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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전시장마다 토끼가 온다

토끼의 역동적인 기운을 받으며 한 해를 발빠르게 시작하라는 손짓이 이어진다.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이 신묘년 새해맞이 작은 전시'토끼전'을 열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토끼는 달의 동물로 그려졌다. 설화 속 토끼는 두꺼비와 함께 달의 정령으로 묘사됐고 죽지 않는 계수나무 아래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는 토끼는 이상세계를 상징한다. 묘신(卯神)을 형상화한 그림을 비롯해 십이지신도 가운데 토끼 그림과 쥐, 말, 닭 그림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13일까지 계속된다.전주박물관은 설을 맞아 '작은 문화 축전'도 마련한다. 입춘(入春)을 맞아 한 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글귀를 써서 기둥에 붙이는 입춘첩 써주기(4일 오후 2시), 떡 메쳐서 인절미 먹기(6일)로 관람객들을 맞는다.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열고 있는 특별전'계수나무 한 그루, 토끼 한 마리'에도 토끼가 등장한다. 이번 전시는 십이지 토끼, 역사 속 토끼, 이야기 속 토끼, 생활 속 토끼, 토끼해 인물, 토끼해 역사적 사건, 그림 속 토끼 등으로 구성됐다. 역사 속 토끼에서는 토끼가 처음 기록된 문헌이, 이야기 속 토끼에서는 '귀토설화'를 시작으로 잡가의 하나인 '토끼타령', 판소리 '수궁가', 한글 고소설 「별주부전」 등 소설, 음반, 책 등이 전시된다. 생활 속 토기에서는 전주 동산동 옥계마을의 지명 유래, 남원 광한루의 토끼화반 등이 풀어진다. 전시는 30일까지.전주역사박물관은 '설 맞이 세시풍속 한마당'도 준비한다. 전통놀이 체험(2~6일)에서는 허리줄다리기, 윷놀이, 투호놀이, 제기차기 등이 어우러지며, 가족 대항 윷놀이 한판(2~6일)과 우리 가족 즉석 기념 촬영(2~4일)으로 재미를 더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1.02.01 23:02

'붓 끝으로 전하는 농악의 신명' 老화가 열정 멈추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농악 치는 걸 좋아했어요. 신나. 참 좋아. 설이나 구정 때가 되면 농악이 골목길에 나오는데, 밥 먹는 것도 잊고 따라 다니기만 했어요. 내가 농악을 그리게 된 것도 동경해서죠."학교에서 정년 퇴임한 지 올해로 11년을 맞았다. 붓을 놓고 편히 쉴 법한 나이에도 홍순무 원광대 명예교수(76)는 요즘 매일 붓질에 여념이 없다. 5월 서울에서 열다섯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있어서다. 인물과 정물, 풍경화 등 다양한 대상을 화폭에 담아내온 그는 '농악'을 주제로 한 연작이 단연 압권. '한국의 소리'와 '사물놀이', '축제' 등 농악을 바탕으로 그려진 작품들은 금세라도 신명과 흥취가 나오는 듯 한국적 색채와 움직임으로 화폭을 구사하고 있다."내 작품에 중점을 둔 것은 놀이패의 움직임이에요. 움직이는 동작을 더 실감나게 하기 위해 크로키도 많이 했습니다. 꽹과리 잡는 법 알아요? 그걸 위해 농악도 배웠습니다."그는 '농악'만 그릴라 치면, 귓속에서 꽹과리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풍물의 중심은 꽹과리입니다. 기본 장단 3가지를 익히면 얼마든지 변형된 장단을 연출할 수 있어요. 특히 꽹과리의 선창으로 엇박자를 두드리고 북이 뒤를 받치면 제 아무리 무덤덤한 사람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죠. 신묘년에는 농악의 흥과 장단의 흐름을 타면서 모두가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길 바랍니다."구상화 계열의 자기 세계를 고집스럽게 이어온 그는 조형세계를 보다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게 하는 작품들이 많다. 서울대와 원광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무수한 그룹전에도 참여했다. 제자들과 함께 '백색회'를 창립, 교단에서 그림을 전공하는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담아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지낸 바 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1.02.01 23:02

경원대 윤범모 교수, 도립미술관에 미술품 등 6300여점 기증

"내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게 바로 책을 읽고, 모은 것입니다. 전북과는 연고가 없지만, 예향의 맥을 잇는 전주를 좋아합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규모에 비해 소장품이 취약한 것 같아 평생 모은 미술 자료를 기증하게 됐어요."지난 28일 윤범모 경원대 교수(61)는 그가 평생 모은 미술 전문 원서 1500여 권, 미술 서적 750여 권 등 관련 자료 6300여 점을 전북도립미술관에 기증하는 협약식을 가졌다. 그가 기증한 자료는 고미술부터 근현대미술까지 망라한 것으로 시중에서도 구입하기 어려운 책이다. 특히 영국 일본 중국 등 고미술 관련 외국 도서도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일제 때 '조선미술전람회전'의 도록 18권과 1995년 북한의 조선유물도감 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리조시기의 회화」, 1992년 평양에서 발행된 「조선회화가 리석호의 화첩」과 1939년 일본군이 일본 최고급 화가를 동원해 전쟁을 정당화하는 기록으로 남긴 화집 「성전미술(聖戰美術)」도 눈에 띈다."10년 전에 평양에 공식 초청 받아 간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겁니다. 그 때 구입했던 자료에요. 이후에 「평양미술기행」이라는 책도 냈죠."그는 이어 실기에 치우쳐 이론을 푸대접하고 있는 한국 미술 교육에도 쓴소리를 했다."서화를 작업해온 중국은 우리와 현실이 다릅니다. 무수한 서화가들이 활동하면서 미술 이론서가 꾸준히 출간됐죠. 화론이 그만큼 많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술이론을 낮게 보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눈 밝은 사가가 안 나온 겁니다."그는 "전북에도 걸출한 미술평론가가 몇 명이라도 나왔다면, 전북의 미술은 지금과 다른 모양새로 발전했을 것"이라고도 했다."미술관은 이제 전시에만 갇히지 말고 교육 연구에도 눈을 돌려야 합니다. 이번 기증으로 말미암아 공공미술관에 대한 기증 문화를 확산시키고, 희귀자료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해 미술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불쏘시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그는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뉴욕대 대학원 예술행정학과에서 공부했으며,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해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재 도립미술관 소장품 수집 심의위원이기도 하다.

  • 전시·공연
  • 황주연
  • 2011.01.31 23:02

국립민속국악원, 설날 새해 맞이 공연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이 신묘년을 맞아 '새해를 여는 신명의 소리'를 준비한다.공연은 '비나리'로 문을 연다. 사물놀이패 중 목이 좋은 상쇠가 나와서 쇠를 치며 하는 '비나리'는 '소망의 기원'을 담고 있다. '빌다'의 옛 명사형인 '비나리'는 일상사에 방해되는 여러 액운을 물리치고 그 덕으로 많은 복이 내리기를 바라는 것으로 구전을 넘어 음악적 형식 위에 얹어 부르는 것이다. 사물의 가락 위에 축원과 고사덕담을 담은 노래를 얹어 부르는 사설은 제의적 성격이 강하다. '비나리'는 사물놀이의 공연에서 항상 맨 앞에 놓여 관객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한다.기악 합주 '태평소와 관현악'은 우리 정서와 잘 맞는 태평소와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가 한데 어우러지는 곡. 1995년 방태진류 태평소 시나위 가락을 바탕으로 서용석 명인에 의해 짜여진 것이다. 굿거리, 자진모리, 엇모리, 동살풀이, 휘모리, 굿거리 장단으로 이어지면서 태평소의 호쾌하고 신명나는 가락을 사물악기와 관현악의 울림으로 엮어낸다.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 박 타는 대목'은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박장대소가 터져나오는 대목. '장구춤'은 무용수가 장구를 매고 다양한 장단을 구사하면서 추는 춤으로 독무(獨舞) 혹은 군무(群舞)로 재구성된다.창극 '춘향가' 중 영원한 백미(白眉)인 '사랑가'를 통해 춘향이와 이도령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 대목은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라는 '사랑가'와 자진모리 장단의 해학적인 '궁(宮)자 타령'으로 사랑받고 있다.정상열 원장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이해 남원을 찾아온 귀성객들과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전통 공연을 선보이고자 한다"며 "신명난 공연을 통해 사랑하는 이웃과 함께 하는 즐거운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무료. 문의 063) 620-2323▲ 국립민속국악원, 새해를 여는 신명의 소리 = 2월 3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1.01.28 23:02

[전시] 한땀 한땀 정성 들이니 전통의 향기 '물씬'

사군자나 서예, 도자 등을 되짚어 보면 남성이 주역인 경우가 대부분이다.하지만 규방문화인 자수는 여성들이 누리고 남긴 소중한 유산.전주 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가 열고 있는 기획전'아름다운 우리 자수전'은 한 땀 한 땀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빌며 수놓은 여인들의 아름다운 정성이 담긴 작품들이다. 참여작가는 전경례 김정자 최미애 김현주 이은아 윤현숙 유성주 고해경씨. 향갑 노리개, 안경집, 귀주머니, 수화문 보자기, 수저집, 타래 버선, 누비수 한복, 자수 부채 등 아름답기도 하지만 필요하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실용성을 겸비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오낭은 혼례할 때 신랑댁에서 신부댁에 보내는 함에 넣는 다섯 가지 색깔의 주머니. 귀주머니는 작은 소지품이나 돈을 넣고 허리에 차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장신구다."'수놓은 듯 아름답다'란 표현을 자주 쓰잖아요. 세상사 시름을 없애려고 수를 놓는다고 하잖아요. 그치만 괴롭거나 마음에 한이 있으면 수를 놓지 못해요. 희망에 벅차서, 작품에 대한 열망에 사로 잡혀서 완성하는 게 바로 우리 자수랍니다."(전경례)"수자, 복자 등 길상적인 글자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것들은 오래 살고 복을 받는 것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아요."(김정자)김완순 관장은 "설을 앞두고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가 듬뿍 담긴 아름다운 자수전을 기획하게 됐다"며 "옛 것의 아름다움 속에서 새 것을 찾는 '온고이지신'의 지혜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 아름다운 우리 자수전 = 2월6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

  • 전시·공연
  • 황주연
  • 2011.01.28 23:02

[전시] 전주역사박물관 기증·기탁전 '공유의 아름다움 2011'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유물의 기증·기탁의 저변 확대를 위한 특별전'공유의 아름다움 2011'을 열고 있다.이동희 관장은 "기증·기탁을 통해 현재 총 1500여 점이 넘은 유물들이 수집됐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더불어 우리 선조의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느끼고, 여러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전시는 '고려시대 토기를 빚다','증산도, 지역 종교를 만나다', '민화, 민중의 마음을 담다', '선비의 공간을 바라보다','안방, 여인들의 기품','부채, 아름다움을 펼치다' 등으로 구성됐다.전북은 증산교의 모태가 됐던 곳이다. 한말 강일순을 중심으로 전라도 지방에서 발생한 신흥 종교로 조선 사회의 기틀을 이루면서 유교의 와해와 동학농민운동의 실패로 발생됐다. '증산도, 지역 종교를 만나다'에서는 증산교 관련한 법문과 도장, 주역 해설 제정 등이 선보인다.'민화, 민중의 마음을 담다'에서는 전통 채색화의 맥을 이으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화조도가, '부채, 아름다움을 펼치다'에서는 한지 합죽선, 무궁화선 등을 통해 한 해의 걱정과 근심을 날려 버리는 바람을 선물한다. ▲ 기증·기탁 특별전 '공유의 아름다움 2011' = 12월31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상설 전시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1.01.28 23:02

[나의 자화상] ⑦서양화가-조헌

자화상을 자주 그리진 않는다. 하지만 뭔가 '꺼리'가 생겼을 때 한 번 그려보면 내가 고민했던 지점에 대한 답을 찾게 되곤 한다. 2006년 전주서신갤러리의 자화상전에 내놓은 이 작품은 약간 흘겨보는 듯한 모습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기 때문이다.사람들은 흔히 완전한 얼굴, 표정을 떠올린다. 하지만 진실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고 보인다. 웃는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분명한 표정이 정말 우리 내면을 대신할 수 있을까.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마음을 솔직하게 담는 게 우리의 사람살이와 닮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화상을 포함한 나의 그림은 상식적인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부조리한 사회나 인간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을 응시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기괴하다거나 무섭다는 이야기도 가끔 듣는다. 일부러 어둡게 그릴려고 의도한 것은 아닌데, 형체나 색채를 재해석하다 보니 다소 기괴하거나 무섭게 보이는 것 같다. 때론 사람들은 내게 팔리는 그림을 그리라고 하지만, 작품이 팔리고 안 팔리고 간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인간과 사회의 본질에 직시하려는 모습을 담고 싶다.▲ 서양화가 조 헌씨는 원광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전국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수십차례 가졌다.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1.01.27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63)오네게르의 퍼시픽231

우리는 익숙한 것에 대한 친근함과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을 함께 즐기며 산다. 귀에 익은 음악은 우리를 나긋하고 편안하게 해주지만 새로운 음악은 흥미로운 소리들을 들려주며 우리의 삶을 생생하게 해준다. 20세기 프랑스 작곡가 오네게르(Arthur Honegger·1892~1955)의 <퍼시픽 231(Pacific 231)·1923>은 지금은 아련한 추억의 풍경이 되고 있는 '칙칙폭폭' 소리내며 달리는 기차를 음악으로 표현한 새로운 묘사음악이다. 출발할 때 천천히 나는 칙칙폭폭, 점점 빨라지는 칙칙폭폭, 빠르게 달리는 칙칙폭폭, 경적 울리는 소리, 정차하는 소리들을 관현악 음악으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익숙함과 새로움을 조화시킨 20세기 클래식인 셈이다.오네게르는 프랑스 6인조, 이른바 '레시스 Les Six'의 일원이다. 레시스는 오네게르를 비롯한 비슷한 연배의 미요, 풀랑크, 타이페르, 오리크, 뒤레 의 여섯 작곡가를 프랑스적인 음악을 작곡하여 프랑스 긍지를 높힌 음악가들이라며 한 프랑스 기자가 러시아 민족주의 음악가 그룹 '막강한 5인조'에 비견하여 붙힌 명칭이다. 이들은 아방가르드적 새로운 음악을 내놓으며 전통적 음악에 충격을 준 선배 음악가 사티(Erik Satie·1866~1925)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물론 이들 여섯 음악가는 서로 성향이 다르고 추구하는 음악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들은 미학적 동감의 6인조라기 보다는 우정에 의한 6인조이다. 그러나 이들은 다같이 자연스러우며 듣기 좋은 선율의 필요성을 느꼈고 깨끗한 화음을 선호했으며 프랑스적인 감정 표현에 동감했다. 이들의 음악은 20세기 음악이지만 단순하다. 새롭지만 친해지기 쉬운 음악이다. 이들이 영향 받은 사티의 미학이 '껍질 벗기기'였다. 솔직하자는 미학이다. 음악가는 특별한 능력의 천재가 아니라 다만 소리로 음악을 만드는 일꾼이라는 것이다. 사티가 세상을 떠나자 이들은 서로 유대감은 가질지언정 함께 묶인 '6인조'라는 호칭은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았다.오네게르는 부모는 스위스 인이지만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스위스 취리히 음악원에서 음악공부를 시작했으나 2년 후 파리로 와 파리음악원에 입학하여 바이올린과 화성학, 대위법, 푸가를 공부했고 뱅상 댕디(Vincent d'lndy·1851~1931)에게 지휘도 배웠다. "많은 사람들이 말과 여자에 매력을 느끼듯, 나는 기관차에 사로잡혀있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기차를 좋아했던 오네게르는 달리는 기차의 인상을 묘사한 작품 '퍼시픽 231'을 작곡하여 찬사를 받는 것이다. '퍼시픽 231'의 대상인 열차는 프랑스에서 1906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기관차로 100여 년 전 이미 시속 120km로 달릴 수 있는 고속열차였다. 숫자 231의 의미는 2는 기관차 맨 앞의 작은 바퀴 둘을 의미했고, 3은 가운데 있는 큰 바퀴 셋, 그리고 1은 뒤에 있는 작은 바퀴 하나를 의미했다. 231은 기관차의 바퀴 수인 것이다. '퍼시픽 231'은 발표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현대성이 뛰어난 묘사음악으로 열광적인 찬사를 받았다.오네게르는 오라토리오 '다윗 왕'을 작곡하면서도 아마추어 합창음악 전통에 그레고리오 성가, 바로크의 다성 음악, 재즈 등 고전과 현대의 여러 양식들을 결합하여 친근함과 새로움을 조화시켰다. 전통을 존중하면서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하고 대담한 독창적 음악으로 새로움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킨것이다. 그는 「나는 작곡가이다」라는 자서전을 출간하기도 했다. '퍼시픽 231'은 증기기관차 타고 여행하던 옛날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클래식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1.01.25 23:02

세계최고 사진들과의 특별한 만남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이 신묘년을 맞아 백제기행에 세계의 사진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는 '델피르의 친구들'전과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를 찾아간다. 해외 첫 순회 전시로 한국을 찾은 '델피르와 친구들'은 사진의 '마이다스 손'으로 불리는 로베르 델피르의 사진 인생 60년을 정리하는 사진전으로 그의 절친한 동료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요세프 코우델카, 윌리엄 클라인, 세바스치앙 살가두 등 거장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델피르는 사진 기획자이자 아트디렉터이고 출판 편집자이자 작가들의 진정한 이해자였다. 델피르는 수많은 사진 작가들의 작품집을 엮고, 이들의 전시를 주선했으며, 대중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델피르는 큐레이터이고 비평가이기도 하다.전시는 크게 '사진의 역사와 만나다','신화가 된 사진을 만나다','세기의 사진책을 만나다','영화로 만나는 거장의 숨결'등으로 이뤄진다.연극 '민들레 바람 되어'는 2008년 초연 창작극으로 이례적으로 객석 점유율 115%를 기록하며 전국 10만 관객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다. 지난 21일부터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다시 올린 이 작품은 한국공연예술센터의 걸작으로 선정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배우 조재현, 이한위, 김상규, 황영희, 이지현씨와 함께 정보석씨도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 작품은 평범한 남자 '안중기'의 일생을 통한 삶과 사랑,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 이 시대 부부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평가다. 마당 백제기행은 다음달 12일 오전 8시 40분에 출발한다. 문의 063)273-4823~4.

  • 전시·공연
  • 황주연
  • 2011.01.25 23:02

[공연] 명인들의 판놀음…'맛' 제대로 나는 춘향가

이 시대 최고 명인들이 춘향이와 이도령의 사랑을 다시 꽃 피운다.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이 옛 전통 판놀음의 특성을 그대로 무대로 옮겨온 상설 창극 '명인명창, 창극을 만나다 - 신(新)판놀음 열두 마당'에 '춘향가'를 올린다. '신판놀음 열두마당'은 지난해 매월 넷째 주 토요일 판소리 다섯바탕을 중심으로 명인의 연주, 명무의 춤, 창극을 아우른 기획 공연이다.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은 사람들을 큰 마당에 모아 놓고 걸판지게 농악을 치며 놀았던 '판굿 & 춤판'으로 첫 문을 연다. 김일구 명창(중요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적벽가' 준보유자)은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유영애 명창(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전북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은 '춘향가'로 '열린 창극'과 더불어 완성도를 더한다.장월중선으로 이어지는 '김일구류 아쟁산조'는 계면조에 의존한 아쟁선율에 인생의 희노애락을 얹은 판소리 가락을 접목시킨 게 특징. 꿋꿋하고 씩씩한 동편제 소리에 가깝다.유영애 감독은 이날 정화영 서울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의 북 장단에 맞춰 '춘향가' 중 서막 격인 '적성가'를 부른다. 국립민속국악원 연주단은 '광한루에서 방자가 춘향하게 건너가는 대목부터 사랑가'까지 '춘향가'의 가장 맛깔스러운 대목을 챙겼다. 판소리 다섯바탕 중 문학성과 예술성이 가장 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신판놀음 열두마당'은 1월부터 6월까지 '오랜 나무(古木), 큰 그늘을 드리우다', 7월부터 12월까지 '오랜 나무(古木), 그늘 아래 새움이 돋다'를 주제로 이어진다. ▲ 국립민속국악원 '新판놀음 열두마당' = 22일 오후 4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1.01.21 23:02

[전시] 사진작가 안미선씨 '길로 나온 소나무' 전시

사진작가 배병우씨의 소나무 사진을 흉내 내려는 사람들은 많다. 그의 흑백 소나무 사진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사진작가 안미선(56·전주 제일고 교사)씨는 도심에서 세월이 비켜선 듯 서 있는 소나무에 주목했다."소나무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온 것은 개발의 논리에 따라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 밀려온 것이죠. 다시 뿌리를 내릴 '제2의 고향'을 기다리며 길가에 대기하고 있거나, 운 좋은(?) 녀석들은 도심 속 인간의 미감에 맞게 몸매를 다듬으며 이제는 주인이 된 인간들의 눈요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그의 소나무에는 애잔한 감정과 쓸쓸함이 교차된다. 그는 "사람들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숲을 훼손시킬 때 소나무는 빗물 젖은 무거운 어깨로 이 모든 것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가느다란 줄 하나에 의지하고, 서로를 버팀목삼아 서 있는 소나무들의 모습에서 이제 선비의 기개는 물론 위용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저 노래로 치면 서민의 애환을 담아내는 유행가일 뿐이고 서로 희망 삼아 삶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는 너와 나, 우리들의 초상일 뿐이죠."사진집 출간은 미완의 과제. 다만 '지금 여기'에는 없는 '그 때 그 곳'의 소나무가 기록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았다. 그는 "내가 지금 찍고 있는 사진이 훗날 '꼭 찍었어야 할 사진'이었으면 한다"는 철학은 여전히 변함 없다고 했다. 남원 출생인 그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안미선 사진전 '길로 나온 소나무'=21~27일 전북예술회관.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1.01.21 23:02

[나의 자화상] ⑥만화가 박재동

한겨레 신문에 있을 때 칼럼니스트들의 캐리커쳐를 그린 적이 있다. 그때 마다 선배 논설위원들은 주름을 좀 빼달라고 농담처럼 넌지시 이야기했다.한 번은 누군가에게 즉석 캐리커쳐를 그려 줬는데, 그의 친구들이 보고는 똑같다고 웃어댔다. 그런데 만화가 이희재씨가 그 친구가 자신을 그린 그 그림을 살며서 구겨서 땅에다 버리더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 뒤로 나는 캐리커쳐를 그려줄 때 기분 좋도록 잘 그려주게 되었다. 나아가 "진정한 예술가는 진실보다는 우정을 택한다" 며 머리카락을 더 넣어 주곤 했다. 마침내 "사람의 모습은 고정된 실체가 없다. 내가 잘 그려주면 그사람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논리까지 만들게 되었고 실제로 그렇다고 믿는다.이 자화상은 나를 그린 것이니까 잘 그려 주었다. 신문사에서 그린 마지막 그림이라 전주 서신갤러리 '자화상전'에 내놓았다. 그간 내가 그동안 수없이 돈을 투자해서 알게 된 중요한 사실 중 하나가 이가 시리거나 안좋을 때 우선 칫솔질을 하되 피가 날 때까지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좋아졌다.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다. 특히 튼튼한 이빨 가지기를 바란다. 새해에도 건강하면서….▲ 만화가 박재동씨는 서울대 미대 회화학과와 동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 휘문·중경고 교사로 지내다 '한겨레 그림판(1988~96)'을 맡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제10회 고바우만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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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1.01.2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