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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후 건강한 삶을 위한 작은 반란.한국춤의 저변 확대를 위한 동아리 '춤무리(지도 장인숙)'가 봄이 오는 길목에서 두번째 발표회를 갖는다. 이날 무대는 입춤, 동초수건춤, 장고춤, 살풀이 등 춤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전라도 지방에서만 하얀 손수건을 들고 추는 '동초수건춤'이나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정중동의 미가 살아있는 '살풀이'를 만나볼 수 있다. 가야금 가락에 맞춰 경쾌하게 추는 '입춤'과 장고를 메고 장단에 맞춰 새롭게 변주하는 '장고춤'도 무대의 흥을 더한다. 노을에 취한 여인들이 아지랑이 언덕 너머에 두고 온 그리운 추억을 담은 '봄빛 노을'과 봄의 정취를 느끼며 나들이 가는 마음을 담은 '봄맞이'도 아름다운 봄날을 표현한다.출연진은 강금덕 고혜숙 김남연 김보금 김보안 김영자 김유옥 김진희 박미선 양현선 윤영숙 이선미 장인자 조인덕 최운희 최효덕 한정하 홍혜경씨.안무를 지도한 장인숙 널마루 무용단 대표는 "삶을 아름답게 완성시키는 이들을 통해 한국춤의 저변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며 "무대에 서는 모두가 인생의 또다른 주인공으로 거듭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 춤무리 두번째 작품 발표회 = 30일 오후 4시30분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5월10일은 부처님 오신 날. 불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절을 많이 찾게 된다. 하지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절을 찾으면서도 소리로 불음(佛音)을 전파하는 범음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이 석가탄신일을 기념해 '부처님의 소리, 범음구'전을 열고, 범음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이번 전시에서는 양산 통도사에서 직접 사용하던 법고, 목어, 운판을 비롯해 범종, 부여박물관 논산 개태사 금고(金鼓)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범종(梵鐘), 운판(雲板), 목어(木魚), 법고(法鼓) 등은 사찰 내 범종각에 위치한다. 범종을 치는 것은 곧 고통과 비탄에 빠진 중생들을 구제함과 동시에 불교의 진리 자체를 깨치게 하는 의미를 갖는다. 범종은 지옥의 중생을, 법고는 축생(畜生)의 무리를, 운판은 허공을 나는 생명을, 목어는 수중의 어류를 향해 소리를 내보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낙수정에서 출토된 고려 범종(보물 제1325호)로 높이 71.7㎝, 지름 50.7㎝ 크기의 이 범종은 국립전주박물관 소장품으로는 유일한 국가지정문화재다. 이 범종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이를 소유했던 다카하라 히미코 여사가 1999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기증하면서 70여 년 만에 국내에 돌아온 귀한 유물이다. 조선 후기 양산 통도사에서 쓰여진 법고는 통도사성보박물관 소장물이며, 금고는 국립부여박물관 소장품으로 모두 쉽게 보기 힘든 범음구다.곽동석 관장은 "사찰에서 이 범음구를 예불이나 의식, 또는 특정한 시간을 알릴 때 사용하였다"며 "이 전시가 석가탄신일을 맞이해 참된 진리를 찾아 헤매는 모든 중생들이 진리의 말씀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처님의 소리, 범음구' = 8월28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미술실(매주 월요일 휴관). 6월4일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도 준비돼 있다.
제1회 전국 시조가사가곡 경창대회가 전국 시조동호인들의 열띤 성원 속에 21일부터 이틀간 완주 화산중학교 문무관에서 개최됐다.완주군 시우회(회장 윤학술)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전국 시조동호인 300여명이 참여해 기량을 마음껏 겨뤘다.특히 올해는 그동안 별도 운영됐던 3개 지회가 완주군 시우회로 통합하여 개최하는 첫 번째 대회로 완주군 시조동호인들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이번 대회는 을(乙)부, 갑(甲)부, 특(特)부, 명인명창부, 대상부 등 5개부문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수상자는 대상부 장원에 이승옥씨(75·순창)가 올해 최고의 국창(國唱) 명인에 뽑혔고 이중희씨(78·서울)가 명인명창부 최우수상을 받았다.
완주군 상관면 용암리 내아마을 쑥재골 작은음악회가 23일 소병주 면장, 지역주민, 기관단체장, 외부 출향인사 등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내아마을에서 열렸다.내아마을(이장 남덕환) 주민들은 올해초부터 2개월 이상 경로당에서 함께 식사하며, 마을 안길 눈치우기·집집마다 벽화그리기·이색 이름표 달기 등 마을 경관 가꾸기를 공동으로 추진해 왔으며 이날 마을 귀촌인과 주민들이 서로 격려하고 결속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귀촌인 가족이자 가수인 김혜정씨를 비롯, 음악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풍물·아코디언과 색소폰 연주·노래와 춤 등 그동안 숨겨 두었던 다양한 재능 보따리를 풀어 놓았으며, 칡 가래떡·편백 수육·칡 동동주 등을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이날 부대행사로 진행된 '상관면 숲속음식 품평회'에서는 누에 부침개, 버섯 콩고기 스테이크, 장떡, 콩 칼죽, 칡조청&칡가래떡, 표고 장조림&탕수육 등 9개 마을에서 총 15종의 별난 음식이 출품돼 주민과 출향인사들의 입과 눈을 즐겁게 했으며, 9월말 제1회 완주군 와일드푸드 축제 준비를 점검했다.
서양화가 김철규(37)씨는 인간의 양면성을 주제로 개인전을 해왔다. 인체풍경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전시. 드로잉으로 표현, 현대인의 삶을 거대한 인체와 작은 동물이나 사물을 통해 사회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김철규의 인체풍경전이 서울 갤러리온에서 열린다. 이전 작업의 연장선상이지만 이번 작품은 세련미가 더해졌다. 현대인들의 삶에 나타나는 불안감, 자아상실감과 잊고 있었던 유년시절의 순수함을 대비시킨 작품 15점을 선보인다.작가는 "현대인의 힘든 일상, 고단을 상징하는 발은 거부감을 주지만 또 다른 그리움을 연상시킨다"며 "욕망을 쫓는 인간의 발 위에 나비가 나는 것은 이중성을 가진 인간의 자연으로의 회귀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정교한 인체의 디테일한 그림을 배경으로 초현실적인 요소들이 군데군데 자리잡아 동시대적인 미적 감수성과 이미지의 존재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인체를 지나치게 크게, 동물이나 사물은 의도적으로 작게 표현해 인간 내면의 양면성을 강조했다.미술평론가 김재권씨는 "적자생존의 냉엄함속에서 순수한 모습을 가리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중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며 "신체를 통해 우리의 현실과 욕망을 무겁지 않게 위트있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캔버스에 물감을 밝은 색부터 어두운 색으로 겹겹이 발라 건조시킨 후 사포로 문지르는 과정에서 색채별로 층이 드러나는 이미지를 살렸다.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하다. 여러번 긁어 낸 작업은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과도 같다.군산대 미술과와 홍익대 미술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2007년 제 11회 청년작가위상전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김철규 인체풍경전= 5월1일까지 서울 갤러리 온.
▲ 제4회 전주포토페스티벌 = 24일~5월5일 전북예술회관, 전주 한옥마을, 우진문화공간 등, 개막식 30일 오후 전북예술회관.▲ 공예가족 전시회 = 25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공예품전시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사진전 = 5월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전관.
▲ 서성광 비올라 독주회 = 23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쎄시봉 그후 45년 조영남 콘서트 = 24일 오후2시, 6시 전북대 삼성문회회관 대공연장.▲ 극단 명태, '안녕! 오아시스!'= 2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유치원생들이 소풍을 나왔다. 물통을 어깨에 맨 채 무엇이 그리 신기한 지 여러명의 아이들이 한 곳을 쳐다보고 있다. 남자 아이 두명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앉아서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귓속말로 하고 있다.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 순수함이 사진에 그대로 드러난다. 2년마다 개인전을 여는 김승중 사진작가 (61)의 이번 전시 주제는 어린이."2년전에는 도내 자연을 소재로 한 풍경사진을 찍었어요. 우리생활에 밀접하게 관계 된 것을 찾다보니 어린이가 떠오르더군요. 어린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보며 우리사회가 좀 더 밝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20여점을 출품했다"고 말했다.작가는 어린아이들 속에도 슬픔, 미움, 그리고 사회가 있다고 보았다. 이는 어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품속에는 생활주변에는 너무 흔히 보아온,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아이들의 표정이 카메라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일상생활속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앵글에 담는 것을 좋아해 시작한 사진작업은 19년이 지나면서 무게감있게 변화했다. 사진은 체계적으로 연구하며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5년전에 사진동호인 단체'필리포토스'도 만들었다.흑백의 조화속에 여러가지 색깔이 나오는 흑백사진을 좋아한다는 그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신뢰받는 메체 중 하나인 사진은 시대의 기록이다. 사람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담은 다큐 사진을 찍고 싶다"고 밝혔다.▲ 김승중 사진전= 28일까지 갤러리 봄.
"이 곡은 리스트 자신만이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슈만은 리스트의 '초절 기교 연습곡'을 이렇게 평가했다. 화려한, 고난이도 기교 때문이다. 균형을 깨는 확장으로 장르와 영역을 넘나들었고, 명연주자에 안주하지 않는 작곡가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작품 번호가 붙지 않은 방대한 그의 작품은 아름다운 선율로 남겨졌다. 올해는 당대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리스트가 탄생한 지 200주년을 맞는 해다. 전북대 예술대학 음악과와 Puro Suono(퓨로 쏘노) 피아노 실내악 음악연구회(음악감독 박제현)가 '리스트 탄생 200주년 음악회'를 갖는다.박제현 감독은 "리스트는 수많은 피아노곡 뿐만 아니라 지휘자로서도 무려 44편의 오페라를 바이마르 궁정극장에 올렸을 만큼 대중들에게 음악을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스트가 주로 피아노 곡을 편곡했기 때문에 다른 악기나 소규모 앙상블을 위한 곡은 부족해 낭만파 시대의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실내악곡을 통해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도 했다.이번 무대에서는 '사랑의 꿈', 베르디의 오페라를 편곡한'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 교향곡과 시를 결합한 '교향시 전주곡' 등을 만나볼 수 있다.박제현 음악감독을 필두로 신상호(오보에) 고현주(첼로) 전희상(호른) 나수연(플루트) 강보라 권한나 김양희 김한림 박은주 우미화 이영학 이은희 전경아 홍민지 허진영(피아노)씨가 참여한다. ▲ 리스트 탄생 200주년 기념 음악회 = 2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김인재 전주시립합창단 지휘자(41)는 학구적인 음악을 강조한다. 어떤 곡이든 무대에 올리기 전 단원들에게 곡에 대한 설명부터 한다. 그는 "음악은 하면 할수록 새로운 것이 계속 보인다. 평생을 두고 연구할 과제"라고 했다.창단 45주년을 맞은 전주시립합창단이 벨기에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우리나라와 벨기에가 수교를 맺은 지 110주년을 맞아 전주시립합창단이 초청됐다."합창은 인공적인 악기가 아니니까 공연하는 사람의 감정이 묻어나게 되죠. 같은 소리도 오늘, 내일, 매 순간마다 달라져요. 그런 다양한 감정을 한 데 모아서 같은 색깔을 내게 하는 게 바로 합창의 매력입니다."전주시립합창단은 IMF 이후 예산이 줄어 40여 명에 불과한 소규모 합창단이 됐지만,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을 시도하고 있다. 순간 순간 몸짓 연기를 한다든가, 흘러간 CM송을 소화해 단정하게 서서 노래하는 합창을 탈피한다.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순회 공연(5월3일~14일)에 앞서 이들은 전동성당에서 리허설격인 무대를 준비한다. 이번 무대는 르네상스 시대 무반주 합창부터 현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곡들로 추려졌다. 하이든의 '감사의 찬미(Te Deum)'와 포레의 '지존하신 성체(Tantum Ergo)' 등 고전 음악부터 '꿈꾸는 망각화','고래 떼의 합창','청산에 살리라' 등 한국적인 곡도 준비했다. 테너 김영석 충남대 교수와 오르가니스트 박원선 한일장신대 교수의 협연이 기대를 더한다.그는 "첫 인상이 중요한 만큼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무대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단국대 음악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했으며 미국 웨스트민스터콰이어칼리지 대학원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한 그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원에서 합창지휘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제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바 있다. ▲ 전주시립합창단 제104회 정기연주회 = 25일 오후 7시30분 전주 전동성당. 문의 063) 281-2786.
강이연씨의 'warmth'는 관람객이 다가가면 빛을 발하고, 이재길씨의 작품 '동심의 소리'의 경우 거대한 나팔관에 손을 갖다 대면 비눗방울이 나온다.전 웅씨의 '비타민을 섭취하자'는 껍질은 단단하고 속은 말랑말랑한 오렌지를 먹는 한 여성을 통해 강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간직한 이 시대 어머니상을 표현한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무한한 상상력으로 창작된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불어넣는 전시를 열고 있다.이번 전시는 어린이들에게 미술 표현방법의 다양성 및 재료의 접근 방법 등 새로운 시각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자리.고보연 김선미 김성수 서희화 이동형 전우진 주지오 황유진등 도내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8명의 작가를 비롯해 서울등 타지역서 활동하는 박소빈 전웅 최소영 권남득 김숙빈 김정명 박정용 박종영 이재길 황유진 원성원 황정후 강이연 이유경 이은구씨 등 24명이 참여했다.한국화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미디어아트 등 장르도 다양하다.특히 도시적 풍경을 낡은 청바지 천으로 제작한 최소영씨의 '관광도시', 라인테이프와 오브제를 활용해 현실속의 공간에 또 다른 가상공간을 창조한 프로젝트 그룹 옆의 '0 하나', 과일이라는 오브제로 모든 사물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황정후씨의 '파프리카'등 은 작가의 창의적인 발상을 엿볼 수 있다.▲ 상상바이러스전= 22일~5월22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떠올랐다. 창작극회의 '그 여자의 소설'에서 작은 댁을 맡은 이혜지(32)씨와 큰 댁을 소화한 김은혜(29)씨. 늘씬한 외모에 비음 섞인 목소리를 지닌 이씨는 매력적인 외모로 남자의 마음을 흔드는 역이 더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이번에 도전한 것은 씨받이로 살아가는 기구한 삶에 순응하는 작은 댁. 동안(童顔)인 김씨 역시 "엄격하면서도 속 깊은 무게 있는 큰 댁이 안 어울릴 것 같아 부담감이 컸다"고 했다."배우로 살아가면서 한 이미지에 갇혀 있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배우는 다재다능해야 하잖아요. 무대가 원하는 어떤 배역이든 거침없이 하고 싶어요."야무진 답변을 내놓는 이씨는 아이를 가진 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밤낮 없이 연기 연습에만 몰두했다. 김씨도 "아무리 혼나도 백지장처럼 텅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을 놓치지 않았던 게 좀 더 나은 무대를 내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갈수록 젊음을 추구하는 시대에 "무대 위에 설수록 하루 빨리 늙고 싶다"는 우스갯소리를 던진 이들은 "(둘 다) 옛날 여자로 돌아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들은 이제 자신을 채워줄 또다른 '멋진' 작품을 기다릴 것이다.
"가족들이 헤어져 있다 오랜만에 만나 작업하니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티격태격도 많이 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과 유대가 더욱 돈독해 진 느낌입니다."송승호 박순천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이 열고 있는'공예가족전'. 2005년부터 '흙과 나무의 어울림'이라는 부부전을 2년마다 열어 왔지만 가족 모두가 참여한 공예가족전은 이번이 처음.목공예를 하는 남편과 도자기를 하는 아내 디자인을 전공한 두딸 그리고 아빠의 붕어빵 아들. '짧은 손가락마저 닮은' 한가족이 공들여 만든 70여 점을 선보였다.박씨는 "아이들에게 전시 준비과정을 하나 부터 열 까지 몸으로 알려줬죠. 전시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큰 딸 미선씨가 작품제작 과정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고자 반란을 일으켰지만 결국 엄마의 말을 잔소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따라줘 대견스러웠습니다"고 말했다.전시는 늘 아쉬움이 따른다는 이들 부부. 세월이 흘러갈수록 손 맛 깊어지는 작품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란다. 이번에도 아내의 작품엔 남편의 도움이 필요했다. 남편의 목공예 위에 아내의 도자기가 얹혀 있어서다."내 공예작품을 빛내 주는 건 남편의 목공예 덕분이죠. 관람객들이 작품을 볼때 공예만 쳐다봐요. 전시할 때마다 남편한테 미안한 마음뿐이죠."이번 전시에는 현대적인 생활 소품들을 많이 내놓았다. 탁자, 찻상 등 생활 가구부터 화병 찻잔 접시 등 소품까지 다양하다. 두 딸 미선씨와 미성씨가 화병과 염색공예 작품을, 지헌군이 벽걸이 진열대를 출품했다."가족이 함게 전시를 한다는 것 자체를 관람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전시장에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죠. 이번 전시는 전보다 더 진한 가족애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아들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가족이 함께 작업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이들 부부는 "앞으로도 2년마다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공예가족 전시회 = 25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공예품전시관.
'백조의 호수'는 발레리나에겐 꿈의 역할이다. 체력 소모, 연기력, 기술 면에서도 발레리나에게 굉장한 깊이를 요구한다. 청순한 백조 오데트와 사악한 흑조 오딜을 오가는 섬세한 감정선이 매력.발레 불모지 전북에서 부활을 이끈 발레라인즈(대표 한유선)가 창단 10주년을 맞아 정기 공연 '백조의 호수(재안무 김보라)'로 문을 연다. 창작 공연 '가끔은 너도 틀린다(안무 박소영)','집으로 가는 길(안무 박원준)'는 발레라인즈 기대주들이 출연해 10년을 춤으로 축하한다.'백조의 호수'는 2막 1장의 흑조 오딜과 지그프리트가 추는 2인무(그랑파드되)로 김보라 김현식씨가 소화한다. '가끔은 너도 틀린다'는 순수한 사랑의 추억이 아름답게 풀어지는 작품. 박소영 곽태경 신민경 나윤아 윤서영 엄석현씨가 때론 기쁘지만 때론 실망하고 아파하고 좌절하기도 하는 사랑의 추억을 연기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현대인의 고독을 집으로 가는 길에 빗대 표현했다. 박원준 이두환 임재원 김현식 장주신씨가 안정된 동작과 숙련된 표현력으로 감정의 디테일을 살린다.발레라인즈가 주최하고, 전북대 예술대학 무용과가 주관한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 선정작이다. ▲ 발레라인즈 열번째 정기 공연 = 20일 오후 7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한국 문단의 거목'故 박완서씨는 전쟁으로 얼룩진 상처를 가족이라는 안식처에서 치료했다. 그는 생전에 "혈육에 대한 사랑이 결국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했다. 이렇듯 가족의 사랑은 한 인간을 위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사단법인 현대사진미디어연구소(소장 박승환·전주대 디자인학부 교수)가 '제4회 전주 포토 페스티벌'의 주제로 선택한 것은 '가족의 위안'. 낯선 시선과 우리의 시선이 '가족' 안에서 조우한다. 휴먼 다큐멘터리 사진들이 특히 많다.박승환 소장은 "전통적이며 전형적인 가족과 가정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가족의 위안'은 가족과 가정의 테두리 내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삶 그 자체"라고 말했다.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는 '미주 현대 작가 교류전(전북예술회관)'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이집트, 칠레 등 4개국 8명의 작가들이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그들의 '가족'과 '가정'을 바라본다. 'One Day Story in Jeonju'에서는 전국의 프로 사진가와 일반인 등 100여 명이 참여해 1박2일간 전주 한옥마을을 기록한다.'전주 풍경 사진전(전북예술회관)'은 외지인의 시선으로 본 색다른 전주 풍광이다. 국내 중견 사진가들과 신진 작가들이 촬영한 전주의 삶과 전통과 현대적인 전주의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촬영된 사진들은 지역의 홍보 마케팅 자료로 활용될 예정.'빛의 흐름 작가 교류전(전북예술회관)'은 서울 상명대, 부산 경성대, 전주대에 몸 담고 있는 사진 작가 17명을 초청해 각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도내에서 활동하는 동호회 회원 250여 명이 참여하는 '사진 동호회 연합 사진전(전주 경기전·객사)', 한무용단(단장 이한녀)의 전통 공연 및 촬영대회(30일 오후 4시 경기전)와 함께 '사진인의 밤(30일 오후 7시 전통문화관)'도 열린다. '교류 작가 초청 세미나(30일 전주 전통문화관·전북예술회관)'는 이례적으로 중국 북경영화대학 사진과 교수와 국내 사진작가를 포함해 7명이 참여, 양국간 사진의 흐름을 이야기해줄 것이다.▲ 제4회 전주포토페스티벌 = 24일 ~ 5월5일 전북예술회관, 전주 한옥마을, 우진문화공간 등. 개막식 30일 오후 전북예술회관.
서양화가 이문수(45)씨가 전주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맡을 큐레이터를 맡게 됐다.'밥'을 화두로 작품활동을 해온 이씨는 전북대 미술교육 학사, 미술학 석사를 마치고, 현재 미술학 박사과정 중에 있다. 전북미술대전 대상(1991), 전라미술상(2009)을 수상했다.
다시 시작하자.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을 때가 있다. 지난 15일에 올려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10주년 특별 제작 공연'더 아리랑'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리랑'은 한국인만의 노래가 아니다. 조지 윈스턴·잉거 마리·리사 오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아리랑'을 부르고, 연주했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정서, 서민들의 삶과 한(恨)이 메아리치는 곡이다. '아리랑'은 때로 신바람으로 설레는가 하면, 때로 서러움이 저려 있기도 하는, 그런 곡이다.첫 번째, 다시 시작한다는 것. 정선·강원도·진도 아리랑 등과 함께 사쿠라(일본), 클레멘타인(미국), 등대지기(영국) 등'아리랑'적인 요소를 담은 세계의 곡을 모두어냈다. 여기서 '아리랑'적인 요소를 담은 곡이 무엇일까 잠시 고민했다. 역경과 슬픔을 승화시키는 한 민족의 소리로 해석했다. 그런 점에서는 무난한 연결이었다.두번째, 다시 시작한다는 것. '더 아리랑'은 부끄러웠다. 전북은 국악의 고장이다. 수없이 눈물의 고개를 넘어야 했던 '아리랑'을 들어온 터다. 트롯트 가수들이 부른 과장된 '아리랑'은 철 지난 '7080 콘서트'를 떠올리게 했다. 아마추어 수준에 그치는 합창단이나 느닷없이 등장한 아프리카 공연단의 북 연주는 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무대 기획의 황량함과 빈곤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세번째, 다시 시작한다는 것. '더 아리랑'은 달랐어야 했다. 공연은 만드는 제작자와 보는 관람자 사이의 대화다. 하지만 이번 무대는 만드는 것에만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연습 부족으로 무대에 오른 몇몇 가수들은 가사를 잊어버리기까지 했다.우리가 위대한 혹은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 때 위대한 혹은 가치있는 생각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하찮은 작품을 만들 때 우리 자신도 격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왜 '더 아리랑'을 만들었는가. '아리랑'은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어쩌면 미래의 자화상이어서다. '더 아리랑'은 그 물음에서부터 다시 시작돼야 한다.
세 부류의 연주자가 있다. 첫번째는 국제 콩쿠르 입상, 스타 시스템으로 국제적인 네트워크 아래 잘 나가는 이들이다. 첫번째 연주자처럼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번째도 있다. 세번째는 누가 뭐래도 좋아서 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단서가 붙는다. 청중들이 그의 연주를 원해야 한다. 여기서 첼리스트 고봉인(26)을 주목했다.그를 따라다니는 화려한 수식어는 많다. '하버드대 생물학과 졸업생'이라는 음악 외적인 '간판'이다. 현재 미국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과에서 유방암을 연구하고 있다. 이같은 수식어가 때론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는 "하버드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연주와 연구 모두에서 최고의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도전하도록 했기 때문이다."확실히 하버드의 경험이 저를 더 나은 예술가로 나아가게 했다고 확신합니다. 훌륭하고 열정적인 친구들 사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세계에 눈을 뜰 수 있었죠. 음악가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영감이 그곳에서는 넘쳤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은 하버드의 자율적인 환경이 이 두 가지 영역을 동시에 전념하게 해줬다는 사실입니다. 하버드에서 모든 분들은 저의 꿈을 진심으로 지지해 주셨고, 이 두 영역에 대한 저의 열정을 지켜봐 주셨습니다."음악과 연구 둘 다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둘 다 절대적인 헌신과 희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는 "극도로 부담이 많은 직업을 선택할 때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타이밍"이라며 "이미 두 가지 열정의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어찌 보면 솔직하고, 또 어찌 보면 오만한 표현. 자신감이 없다면, 언감 생심 못할 말이다. 하지만 그는 거리낌이 없었다. 즐기기 때문이다.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피아노를 공부한 어머니의 감수성을 물려 받아 첼로를 시작했다. 첼로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경향 이화 콩쿠르'에 출전해 1등을 차지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서 정명화 교수를 만나 사사해 '제3회 차이코프스키 국제청소년 콩쿠르'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회의에 빠졌다. 비교 평가를 받는 대회를 위해 한 곡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게 싫었다. 그는 "콩쿠르 수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음악 그 자체"라고 했다. "지금까지 비교적 짧은 연주 경력 속에서도 '나의 곡'(드보르작의 첼로 콘체르토)을 만난 것도 행운"이라고도 했다."맹렬한 열정과 장엄함이 담긴 이 곡은 저에게 항상 영감을 줍니다. 드보르작 2악장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애도하는 그 심연을 표현하다 보면, 첼로를 통해 표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 확장되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그는 자신의 스승이자 멘토인 정명화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강조한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는 말을 나침반으로 삼는다."저도 다른 마라톤 선수들처럼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일의 속도는 저의 궁극적인 목표와 두 분야에 대한 열정을 기반으로 제 방식대로 해나갈 것입니다. 그러기에 경쟁은 무의미하죠. 내 인생의 마라톤 페이스에서 독립적인 과학자가 되기 위해 대학원생으로서 훈련을 받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음악과 연구를 적절하게 조화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요."그는 첼리스트가 아닌 예술가로 남고 싶다고 했다. 연주자들은 누구나 악기를 기교적으로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지만, 진정한 예술가로, 마음과 영혼을 표현하는 전달자와 작가로서 기억되는 사람들은 매우 소수이기 때문이다."전 제 연주를 듣는 관객들이 제 인생의 전경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예술가로서의 제 궁극적인 목표입니다."이 음악 천재에게는 아직도 머나먼 여행이 남아 있다. 언젠가 자신의 삶을 음악에 온통 쏟아붓는 그 날이다. 그 날 그 시간, 그와 그의 연주를 듣는 이들이 함께 즐기는 것은 음악이면서 세월일 것이다.
▲ 대한민국 수채화작가협회 전북회원전 = 15~21일 전북예술회관전시장 1.2실.▲ 송계 김용배 작품전 = 15~21일 전북예술회관전시장 3.4실.▲ 제37회 마한묵연전 = 15~21일 전북예술회관전시장 5실.▲ 제4회 전주포토페스티벌 = 22~5월5일 전북에술회관전시장 전관.▲ 공예가족전시회= 25일까지 전주한옥마을공예품전시관.
▲ 창작극회, 그 여자의 소설(원제 작은 할머니) = 15~30일 오후 7시30분 (토 오후 4시·일 오후 4시) 전주 경원동 창작소극장.▲ 클래식 하이킥 = 16일 오전 11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우진문화공간과 글로리아스트링오케스트라가 공동 주최한 공연이다.▲ 전북도립국악원, 목요국악예술무대 '소리 몸짓, 꽃향에 날으리' = 2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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