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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57) 베를리오즈의 환상 ①

낭만시대 음악들은 이야기있는 음악이 많다. 이야기가 있는 음악은 그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표제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낭만시대 음악을 보편적으로 표제음악(program music)이라고 한다. 고전시대 음악의 중심이 교향곡이나 협주곡, 소나타 등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절대음악(Abstract music)인 것과 비교되는 셈이다. 낭만시대 작곡가들은 자신의 하고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한 경우가 많다. 물론 낭만음악에도 교향곡이나 소나타, 협주곡 등 고전시대 전통을 따르는 음악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낭만시대의 낭만은 들려주고싶은 이야기가 하도 많아서 고전시대 음악의 특징인 응축된, 절제된 표현의 한계에 머물수가 없었다. 한없이 펼치고 싶은 상상을 균형잡힌 교향곡, 소나타, 협주곡의 형식에만 담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낭만음악은 형식의 틀을 벗어난 음악이 참 많다. 아예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창시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교향악으로 들려주는 교향시라는 장르를 창안한 리스트, 오페라보다 더 장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음악극(Music drama)을 창안한 바그너가 그 대표적 예다. 그들 못지않게 들려주고싶은 이야기가 많은 베를리오즈(Louis-Hector Berlioz·1803-1869)도 그만의 독특한 환상세계를 역시 관현악 음악으로 표현했다. '어느 젊은 예술가의 생애와 에피소드'라는 부제가 있는 '환상교향곡'이 그 음악이다. 교향곡에 이야기가 있는 표제를 붙이는 것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착상이었다. 교향곡은 순음악, 절대음악의 중심에 있는 음악장르이기 때문이다.피아노 한 대 없는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베를리오즈! 그는 피아노는 없었지만 플루트와 기타로 음악과 친해질 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가로로 부는 피리를 불기 좋아하자 아버지가 플루트를 사주었던 것이다. 음악에 점점 빠져든 그는 아버지 책장에 있던 라모의 '화성론'으로 혼자 공부하여 10대에 이미 작곡을 하였다. 의사 집안인 가풍이어서 의사 되기를 원한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대에 진학한 베를리오즈는 18세 때 어느 날 당시 유명하던 글루크의 오페라를 보고온 뒤 의사의 길을 그만두고 작곡가가 되겠다고 결심하였다. 음악을 위안 삼아 베를리오즈는 어떻든 의대 학부과정은 마쳤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망이 식지 않고 계속 끓어오르자 스물셋 비교적 늦은 나이에 그여히 파리음악원에 정식으로 입학하여 르쉬오르(Jean-Francois Le Sueur·1760-1837)와 라이하(Antoine Reicha·1770-1836)에게 작곡을 배웠다.베를리오즈는 몇 차례의 시도 끝에 칸타타 '사르다나 팔로스의 죽음'으로 로마대상(Grand Prix de Rome)을 타며 작곡가로서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로마대상은 프랑스예술원에서 기량이 뛰어난 작곡가에게 주는 상으로서 수상자는 로마에 가서 공부와 작품 활동에 몰두할 수 있는 장학금을 주는 상이었다. 스물일곱살 베를리오즈는 이때 사랑의 열병을 앓게되니 셰익스피어의 극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본 후 두 작품의 여주인공이던 아일랜드 여배우 해리엇 스미드슨에 홀딱 반하게 된것이다. 인기있는 여배우에게 애송이 작곡가의 사랑이 눈에 보이겠는가? 그녀의 차가운 냉대에 참담해진 베를리오즈는 환상의 나래를 펴 본인의 자서전적인 '환상교향곡'을 작곡한다. 환상 이야기를 교향곡으로 표현한 것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12.07 23:02

전북서 첫 가야금 병창 명인 뽑는다

'소리의 고장, 예향의 중심' 전주에서 가야금 병창 명인을 뽑는 대회가 도내에서 처음 마련된다.사단법인 한국공연문화예술진흥회 뫼솔(이사장 이순심)이 가야금 병창 저변확대를 위해 '제1회 가야금 병창 및 기악전국대회'를 개최한다.이번 대회는 판소리 중심의 기존 국악 경연대회에서 벗어나 가야금 병창과 기악 부문을 특화한 전국 대회로 전통기악의 맥을 이어갈 국악 명인의 탄생이 기대된다.이순심 이사장은 "서울 전남 지역에는 가야금 병창이 주체가 되는 국악대회가 있는 데 반해 전북에는 가야금 병창만을 위한 대회가 없어 전주에서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게 됐다"며 "가야금 병창의 인재 발굴과 양성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도립국악원 1기생으로 추담 홍정택 선생에게서 고법과 판소리를, 소운 강동렬 선생에게 가야금 병창을 사사한 후 30여 년 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오고 있는 이 이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 마련된 이번 대회가 가야금 병창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회는 가야금 병창과 기악 두 부문에서 일반부, 학생부로 나눠 진행되며, 소운 강동렬 선생과 가연하비가야금연구소 단원들의 축하공연 무대가 이어진다. 또한 이날 '뫼솔 예술단' 창단식도 갖는다. 국악 전공자 및 각 대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한 30여 명의 단원들로 구성된 '뫼솔예술단'은 이 날 '뫼솔의 꿈'을 주제로 창단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특히 뫼솔 예술단은 앞으로 여러 장르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수준 높은 공연들을 선보이고 문화 소외 계층들을 아우를 수 있는 문화 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한다.일반부 대상은 도지사상(100만원), 학생부 대상은 교육감상이 각각 수여되며 다음해 경연대회에서 초청 공연 및 뫼솔 예술단 국내·외 공연에 우선 참가 혜택도 주어진다. 참가 신청은 18일까지. 접수비는 없다. 문의 063) 278-9595. ▲ 제1회 뫼솔 가야금 병창 및 기악전국대전 = 19일 오전 9시 전주 덕진예술회관 대강당

  • 전시·공연
  • 황주연
  • 2010.12.07 23:02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창작지원 발전가능성 엿보다

지난 7월 탄생된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대표 김완순)가 개관한 지 6개월을 맞았다. 'On-Air'전을 시작으로 지역 주민들과 커뮤니티를 강화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입주작가 워크숍 등 비록 짧지만 알찬 레지던스 파일럿 프로그램(단기 창작지원 프로그램)도 마쳤다.입주작가 이행순(서울·입체 설치) 심소영(대구·평면 설치) 김재경(대구·회화) 탁영환(전주·영상)씨가 9일 입주 기간 제작한 창작품들을 내놓고, 전시를 한다. 개관 후 입주 작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여서 기대를 모은다.교동아트스튜디오의 레지던스는 다른 지역 작가들의 재발견과 창작 지원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전북과 다른 지역의 작가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보다 나은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평가.내년 1월부터 작가별 개인전이 릴레이로 진행된다. 미술평론가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이태호 익산문화재단 정책실장·손청문씨가 이들의 작품세계를 각종 미술잡지에 실을 예정이다.오픈 스튜디오와 함께 레지던스 참여 작가들과 지역 작가들이 '미리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갖는다. 크리스나무 트리를 주제로 여는'고요한 트리전'에서는 같은 재료로 각자의 개성이 담긴 크리스마스 트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참여 작가는 교동아트 레지던스 입주작가 김재경 심소영 탁영환씨를 비롯해 패션 디자이너 김진영씨, 엄소영씨, 지역에서는 이상훈·이일순·임택준·정하영·한 숙·고기현씨 등 총 11명이 함께 한다.▲ 교동아트스튜디오 레지던스전 = 9~12일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개막식 9일 오후 5시, 고요한 트리전 = 7~19일 전주교동아트스튜디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2.07 23:02

[김용택의 거리에서] '전북대학졸업전' 을 보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전북대 전주대 원광대 군산대 미대 졸업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관은 실험정신으로 가득 찬 젊은이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열기가 넘쳐났다. 처음 대충 둘러보다가 다시 한 번 전시관을 돌며 그림들을 찬찬히 보기 시작했다. 김종명의 작품을 떠났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다시 돌아와 그의 그림 앞에 서 있기도 했다. 완성된 그림 앞에 서면 긴장하다가 그 그림에서 자유를 얻을 때 나는 그 그림을 마음속에 그리며 그 그림 앞을 떠난다. 이다현의 작품에 나는 주목하였다. 풋풋하고 생기 넘치는, 그러나 정돈된 안정감이 예사롭지 않다. 오래도록 진득하게 붓을 들고 그림에 매달리길 바란다. 김문주 박진희 윤종승의 작품들이 좋았다. 특히 윤종승의 작품은 묘사력이 뛰어났다. 어떻든 형상은 생시인 듯 살아 있어야 한다. 사물들의 정직한 균형과 긴장과 조화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낸다.전시회에서 나를 흥분시킨 작품은 노영석의 작품이었다. 특히 노영석의 자화상은 나를 꼼짝 못하게 했다. 구름을 탄 손오공(?)은 평소 입고 다니는 반바지와 쪼기를 걸치고 두 손을 반바지 주머니에 편하고 자연스럽게 찔러 넣고 배를 불쑥 내밀었다. 태도가 너무 태연해서 건방져 보인다. 턱은 안으로 살짝 끌어 당겼다. 이 또한 자신감이 넘쳐 버릇 없어(?) 보인다. 두 눈은 또렷하게 그러나 아주 느긋하게 멀리 정면을 부드럽고도 당당하게 응시하고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왼쪽 입 꼬리를 위쪽으로 살짝 올려 찢었다. 비웃는다. 얄밉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모습이 태연하고 도도하고 건방지기도 거들먹거리는 듯도 하여 자신감이 넘친다. 그런데 놀랍게도 쓸데없는 겸손과 아부가 없어 여유만만 낙천적이면서 품위와 품격을 두루 갖추었다. 온몸이 너무 생생해서 웃긴다. 산과 마주서도 절대 밀리지 않을 뱃심과 뚝심도 갖추었다. 나는 놀고 싶은'이 녀석'을 찾아 내 앞에 세웠다. 참 네, 이 녀석 배를 툭 치고 싶은 정다움과 포근함을 가진 놈이다. 내가 배를 툭 치며 "잘했다"고 했더니, 왼쪽 입 꼬리를 위로 찢으며 빙긋 웃는다.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오만 방자한 손오공을 닮은 놈이다. 기대가 크다. 부디 술보다 그림을, 친구보다 그림을, 여자보다 그림을, 생활보다 그림을, 제발 고립되어 외롭길, 그리고 자기보다 더 그림을 생각하는 손길이 세상을 끝이 없이 더듬길……. 하나 마나 한 소리 같지만 부디 초심을 잃지 말라. 제발 공부해서 세계와 맞서라. 젊음은 어디서든 희망이다. 진실하고 정직할 때 말이다./ 김용택(본보 편집위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12.06 23:02

책에서 피어난 자연의 생명력

서양화가 이정웅씨(44·전주대 객원교수)가 작업실에 박혀 두문불출한 지 1년이 넘었다. 간간히 술 친구 전화가 와도 "좀 기다려봐"라고만 할 뿐이었다. 지난주 그가 도록을 들고 얼굴을 내밀었다. 까무잡잡한 얼굴이 환했다. 작업이 만족스러운듯 보였다.전주대 작업실을 찾으니, 자르고 분쇄된 수많은 책의 잔해가 이곳 저곳에 널려 있었다. 서양화지만 동양의 전통적 문인화의 느낌을 가진 화면. 책으로 표현한 자연의 이미지가 작업실을 메우고 있었다. 지난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 이어 이번주 갤러리 공유에서 '영원한 생명의 詩'를 이어간다.그는 캔버스에 붓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종이와 책을 오려 붙여 다양한 생명의 표정을 만들었다."'못난' 주인을 만나서 곰팡이 냄새 풍기던 책들이었는데, 이제 좋은 주인을 만나 다행입니다. 오래된 책에는 오래된 생명력이 담겨 있습니다. 책의 단면을 잘라내는 순간 불구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나무와 꽃과 풀에 생명력을 불어넣게 되는 거죠. "책의 단면을 붙인 뒤 종이죽을 부착해 채워나간 작품도 여럿 된다. 아크릴과 회벽 마감재 핸디코트를 섞어 칠하거나 색모래와 모래를 혼합해 독특한 질감을 연출했다.'영원한 생명의 詩 - 소나무'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 그는 소나무의 줄기와 잎을 표현하기 위해 몇 개월을 꼬박 매달렸다. 오랜 세월 끄떡 않고 몸에 긴 칼자국 같은 상처를 새긴 채 서있던 소나무는 사람과 나무가 서로 보살피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그의 작품에는 새도 빈번하게 등장한다. 한 쌍의 새들은 작가와 책과 관감객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눈다. 고요하면서도 활기찬 생명력이 엿보인다.미술평론가 박영택씨는 그의 작품을 두고 "부드럽게, 강하게 뻗어나가는 선, 파스텔톤의 잔잔한 색상, 책의 결로 인해 더듬고 싶은 촉각성 등이 잘 표현돼 흥미롭고 신선하다"고 평가했다.전주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현재 SALE, QUARTER, 투사와포착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정웅 개인전 = 7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9~22일까지 전주 갤러리 공유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2.06 23:02

임실필봉농악 '전통문화체험학교' 인기

임실필봉농악보존회(회장 양진성)가 운영하는'전통문화체험학교'가 전국의 초·중·고생을 비롯 대학생과 일반인들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5일 보존회 관계자에 따르면 올들어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 소재한 전통문화체험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2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지난해 1만2000명의 농악전수생과 체험객이 이 곳을 다녀간 것에 비교하면 올해는 60%의 방문객이 증가한 것으로, 연중 문전성시를 이뤘다.이 처럼 방문객이 급증하는 이유는 필봉농악보존회가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전통문화 프로그램이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이 곳에서 마련한 1박2일과 2박3일의 프로그램 일정에 참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농악을 이용한 풍물과 민요, 난타 및 국악공연 등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체험학교에서는 천연염색을 비롯 달걀꾸러미 등의 전통문화를 선보이고 있다.또 고유의 다도체험을 비롯 떡메치기와 전통탈 및 연만들기, 물고기잡기 등 다양하고 생소한 프로그램이 도시의 학생과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부터 학생과 일반인들에 현장체험을 제공하고 있는 필봉농악전통문화체험학교는 이같은 방문객 급증에 힘입어 최근 임실군의 관광명소로 자리하고 있다.군 관계자는"임실치즈가 지역명물로 확고히 자리한 가운데 필봉농악체험학교가 지역명소로 자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정우
  • 2010.12.06 23:02

'색의 연금술사' 故 김치현, 그가 남긴 삶의 향기

전주 박스갤러리나비(관장 박경숙)가 색채의 연금술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서양화가 故 김치현씨의 추모 1주기를 맞아 유작전을 갖는다.이번 전시에는 고인이 지난 2006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후 투병중에도 붓을 놓지않고 창작열을 꽃피운 작품 30여점이 전시된다.산, 나무, 언덕, 달, 숲 등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말갛고 고운 서정으로 담아낸 그의 작품은 다양한 색채를 사용한 화면 구성과 내재화된 자연 속에서 얻은 풍경화가 독창적인 세계를 이루고 있다.색채의 연금술사와도 같은 색조와 서정적인 시각으로 친근한 자연과 일상을 화폭에 담아냈다. 아크릴을 사용한 서정성이 물씬 나는 구상화부터 초현실주의 작품까지 다양하다.오방색이나 전통문양, 한지오브제를 접목시켜 모나지않은 작가의 성격만큼이나 깊고 친숙하고 부드러운 그림들에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더했다.특히 그림에 고서나 한지를 찢어 붙이고 전통문양을 집어넣는 것은 잊혀져가는 우리 것의 소중함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박경숙 관장은 "그의 작품은 색깔이나 구도에도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등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며"고인의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와 추모의 기회가 되었으며 하는 바람에서 유작전을 기획했다 "고 소개했다.수구초심이라 했던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고향사람들과 공유하고픈 마음이 적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 30여년동안 그린 작품 27점을 고향 고창군에 기증했다."고창은 제가 나고 자란 곳이자 예술혼을 키운 육체적 정신적 고향입니다. 이번에 기증한 작품 또한 고향과 연관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고향에서 영감을 받아 화폭에 표현한 작품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인 셈이지요."그는 생전에 이런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 출생인 그는 조선대 미술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2008년 한국전통문화고를 마지막으로 교단을 떠나기까지 미술교육에도 헌신적이었다. 2007년엔 고창중·고 제자들이 고인을 위해 서울전을 열었으며, 2008년엔 선배들이 그를 위해 예치과초대전을 마련해주기도 했다.생전에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와 전라미술상 운영위원장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개인전과 단체전 등 그가 참가한 국내외 전시회만도 200여 차례가 넘을 정도로 의욕적인 창작활동을 펼쳤다.▲ 김치현 유작전=2011년 1월 3일까지 전주 박스나비갤러리.

  • 전시·공연
  • 황주연
  • 2010.12.03 23:02

욕망에 허우적대는 사랑아, 우습구나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에는 두 사람의 연정이 어스름하게 녹아 있다. 쓰개치마를 둘러쓴 여인은 수줍어하면서도 야릇한 정이 볼에 물들었다. 끝없는 인간 욕망의 단면. 김무철씨가 오랜 만에 내놓은 '김무철의 춤 - 월하정인'은 노자의 「도덕경」을 빌어 역설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그는 "욕망이나 욕정으로 허우적대는 사랑을 비웃고, 인내와 절제미를 강조하는 '조용한 사랑'을 풀어내고 싶었다"며 말을 아꼈다.그는 전북 춤의 전설이 된 금파 김조균 선생(1940∼1998)의 제자이자 아들. '바람 한 자락 붙들었다' 놓듯 '한량춤'을 풀어낸 금파 선생은 간암으로 눈을 감기 전 한량춤 부채를 건네주었다. 그는 지금도 그 때 그 부채로 춤을 춘다. 1998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가 된 '금파류 한량춤'은 뛰어난 예술성과 흥을 역동적인 춤사위로 풀어낸 남성 홀춤. 호남의 여유있는 산천을 휘감아 차지고 야무지게 울리는 흥이 춤 안에 담겼다는 평가다. 그의 몸짓은 투박하면서도 넉넉한 품이 있었던 금파 선생의 춤을 닮았다.이번 무대에서는 전통춤, 신무용, 창작춤에 이르기까지 우리 춤의 근대사를 한자리에 풀어놓는다."한국 춤을 어떻게 규정하고, 구조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한참 고민했습니다. 동양사상을 바탕에 두면서도 현대적 미학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시도한 무대입니다."그의 춤 여정을 함께한 내노라하는 춤꾼들도 무대에 오른다. 전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로 활동했던 정혁준의 '최현류 시나위춤', 이경수의 '국수호류 입춤', 대불대 전통연희과 교수 염현주의 '박병천류 북춤', 한양대 무용학 박사이며 더덕대학 겸임교수인 조하나 춤자국 예술감독의 '살풀이춤'이 선보인다. 젊은 춤꾼 한유리(금파무용단 단원·서울예술단 단원)도 바람의 공명과 함께 아름다운 몸짓으로 풀어진다. ▲ 김무철의 춤 '월하정인' = 3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2.03 23:02

클라리넷 연주가 이철경씨 다섯번째 독주회

클라리넷은 '고독한' 악기다.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악기지만, 아무나 솔로이스트로 성공할 수 있지 않다.클라리넷 연주가 이철경씨(34·전북대 음악대학 외래교수)가 다섯번째 독주회를 갖는다. 그는 "깊이가 있는 소박한 소리에 끌렸다"며 "사람의 목소리처럼 소박하고 따뜻해서 진심이 깃든 소리 같다"고 했다. 해마다 남편 김길주씨와 부부 클라리넷티스트로 듀오 연주회를 열어온 그는 세련미가 전제된 실내악에 클라리넷의 매력을 전하는 무대를 선물한다.그를 비롯해 라온 현악기 4중주 회원인 문윤주 임미선(바이올린) 김연주(비올라) 김선경(첼로)씨가 풍성한 소리의 울림을 전한다. 베버의 클라리넷 5중주곡 B장조와 브람스 클라리넷 5중주곡 B장조가 선보인다. 베버는 당대의 비르투오조 클라리넷 연주가 베르만을 위해 많은 명작을 남겼다. 클라리넷 5중주는 베르만을 염두에 둔 곡으로 넓은 음역을 넘나들며 소리의 화려한 기교를 보여준다.전북대를 졸업하고 독일 라이프찌히 국립음대 석사과정과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한 그는 라이프찌히 학교 대표로 뽑혀 막스 레거, 쇼팽, 포루투갈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줄리어드 여름 아카데미를 통해 솔로연주자로 발탁, 라이프찌히 게반트하우스에서 초청 연주를 갖는 등 독일에서부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전북대 음악대학, 한일장신대에서 출강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철경 클라리넷 독주회 = 5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2.03 23:02

"첫 공모작 대상 수상 감격…새 일러스트 작업하겠다"

'제1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하지혜(23·충남대 산업미술학과 공예전공)씨는 수상 소식에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한국공예대전 11년 만에 배출한 섬유공예 대상자가 대학교 졸업반 학생이었다는 사실에 심사위원들도 놀라워했다. 다소 상기된 목소리의 그는 "첫 공모작이라 수상하게 될 거란 예상은 전혀 못했다"고 했다.그가 출품한 '지하철 1호선'은 커피로 염색한 광목천에 검은실 스티치로 바느질한 작품이다. 집이 천안인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휴학하면서 서울로 미술학원을 다녔다. 도예를 전공했지만, 드로잉과 일러스트를 배우고 싶어서였다."집과 학원을 오가면서 지하철을 탔거든요. 삶에 지친 어른들의 표정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남루하고 힘없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꼭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커피는 익숙하면서도 낡고 오래된 느낌을 주는 색이라 비슷한 느낌이 연출된 것 같아요. 여러 번 염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요."특히 실을 잡아당기면서 바느질 해 엉키고 성킨 느낌이 자연스럽게 표현, 전통적인 소재인 바느질과 현대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얻었다.그는 3000만원 상금으로 작업실부터 구하고 싶다고 했다. 졸업 후 섬유공예·일러스트 작가로 살고 싶다는 그는 더 좋은 작업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2.02 23:02

섬유공예 '익산 한국공예대전' 사상 첫 대상

'제1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 공모전(이하 한국공예대전)'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섬유공예에서 대상(상금 3000만원)이 나왔고, 대학생이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사단법인 한국공예문화협회가 주최하는 한국공예대전은 공예 활성화를 위해 공예가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마련해 꾸려오고 있는 공모전. 지역 개최가 갖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심사의 공정성을 기해 미술계 안팎으로 성공적인 공모전으로 평가받고 있다.올해 공모전은 금속 111점, 도자 74점, 목칠 67점, 섬유 107점 등 총 359점이 출품, 지난해 444점 보다는 다소 줄었다. 공모전 전·후로 '2010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와 '2010 대한민국 미술 축전'이 열려 응모작이 분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품작 대다수가 새로운 재료와 다양한 형식을 선보여 실험정신이 돋보였다는 평가.대상은 섬유공예 부문에 '지하철 1호선'을 출품한 하지혜(23·충남대 산업미술학과 공예전공)씨, 최우수상은 도자공예 부문에 '고도를 기다리며'를 내놓은 배세진(29·서울대 대학원 도예 전공)씨, 우수상은 목칠공예 부문의 '나란히'를 선보인 염효경(23·전남대 미술학과 공예전공)씨와 금속공예 부문에서 '순환 Ⅰ'를 만든 김재윤(39·서울과학기술대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강사)가 차지했다.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까지 대학과 대학원에서 작업하는 학생·강사들이 휩쓸면서 젊은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켰다는 데 의미를 더했다.대회 11년 만에 처음 대상을 내놓은 섬유공예는 단연 주목을 끌었다. 출품작은 염색, 한지, 섬유조형에서 여러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태피스트리가 월등히 많았다. 대상작은 커피로 염색한 광목천에 검은실 스티치로 표현, 신선하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다는 평. 금속공예는 규모가 큰 작품(대공)과 장신구와 같이 작고 세밀한 작품(세공)이 동일한 비중으로 출품되면서, 대공과 세공을 분류해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브로치, 목걸이, 반지 등 기능성을 강조한 세공 보다는 황동, 은, 스테인레스 등 다양한 재료의 특성을 살렸다는 점도 돋보였다.올해 도자는 지난해 102점에 비해 74점이 출품 돼 상대적으로 줄었다. 작품도 그릇 형태는 거의 나오지 않았으며, 눈에 띄는 작품이 적어 아쉬움이 남았다. 목칠·가구공예는 칠기·가구 디자인 출품작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현대적인 감성에 맞는 조형성을 갖추고도 기능성이 떨어진다거나 마감이 덜 된 경우가 있었다.1일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본심은 책임심사제로 진행됐다. 심사위원은 오융경 원광대 미술대학 명예교수(금속), 서한달 상명대 디자인대학 명예교수(도자), 김덕겸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고문(목칠), 이신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섬유)가 참여했다.입상작은 6일부터 12일까지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되며, 시상식은 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제11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 공모전 수상자▲ 대상 = 하지혜(섬유·천안) △ 최우수상 = 배세진(도자·서울)▲ 우수상 = 김재윤(금속·남양주), 염효경(목칠·광주)▲ 특별상 = 김행령(금속·익산) 천우선(금속·고양) 안명화(도자·대구) 배수현(목칠·대구) 정희경(섬유·서울) 조은아(섬유·부산)▲ 특선 = 금속 박정혜(서울) 안민식(서울) 유기현(익산) 전부환(서울), 도자 박초롱(충남 예산군) 조신현(이천) 김용우(울산), 목공예 최현영(의정부) 이성우(경산) 장홍복(서울), 섬유 조지훈(서울) 하문재(부산) 김영희(고창군) 이태금(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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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12.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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