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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 "SES와 비슷?..분홍빛 우리 색깔 그대로죠"

걸그룹 에이핑크가 지난해 5월 정규 1집 이후 1년 2개월 만에 새 미니음반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으로 팬들을 찾았다. 청량함이 묻어나는 타이틀곡 '노노노(NoNoNo)'를 비롯해 '유 유(U You)', '러블리 데이(Lovely Day)' 등 5곡에는 이들이 지금까지 선보여온 분홍 빛깔 매력이 가득하다. 최근 이어진 폭우에도 '노노노'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안착,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지난 15일 중구 을지로에서 에이핑크를 만났다. "저희의 색깔 자체가 초창기 걸그룹 콘셉트와 비슷하죠. 코드나 곡 진행이 비슷하다 보니 SES 선배님 노래가 겹쳐 들린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희가 선배님들 팬이기도 하고, 그만큼 관심 있게 봐주신다는 거니 감사합니다. " (정은지)'노노노'는 귀에 '쏙쏙' 박히는 전주의 신시사이저 음과 시원스레 올라가는 정은지의 보컬이 포인트로, "내게 항상 빛이 돼 준 그대, 내 손을 잡아요"라고 속삭이는 응원곡이다. 특히 밝은 멜로디가 'SES 분위기'라는 평을 받았다. "누구에게나 힘이 되는 응원곡이에요. 어떤 분은 여자친구가 해주는 말 같다고하시고, 어머니가 아들딸에게 하는 말 같다고도 하죠." (윤보미)1년 2개월 만에 에이핑크의 이름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만큼, 이번 음반은 어느때보다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단다. 클라이맥스 멜로디나, 전주의 '삐삐삐삐'하는 부분 등이 그렇다. "전주의 신시사이저 음이 어찌 들으면 촌스러울 수도 있겠다 해서 원래는 빼려고 했죠. 그런데 저희는 그 부분이 있어야 귀에 남을 거라고 대표님께 말씀드렸어요. 회사 분들은 다 싫어했지만요. 하하" (박초롱)정은지는 "후렴구 클라이맥스 부분도 원래는 음 자체가 달랐다"며 "뻔한 노래가되지 않도록 수정 녹음을 자주 했다"고 부연했다. '노노노'를 비롯한 이번 음반 수록곡들은 '당당한 여성상'을 강조하는 최근 걸그룹들의 행보와 비교된다. 데뷔곡 '몰라요'부터 '허쉬 허쉬(Hush Hush)''부비부(BUBIBU)' 등 이들은 늘 남심을 들썩이는 사랑스러운 콘셉트를 놓지 않았다. 변신에대한 욕심도 있을 법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에는 멋있게 가자'는 말도 나왔지만, 우리가 '이건 아닌것 같다'고 했다"며 "강한 콘셉트는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에이핑크의 색깔을 다시한번 인식시키자고 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공백이 길었던 만큼 저희의 색깔을 한 번 더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살랑살랑'한 지금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만족합니다. " (박초롱)멤버 가운데 정은지와 손나은은 지난 1년간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정은지는 지난해 방송가를 뒤흔든 tvN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올 상반기 화제작 SBS TV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출연했다. 손나은은 '무자식 상팔자'에서 호연을 펼치고서 최근 MBC TV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응답하라 1997'에서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마음껏 뽐낸 '부산 소녀' 정은지는 묵직한 멜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표준어 연기 때문에 무척이나 고생했단다. "당시 뮤지컬과 드라마 활동이 겹쳐서 '표준어 노이로제'가 심하게 걸렸어요.내가 지금 말하는 게 사투리인지, 표준어인지 판단하기 어려웠거든요. 매니저 오빠도 경상도분이시라 죄송하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죠." (정은지)정은지는 "서울말을 쓰면 스스로 '오글거리는' 것 같아 한동안 아예 말을 하지못했다. 말하는 게 겁났다"면서도 "공부가 많이 된 작품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손나은은 '무자식 상팔자'를 통해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으로는 유례가 없는 시청률 10%를 맛봤다. "처음에는 너무 떨려서 연기하지 못할 정도였어요. PD님과 (김수현) 작가님이무서운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처음에는 '날 싫어하나'라는 생각에 서운하기도 했지만, 알고 보니 다 관심의 표현이었죠." (손나은)그는 최근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신혼 생활을 꾸리는 샤이니 태민에 대해"이야기하다 보니 종교(천주교) 등 비슷한 부분이 많아 금방 통하더라"며 "원래 요리를 거의 못했는데, 가상 결혼을 하면서 요리 등 이것저것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박초롱윤보미김남주오하영 등 나머지 멤버들은 지난 1년간 대외 활동은없었지만 컴백을 위해 밤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렸다. 정은지와 손나은이 촬영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동안 남은 멤버끼리 조를 짜 안무 대형도 틈틈이 맞춰봤다는 설명.그래서인지 밝고 귀여운 노래임에도 안무는 쉴 틈 없이 빡빡하다. "네 명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서 고음과 춤 연습을 같이했어요. 각자 자기 계발의 시간을 보냈죠." (윤보미)"이번 노래는 생각보다 많은 분이 아시는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도 문자가 오고, 심지어 여고에서도 에이핑크를 좋아한다고 연락이 오죠. 저희 색깔을 알리는 게가장 큰 목표입니다." (박초롱)

  • 전시·공연
  • 연합
  • 2013.07.16 23:02

로이킴 '봄봄봄' 표절 논란.."순수 창작곡" 주장

엠넷 '슈퍼스타K 4' 우승자인 가수 로이킴(본명김상우20)의 자작곡이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로이킴이 지난 4월 발표한 첫 싱글 '봄봄봄'이 인디 뮤지션 '어쿠스틱 레인'(본명 김태형)의 데뷔 싱글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과 도입부 코드와 멜로디가 유사하다는 네티즌의 의혹이 제기된 것.그러자 15일 로이킴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로이킴 정준영의 친한친구' 게시판에는 "'러브 이즈 캐논'을 틀어달라"는 신청이 이어졌으며 '로이킴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란 커뮤니티까지 등장했다. 음악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두 곡을 분석한 결과 다수 가요와 팝에 사용되는 화성 진행인 캐논 코드의 느낌을 도입부에 차용했다. '봄봄봄'이 E키(key), '러브 이즈 캐논'이 F키로 시작하는 차이를 통일시키기위해 C키로 조옮김을 하면 '봄봄봄'의 도입부 8마디는 'C-G-Am-E7-F-G7-C-G7', '러브 이즈 캐논'은 'C-G-Am-Em-F-C-Dm-G7'으로 세 마디에서 차이가 있다. 또 '봄봄봄'이 가사가 나오기 전의 전주 멜로디가 '솔 솔 솔라솔파미'로 시작하는 반면 '러브 이즈 캐논'에는 전주 부분이 없다. 그러나 노랫말이 시작된 도입부멜로디에선 다소 유사성이 있다. 문제는 이번 표절 논란이 두 곡의 음원 발표 시기와 저작권 등록일을 둘러싸고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에 확산하며 표절 논란을 부채질한 곡이 앞서 분석한 '러브 이즈 캐논'의원곡보다는 다시 편곡된 우쿨렐레 버전으로, 이는 '봄봄봄'보다 뒤에 출시됐기 때문이다. 두 곡을 분석한 한 유명 작곡가는 "'러브 이즈 캐논'의 우쿨렐레 버전은 원곡과달리 '봄봄봄'과 도입부 코드가 완전히 일치하고 '솔 솔 솔라솔파미'로 시작되는 전주 부분도 생겼다"고 변화를 설명한 뒤 "'봄봄봄'과 우쿨렐레 버전 중 어떤 음원이먼저 만들어졌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봄봄봄'은 로이킴과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배영경이 공동 작곡하고 로이킴이 작사했다. 작품 등록일은 음원 발매일인 지난 4월 22일이다. 반면 '러브 이즈 캐논'은 지난해 3월 8일 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됐다. 어쿠스틱레인은 같은 해 10월 이 곡을 유튜브에 공개했으며 '봄봄봄'이 발표된 뒤인 지난 4월 29일 음원으로 출시했다. 이어 5월에는 우쿨렐레 버전을 비롯해 피아노 버전, 우쿨렐레 슬로우 버전의 음원을 잇따라 발표했다. 어쿠스틱 레인은 최근 온라인에 "표절이다, 아니다 그런 말 하려는 건 아니다"며 "유튜브에 아이디를 하나씩 가지고 자기 곡은 꼭 업로드 하길 바란다. 1년 전에올린 유튜브 영상 때문에 세상에 잠시 주목을 받은 경우라 무명 아티스트에게 권한다"며 지난해 원곡을 유튜브에 공개한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로이킴의 음반제작사인 CJ E&M은 "'봄봄봄'은 로이킴과 배영경 씨가공동 작곡한 노래로 순수 창작곡"이라며 "두 사람은 어쿠스틱 레인의 이름과 노래를들어본 적이 없다. 며칠 내로 명확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3.07.16 23:02

못다 이룬 미술가의 꿈, 후배사랑으로 펼치다

미술가의 꿈을 접은 한 청년은 인쇄 사업을 시작했다. 미술과 멀리 떨어지는 듯 보였지만 그는 항상 미술의 언저리를 맴돌았다. 미술전시 리플릿을 제작하면서부터다. 전공을 살려 색과 디자인에 예민한 미술전시의 속성을 잘 소화해 내며 입소문을 타고 미술인들이 그를 찾았다. 그러면서 다시 작가로서 욕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대신 후배들을 후원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올해로 6년째 모던칼라기획 후원전 '기대하다 展'을 이어오고 있는 김철곤 모던칼라기획 대표(52) 이야기다.16~21일 전주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리는 '기대하다 展'은 대학을 갓 졸업한 신예작가를 후원하는 기획초대전. 문예진흥기금을 신청지원 받아 후원전을 열수 있지만 김 대표는 "문진금은 순전히 문화예술인들의 몫"이라며 자비를 들여 전시를 이어왔다. 이런 훈훈한 마음이 전해져 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은 공간을 제공하고, 그림창고(대표 김동원)는 작품 운송을 지원하면서 뜻을 모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다정 박종찬 손혜원 이슬기 등 신예작가의 작품 10여점이 선보인다.전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김다정은 정지돼 있는 사물을 그리지만 그 안에 있는 시간의 연속성에 주목했다. 역설적 표현에 집중한 박종찬(군산대 졸업)은 대상의 의미를 뒤집고 비틀어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다. 원광대 한국화과를 졸업한 손혜원은 비현실적인 자연 속에 살아가는 생물을 담았다. '공존'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슬기(전북대 미술학과 졸업)는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식물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을 병치해 인간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유토피아를 꿈꾼다. 전시 중에는 작가의 작업과정과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아 상영해 관객에게 소통과 공감의 장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오는 12월에는 지난 2008년부터 초대한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다시보기展 Review exhibition'도 열 계획이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7.16 23:02

[⑩ 조각가 도병락 씨]삶의 상처 꺼내 '깎고 또 깎아'

미술가가 작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각각 다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때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등 각자 다양한 모티브를 가지고 작업에 임한다. 이중에서 조각가 도병락씨(54)의 작업방식은 다소 특이하다. 수도승을 연상케 하는 고된 작업으로 지나 온 시간 속에 묻혀 있던 아픈 기억을 치유한다. 그의 작업과정은 언뜻 보면 개인의 치유과정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객은 작품에 녹아 있는 그의 아픔을 보고 동질감을 느낀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 건물 지하실에서 7년 동안 전화, 시계, 라디오, TV도 없이 지냈어요. 너무나도 힘들고 지루한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감성에만 의지하는 작업의 틀을 깨고 싶었죠."조각과 회화의 경계에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그는 회화 작업으로 화가 인생을 열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적어도 10번 이상 물감을 찍으면서 캔버스 꼭대기부터 밑바닥을 채워나가는 중첩의 연속이었다. 이것은 시간의 중첩이기도 하다. 한 번 찍고 이것이 마르면 두 번 찍고 이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며 시간과 물감이 엉겨 붙어 최후에 만들어 내는 회화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의 회화 작품 제목에 'Through the time(시간을 통해서)'가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유다. "미술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아들의 죽음, 경제적 문제 등 수많은 과거의 고통들이 파도처럼 밀려왔죠. 이럴수록 더욱 작업에 몰입하며 고무와 우드락을 깎고 붙이고 쌓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그의 회화 작업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조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캔버스의 한 지점을 계속 찍어내는 그의 붓질은 재료의 한 부분을 무수히 깎아내는 조각도의 움직임과 같다. 그는 고무와 우드락을 선택했다. 평평한 고무와 우드락 위에 밑그림을 그린 뒤 적절한 깊이와 경사면을 구상해 판다. 그의 조각도와 얇은 절단기는 고무와 우드락 위를 수천 번 지나간다. 같은 지점을 수십 번 왔다 갔다 해야 딱딱한 고무는 유연해지고 쉽게 부서지는 우드락은 견고해진다.고무 작업에서 파내는 행위는 어떤 것을 없애는 것으로 보여 지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과거의 기억을 드러내는 행위에 가깝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라는 노랫말처럼 아픔을 찾아내기 위해 다른 아픔을 끄집어내는 다소 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그의 고무 작품을 보면 어떤 곳은 조각도가 간신히 비켜나가 아주 얇은 막같이 아슬아슬한 부분으로 남아 있는가 하면 어떤 부분은 아예 구멍이 나있기도 하다. 수많은 인파가 발자국을 남긴 모래밭 같이 말이다."인간은 누구나 사라진 것들에 대해 집착하고 영향을 받습니다. 내가 만든 퍼즐들은 이런 것들의 집약적인 존재로 표현되고 있죠.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교차하는 수많은 연결고리들 속에서 기억은 존재에 대한 이유를 확인시켜주며, 동시에 참혹한 허무함과 아쉬움을 남깁니다."고무 작업이 힘든 기억을 모두 끄집어내 유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면 우드락 작업은 끄집어낸 기억과 생각을 정리해 다시 쌓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Memory Existence' 시리즈는 지름이 서로 다른 원형 고리들을 겹겹이 쌓아서 마치 콜로세움을 위에서 본 듯한 모양을 한 작품이다. 바닥에 놓인 원형의 우드락 위에 지름이 좁은 원형 고리가 놓이고 그 위에 조금 더 넓은 원형 고리들이 쌓여 중심을 향해 깊어져 간다.그는 우드락에 알 수 없는 구조물들을 건설하고 발견하고 파괴해나가면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조각들이 맞춰나가듯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들을 구성해나간다. 목원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개인전 11회와 다수의 기획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가했고 국내외(뉴욕, 홍콩, 스위스, 벨기에 등)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7.16 23:02

전북대 4학년 10명 릴레이 기획전 28일까지

한여름의 무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젊은 미술학도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한창이다. 지난달부터 오는 28일까지 전북대학교예술진흥관에서 열리는 릴레이 기획전시. 전북대 미술대학 4학년 학생들이 두 명씩 짝을 이뤄 진행되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 김은비는 자연 속에서 노니는 정감어린 표현으로 동심을 그려냈고, 문진영은 상큼한 향의 딸기를 통해 상처받기 쉬운 소녀의 감성을 형상화했다. 박영선은 전통회화의 이미지 위에 거품을 덧씌워서 존재의 아름다움과 유한성을 표현했다. 양지윤은 붉은 석류를 변용해 여인의 성장통과 꿈을, 오한별은 강렬한 보색의 대비와 극적인 형상으로 인간의 양면성을, 이소미는 유영하는 금붕어의 형상으로 꿈과 이상 그리고 자유를 표현했다. 이유정은 공작 깃털의 패턴을 활용해 잔잔한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임소현은 삐에로와 회전목마를 드로잉 기법으로 현대인의 무력감을, 정지영은 창백한 꽃, 백마, 잡초 등의 이미지를 통해 동심의 회복을 갈구하고 있고, 추병근은 포효하는 인물에 덧없이 사라지는 연기를 중첩해 순간의 소중함을 그리고 있다.오는 30일부터 다음달 4까지는 이들의 대표작을 모아 "다시보기展"도 열린다. 박인현 전북대예술대학장은 "기획초대전을 중심으로 내실 있는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빈 뜸 없이 계속적인 전시와 문화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며 "공간의 개방성을 높이기 위해 전주시와 협조해 담장을 해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7.15 23:02

정읍 향토 도예가 기곤 씨 개인전 이달 말까지 '차이야기 갤러리井'

정읍지역 향토 도예가인 기곤(46)씨의 개인전이 정읍시 내장상동 '차이야기 갤러리井'(대표 정명성) 에서 열리고 있다. 정읍시 입암면에서 '솔티도예 공방'을 운영하는 기곤 도예가는 조형물과 찻잔, 접시, 그릇세트, 항아리, 화병,호롱등 생활도자기를 주로 만들고 있다. 7월 한달간 열리는 개인전의 주제는 '향기를 담아서'. 작가는 올해 작품활동으로 빗어낸 찻잔과 그릇세트, 항아리등 100여점을 전시장에 선보여 인기를 얻고있다.특히 전시작품들이 2000~3000원 머그컵부터 1만~2만원대 그릇세트및 화병, 10만원대 다기세트등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어 관람객들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다.기씨는 "평소 작품활동의 모토는 즐겁게 하는 도예다"며 "후배 도예가들이 시내권에서 운영하는 공방들이 늘어나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수 있게 된 만큼 작가의 예술을 흙으로 함께 나누는 평범한 일상에서의 삶의 향기를 담아냈다"고 말했다.한편 20여년전 내장산 초입 솔티마을에서 공방을 시작한 기씨는 지난 2005년 입암면 대흥초등학교 인근에 문을 닫은 직물공장 500여평의 대지에 80평의 공방과 전시장을 조성해 학생과 일반인들이 즐겨찾는 친환경 도예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임장훈
  • 2013.07.15 23:02

[리뷰]전주동문예술거리추진단 하우스콘서트

모든 것이 즉흥적이었다. 지난 12일 전주 창작지원센터 2호에서 열린 하우스콘서트 '즉흥을 위한 디지로그' 무대는 특별한 규칙도 정해진 악보도 그리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도 없었다.동문예술거리추진단과 더하우스콘서트가 공동 주관해 열린 이번 공연에서 관객과 아티스트들은 즉석에서 만났고 서로가 만들어낸 소리와 영상에 호흡을 맞추며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공연을 완성했다. 브라질 출신의 발칭유 아나스타시우(Valtinho Anastacio)는 순간순간 손에 잡히는 도구를 이용해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 그의 손에 들린 도구들은 어느덧 관객의 손에 전달돼 또 다른 소리를 창조했다. 여기에 미디어아티스트 김상현 송대규가 선보인 즉흥 영상까지 곁들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관객과 예술가들의 만남, 그리고 예술가와 예술가의 만남은 즉석에서 이뤄졌다.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던 이들이 만들어 낸 소리는 하나하나 쪼개보면 소음에 가까웠지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런 소리들이 모여 즉흥적인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언어는 하나의 언어다. 하지만 음악은 우리 모두의 언어다"라는 발칭유의 말처럼 관객과 아티스트들은 소리로 소통했다. 공연은 시작부터 즉흥적이었다. 발칭유는 공연 직전 구입한 비닐봉지를 들고 등장했다. "쇼핑백 이스 베리 굿(Shopping bag is very good)"이라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무대에 선 그는 비닐봉지를 문지르며 바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빠르게 느리게 문지름을 반복하던 그는 새소리와 함께 두꺼비 모양의 나무 조각을 두드려 개구리 소리를 냈다. 즉석에서 만든 도구로 자연의 소리를 내면서 시작한 공연에 관객들은 숨죽였다. 발칭유가 만들어 낸 소리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관객들이 소리에 집중하며 하나 둘씩 눈을 감을 때쯤 피아노와 바이올린 더블베이스의 앙상블 연주가 흘러 나왔다. 자연의 소리와 클래식한 음악의 조화는 관객들에게 마치 '시크릿 가든'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청각으로 즐기던 음악은 자연스럽게 시각을 포함한 음악으로 옮겨갔다. 발칭유가 '배닝 바우'라는 활모양의 전통 현악기를 들고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와 협연을 펼치면서다. 켜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를 손과 나무를 이용해 두드리면서 색다른 소리를 냈다. 이런 현과 현의 충돌은 사물놀이를 연상케 했고 즉흥적인 두드림에 관객들의 어깨는 들썩였다. 불규칙하던 소리가 어느덧 젓가락 행진곡 멜로디로 전환되면서 관객들은 피아노를 치듯 손가락을 움직였고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음악 영상 관객이 함께 만들어낸 아리랑 연주는 이날 공연의 백미. 그랜드 피아노 위에 설치된 스크린에 비친 미디어아티스트 송대규의 영상으로 연주가 시작되자 발칭유는 소리를 내던 도구들을 관객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고, 관객들은 그의 지휘에 맞춰 도구를 이용해 소리를 냈다. 환상적인 미디어 영상 쇼와 각종 소리가 조화를 맞춰나갈 때쯤 자연스럽게 아리랑 가락이 흘러나왔다. 관객들은 아리랑 가락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도구를 두드리며 사물놀이를 곁들인 아리랑 연주를 만들어냈다. 이날 공연에서 물감과 물을 뿌리는 퍼포먼스로 현란한 영상을 만들어 낸 송대규는 "오랜만에 작품으로 외출을 했다. 발칭유와는 오늘 처음 만나서 호흡을 맞췄는데 환상적이었다. 관객들과 모두 하나가 된 무대는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발칭유도 "영상과 음악의 만남은 개인적으로도 처음 시도해봤는데 너무 성공적이었다. 즉흥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무대"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7.15 23:02

공립미술관 정체성 찾기 출발점은

현란한 정치적 수사로 짜인 의무들에 가려진 공립미술관의 정체성은 어디에 둬야 할까. 그것은 바로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기획력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지역 작가 위주에서 벗어나 지역 이슈가 중심에 있는 기획을 함으로써 '지역성'의 개념을 재구성하는 발상의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국공립미술관들이 지역 미술계를 보듬기 위해 미술협회의 비슷비슷한 회원전을 어쩔 수 없이 했다면 이제는 지역 작가들을 끌어안는 좀 더 세련된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 것. 광주시립미술관이 5·18 민주화운동을 적극적으로 성찰해 열고 있는 '1980년대 광주 민중미술전', 부산시립미술관이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를 재조명한 작품들을 모아 전시한 것이 그 예다. 경기도미술관이 2007년 '경기미술인 100인전'을 '경기, 1번 국도'로 바꾼 뒤 '2012 DMZ 평화그림책 프로젝트 DMZ ART' 등으로 이어내며 공간성을 부각한 전시로 여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특히 경기도가 휴전선이 지나가는 분단의 상징적 공간임을 주목해 경기도미술관이 기획한 '경기, 1번 국도'는 독일·팔레스타인 등 분단을 경험한 지역 출신 작가들의 참여까지 유도해 신선한 시각을 불어넣은 동시에 지역 작가가 70%가 채워져 안팎의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기도미술관이 전시에 작가의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문화권력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감안한 결정. 실제로 도립미술관이 올해 연 '1980년대 예술운동 현장의 작가들展'에 황재형·송수남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 오간 설왕설래도 결국 작가를 전면에 내세우면 미술계가 분열하기 쉽다는 현실을 반증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에 대해 미술평론가들은 "지역적 이슈를 발굴해 내세우면 전시 내용이 좀 더 역동적으로 꾸려진다. 그러면서도 지역 작가를 자연스럽게 끌어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3.07.10 23:02

【⑨ '다큐멘터리 드로잉' 작업 조해준】가족사의 편린미술로 재구성

소설'토지'는 최참판 일가의 몰락 과정을 통해 격랑의 근현대사를 보여준다. 비록 소설이지만 한 가족의 이야기 속에는 그 시대의 모습이 직간접적으로 묻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과 사람이 모여 역사라고 부르는 한 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미술가 조해준씨(41)는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사를 담담히 풀어내면서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환기한다. "우리가 과거를 눈여겨보는 것은 잊혀진 사람들의 삶과 어떤 사건에 대한 반추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당시 사회의 여러 기제를 통해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여기 이곳의 역사를 재인식하는 실제적인 행위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그는 우연히 접한 당숙(堂叔) 조일환의 이야기를 다룬 '뜻밖의 개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드로잉이라 불리는 이 시리즈는 당숙의 유서와 가족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삶을 발굴하고 가족사적 기억을 재구성한 것이다. '뜻밖의 개인사'에서는 일제강점기에서 총독부 조사원과 동사무소 보조원으로 일하다 광복 후 친구의 해명으로 겨우 화를 면하고, 이후 토지 행정청의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6.25 전쟁을 맞아 인민위원회의 출근 명령을 받고 근무하다 다시 국군의 진주로 공산당으로 몰려 목숨을 잃을 뻔 한 일 등 사회역사적 기억과 맞물려 한 개인의 기억 속에 오롯이 살아있는 역사의 순간들을 기록했다. "뜻밖이란 결국 공동체와 개인, 역사와 개인이 만나는 방식이 언제나 뜻밖이라는 때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우연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런 식의 어처구니없는 사고들이 뜻밖일 이유는 전혀 없다. 그것은 공동체와 개인, 역사와 개인사 사이의 균열이 없다고 생각할 때만 뜻밖이다. 그러한 균열 자체가 공동체와 개인사를 이어주는 소슬하고 질긴 다리다."그는 우연히 접한 '뜻밖의 개인사'를 근현대사에 있었던 '모두의 개인사'로 확장하면서 흥미로운 작업 방식을 선택한다. 바로 아버지(조동환)와 공동으로 모든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 그가 기획과 글을 맡고 미술교사 출신인 아버지가 그림을 그린다. 이런 행위는 흥미롭지만 역설적이다. 말이 없던 아버지와 가부장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그가 '가족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가는 행위가 말이다. 그래서 일까.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선정돼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올해의 작가상 2013展'에는 아버지와 자신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낙선작'에 담긴 이야기는 그가 아버지와 공동 작업을 선택했던 이유를 말해준다. 아버지는 1960년부터 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국전(현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도전했다. 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아버지에게 돌아온 것은 계속된 낙방 뿐. 결국 그는 화가로서 삶을 포기하고 미술교사로 일하게 된다. 수십 년이 흐른 지난 2007년. 공동 작업을 하며 다시 미술가의 삶을 시작한 아버지는 그간 숨겨왔던 이 이야기를 아들에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당시 입상하지 못했던 '낙선작'에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그림에 붙인다. 그간 공동 작업에서 그림을 담당했던 그가 직접 글을 작성한 의미 있는 변화다. 이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을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수 십장의 액자를 붙여서 책처럼 넘길 수 있게 하거나 가판 신문대처럼 생긴 판에 드로잉들을 옮기기도 하고 벽면에 만화처럼 화면분할을 해서 부착하기도 한다. 드로잉과 텍스트를 분리하기도 하고 인용된 실물 오브제들을 병렬해서 설치하기도 하며, 때로 다큐멘터리 드로잉 전체가 상자 안에 담겨져 장소를 이동할 수 있는 옛날 방물장수의 이야기 가방처럼 변모하기도 한다. "내 작업은 생애 기억의 상호 연대적 소통 작업이면서 각기 다른 관점을 통해 재구성된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이다. 그것은 마치 기억이 망각이라는 거친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게 부표라도 만들고 끊어진 그물을 다시 엮어보려는 것이다."원광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문사를 졸업한 뒤 독일 뉘른베르크 쿤스트 아카데미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해외작가 레지던시에 선정됐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7.09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