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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엄혁용씨, 한국미술상 수상

직지(直指)를 현대적 감각의 미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조각가 엄혁용(52)씨가 '2013 한국미술상'을 수상했다. 조각가로는 첫 수상이고 도내에서는 한국화가 박인현 전북대 교수에 이어 두 번째.수상과 함께 7~13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센터에서 '한국미술상 수상 기념 초대전-천년의 노래 직지Ⅲ'이 열린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직지시리즈 나무조각 작품 30여점에 돌과 청동으로 만든 직지 작품 7점이 선보인다.폭 3m에 이르는 나무에 직지 모양을 딴 책 조각이 걸린 작품 '직지-책나무 꽃'은 직지의 역사만큼이나 웅장한 규모가 돋보인다. '직지Ⅰ'에서 고전적인 멋을 살리기 위해 채색을 자제했다면 이번에는 색감을 살려 멋스러움을 더했다. 또 나무의 흠집 부분에 국화, 매화 등을 새겨 넣어 재생의 의미를 담았다. 고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수백 번의 음각을 새긴 책 조각은 분리가 가능해 실용성도 가미됐다. 그는 뒤늦게 얻은 두 아들이 눈만 뜨면 책을 찾는 것에 착안해 책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직지심체요절이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라는 사실을 밝혀낸 故 박병선 박사의 타계 소식을 듣고 직지를 자신의 작업에 접목했다. 그는 "세월의 무게는 누구나 부침으로 다가온다. 수 천년 세월의 무게를 견뎌온 자연은 늘 5월의 신록처럼 화사한 빛깔로 승화되고 그 화려한 빛깔 뒤에는 장인과 예술가들의 피나는 노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일본 컬렉터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오는 6월 부산아트페어에 초청됐다. 이후 일본 동경 램프갤러리에서 초대전도 가질 예정.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6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을 받았으며 호암미술관서울도서관전북도립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한편 한국미술센터(관장 이일영)가 지난 2005년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한국미술상'은 한국미술의 지평을 열어가는 정예작가를 대상으로 예술성과 미술 발전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일영 관장은 "자연에 담긴 섭리를 문명이라는 지혜로 이끌어와 역사적인 과정을 주제의식으로 선정한 점이 돋보인다. 이와 같은 바탕 위에 시대적 소명을 조형적인 미감으로 제시하고 있는 엄혁용의 작품을 선택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5.07 23:02

극과 극 오가는 상상력 실험

전주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이 5일까지 열고 있는 '상자에서 벗어나는 미술'展은 실험적인 상상력으로 극과 극을 이루는 작품들이 걸렸다. 교동아트미술관·교동아트스튜디오와 이런저런 연을 맺은 젊은 작가들이 '동양적인 것' 혹은 '서양적인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작품들을 내놓은 것. 지하에 갇혀 찡그리거나 머리를 싸매는 군상과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인물을 섬뜩하게 표현한 서양화가 육종석씨는 '우리는 시체더미를 밟고 일어섰으며 한번도 스스로 일어선 적이 없다'는 싸늘한 화두를 던진다. 반면 기린을 그려온 한국화가 이보영씨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사는 현대인들의 삭막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린을 내세운 'Grow'로 외롭지만 따뜻한 시선을 전한다. '미술=시각예술'이란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작품도 꽤 된다. 미디어 아티스트 탁영환씨가 섬을 촬영한 뒤 잉크가 확산되는 장면을 겹쳐 판타지한 순간을 연출한 '브레송과 결정적 순간의 환희'와 미디어 아티스트 정상용씨가 숲을 촬영한 뒤 색감을 입히고 음악을 깔아 시간의 확장을 표현한 'In a Bomboo Grove Space'는 묘한 대조를 이룬다. 이와 함께 5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역대 레지던스 작가들이 함께하는 'ON-AIR'展도 만나볼 수 있다.어린이날에 유독 관람객들이 몰리는 교동아트미술관은 이색 체험도 준비했다. 올해 레지던스 작가로 합류한 문민순·육종석·최만식씨가 4~5일 티셔츠 그리기 체험'신명나게 그려보자'을 진행하도록 한 것. 체험에 하루 평균 200~300명이 몰릴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교동아트스튜디오 큐레이터 이문수씨는 "인기가 너무 좋아 얼굴이 새까맣게 되더라도 중단할 수가 없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체험비 5000원.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3.05.03 23:02

알짜배기 공연·체험…신나는 '우리들 세상'

△ 공연 + 체험 + 이벤트 '새만금 선물세트'= 새만금 상설공연 추진단(단장 오진욱)이 어린이 날을 맞아 '아리울 예술창고 종합선물 세트'를 선보인다.4~5일 군산 새만금 33센터 앞 새만금 상설공연장에서 열리는 '키즈 페스타'에서는 어린이 판타스틱 공연이 하이라이트. 지난해 '쿠팡'·'티켓몬스터' 소셜커머스 홈페이지에서 매진을 기록한 공연은 전통 국악을 소재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로 배우들과 장단을 배우고 연주할 수 있는 체험까지 '덤'으로 붙었다.체험을 '3종 세트'처럼 묶어둔 '아리울 플레이 존', '아리울 에듀 존','아리울 체험 존'도 놓칠 수 없다. '아리울 에듀 존'은 코끼리·악어 모양의 에어바운스, '아리울 에듀 존'은 연 만들기·퍼즐 맞추기 등, '아리울 체험 존'은 케리커쳐 그리기·페이스 페인팅 등을 즐길 수 있다. 천재교육 어린이 잡지와 책 500부, 메가박스 영화초대권, 아리울 VIP 티켓 등이 추첨을 통해 제공된다. 무료 공연. 사전 예약 필수. 문의 070-7716-3390~1. www.ariulart.com△ 미운 오리와 이상한 나라 앨리스를 만난다 = 20분 만에 매진.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이 제작한 어린이 뮤지컬'오리, 날다'가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우진문화재단의 신인춤판에서 선보인 포크댄스컴퍼니의 판타지 무용극'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총안무 오해룡)도 매진 행렬에 합류했다. 관람료가 할인되는 사랑티켓을 판매하는 전북예총(회장 선기현)이 갑작스런 전화 세례에 놀랐다고 할 정도로 지역에서 아동극에 대한 갈증은 심했던 것. 박영준 우진문화재단 예술감독이 기획한 '오리, 날다'는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오리새끼'가 원작. 외톨이 오리'더기'가 엄마 오리를 찾아 떠나는 모험이 담겼다. 왕따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어린이 눈높이에 접목시켜 재밌고 유익한 공연물로 선보인다. 이혜지 서한나 박희연 강지수 이제학이 출연한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악당 카드 병정들이 앨리스의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참다 못한 토끼가 앨리스를 초청해 카드 병정과 한 판 승부를 벌이는 내용. 오해룡 이성재 유지혜 정혜미 홍지연 주슬아 임소라 박상도 김지은 김아영 장성민 이대준 이예지가 출연한다. '오리, 날다'는 5월7일부터 12일까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5일까지. 두 공연은 평일엔 오전 10시10분·11시30분, 주말엔 오후 2·4시에 만나볼 수 있다. (전석 1만5000원 ) 문의 063)272-7223. woojin.or.kr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3.05.03 23:02

수묵 채색으로 그려낸 무주 반딧불이

낮과 밤이 한 곳에 있는 몽환적인 풍경에 반딧불이 날아다닌다. 꿈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일이 화폭에 담겼다. 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한국화가 문재성(47)씨의 개인전을 통해서다. 그는 낮에 무주군 일대의 풍경을 그린 뒤 밤에 환상적인 빛을 뿜어내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수묵 채색으로 그려냈다. 아늑하고 따스한 그리고 누구나의 마음속에 있는 고향의 밤하늘에 유유히 날아다는 반딧불이는 마치 옛 추억을 꿈꾸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딧불이는 무주의 자연을 담아낸 풍경 위에 점묘 표현방식으로 표현됐다. 점의 크기에 따라 원경, 중경, 근경에 배치된 반딧불이를 보고 있으면 화폭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작은 점들로 표현된 반딧불이지만 화면 전체를 밝게 만든다. 반딧불이는 대표적인 환경지표 곤충으로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서는 쉽사리 볼 수 없는 곤충이다. 작품 속 반딧불이는 다시는 볼 수 없는 향수를 자아내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빛을 상징하는 구원과 자유 등의 이미지를 이용해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 아름다운 저녁 밤의 반딧불이가 한편의 시처럼 날아다니는 환경으로의 회귀와 휴식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20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그는 다양한 미술대전에서 운영심사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우석대원광대에 강사로 출강하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 부지회장, 한국화분과 이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5.02 23:02

싸이 '젠틀맨', 24시간 최다 조회수로 기네스 등재

가수 싸이(36)의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가 온라인에서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동영상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기네스북 홈페이지인 기네스월드레코드닷컴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싸이가 신곡 '젠틀맨'으로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온라인 동영상'이라는 또 다른 세계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이에 따르면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지난 13일 공개된 후 24시간 만에 3천84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11일 후에는 2억 2천286만 건을 기록했다.싸이의 기네스 기록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싸이는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전작 '강남스타일'로 '가장 많이 본 온라인 동영상'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온라인 동영상' '조회수 10억건을 기록한 첫 번째 동영상'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현재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15억6천811만건을 기록 중이다. 기네스월드레코드닷컴은 '젠틀맨'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강남스타일'에 비해 훨씬 가파른 속도로 상승 중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기네스월드레코드닷컴은 "'젠틀맨'은 1억 뷰를 달성하는 데 4일이 걸렸지만, '강남스타일'은 같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데 거의 두 달이 걸렸다"며 "'젠틀맨'의 성공은 전작보다 훨씬 빠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 전시·공연
  • 연합
  • 2013.05.01 23:02

5월 우진 미술기행, 서울 리움·플라토 미술관

우진문화재단이 서울 리움 미술관과 플라토 미술관으로 5월 미술기행을 떠난다. 연출사진의 세계적인 거장 그레고리 크루드슨, 토마스 데만트 등의 초대전과 날카로운 현실 비평을 이어온 미술가 김홍석의 개인전이 열리는 현장이다. 리움 미술관에서 열리는 '삼성미장센-연출된 장면들'에서는 영화적인 도구를 활용한 작가들을 통해 현대미술에서 장면연출의 의미를 찾는다. '미장센'은 원래 연극무대의 장면연출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영화에서는 화면에 보이는 시각적인 구성요소를 통칭하는 넓은 용도로 사용된다. 그레고리 크루드슨, 토마스 데만트, 아다드 하나, 정연두, 이브 수스만, 양 푸동, 진기종 등이 연출한 장면들은 일상과 무의식을 탐구하거나, 미술과 영화의 역사를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보여진다. 플라토 미술관에서는 김홍석 개인전 '좋은 노동 나쁜 미술'이 열린다.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체계 내에서 발생하는 문화 번역의 현상에 주목해 온 작가는 번역과 차용, 공공성과 개인성의 문제를 여러 매체를 통해 표현해 왔다. 기행은 다음달 11일 오전 8시 우진문화공간 앞 출발. 참가비는 일반 4만5000원, 초등생 이하 4만원(관람료, 교통비, 점심, 여행자보험료 포함). 문의 063)272-7223.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4.30 23:02

【뮤직씨어터슈바빙 '결혼'·'전화'】'호남인의 오페라' 매력 발산

3월과 4월에 걸쳐 서울에서는 '제15회 한국소극장오페라 축제', '한국성악앙상블 NOI' 공연 등 의미 있는 소극장 오페라 공연이 정말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오페라인들이 스스로 힘을 합쳐 우리 오페라의 대중화 혹은 새로운 창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이런 창의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이 우리 오페라의 건전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향의 도시 전주에서도 예술적 품위를 지키는 표현력 넘치는 소극장 오페라 공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전라북도 지역을 위주로 활발한 오페라 작업을 펼치고 있는 뮤직씨어터슈바빙(예술총감독 이은희)의 제6회 정기공연이 전주 우진문화공간(14일)과 김제문화예술회관(20일) 무대에서 있었다. '결혼''전화' 두 작품이 무대에 오른 이날 공연은 제작 연출 지휘 기획 등은 물론이요 출연 성악가들까지 거의 모두가 지역 출신들로 이루어지던 말 그대로 '호남인에 의한, 호남인의 오페라' 공연이었다(참고로 이번 공연의 예술총감독 이은희는 공연 전 인사말에서 이번 공연을 '전라도의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이러면서 이들이 호남 지역 오페라 발전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노총각을 위한 오페라' 라는 부제를 단 첫 번째 작품 공석준 작곡의 '결혼'(연출 : 조승철)은, 한 명의 여자(소프라노 송주희)와 한 명의 남자(테너 조창배),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의 남자 '집사' 역의 바리톤 김대현 등 3명이 '더 나은 현실을 꿈꾸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나가고 있었다. 이날 주역 소프라노 송주희의 연주와 연기는 맑고 표현력 있었으며, 테너 조창배의 연주와 연기는 청량하면서도 젠틀했다.그리고 '집사' 김대현도 익살맞은 연기를 설득력 있게 이루어냈다. 남자의 진심을 안 여자가 사랑을 받아주고 면사포를 쓴 여인이 남자와 함께 행복한 퇴장을 하고 객석에서도 밝고 행복한 박수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인터미션 후 이루어진 '세상에서 제일 짧은 오페라'라고 하는 메노티의 오페라'전화'는 기계물질주의에 대한 불신을 표현하는 오페라다.경쾌한 피아노 연주가 이루어지고 루시(소프라노 신선경)가 거실의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벤(테너 최재영)이 꽃과 선물을 가지고 나타난다. 이때 남자보다 선물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은 루시의 연기가 자연스럽다. "떠나기 전에 할 말이 있다"고 하는 벤의 노래가 시원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전화'가 온다. 그리고 루시가 전화기를 대고 크게 웃기도 하면서 수다를 떨며 노래한다. 루시가 맑고 수정 같은 목소리의 연주를 이룬 다음, 다시 이번에는 스스로 전화를 해 수다를 떤다. 그러면서 함께 2중창을 이룬다. 전화를 하며 이루는 아름다운 여인의 연주 소리와 '젠틀한 분노'에 휩싸인 남자의 연주 소리가 평화스럽게 들리면서도 객석에서는 엄청난 갈등을 느끼게 한다.지친 남자가 결국 떠나 버린다. 그러자 여자가 "내게 할 말이 있다고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하며 중얼거린다. 결국 이들은 다시 '전화 통화'를 하게 되고, '전화 통화'를 통해 서로 결혼 할 것을 약속한다. 그러면서 함께 완벽한 화음을 이루는 2중창의 연주를 사랑스럽게 이루어 내며 막이 내린다. 테너 최재영의 연주는 맑고 청량하기만 했고, 소프라노 신선경의 싱그러운 고음 연주도 매혹적이었다. /송종건 ('무용과 오페라' 발행인)

  • 전시·공연
  • 김원용
  • 2013.04.23 23:02

교동아트 레지던스 방향성 미리보기

레지던스의 가장 큰 목적은 지역 작가와 타지역 작가의 열정과 비젼을 공유하는 것이다. 예술가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벗어나 자기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 다양한 주체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 의의가 있다. 전주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이하 교동)이 운영하는 '2013 교동아트 레지던스'에 선정된 문민순(프랑스·설치, 영상) 육종석(대전·설치, 회화) 최만식(전주·회화)씨가 지난해 입주 작가인 김현진 박진옥 이광철씨와 함께'ON-AIR'전을 연다(23일~5월 5일). 이번 전시는 올해 레지던스의 방향·가능성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는 자리다. 문민순은 모순된 개념에 관한 작업에 관심이 많다. 몸과 마음, 욕망과 좌절, 영속성과 덧없음 등의 대비적인 의미들이 교차하며 파생되는 유동성을 설치와 영상작품으로 담아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프랑스와 전주가 닮은 꼴이라고 판단한 그는 전주의 전통적 요소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설치와 영상으로 표현하겠다는 욕심을 비쳤다. 군산에서 태어난 그는 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리옹 국립미술대 조소과와소르본 1대학 조형예술학 박사과정을 마쳤다.육종석은 마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듯 전쟁·폭력·개발 등과 같은 현실에 눈을 감는 현대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마구잡이 개발로 파괴되는 자연을 영상·벽화로 표현한 '터널', 위험한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 '기록화 프로젝트'등이 그의 작업을 대변한다. 목원대 서양화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청주와 대전·독일에서 레지던스를 경험했다. 최만식은 대상의 사실적 묘사로 생명력을 전한다. '색(色)-자연으로부터'에서 '과실수의 꽃'으로 주제를 좁힌 그는 섬진강의 매실꽃, 전주의 복숭아꽃, 완주의 배꽃 등에서 색을 재발견하고 전체 혹은 부분을 묘사한다. 전북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올해 입주 작가들은 큐레이터 이문수씨와 함께 8개월 동안 교동아트미술관에 체류하면서 전시사업·오픈스튜디오·지역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4.23 23:02

새만금 상설공연 '상다리 휘겠네'

새만금이 다시 떠오른다.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단장 오진욱)의 노하우와 (주)해라(대표 지윤성)의 넌버벌 퍼포먼스가 만나 전략적 마케팅을 거친 시즌별 테마상품이 새만금 일대를 들썩거리게 한다. 20일부터 11월3일까지 대장정을 이어갈 'Hello! 새만금'은 한국형 라이브 국악 뮤지컬 '판타스틱'(2개월), 오리지널 드로잉쇼(2개월), 창작공연(4개월)으로 채워진다. 지난해 13만여 명의 관람객들을 몰고 온 입소문 덕분에 화제의 드라마'내 딸 서영이'에 소개됐을 만큼 인기를 끈 비언어극 '판타스틱'은 자동차 정비소에 찾아온 귀신들의 한 판 음악 승부 이야기. 공연은 '코믹 라이브 쇼'를 표방했기에 판소리, 가야금과 대금, 해금 연주 등 국악을 소재로 하면서 상모 돌리기, 버나 돌리기, 비보이 공연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여기에 3D를 활용한 입체적 영상 기법이 더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2009)에서도 선보인 김진규 예술감독의 '드로잉 쇼'는 무대 전체를 화폭 삼아 즉흥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특수 효과를 덧입혀 다양한 감성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한다.특히 기대를 모으는 창작공연은 'Hi Seoul Korea'(2008) 쇼케이스를 연출한 미국의 '쇼닥터'(Show Doctor) 데이비드 작(David G.Zak)과 영화'쌍화점','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음악감독 김백찬을 참여시켜 글로벌 공연으로 다듬을 계획이다. 새만금 바람쉼터를 비롯해 관광객들이 자주 모이는 거점 장소를 도는 공연은 물론 200명 이상의 단체 관람객을 위한 맞춤형 공연을 제공하는가 하면 학생 관람객들을 위한 진로 체험과 자원봉사 인증까지 결합시킨 신개념 공연을 준비한다. 공연전시체험이 버무려진 어린이 축제(5월4일)와 톡톡 튀는 청소년 가요제 콘셉트의 청소년 축제(8월), 트로트 가요제를 표방하는 성인 축제(10월)와 테디 베어 트릭 아트 체험전도 이어진다. 공연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2시30분 아리울예술창고에서 이어진다. 티켓 가격은 2만원. 전라북도 도민들에게는 1만2000원, 청소년 1만2000원에 제공된다. 문의 070-7716-3390~1. www.ariulart.com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3.04.17 23:02

【5. '억압된 삶'에 주목해온 서양화가 양순실씨】아물지 않은 내면의 아픔 화폭으로 꺼내 끌어안기

궁금했다. 얼굴 없는 마네킹에 입혀진 웨딩드레스, 날카롭게 잘린 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 이런 소재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명한 피. 섬뜩하면서도 기괴한 그림을 그리는 이가 말이다. 하지만 의외였다. 가냘픈 체구, 여려 보이는 얼굴과 조용한 말투. 서양화가 양순실씨(44)의 첫인상은 그가 그려왔던 그림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평가도 이처럼 실제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양순실은 페미니즘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소재들이 여성의 억압에 대한 아픔을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하나의 여성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느끼는 억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페미니즘으로만 그의 작품 세계를 단정 짓기 어려운 이유다. "행복과 불안함은 항상 같이 붙어 다니지만 사람들을 행복 쪽에 무게를 두고 고단한 현실을 외면하려 한다. 그렇지만 삶의 불안한 단면을 드러내 자신을 치유하는 게 내 작업방식이다."그의 불안함은 어릴 시절 '원형체험'으로부터 시작된다.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나 여자로서 그리고 막내로서 사회적 역할을 강요받았다. 그는 이런 억압에 대해 끊임없이 내적 갈등을 겪어왔고 이런 갈등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서도 계속된다. 하지만 내적 갈등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행복한 모습을 억지로 연출하는 것을 거부했다. 대신 자신의 삶을 억압하는 환경을 몇 가지 흥미로운 소재를 사용해 은유적으로 화폭에 담았다.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거리가 있다. 안락함을 상징하는 집, 소파, 침대, 웨딩드레스 등은 날카로운 칼로 베여 피를 흘리고 있다. 또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새는 이런 안락한 소재들을 공격해 피를 흘리게 한다. 그의 그림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사람인데 모두 등을 돌린 소녀의 모습이다. 이는 모든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픈 욕망을 담은 것. 그는 "평온함을 주는 소재들이 내가 처한 환경이기도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 오는 억압 또한 존재한다. 이런 상처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표현된 것이고 새는 이런 욕망을 자극하는 소재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크릴 물감을 여러 차례 덧발라 파스텔 색조의 서정적인 색감을 자아낸다. 그렇지만 그림은 서정적이지 않다. 어쩌면 그가 처한 행복하면서도 불안한 역설적인 상황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감을 수차례 덧칠하는 것도 억압에 대한 분출을 표현하지만 이런 억압 속으로 계속해서 자신을 침전시키는 행위의 하나다. "흔히 양순실의 그림을 프리다 칼로와 닮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프리다 칼로처럼 자신의 정체를 공격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게 드러냈다면 양순실은 그리 분열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이미지는 여전히 폐쇄적이고 모호하다. 그가 화폭에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그에게 가해진 억압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 부드러운 색감과 곡선으로 위장하지만 그는 여전히 고통스럽다." 이정훈(전북대 국문학과 출강)의 말처럼 그는 아직 억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 대해 관찰하고 관조하려는 걸음을 내디뎠다. 그동안 골방과도 같던 작업실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억압과 페미니즘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98년 첫 개인전 이후 6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지난해 전주우진문화공간의 청년작가초대전에 초대받기도 했다.

  • 전시·공연
  • 김정엽
  • 2013.04.1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