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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동아트미술관(대표 김완순이하 교동)이 '2013 교동아트 레지던스'를 통해 이번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교동아트미술관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89갤러리(원장 안은희)의 추천으로 도예를 전공하고 설치영상까지 감행하는 실험적인 미술가 문민순(53)을 발탁했다. 교동의 기(氣)를 받고 프랑스 89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정상용(미디어아트)이 '다리'가 돼준 것. 교동의 '모험'은 청주와 대전독일에서 레지던스 경험을 두루 갖춘 서양화가 육종석(35)에게도 이어졌다. 민간 레지던스 공간 중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좋은 작가들이 거쳐간 경험을 쌓은 교동이 30대 젊은 미술가의 신선한 도전의식과 만나면 진일보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토박이 지역작가로는 서양화가 최만식(44)이 낙점됐다. 꽃나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되 파괴되는 자연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는 작품이 다소 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역동적인 두 작가와 궁합이 맞을 수 있겠다는 교동의 판단. 작가들의 관심사도 제각각. 문민순은 모순된 개념에 관한 작업에 관심이 많다. 그는 물질과 비물질, 실제와 비실제, 유(有)와 무(無) 등에 상반된 개념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고 또 그것을 부수는 퍼포먼스까지 해왔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프랑스와 전주가 닮은 꼴이라고 판단한 그는 전주의 전통적 요소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설치와 영상으로 표현하겠다는 욕심을 비쳤다. 군산에서 태어난 그는 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리옹 국립미술대 조소과와소르본 1대학 조형예술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대전 출신인 육종석은 마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듯 전쟁폭력개발 등과 같은 현실에 눈을 감는 현대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마구잡이 개발로 파괴되는 자연을 영상벽화로 표현한 '터널', 위험한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 '기록화 프로젝트', 일상의 물건이 폭력의 무기로 사용될 때의 불안을 담은 '폭력 시리즈' 등이 그의 작업을 대변한다. 최만식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주제 '색(色)-자연으로부터'에서 '과실수의 꽃'으로 좁힌 그는 섬진강의 매실꽃, 전주의 복숭아꽃, 완주의 배꽃 등에서 색을 재발견하고 전체 혹은 부분을 묘사한다. 그는 전북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교동은 세 주인공에 주목하는 'On-Air'展(23일~5월5일)을 시작으로 지역작가와 교류하는 '자유를 탐하다'展(6월18~30일), '인간을 느끼다'展(10월7~11일), 작가의 작업실을 깜짝 공개하는 작가의 방(6월18일), OFF-AIR : 에필로그展으로 안내한다.
인연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만남으로 이뤄진다. 다른 시공간 속에서 살아가던 서로가 만나 새로운 호흡을 만들어 내는 게 인연이다. 부부가 아이를 낳게 되면 아이의 호흡에 맞춰 일상의 속도가 바뀌는 게, 남녀가 만나 발걸음을 맞추며 둘 만의 속도감 있는 호흡을 만들어가는 게 그렇다. 하지만 죽음은 이런 '익숙한 호흡'을 단절시킨다. 생물학적 호흡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눴던 호흡도 말이다. 이 때문에 죽음은 삶의 언저리를 항상 맴돌지만 피하고 싶은 존재다. 그리고 죽음 즉 어떤 사람의 부재로 인해 '함께 나눴던 호흡'은 다시 '혼자만의 호흡'으로 돌아간다. 미술가 송수미씨(48)는 '함께 나눴던 호흡'과 '혼자만의 호흡' 사이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작업을 이어왔다. 그가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개념을 접한 것은 가족 앨범을 정리하면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임종과정과 장례식을 담은 사진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울림으로 자리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접한 충격도 있었지만, 장례의식에 사용되는 옷도구 등의 소재가 자신이 전공하고 있던 섬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때부터 삶과 죽음을 이어가는 작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추상적 관념을 작업에 녹여내기에 스스로 많이 부족했다고. 죽음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그의 어머니가 임종을 맞으면서 현실로 다가왔다. 누구나 그렇듯 어머니의 죽음은 그에게도 애틋하고 아련한 마음을 갖게 했고 작업의 원동력이 됐다. 어머니와 '함께 나눴던 호흡'은 사라지고 그 빈 공간을 '혼자만의 호흡'으로 채워가기 시작한 것. 그는 어머니의 부재를 치유하기 위해 사진을 활용했다. 앨범 속에 살아 있는 어머니와 가족의 모습을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한지에 옮겼다. '회상', '잠재의식', '의식의 자유' 등의 시리즈를 통해서다. 10여 년 동안 '혼자만의 호흡'으로 스스로를 치유했던 그는 '블랙스완'시리즈를 통해 '인연'이라는 키워드를 꺼낸다(2011년 6월 전주교동아트 스튜디오).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많은 감정들을 화면 위에 옮겨 놓는다. 그것은 사람의 인연, 자연의 인연 등 나의 삶에서 비롯된 많은 인연의 이야기다". 작가는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던 '혼자만의 호흡'에 이렇게 변화를 줬다.이런 변화는 최근 작업 '나눌 수 있는 호흡'에서 명확해 진다(2012년 12월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그는 이 시리즈를 통해 어머니와 가족의 사진을 불투명하게 배경으로 사용하고 대신 어머니의 유품을 캔버스에 설치했다. 전작에서 보여졌던 선명한 사진 이미지는 사라지고 실제 유품이 전면에 등장한 것. 이런 행위에 대해 그는 "그동안 '혼자만의 호흡'으로 자신을 치유하던 것에서 벗어나 다시 어머니와 '함께 나눴던 호흡'으로 돌아가 모든 이들과 공감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죽음과 삶을 독특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송수미의 작업은 모두 실크스크린 기법을 기반으로 한다. 실크스크린에 전사된 사진 이미지들은 망점이 흐려져 있는데 이는 "죽음은 삶과 반대되는 개념이 아닌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존재한다"라는 그의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죽음과 삶의 경계가 무의미하다는 그만의 표현방식인 것.그는 오는 6일 레시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 그가 외국 생활을 하며 경험할 '나눌 수 있는 호흡'이 기다려진다.
전문예술법인 전통예술원 모악은'2013 우리가락 우리마당'상설공연에 참여할 연주단을 모집한다. '우리가락 우리마당'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전북도가 공동 주최하고 모악과 전문예술법인 푸른 문화가 주관하는 상설공연 무대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연주단이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총 20회에 걸쳐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다.전통예술문야 단체 및 예술인(관현악단, 실내악단, 무용단, 타악 연희단, 신진예술 단체 및 개인 등)이 공모 대상. 창의적이며 독창성 있는 전통예술분야 프로그램, 편안하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가족대상의 프로그램, 지역의 문화 컨텐츠를 활용한 프로그램, 관객과 소통하고 공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프로그램은 30분~1시간 분량으로, 서류심사와 심층인터뷰를 거쳐 선정한다. 단원 구성원 중 관립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단원 수 50% 이상인 단체와 지난해 출연단체 중 관객 평가 우수단체, 사회적기업 및 예비 사회적 기업에 가산점이 부여된다. 응모는 10일까지 우편접수 혹은 이메일 접수 (첨부 서류, 영상물, 단체 사진 등 포함). 문의 2013 우리가락 우리마당 기획팀 063)286-5979.
국내 정상급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오는 5월 7일 군산예술의전당에서 '어 나이트 위드 베르디(A Night With Verdi)'로 지역 팬들과 만난다. 조씨는 이날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리골레토', '라트라비아타' 등 걸작에 담겨있는 주옥같은 아리아를 테너 스테파노 라꼴라,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바리톤 김동섭 등과 노래한다. 방성호가 지휘하는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조수미씨는 세계적인 지휘의 거장 카라얀이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목소리'라고 극찬한 한국이 낳은 월드스타로, 유럽과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이날 공연은 5월 1일 개관하는 군산 예술의전당의 첫 기획공연으로, 입장권은 2일부터 전문티켓 판매대행사 티켓링크 홈페이지를 통해 각각 9만원, 7만원, 4만원씩 인터넷과 전화 판매한다. 잔여석이 있을 경우 현장 판매도 실시되며, 철저한 지정좌석제로 초대권은 발급되지 않는다.한편, 군산 예술의 전당은 올해 총 10여 편의 기획 공연과 전시 시리즈를 마련해 지난 29일 발표했다.5월 10일 인간문화재들의 전통문화 전수와 흥겨움을 돋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굿(GOOD) 보러가자'가 영화 '서편제'의 주인공 오정해 씨의 사회로 진행되고 , 29일 국립오페라단의 '클래식 갈라콘서트'가 진행된다.이어 6월 15일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 확정됐으며, 7월 한달간 체험전시 '콩이랑 아이랑', 8월 5일부터 29일까지 '찾아가는 작은미술관'전시회가 마련된다.9월 6일과 7일에는 연극 '옥탑방 고양이'가 펼쳐지며, 10월 5일 뮤지컬 '젊음의 행진', 11월 16일에는 한국이 만들고 세계가 극찬한 송승환의 '난타'가 공연된다.군산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유료공연에 대해 관객의 작품 만족도나 성취감이 무료공연보다 높으며 공연 분위기 조성도 좋을 것으로 조사 분석됐다"며 "예술의전당에서 다양한 기획공연을 마련해 군산 문화예술 발전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미술가들에게 재능기부를 이어온 아트그룹 '아띠'가 5번째 정기전을 열고 있다(31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 회화, 조각, 영상, 공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강정이, 강현덕, 김미라, 김병철, 김선애, 소찬섭, 이광철, 이문수, 이보영, 이호철, 탁영환 등 작가들이 펼쳐 보이는 작품은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메비우스 띠'를 연상케 하는 조각가 강정이씨의 작품은 권태로운 삶을 이야기 하고 있고 서양화가 김병철씨는 거품으로 만들어진 테이블 위에 원뿔 형상의 천을 놓아 호기심을 자아낸다. 동양화가 이문수씨는 노동하는 인간을 의인화 한 나귀와 욕망의 상징인 사과를 병치시켜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관조한다. 한편 아띠는 올해에도 장애인 미술가들에게 특강과 공동작업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의 소통에 나선다. 이문수씨는 "충분히 교감했다고 말하기엔 어패가 있겠으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치유를 위한 예술교육이 아닌 그들이 문화예술교육의 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는 기회로 접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삭막한 도시의 삶에서 자연을 동경하는 마음은 국경을 초월하는 듯하다. 중국 조각가 우문문(26사진)씨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 'Nature in the city'를 연다(다음달 4~9일). 나뭇잎에서 나오는 역동적인 느낌을 담은 조각, 동판, 테라코타 등 작품 100여점이 설치돼 전시장 안에 새로운 자연을 담는다. 이런 시도는 평소 그가 자연을 바라보고 동경하는 태도에 비롯된 것. 그는 "나뭇잎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의 삶을 연구했다. 잎이 지닌 다양한 형태색깔은 회색빛 도시에서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중국 대련공업대 예술대학 조각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1년부터 전북대 미술대학원에서 재학 중인 그는 짧은 유학기간에도 4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사진)이 제작 중인 창작오페라'누갈다'가 '2014 제5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초청 작품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문화체육관광부서울예술의전당과 함께 열고 있는 제5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 전국 100곳 민간단체가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중앙에선 (사)한국오페라단(사)글로리아오페라단(사)베세또 오페라단, 지역에선 유일하게 호남오페라단이 무대에 서는 영광을 갖게 됐다. 창작오페라'누갈다'는 신유박해(1801년 일어난 가톨릭교도 박해사건) 때 신앙을 증거하며 순교한 동정부부 유중철(요한)이순이(누갈다)의 숭고한 사랑과 순교정신을 그린 대형 오페라. 천주교전주교구 가톨릭예술단의 기획으로 지난 1997년 천주교 전주교구 설정 60주년을 기념해 창작 뮤지컬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로 초연한 뒤 전국 순회공연 및 해외 공연을 펼쳐왔다. 현재 희곡작가 김정수 전주대 교수의 대본과 작곡가 지성호씨와의 공동 작업으로 전혀 새로운 '누갈다'로 완성된 상태. 전주시립예술단이 협연하는 '누갈다'는 4월 전국 공개 오디션을 통해 출연진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누갈다'는 천주교 전주교구 주최로 10월18~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초연되고 내년 5월에 열리는 '제5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뒤 같은 해 12월 가톨릭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 로마 오페라하우스에서 올려진다. 특히 로마 공연은 교황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바티칸 대사를 초청하는 무대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전북에서 16만명이 관람했던 세계미술거장전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展이 제주도립미술관으로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지난해 10월 19일부터 4개월간 개최했던 세계미술거장전은 지난 19일부터 7월 14일까지 제주 순회전으로 열리고 있다. 세계거장전은 세종문화회관서울시립미술관포항시립미술관에서도 유치에 관심을 보였으며, 전시기간전시장 여건 등에서 조건에 맞는 제주도립미술관 순회전으로 성사됐다. 제주 전시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전시됐던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Museo de Arte Contemporaneo)국립미술관(Museo de Bellas Artes) 소장품 128점과 같다.
도자기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언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런 의문에 도전하는 작가가 있다. 위트있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도예가 이효근씨(53)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연다(27일~다음달 1일까지).그는 도자기하면 조형물이나 관상용으로만 재현되야 한다는 편견에 도전한다. 나무, 꽃잎, 화병, 물고기 등 주변의 사물들을 도자기로 구워 먹, 목재, 한지를 이용해 캔버스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신선한 도전을 담은 설치, 평면 작품 등 20여점이 전시된다. 새로운 재료들의 조합과 표현을 통해 자연스럽고 생소한 이미지를 중첩시켜 우리 주변을 새롭게 바라보게끔 한다. 그는 "작품 속의 사물들이 우리들에게 쫑알쫑알 말을 건낸다. 그것은 우리가 귀를 기울여 들어야하며 햇살을 통해 감정과 언어들을 흘려보낸다"라고 말했다. 중국 남경예술대 도예과 석사과정과 원광대 조형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한 그는 3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전북공예가협회 총무, 한국 공예문화협회 회원 등 으로 활동 중이다.
한옥마을 봄 풍경이 부채 안에 들어왔다.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 전주부채문화관에서 열리는 '봄바람 3인展'을 통해서다(다음달 10일까지). 도내에서 활동중인 서양화가 이기홍진창윤, 판화가 유대수 등 3인이 초대된 이번 전시에서는 한옥마을과 바람의 이야기를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전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이기홍씨(54)는 봄기운 가득한 '바람-대숲'연작 시리즈와 부채의 선면 5점을 비롯해 4m가 넘는 캔버스에 대숲의 바람 이미지를 시원하게 담았다.'너를 훔치다'라는 주제로 6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진창윤씨(49)는 한옥마을의 서정적 풍경을, 홍익대 판화과를 졸업한 유대수 작가(49)는'오목대-아직 기다리는 숲'연작 시리즈 작품을 내놨다. 063)231-1774.
무대나 의상이 화려하지 않을 땐 춤도 변한다. 원초적인 재료인 몸에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이 주최하는 '2013 우리춤 작가전 -신인춤판'에는 젊은 안무가들의 이런 고민이 담긴 무대다. 28일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현대무용가 김슬기(사포 현대무용단 단원)의 '불편한 진실', 한국무용가 임소라(청호무용단 단원)의 '빈 방', 현대무용가 정민아(C.D.P 무용단 정단원)의 '사라진 표정'을 만난다. 상대방의 반응에 길들여져 이야기하는 나와 들추고 싶지 않은 진실한 나가 조우하는 '불편한 진실'은 움직임과 멈춤 사이의 대비, 긴장감을 김슬기가 안무하고 김용희 윤정희 하재란과 함께 표현한다. 똑같은 몇 개의 방으로 이뤄진 감옥과 같은 공간에서 갇힌 나를 바라보는 임소라의 '빈 방'에선 보이지 않는 관계의 실타래를 이지혜 주슬아 이미령 김재식 이유나 임준혁 김민(청소무용단 단원) 오해룡 이성재(Force Dance Company 단원)가 춤 조각들로 보여준다. 서로에게 속내를 다 털어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세태를 보여준 '사라진 표정'에선 정민아와 김두열 유영선 안유리가 서로 밀고 당기는 마음의 풍경을 보여준다.
속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김병종 서울대 교수(60동양화)가 자신의 회화 및 판화 700여점과 미술관련 희귀 자료 300여점 등 총 1000여점을 고향인 남원시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혀 미술관 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남원시가 기증 작품들을 전시할 수 있는 '김병종 생명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했다.(본보 3월 19일자 1면 보도)남원시는 "김병종 교수의 작품과 자료가 남원시에 기증될 경우, 예향 남원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지역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이 향상되고 유명 예술인을 활용한 관광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에따라 남원시는 김병종 생명미술관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미술관이 건립될 경우 지역 문화예술인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남원시가 추진하는 생명미술관은 어현동 함파우유원지 내 2500㎡ 부지에 들어선다. 지하 1층 및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질 미술관은 전시실, 기획전시실, 수장고, 세미나실 등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는 김병종 교수의 작품과 유명화가들의 작품이 동시에 전시될 예정이다. 미술관 건립에는 국비와 지방비 등 총 35억원이 투입된다.시는 이달중에 실시설계용역을 의뢰한 뒤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시 관계자는 "내년에 착공한 뒤 2015년말까지 미술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2016년 초에는 미술관이 개관돼 작품들이 전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병종 교수는 남원초등학교와 용성중학교를 거쳐 서울대 미대를 나왔다. 자연과 생명을 노래하는 화가로 잘 알려진 그는 그동안 파리와 도쿄, 시카고, 베를린 등 국내외에서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고, 한국현대미술 일본중국 순회전 등 여러 기획전에 참여하며 역량을 보여준 한국화단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의 작품은 영국 대영박물관과 캐나다 로열 온타리오 미술관에 소장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가 찾아왔지만 자연의 흐름을 막지 못한 듯 여기저기 꽃이 활짝 폈다. 꽃은 자연속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지만 화폭에 담긴 꽃도 낭만적이다. 동양화가 남천(南天) 송수남씨(75)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선비, 매화에 취하다'전을 열고 있다.(30일까지)부채와 화폭에 매화를 그려 넣은 10호 미만의 소품들과 그가 평소 취미로 모아온 고가구들의 조합이 고즈넉함을 선사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은 아크릴로 작업한 꽃그림과 은은한 수묵채색의 매화 그림이다. 꽃의 구체적인 형태나 세부적인 묘사를 생략하는 대신 화려한 색을 입혀 대상의 개성을 드러냈다. 80년대 수묵화 운동을 주도했던 그답게 자연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험과 탐구를 통해 자신만의 특성을 보여준다.
한지공예가 유봉희씨(56)의 입이 귀에 걸렸다. 지난 6일 독일 북동부 슈투트가르트 인근에서 열린 '2013 아트 칼스 루에 아트페어'에서 그의 작품이 첫 판매 도장을 찍었다. 한국 작가들이 부러운 눈으로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넬 때만 해도 "단순히 운이 좋았겠거니" 했다. 하지만 첫 날 5점 판매를 시작으로 매일 한 점씩 총 9점이 팔려나가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줌치 기법을 활용한 15점 안팎 작품들은 그가 즐겨 사용하던 주제 '나, 너, 우리'의 연장선. 한지와 같은 종이를 활용한 작품은 많지만 두 겹의 한지를 물만으로 붙여 밀착시키고 주물러 강하게 만드는 줌치 기법은 특히 호감을 많이 샀다. 그는 "한지 1장이 '나'라고 하면, 2장은 '너', 3장 이상이 되면 '우리'가 된다"면서 "한지꽃도 사람을 형상화시킨 것"이라고 설명을 곁들였다. "좀 더 일찍 아트페어에 나오지 그랬느냐"는 지적부터 "기왕 할 거면 대작으로 승부하라"는 조언까지 한국에서 잘 팔리지 않는 작가로 분류됐던 자신에게 "지역 작가라는 꼬리표 때문에 위축되지 말고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도 된다"는 자신감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수확. 슈투트가르트의 한 갤러리로부터 대작 중심의 개인전 초대장까지 받아든 그는 앞으로 바쁠 날만 남았다. 7월 호주에서 갖는 남편 이재승 예원예술대 교수와의 초대전, 11월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개인전 준비로 쉴 틈이 없어 보였다. 한편, 2004년에 시작된 '아트 칼스루에'는 '쾰른 아트페어'와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양대 미술전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화랑의 숫자와 격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창문화의전당은 21일 오후 7시 30분 '하우스콘서트'를 개최한다. 하우스콘서트는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는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며 서로의 감성을 소통 할 수 있는 따뜻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공연이다.고창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하우스콘서트의 주인공은 4명의 외국인으로 구성된 그룹 '탱고콰르텟 코아모러스'로, 우리 귀에 익숙한 탱고음악을 연주할 계획이다.영화 '여인의 향기'의 수록곡으로 유명한 탱고 메들리 'Por una cabez a(간발의 차이로)' 와 키스 오브 파이어 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아르헨티나 탱고 명곡 'El choclo', 그리고 드라마와 클래식에서 다양하게 재해석되며 사랑받는 연주곡 'Libertango(리베르탱고)'등 명곡을 감상할 수 있다.'THC Project 하우스콘서트'는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등 다양한 장르 연주로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10년간 300회 이상 공연을 통해 1300여 명의 연주자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전통 사경(寫經) 초대전에 참여했던 한국사경연구회(회장 김경호·사진)가 초대작들을 모아 전시회를 연다 (서울 갤러리M, 다음달 3~9일).한국사경연구회는 지난해 10월부터 80일 동안 뉴욕 플러싱 타운홀에서 열린 건물 준공 150주년 기념 행사에 초청돼 한국 사경 전시회를 열었다. 뉴욕의 정계·문화계 인사들과 미술관 관계자 등이 다녀간 전시회에서는 한국 전통 사경의 세계사적 의의와 가치, 예술성이 소개됐다. 뉴욕타임즈도 전시기간 동안 12회에 걸쳐 전시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금니(金泥) 사경, 은니(銀泥) 사경, 주묵(朱墨) 사경 등 작품 46점이 출품된다. 김경호 회장은 "뉴욕 초대전에 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다녀갔고 그 중 대다수가 현지인들로 한국 사경의 독창성과 가능성에 놀라는 분위기였다"면서 "사경은 준비하는 과정자체가 수행이고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사경을 널리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불교 수양법인 사경은 경문(經文)을 베껴 부처의 깨닮음을 얻어가는 것으로 불교 이외의 영역에서도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김제 출신인 김경호 회장은 국내 유일의 전통사경 기능전승자로 제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초대전(로스엔젤레스), 한국문화원초대전(뉴욕) 등을 열었다.
일본 대지진의 시련은 비극의 펀치력을 보여줬다. 대지진 때 북동부 일대는 2/3 이상이 폐허가 됐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다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다만 희생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법을 고민했을 뿐이다. 일본국제교류기금과 아오모리현립미술관이 주축으로 제작한 연극'축/언'(祝/言)은 재난 현장에서의 예술가의 역할에 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20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만난 연출가배우들은 "예술의 사명은 절망에 빠진 일본인들에게 다시 살아나갈 힘을 주입하는 것"이라면서 "3개국이 상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소개했다.'축/언'에는 한국인 신부(김선화 역)와 일본인 신랑(아이자와 가즈나리 역), 이들의 결혼 주례를 맡는 중국인(리단 역)이 등장한다. 그러나 대지진으로 결혼이 물 건너가고, 부부는 결국 쓰나미로 죽게 되면서 중국인 주례와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일본 국공립미술관 중 유일하게 연극을 올리는 아오모리현립미술관에서 무대예술 감독인 하세가와 고지는 작품의 숨은 의미를 전했다. "'축/언'의 '/'는 상흔과 국경선이라는 것." 살아남은 이들에겐 고인의 희생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는 사실과 일본한국의 오랜 역사적 라이벌 의식으로 설정된 경계심을 뜻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120분 공연물 중 40~50분이 악기 연주와 춤이라는 데 있다. 지난해 KBS 국악대상을 수상한 저력이 있는 6인조 국악 앙상블'앙상블 시나위'가 끔찍한 악몽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희망의 증거'를 아쟁피아노타악가야금소리로 들려준다. 전쟁의 상흔을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진동이 클 연극. 그것으로 인해 소중한 누군가를 잃어본 이들일수록 더욱 그렇다. 총 13억이 투입되는 이번 공연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전문화예술의전당서울 한국공연예술센터가 공동 주최자로 나서면서 수도권 중심의 문화 편중 현상을 완화시키는 데에도 의의가 있을 듯. 공연은 10월 일본을 시작으로 10~11월 한국중국에서 올려진다. 한국 공연은 10월19일20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2527일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11월1일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만난다.
올해 등록미술관으로 새단장을 한 익산 W미술관(관장 신주연)이 소장품전을 열고 있다.(5월 5일까지) 지난 2008년에 문을 연 W갤러리는 구입과 기증을 통해 수집한 김수자 이광진 이대원 이왈종 등 전북지역 작가의 작품 22점을 공개한다. 홍아라 학예연구사는 "2012년 소장품과 함께 2013년에도 꾸준한 연구와 수집을 통해 익산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 양적·질적으로 더욱 풍성해지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의 정미술관(관장 정숙희)이 기획초대전 '군산굴기'전을 연다.(21~4월20일)'군산이여, 크게 일어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번 전시는 근대문화중심 도시인 군산의 미술문화 부흥을 위해 마련됐다. 고상준 김성춘 박찬주 유종국 이승우 이희완 임택준 채억 최원 등 군산 지역에 기반을 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정미술관은 그동안 군산 지역사회에 열린 공간을 제공해 작가와 시민들간의 소통을 이끌어냈다.
강렬한 색감으로 전주 한옥마을의 풍경을 담아낸 한국화가 김성욱씨(42)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11번째 개인전을 연다(20~25일).먹을 최대한 절제하고 간결한 필치로 대상에만 집중한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필묵의 유희로 자연의 잔상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화폭에 담긴 풍경은 2~3가지 강렬한 색감의 필묵을 통해 추상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사방으로 나뭇가지를 퍼트리거나 마치 꽃잎들이 춤을 추는 듯한 화면 구성의 화룡정점은 신선처럼 날아가고 있는 학 무리. 다소 정체된 느낌의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그는 산수화의 현대성 모색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지필묵을 연구하고 실험하기 시작했다. 광목이나 한지, 핸디코트 등을 이용해 여러 가지 발색이나 먹의 번짐 효과에 따른 차이를 표현했다. 그는 "향토적 분위기가 강한 전북지역의 모습을 통해 자연과의 조화를 배우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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