장원, 1993년 제20회 남원춘향제 전국판소리대회 명창부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이날 공연은 익산시·익산문화재단·국악방소·극동방송·전주문화재단 동초제판소리보존회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손수레에 가득 실은 흙 다섯 덩어리를 하얀 바닥에 작은 산처럼 쌓더니 이내 발로 평평하게 만든다. 이를 다시 발날로 조밀조밀 나누고 밟고 밟기를 반복한다. 지난 2009년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조교로 지정된 김창대 씨(41)는 스승이 그랬던 것처럼 반죽의 밀도를 발바닥으로 가늠하며 기와를 품게 될 흙을 다졌다. 김 씨의 스승은 지난 6월 별세한 중요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製瓦匠) 한형준 보유자다. 부산 출신인 김 씨는 전남 장흥 출신의 스승과 15년을 함께 하며 숭례문 복원작업에도 참여했다. 김 씨는 28일 전주시 동서학동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2013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에서 장흥에서 공수한 점토와 고령토, 마사토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황토빛 고운 흙으로 기와가 만들어지는 초반 과정을 시연했다. 이날 시연은 올해 보유자 작품에서 처음 시도한 특별전이 스승을 주제로 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개막한 보유자 작품전은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가 주관해 다음달 15일까지 펼쳐진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승자 104명이 올 한 해 정성을 기울여 제작한 130점을 한 자리에 모아 공개하는 자리다. 지난 1973년 이후 41번째다. 이번 전시는 도자금속목칠섬유피모(皮毛)지석 공예의 재료별로 구성됐다.특히 올해는 특별전을 시도해 제와장 고(故) 한형준 보유자의 특별전도 마련했다. 그의 인생과 생전에 사용했던 도구, 재료 등을 전시해 그의 삶을 기억할 수 있는 자리로 조성했다. 그가 와통, 바대, 흙괭이, 흙가래, 흙방망이, 머리자, 쨀줄, 도장, 막새틀로 만든 잡상과 기와세트를 볼 수 있다.전시실에 들어서면 먼저 교과서에서 봤던 웅장한 풍모를 뿜어내는 편종(編鐘)과 편경(編磬)이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김현곤 악기장(78)이 제작한 두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제자들이 분리이동합체했다는 후문이다. 그 뒤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8호 불화장(佛畵匠) 임석환 씨(65)가 그린 서가도가 한 벽면을 채웠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3호 칠장(漆匠) 정수화 씨(59)가 내놓은 나비당초문함의 화려함과 세밀함은 눈길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느끼는 자리다면서 무형문화재의 활용을 위해서 보유자와 유명인사를 연계한 상품개발사업, 이수자에게 컨설팅을 실시해 작품을 제작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주의 무형유산원이 장인의 명품을 유통하는 장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군산시립합창단이 다음달 12일 저녁 7시30분 군산예술의전당에서 ‘유럽합창 속으로, 르네상스에서 낭만까지’를 주제로 제72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에는 강기성 상임지휘자가 시대적 흐름에 따른 정통 유럽합창음악의 작곡기법와 연주형태, 그리고 음악적 색채감의 변화에 대해 해설하며 지휘에 나선다.티켓은 전석 무료이며 금강방송(www.kcn.tv, 1544-5400)을 통해 공연 한시간 전부터 현장에서 선착순 배부한다.
(사)정가보존회(이사장 임산본)가 주최한 제6회 지봉 임산본 대상 정가경창대회에서 이형택(서울)씨가 지봉대상 장원을 차지했다. 지난 26일과 27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5개 부문에서 150여 명의 참가자들이 경합을 벌였다. 장원에게는 상금 300만원이 수여됐다. 임환 관장(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지봉 임산본 전수관)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이라는 사명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해를 거듭 할수록 관심과 참여가 높아져 큰 희망과 자신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지봉대상 최우수상 박은선(전남 장흥)·박재우(구미) △명인명창부 최우수상 김경숙(전주), 우수상 조무송(경북 칠곡)·이복오(여수) △지름부 금상 최재범(전주), 은상 박용규(익산)·황정택(진주) △사설시조부 금상 윤석호(임식)·이성호(전주) △평시조부 금상 김덕심(광주), 은상 이성호(전주)·강기형(경남).
전북CBS는 창립52주년을 맞아 제3회 성경필사본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114점의 필사본이 다음달 17일까지 전주시 용정동 전북CBS 1층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올해는 특히 교회 유년부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정성껏 나눠 쓴 복음서와 중·고교생들이 제출한 성경, 한 교회 교인들이 함께 쓴 성경 전서 등 참여의 폭이 넓어졌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금먹으로 한지 두루마리에 새긴 구약과 신약, 열폭 병풍에 담긴 잠언 등 신앙에 대한 정성을 가늠케 하는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경기도의 한 재소자가 1450장의 편지지에 담아 보낸 필사본은 신앙을 통해 참회의 뜻을 전하는 작품으로 여겨졌다.정복수 전북CBS 본부장은 “예년보다 많은 필사본이 저마다의 사연과 정성을 담아 한 자리에 펼쳐졌다”면서 “항상 낮은 곳에서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웃과 함께 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른 세 해 동안 지속된 동행의 문이 열렸다. ‘열모임’은 다음달 3일까지 전주시 서신동 서신갤러리에서 제33회 열모임전을 진행한다. 30여년간 전시회를 실시한 열모임은 매해 일년 동안 자신의 작품을 정리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도내 미술인으로 구성된 열모임은 지난 1978년 창립한 뒤 1981년 제1회를 시작으로 세월과 함께 계절을 바꾸며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에는 한국화, 서양화 등 평면과 입체 공예 작품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도 강봉호, 고충석, 신용식, 이금연, 이방우, 이재원, 장석수, 정선희, 최병욱이 참여했다.
19번째 전라미술상은 섬유공예가 송수미 씨(47)에게 돌아갔다.전라미술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일청)는 끊임없는 창작정신과 진솔한 예술활동으로 전라지역의 미술발전에 이바지하면서 예향의 맥을 이어나갈 작가로 송 작가를 선정했다. 운영위는 공예의 영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송 작가의 실험성과 활발한 작품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송씨는 실크 스크린에 전사된 사진이미지를 배경으로 낡은 그릇과 같은 오래된 생활 소도구를 배치하며 주제 의식을 구현하고 있다. 그의 최근작 나눌 수 있는 호흡 연작은 사물과 인물이 한 화면에서 같이 호흡하며 공간과 시간에 의한 소통을 다루고 있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5시 전주시 경원동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며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역대 수상작가전이 열린다.전라미술상은 지난 1994년 전북화방 고(故) 이승갑 사장의 후원으로 제정돼 지난 1994년부터 시상했다. 첫 해 박민평 화백에 이어 김오성, 여태명, 이상조, 박상규 등의 작가가 수상했다. 이와 함께 제3회 김치현청년미술상도 전라미술상과 동시에 시상식이 이뤄진다. 역대 수상자 전시도 같은 기간 열린다. 올해는 한국화가 이홍규 씨가 수상하며 제1회 김용수, 제2회 이광철 작가가 수상했다.
2013년 전라북도립국악원 목요국악예술무대의 대미는‘천년의 소리, 천년의 몸짓, 천년의 음악’이 장식한다(28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역대 공연 작품 중 호응도가 높았던 작품을 선정, 과거를 이어 미래로 나아가는 전통예술의 다양한 매력과 깊이를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기획한 무대다.국악중주곡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해금 서윤경, 25현가야금 김정연, 대아쟁 김수진, 신디 박덕귀)을 시작으로, 무용 ‘비비낙안(飛飛落雁)’(배승현 외 9명), 대금독주 ‘청성곡’ (대금 이항윤), 판소리 ‘적벽강의 뇌고소리’(소리 송재영, 모듬북 배혜국·이종민), 25현 가야금 독주‘아리랑’(25현가야금 장서령), 민요 ‘동백타령, 동살풀이 메들리’(천희심 외 6명), 타악드라마 ‘타·무(打·舞)’(송형준 외 7명) 등 가·무·악의 향연이 이어진다. 2014년 목요국악예술무대는 내부 공모제 확대를 통한 예술단원들의 창의적 무대와 사전 제작시스템을 통한 새로운 형식의 창작 작품 개발, 수준 높은 예술적 기량을 바탕으로 한 전통의 보존에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국악원은 밝혔다. 공연은 무료다.공연예약 국악원 홈페이지(www.kukakwon.or.kr). 문의 063)290-5539.
소묘(드로잉drawing)로 개인을 통해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미술가 조해준(41)이 10여년 만에 고향에서 개인전을 연다.조 작가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전주시 진북동 우진문화공간의 제55회 청년작가초대전을 진행한다. 그동안 작업했던 연작 가운데 설치, 조각, 드로잉 등 10여개가 선보인다. 미술교사 출신 아버지 조동환과 함께 만든 미군과 아버지, 북한 밖에서 비추어본 풍경-북조선, 어깃장 난 아들-1979년부터 1990년까지 등 그의 대표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가족사를 시작으로 제3세계까지 이야기를 확장하는 그는 작품 활동 초기 미시사와 같은 개인의 경험을 어떻게 드로잉이라는 방식으로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면서 독일 유학 뒤 북한 이주민, 아랍 출신 성직자 등 영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작의 바탕은 고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0년 전후 상징적인 물건을 평면에 차용조작하는 작업을 하다 2002년부터 아버지와 함께 드로잉 연작을 발표하고 있다. 격동의 근현대사 속에서 소시민으로 살아온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구술(口述) 드로잉 시리즈 박이소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 활동가들의 체험이 담긴 놀라운 아버지, 개인의 생애를 다룬 연대기 뜻밖의 개인사-당숙 등을 내놓았다. 지난 2011년부터는 전북의 근대 교육사를 다룬 정읍: 일제강점하의 식민통치 시기부터 한국전쟁까지를 작업하고 있다.그는 아버지와의 공동작업에서 새로운 가족사도 만들어냈다. 조 작가는 이전까지 아버지와 글이나 대화로 소통하는데 그쳤다면서 아버지가 연로하게 되면서 신체적인 기억을 만들어보고 싶어 영화 사이의 풍경에 씨름하는 장면을 넣고 서로 부대끼며 부자(父子)가 총제적인 소통을 하게 됐다고 들려주었다. 전주 출신인 그는 전주 우석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을 졸업했다. 독일 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 석사과정을 마치고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프라이어 그래픽 연구과정을 수학했다. 지난 7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 최종 4명의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서울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서울시립미술관)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평양예술단과 함께하는 ‘시공간으로의 여행’ 공연이 부안에서 열린다. 30일 저녁 7시30분 부안예술회관에서 ‘평양예술단과 함께하는 시공간으로의 여행’ 공연이 무료로 열린다.이번 공연은 농어촌 희망재단이 주최하고 한국 마사회가 후원하여 열린다. 프로그램은 군무(임진강, 아박무, 칼춤, 박편무), 매직 무용, 아코디언 연주 등 고전 전통무용의 맥을 잇는 전통 공연으로 구성됐다.문화체육시설사업소(소장 문숙자)는 “많은 군민이 북한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해 남북한의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고 북한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군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평양예술단은 북한에서 예술활동을 했던 북한 이탈주민들로 구성된 전문예술단체로 지역축제와 소외 지역을 찾아가는 문화예술 등의 공연을 진행하며 북한문화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내 그림 제목은 모두 평화라 했던 고암 이응노의 군상은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른 움직임을 하면서도 어울림을 통한 공생공존이 잘 나타나 있다. 166273㎝ 크기의 대작이라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온몸으로 전쟁, 분단, 이념 대립을 겪었던 그의 소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625 때 월북한 아들을 보고싶은 마음에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일로 고초를 겪고 1983년 프랑스로 귀화했던 그는 평화로운 조국을 바랐다. 광주민주항쟁을 계기로 죽기 10여년 전부터 몰두했던 군상 연작은 그래서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발걸음을 옮기자 운보 김기창의 농악이다. 장구를 든 인물에는 작가의 모습이 투영됐다. 소리를 좀더 잘 듣기 위해 고개와 눈이 한 쪽으로 쏠린 모습에는 청각장애인이었던 그의 소리에 대한 그리움이 배어있다. 김창렬의 물방울 은 영롱하고 투명한 물방울의 질감이 감상자에게 차원을 넘는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KBS전주방송총국과 함께 주최한 한국미술의 거장: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전이 호응을 얻고 있다. 27일 도립미술관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26일까지 한국 거장전을 다녀간 관람객은 1만7000여명이다. 주말은 하루 1700~1800여명이 관람하고 있다.이번 거장전은 보험료, 운송료 등 6500여만 원의 예산으로 서울 가나아트센터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미술평론가 윤범모 가천대 교수의 기획으로 국내 대표적인 화가 23명의 114여점을 도립미술관 제1~5전시실과 상설전시실에서 미술사에 따라 배치했다.전시된 114점의 작품가는 모두 약 300억 원. 이 가운데 가장 고가의 그림은 이우환의 점으로부터로 24억~25억 원 선이다. 이어 김환기의 매화와 항아리 15억 원, 박수근의 노상의 사람들 12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조각가 권진규의 작품 9점은 단독 전시실에 배치해 비중을 뒀다. 이 외에도 김병기, 남관, 도상봉, 문신, 박고석, 박래현, 박생광, 백남준, 변관식, 오지호, 이상범, 이중섭, 장욱진, 전혁림, 최종태, 하인두의 그림이 선을 보여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거장전을 2번 관람한 김모 씨(35전주시 인후동)는 그동안은 외국 작가 위주였는데 교과서에서 봤던 우리나라 작가들의 전시라서 유익했다며 지난해 샤갈 피카소거장전보다 더 내실있고 볼만 하다고 평했다. 도립미술관 이선화 학예연구사는 도록 판매량도 평소 전시의 3배가 넘었고, 그림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여러 번을 관람한 입장객도 종종 볼 수 있다면서 권진규의 조소 등을 실제 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가족단위 관람객과, 작가들이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을 공감하는 장년층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관람은 무료며,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문의는 063-290-6888번.
[안성덕 시인의 ‘풍경’]분홍
“미술은 정답이 없다”…윤범모가 풀어낸 한국미술의 재해석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제15회 전북 중·고교생 목정 미술실기대회 대상에 차진주·박보미 양
조선셰프 서유구와 전주 10味의 만남
이종희 회장 “‘인화(人和)' 의 자세로 전북 수필문학 부흥 시킬 것”
"영진위, 예술영화 좌석 점유율 지원 철회해야"
제4회 민족민주전주영화제 14일 개막
‘조선셰프 한상궁’ 순창·전주서 특별무대 꾸민다
제6회 전주시민연극제 14일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