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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잠자던 한지 색실상자·실첩 '현대옷' 입고 세상나들이

한지공예가 김혜미자씨(69)가 박물관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던 한지 색실상자와 실첩을 재현해냈다. 옛날 양반집 규수와 아낙네들이 겹겹이 종이를 접어 색실을 넣고 바느질 도구 등을 보관했던 색실상자는 박물관에 남아있는 유물 중 유일한 종이 접기 작품이자 여인들의 삶이 잘 녹아있는 것이다."젊은 친구들은 이런 작업 안하려고 하잖아요. 온양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한지박물관 등을 다니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장고 유물과 씨름하면서 본을 뜨고 옮겨내느라 정말 혼이 났습니다."색실상자와 실첩 재현은 색지 선택부터 문양을 새기고 배접하는 정밀한 과정. 그는 한지 세간살이'색실상자와 실첩'전을 준비하면서 한지공예품을 창작할 때 보다 신경이 더 많이 쓰였다고 했다."내 맘대로 변형할 수가 없잖아요. 사진을 찍고 아무리 메모를 해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 죽을 맛이죠. 색실상자를 보고 작업실에 곧장 와서 만들면 되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면 감이 안오는 거에요. 그러면 다시 달려가 유물을 꺼내 달라고 해서 보고 또 보고 했습니다."이번 전시에는 전통 염색한 순수 쓰임새 많은 수납장으로 활용한 색실상자를 비롯해 한지를 2000장 겹쳐 만든 국새 요석 등이 전시된다.그는 애초에 똑같이 재현한 작품은 박물관에 기증하고, 문양과 색감을 달리한 창작품을 전시하려고 했지만 시간 여유가 없어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어느 개인전보다 내가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큰 게 사실"이라며 "열리고 닫히면서 채워졌던 주인들의 보물창고를 보면서 사람들의 마음에도 새로운 희망으로 채워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혜미자 한지 세간살이'색실상자와 실첩' = 4~23일 국립전주박물관. 개막식은 4일 낮 12시30분.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1.01.03 23:02

[공연] '기적의 성악가' 폴포츠, 15일 소리전당서 공연

"내가 우승을 하던 순간 마음속으로 'God! Why Me?'를 외쳤죠.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에요."영국 휴대폰 세일즈맨 폴포츠(40)는 2007년 노래경연대회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 출연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불룩 튀어나온 배, 부러진 앞니, 자신감 없어 보이는 표정. 어느 누구도 그가 우승할 거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울림이 깊은 감성적인 목소리는 전 세계 누리꾼을 감동시키면서 미국 동영상 사이트'유튜브(Youtube)' 사상 최고의 조회수를 만든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그가 꿈을 위해 열정을 멈추지 말라는 희망을 전하기 위해 전주를 찾는다.'2011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신년음악회'에 초대된 그는 두번째 앨범 '파시오네' 과 엠넷 일반인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의 심사위원으로 한국에서도 유명 인사.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그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사람들이 왜 나를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라고 했다.그는 11살 때 차이코프스키 곡을 우연히 듣고, 클래식에 빠졌다. 열여섯 살 때 오페라 CD를 들은 뒤 10년 넘게 오페라를 즐겼고, 결국 이 길에 들어서게 됐다. 1999년 영국 노래경연대회에 출연해 상금 8000 파운드(한화 약 1500만원)를 받은 적도 있었다. 용기를 얻은 그는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 많은 오페라 음반 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외면했다. 그는 "외모만 보고 무시할 때는 정말 슬펐다"며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기회를 찾아다녔다"고 했다.사람들이 그에게 그토록 열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시 서른여섯 살이 될 때까지도 포기하지 않았던 꿈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못생긴 외모로 인한 왕따, 교통사고, 종양 수술, 음반 회사의 문전 박대 등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결국 오페라 가수의 꿈을 이뤄냈다.그는 '살다가 힘든 일이나 고난을 겪을 때 피하지 말고 즐겨라. 그렇지 않으면 목적을 잃을 수 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갑작스런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똑같은 폴 포츠"라고 말한다.그는 이날 팝페라 가수 이사벨과 함께 무대에 선다. 이사벨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성악을 공부한 뒤 각종 콩쿠르와 유명 오페라 공연에서 두각을 나타낸 '중고 신인'. 박상현의 지휘에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기대를 모은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1.01.01 23:02

[전시] 박물관·갤러리에 토끼가 떴다!

토끼는 귀엽고, 연약하며, 선하고, 영특한 동물을 상징한다. 옛 사람들은 달 속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장생의 약을 찧고 있는 토끼를 보면서 아무 걱정 없이 살고 싶어 했다. 토끼는 우리 민족과 유구한 역사를 살아왔다.2011년 신묘년(辛卯年)을 맞아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특별전'계수나무 한 그루, 토끼 한 마리'를, 전주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가 '새해를 여는 민화전'을 연다.◆'계수나무 한 그루, 토끼 한 마리'= 30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꾀가 많은 토끼, 달 속에서 떡방아를 찧고 있다는 토끼가 박물관에 등장했다. 전주역사박물관이 열고 있는 특별전'계수나무 한 그루, 토끼 한 마리'.이번 전시는 십이지 토끼, 역사 속 토끼, 이야기 속 토끼, 생활 속 토끼, 토끼해 인물, 토끼해 역사적 사건, 그림 속 토끼 등으로 구성됐다.십이지 중 토끼는 정동쪽을 의미하고 시간은 2월, 오전 5시부터 7시까지를 뜻한다. 토끼는 농경사회에 있어서 한 해 농사의 본격적인 시작과 관련이 있어 만물의 생장·번창·풍요의 상징을 의미한다. 십이지 병풍, 천문도, 윤도 등이 전신된다.역사 속 토끼는 토끼가 처음 기록된 문헌이 소개된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따르면 토끼는 상서로운 동물로 기록됐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도 달 속의 계수나무 아래서 방아 찧는 토기가 등장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토끼가 우리 곁에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누구나 알고 있는 토끼 이야기는 인도설화에 바탕을 둔 불전설화에서 유래, 이 설화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파 돼 설화와 소설로 토착화됐다. 이야기 속 토끼에서는 '귀토설화'를 시작으로 잡가의 하나인 '토끼타령', 판소리 '수궁가', 한글 고소설 「별주부전」 등 소설, 음반, 책 등이 전시된다. 생활 속 토기에서는 전주 동산동 옥계마을의 지명 유래, 남원 광한루의 토끼화반 등을 풀어진다.◆ 새해를 여는 민화전 = 16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전주 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가 '새해를 여는 민화전'을 열고 있다. 지난해 전라북도민화협의회를 발족해 민화의 대중화에 힘을 쏟고 있는 박수학 한국전통민화연구원장과 그의 가르침을 받은 김상철 김애란 김영선 김완순 서민자 송영옥 송영자 유순덕 유안순 이문성 이정동 전정식 정경애 조은희씨가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전통 민화를 재현한 작품,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꾸려졌다. 소박하고 해학적인 내용과 구성, 오방색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유안순 씨의 '신묘년책가도(辛卯年冊架圖)'에는 지혜와 장수의 상징인 토끼가 책앞에 앉아 있다. 책에서 지혜를 구하는 토끼를 통해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가'를 넌지시 알려준다. 박수학 원장의 '세월 이미지'는 하늘과 땅, 낮과 밤, 달의 움직임을 음양오행으로 드러낸 작품. 화조도, 금계도, 문자도, 모란도, 계관도 등 장수와 화목, 부귀를 담고 있는 30여 점도 만날 수 있다.박 원장은 "민화는 문화 유산으로서의 귀중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멸시를 받으면서도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이어왔다"며 "20~30년 전만 하더라도 민화는 한국미술사에 들지 못했지만, 최근 민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이 조금씩 회복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황주연·이화정
  • 2011.01.01 23:02

쿠바로 가는 길

▲쿠바로 가는 길 = 국내 음반사인 알레스뮤직이 쿠바 음악의 결정판을 만든다는 의도로 기획한 앨범. 쿠바의 국영기관이자 사실상의 유일한 레코드 레이블인 에그렘(Egrem)이 소유하고 있는 음원들 중 30곡을 실었다. 선곡은 에그렘 기록 보관소 총 책임자인 호아킨 킨테로와 수석 레이블 매니저인 엘시다 곤잘레스가 맡았다. 역사상 가장 처음 세계에 알려진 쿠바의 음악 장르라 할 수 있는 아바네라(Habanera)로 시작해 차차차, 맘보, 룸바 등 쿠바의 주요 장르를 망라했다. 또 서유럽을 기원으로 쿠바에서 발전된 장르인 볼레로와 트로바, 내륙부 농민들의 음악인 구아히라 등 백인계 음악들도 수록됐다.▲핑크 '그레이티스트 히츠..소 파(Greatest Hits...So Far!!!)' = 미국의 인기 여가수 핑크의 히트곡을 모은 베스트 앨범. 2000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뒤 10년간 빌보드 차트의 상위권에 올렸던 인기곡 16곡과 함께 '레이즈 유어 글래스(Raise Your Glass)' 등 신곡 3곡 등 모두 19곡이 수록됐다. '겟 더 파티 스타티드(Get The Party Started)' '스투피드 걸(Stupid Girl)'을 비롯해 최근 앨범의 '소 왓(So What)' '플리즈 돈트 리브 미(Please Don't Leave Me)'까지 핑크의 주요 곡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CD+DVD 사양으로 발매되는 딜럭스 버전에는 핑크의 모든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공연 실황이 담겨 있다. 소니뮤직.

  • 전시·공연
  • 연합
  • 2010.12.30 23:02

[전시] 서양화가 김두해·선기현·사진작가 이홍재 스물세번째 '화폭나들이'

세 남자가 있다. 예술에 대한 열정 하나로 20여 년 전부터 죽마고우로 지내온 이들은 장르와 주제, 형식 그 어떤 것에도 묶여지지 않는 묘한 조합이다.서양화가 김두해(56) 선기현(54)씨와 사진작가 이흥재(56)씨의 스물세번째 삼인전. 이번 전시에서 소품까지 22점을 선보이고 있다.김씨는 우리민족의 기상을 닮은 소나무를 통해 민족의 긴 역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절벽 바위 틈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갖는 소나무나 만고 풍상을 겪은 고목이 화폭에 담겼다. 한국적 정서를 새롭게 모색해 나가는 작가의 고뇌가 밀도있게 보여진다.색의 양면성을 잘 활용하는 선씨는 이번엔 색다른 작품을 내놓았다. 한지 위에 작업한 '어로청춘'에는 젊은 시절 추억과 보고 싶어하는 지인들이 담겼다. 흑백과 회색의 무채색을 주로 사용해 한지 위에 물성이 잘 스며들도록 했다. 낚시를 좋아하는 선씨가 젊은 시절 많이 다닌 곳과 지인들의 이름에 자신의 도장이 찍어 추억을 새롭게 기억한다.이씨의 사진은 풀잎이나 나무, 꽃의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 늘상 보는 풍경이지만 시시각각 변화되는 자연에게 '시간여행'을 유도한다. 피사체가 빠르게 움직일 때 셔터를 느리게 조절해 꽃이 춤추는 듯한 광경을 연출했다. ▲ 스물세번째 삼인전 = 3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2실.

  • 전시·공연
  • 황주연
  • 2010.12.30 23:02

"흥행축제 아닌 우리소리 세계화에서 답 찾아야"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난상토론을 벌였다. 29일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전주세계소리축제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지난 10년간 논란이 된 소리축제 정체성이 화두가 됐다.토론자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소리축제 정체성 논란의 핵심은 소리축제 태동과 축제 참여자들의 이해 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소리축제가 전라북도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건립한 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리축제가 기획된 데서 문제가 생겼다"고 짚었다. 이어 최 교수는 "국악과 서양음악 전공자들이 소리축제 정체성 논쟁을 빌미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켰기 때문에, 국악과 서양음악의 비중을 합의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다만 소리축제의 목표를 흥행 예술축제가 아닌 우리 소리를 세계화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토론자 김선태 문화연구창 소장도 소리축제 정체성 논란은 소리축제 참여자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된 데서 찾았다. 김 소장은 "소리축제 조직위, 소리축제 후원자, 소리축제 공연자가 각기 다른 입장에서 소리축제에 대한 기대치가 각기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조직위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최동현 교수는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가 제시한 '소리'의 개념을 '인간의 목소리를 중심에 둔 예술양식'으로 하기 보다는 '우리 민속음악 중 성악곡'으로 규정해야 개념으로 인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소리축제는 예산을 축소하되 축제는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토론자 노석만 도의원은 소리축제 정체성 논쟁은 소리축제 조직위가 일관성과 연속성 없이 늘 새로운 프로그램을 끌어온 결과라고 분석했고, 토론자 배승철 도의원은 소리축제를 통영국제음악제와 비교하면서 조직위 내부에 판소리 관련 전문 인력이 없다는 데서 실패 요인을 찾았다.토론자 이두엽 사단법인 호남문화관광연구원장은 소리축제가 문을 닫는다면 판소리 고장인 전북의 명성은 광주가 가져갈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이 원장은 광주는 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임방울국악제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반면 전북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경쟁력 약화와 소리축제 존폐 논란으로 국악의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이어 소리축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도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하며 소리축제의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2.30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59)베를리오즈의 환상③

가사없는 악기의 음악, 기악 음악이 음악예술의 최선이라며 음악을 절대음악, 성격음악, 묘사음악(표제음악)으로 구분한 것은 E.T.A.호프만(Ernst Theodor Hoffmann·1776-1822)을 비롯한 작가들이었다.호프만은 모차르트를 너무도 존경하여 자기 이름에 모차르트의 이름 아마데우스(Amadeus)를 넣어 자기 이름을 아예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 즉 'E.T.A.호프만'으로 바꾼 음악가이자 작가다. 그는 그림도 잘 그렸다. 다재다능한 호프만의 상상 판타지는 낭만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다. 작가로서의 그의 이야기에는 환상, 부드러운 서정, 생생한 공포 등 다양한 주제들이 가득했다. 오펜바흐(Jacque Offenbach·1819-1880)는 이같은 호프만의 몇 이야기들을 오페라'호프만의 이야기들'로 작곡하기도 했다. 호프만은 12곡 정도의 오페라와 합창곡들, 기악곡들을 작곡했다. 그러나 그의 음악에 대한 예술적 평가는 그리 높지 못한 편이다. 다만 낭만 미학에 대한 논의와 제언으로 낭만음악에 끼친 그의 영향만은 크게 평가된다. 그가 작곡한 오페라 '운디네(1816)'에는 민속적 선율과 초자연적 장면 등 낭만적 특색들이 잘 나타나 있어 독일 낭만 오페라에서는 슈베르트보다 그가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와 같은 미학의 낭만음악 한 중심에 있는 베를리오즈! 환상을 현란한 교향악으로 들려주기 위해 혁신적 발상을 한 베를리오즈는 그의 환상을 위해 관현악 편성도 독창적으로 구현했다. 관현악 악기편성은 전통적으로 목관악기 수에 따라 2관, 3관편성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현악기 숫자도 정해지는 것이 보통인데 '환상 교향곡'에서 그는 플루트는 두 대인데 저음역인 목관악기 바순은 네 대 그리고 하프를 두 대 편성하는 등 환상적 이야기의 극적 효과를 위해 전통적 편성을 벗어난 독특한 관현악 음향으로 상상의 자유를 표현했다. 환상적 음향을 위해 바이올린을 활등으로 켜서 소리내게 하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관현악기 연주법도 요구하였다. 한 예로 '환상교향곡'의 3악장 '전원풍경'에서는 스위스의 알프스 전통악기 알펜호른 효과를 내기 위해 호른을 무대 뒤에 배치해 목동의 피리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효과를 내게했고, 점점 커지는 천둥소리를 네 대의 팀파니로 묘사하는 등 새로운 발상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같은 베를리오즈의 독창성은 "소음도 음악소재다."라고 주장하는 미래악파나 "침묵도 음악이다."라고 주장하는 우연성음악 등 현대 음악의 등장에 힌트를 주었다고 할 수 있다.자신의 판타지를 위해 전통에 구애받지않던 베를리오즈는 음악에 필요한 새로운 주법이나 기법들도 악보에 빽빽하게 써놓았다. 하도 복잡한 그의 악보를 보고 멘델스존은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도무지 정리안된 난장판 같아서 그의 악보를 보고나면 꼭 손을 씻어줘야한다."고 했다니 넉살이었겠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다. 베를리오즈는 관현악에 대한 그와같은 새로운 발상들을 정리하여 책 「악기론 과 관현악법」(1843)을 펴냈다. 이 책의 구체적이고 풍부한 내용은 바그너,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같은 작곡가들이 영향을 받았고 20세기 스트라빈스키, 올리비에 메시앙 등도 그의 창의적인 관현악법을 칭송하며 공부했다고 한다. 오늘날도 많은 작곡가들은 베를리오즈의 관현악법을 관현악을 공부하는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베를리오즈는 환상을 표제적교향악으로 표현하여 교향악의 새로운 음악세상을 연 낭만음악의 대가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12.28 23:02

[전시] 직업은 다르지만 '발품 팔아 담아낸' 사진사랑 한마음

김제 신포의 갈대밭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신포 갈대밭은 시시각각 풍경이 달라진다. 이른 아침 여울지는 물결에 가슴이 벅차고, 황혼 무렵 역광을 받아 하얗게 부서지는 갈대밭은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지리산 노고단은 해돋이 명소다.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 봉우리들이 운해를 뚫고 솟은 모습은 노고단에서 볼 때 가장 아름답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로 흐르는 운해는 파도를 닮았다.직장인 사진 동호회 '전북 포토 피플(cafe.daum.net/k.k.k)'이 두 번째 회원전을 열고 있다. 지난 1년간 회원들이 발품 팔아 찍은 도내 곳곳과 제주도, 몽골 초원 등을 담은 40여 점을 선보인다. 회원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종범씨를 필두로 강희철 권대일 김종철 노정심 박기영 박남증 신운섭 이혜숙씨. 교사, 이발사, 축산업자 등 직업도 각기 다르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맘 때 이들은 바다 낙조 사진이나 해돋이 사진을 찍기 위해 더욱 부산해진다. 김종범씨는 "올해 사진전을 열고 나면, 내년엔 무얼 찍을까 자동적으로 고민하게 된다"며 "그것이 스트레스가 될 때도 있지만 즐거움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전북 포토 피플'은 앞으로도 도내 아름다운 사계절 풍광을 선보이면서 사진의 매력에 빠진 이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 전북포토피플 제2회 사진전 = 30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1층 전시실.

  • 전시·공연
  • 황주연
  • 2010.12.27 23:02

[공연] '진솔한 행복찾기' 절박한 몸부림

김미나(이혜지 역). 올해 나이는 '계란 한 판(서른)'. 고아원에서 자라 사람이 늘 그립다. 만화를 잘 그린다는 칭찬에 정말 만화가가 돼 버렸다. 특기는 무작정 기다리기.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자신이 만든 가정식 백반을 먹는 게 유일한 꿈이다.양상은(홍자연 역)은 서른 여덟. '눈치 백단'의 출판사 외판 사원이다. 남의 집 무턱대고 들어가는 게 특기.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순발력을 발휘해 위기를 잘 모면한다. 하지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된다.극단 하늘(대표 조승철)이 주최하고 예술공장이 주관한 연극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은 삶의 진솔한 행복을 찾기 위한 몸부림에 관한 이야기다.미나는 고아원을 찾은 상은의 격려에 만화가가 되고, 상은이 자신을 다시 찾아주길 애타게 기다리지만 만나지 못했다. 이들의 재회는 뜻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왔다. 상은이 백화사전 전집을 팔기 위해 미나의 집을 찾은 게 발단. 미나는 상은과 가정식 백반을 먹으면서 잠시 행복해 하지만, 평생 상은의 말을 굳게 믿고 기다린 미나에게는 커다란 실망이었다. 마지막 반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씁쓸함을 더하게 한다.조승철 대표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행복해지고 싶은 한 개인의 절박한 몸부림을 담았다"며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맛깔스럽게 비벼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연극배우 이혜지 홍자연씨는 둘 다 서른살 동갑내기. 이들은 이번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로 성장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문의 010-3346-3979.▲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 27~30일 오후 7시30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2.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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