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4 12:58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43)명창 김정문-남원 판소리의 대부

남원은 누가 뭐래도 판소리의 고장이다. 가왕 송흥록 이후 줄기차게 이어져온 남원 판소리의 전통은 우리나라 판소리를 대표한다. 그런데 남원 판소리의 전통이 항상 순조롭게 이어져 온 것만은 아니었다. 여기서 남원 판소리의 전통을 소리꾼 중심으로 잠깐 살펴보자.남원 판소리의 전통은 가왕이자 동편제 판소리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송흥록으로부터 시작한다. 송흥록의 소리는 동생 송광록에게 이어졌다. 그런데 송광록은 구례로 이사를 한 것 같다. 송광록의 아들 송우룡이 구례 출신이고, 또 구례에서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송광록은 형 송흥록을 피해 이사를 갔지만, 송흥록 이후 남원 판소리는 위기에 처한다. 이때 남원 판소리의 대부로 나선 사람이 장재백이다. 장재백은 순창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호적이 남원시 월락동에서 발견되고, 그의 묘도 남원시 주생면에서 발견되었다. 족보에 보면 장재백의 선대는 순창에서 살았던 것이 분명하므로, 장재백 또한 순창 출신이었을 것이다. 소리도 순창 출신 명창 김세종의 소리를 이었다. 다만 나중에 남원으로 이사하여 남원에서 활동을 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 이유가 바로 송흥록 이후 남원 판소리를 대표할 만한 사람이 없어 남원 판소리의 명맥을 잇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물론 남원이 순창보다 큰 고을이었기 때문에 소리꾼으로서는 순창보다는 남원이 훨씬 활동하기에 유리하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그런데 장재백은 1907년 별세한다. 이때 남원 판소리를 이어준 사람이 장재백의 누이 장주이의 아들 유성준이다. 유성준은 1873년생이므로 장재백의 사망 무렵 35세였다. 이 정도 나이라면 남원 판소리의 전통을 충분히 이을 만했다. 더구나 유성준은 장재백의 생질 아닌가? 그런데 그는 남원 사람이 아니라 구례 사람이다. 유성준은 구례 출신이면서도 남원에서 활동을 많이 했는데, 이 때문에 유성준이 남원 사람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었다. 유성준 다음에 남원 판소리의 전통을 이은 사람이 바로 김정문이다. 김정문은 유성준의 누나 유준의 아들이다. 김정문이 남원에서 활동을 하게 되면서 유성준은 남원에서 활동을 접었을 것이다. 김정문이 남도 아닌 자신의 생질이었기 때문에 남원을 김정문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구례로 되돌아갔을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하동으로 이거하여 그곳에서 생을 마친다.그런데 김정문은 1934년 48세로 세상을 뜬다. 김정문의 수제자인 강도근은 1918년생이다. 김정문이 세상을 뜰 때 강도근은 겨우 열일곱 살의 소년이었다. 당연히 남원 판소리를 대표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 공백을 메워준 이가 김정문의 형님인 김정식의 아들인 김영운이었다. 김영운은 강도근의 누이의 남편이다. 김영운은 남원군 주천면 고기리 출신인데, 아버지인 김정식은 소리는 별로 잘하지 못했으며, 북은 잘 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운은 어려서부터 소리를 배우지 않고 나이 들어 소리를 배웠다고 한다. <흥보가>를 잘했는데, 남원 부근에서는 제법 이름이 있는 소리꾼으로 활동했다. 나이도 강도근과는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강도근이 남원에서 활동을 하기 전에는 김영운이 활동을 했다. 그래서 나이 든 소리꾼들 중에는 김영운에게 소리를 배운 사람이 더러 있다. 강도근이 남원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한 것은 1970년대 이후이다.이렇게 보면 남원 출신으로 동편제 판소리를 제대로 이어 부르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명창은 송흥록 이후 김정문과 강도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간에 장재백과 유성준이 있지만, 장재백은 송흥록의 소리를 이은 사람이 아니다. 또 자신의 소리를 남원 지방에 남기지도 못했다. 유성준은 구례 출신인 데다가 남원보다는 구례와 하동에서 활동을 했다.아무래도 남원의 판소리는 동편제 <흥보가>로 대표된다. 송광록 이후 남원을 떠나 구례로 옮겨갔던 <흥보가>를 남원으로 옮겨 남원을 대표하는 소리로 키워낸 이가 바로 김정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문은 남원 판소리의 중시조라고 부를 만하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8.16 23:02

[공연] 청소년을 위한 유럽 음악 기행 등

▲ 청소년을 위한 유럽 음악 기행 - 13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음악으로 유럽을 만나자.프로인데 성악연구회가 독일 가곡과 이태리 오페라 아리아, 스웨덴 현대음악, 라틴 종교음악 등으로 '청소년을 위한 유럽 음악 기행'을 펼친다. 다섯번째 정기공연.소프라노 신선경(호남오페라단 부단장) 오현정, 테너 정기주(광주시립합창단 수석단원) 박일권(한영신학대 교수) 최재영(상산고 음악교사), 베이스 김성민(광주대 외래교수), 피아노 정원(공간 화음 대표) 임정아, 민 스트링 실내악단(지휘 이영민) 등이 출연한다.▲ 2010 희망의 실내악 페스티발 - 14일 오후 3시·7시 전북예술회관야시스플룻앙상블(리더 김재원)과 포스트링앙상블(리더 전신일)이 여름방학을 맞아 '2010 희망의 실내악 페스티발'을 연다. 올해로 4회째.40여명의 전문 플룻 연주자들과 타악기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규모의 야시스플룻앙상블과 4명의 전문 첼로 연주자로 구성된 포스트링앙상블이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실내악의 진수를 보여준다.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등 교과서에 수록돼 있는 필수 클래식 음악들을 들려준다.▲ 네오로맨티시즘 - 14일 오후 7시30분 전주한옥생활체험관'송원진 송세진이 들려주는 불멸의 사랑이야기' 시즌 3 '네오로맨티시즘(신낭만주의)'가 2010년 정기공연의 막을 내린다. 바흐와 차이코프스키, 쇼팽, 리스트, 슈만 등 한옥에서 듣는 클래식은 더 매혹적이다.공연이 끝난 후에는 팬미팅이 진행된다. 송원진 송세진 자매와의 대화를 비롯해 공연사진 전시, 기념사진 촬영 시간 등이 마련된다.송원진 송세진 자매는 2008년 베토벤의 소나타, 2009년 프랑스 소나타를 주제로 해마다 새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여 왔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8.13 23:02

[전시] 박성민 사진전 'Project 2010' 등

▲ 박성민 사진전 'Project 2010' - 19일까지 갤러리 봄전주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다. "언젠가는 찍어야지…"하면서도 "누군가가 하고 있을꺼야"라고 위안하며 차일피일 미뤄왔다. 마음 한 구석은 알 수 없는 의무감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전주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자는 제안이 왔다. 사진작가 박성민씨의 개인전 'Project 2010'은 조롱조롱 속살대며 흘러가는 전주천의 물줄기와 다리를 통해 전주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전주천과 삼천천의 큰 물줄기가 합쳐져 만경강으로 유유히 흐르는 모습은 천년고도 전주의 곡진한 역사와 같다."어릴 적 우리 집은 전주천 가까이 있었어요. 전주천은 나와 친구들의 놀이터였습니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피라미도 잡고, 억새밭에 불을 놓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 새록해요. 전주는 다시 생겨나는 다리의 수 만큼 성장하고, 발전해왔습니다. 전주천 물줄기와 다리의 조형미와 건축미를 담아봤어요."프랑스 파리 사진 학교를 졸업한 그는 전북대 예술대학 산업디자인과 대학원에 재학중이며, 갤러리 봄을 운영하고 있다.▲ 연화동 1-7 - 31일까지 갤러리 공유조각가 엄혁용씨를 필두로 젊은 조각가들이 뭉친 '연화동 1 - 7'의 두번째 전시. 올해는 '조각가의 방'을 주제로 했다. 금속부터 미디어아트까지 젊은 조각의 진화를 엿볼 수 있는 자리. 참여작가는 김성석 김효경 박광현 박재연 엄혁용 온승현 윤길현 이경진 이상현 이호철 한상진 한정무씨다.▲ 제9회 비현전 -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3실비현회는 9년 전 화가의 꿈을 키워온 재능있는 숨은 이들이 뭉쳐 창립된 단체. 이들은 왕세자의 전문 강의실이었던 '비현각(丕顯閣)'에서 이름을 따와 늘 공부하는 자세가 되자고 다짐했다. 강현비 김분임 김수정 김은정 김인희 김정순 박경옥 반정자 서영자 소성희 소채남 안현숙 유신규 이관애 정문희 조 숙 최찬희 추정란 황길순 조기완씨가 참여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13 23:02

[전시] 벌거벗은 인간의 모습 희·노·애·락으로 색칠

춘정(春情)과 순정(純情) 사이. 춘정이 노골적인 사랑이라면, 순정은 살며시 감춘 수줍은 사랑쯤 될 것이다. 춘정이 되면 스토커가 되고, 순정이 깃들면 가슴 시린 짝사랑이 된다. '춘화애화(春畵愛畵) - 사랑밖에 난 몰라'는 춘정과 순정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몇몇 적나라한 애정 행각에 '19 금(禁)'이 나붙었지만, 과장되지 않고 차분한 그림도 여럿 된다.참여작가는 고기현 김동영 김성욱 권영주 권태석 류명기 박운섭 심홍재 이경섭 이남석 이종만 이철규 임승한 전정권 정해춘 조 헌씨. 올해는 한국화 서양화로만 꾸려졌다.자칫 은밀하고 어둡게 표현될 수 있는 춘화들은 해학과 풍자로 유쾌하고 발랄하다. 여체를 통해 인간의 희노애락이 표현됐으며, 남녀 간 운우지정(雲雨之情·남녀의 정교를 뜻함)을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은근하게 표현한 작품을 내놓았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문화예술전시기획 공감의 대표 김삼열씨는 "'춘화애화전'은 인간의 몸을 '표현'하는 방식은 물론 '보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며 "벌거벗은 춘화도가 때론 천박한 에로티시즘으로 폄하되기도 하지만, 성과 사랑이라는 주제는 생명력과 아름다움의 절대적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2007년'춘화애화 - 사랑 그 생기로움에 대하여'전을 시작으로 '춘화애화 - 사랑은 소통에 있다'전에 이은 세번째 전시. 16일까지 경원아트홀(지부장 이강원)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13 23:02

[공연] 퓰리처 수상작 '디너' 국내 초연

2000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수상작인 '디너(원제 Dinner With Friends)'가 다음 달 국내 무대에 처음으로 오른다. 미국 극작가인 도널드 마글리즈의 대표작으로 1998년 초연됐으며 국내 공연은 극단 맨씨어터의 우현주 대표와 극단 백수광부의 이성열 대표가 각각 번역과 연출을 맡았다. 권태기에 접어든 중년 부부의 심리를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묘사함으로써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보도록 하는 '블랙 로맨틱코미디'다. 결혼 12년째에 접어든 부부 탐과 베스는 탐의 외도를 계기로 이혼을 선택한다.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한 이들은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제2의 인생을 행복하게 꾸려나간다. 이들과 친구로 지내던 부부 게이브와 카렌도 이를 계기로 자신들의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성열 연출은 "중년 부부가 안정을 바라면서도 일탈에 대한 갈망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라며 "두쌍의 부부가 각각 안정과 일탈을 선택하지만 어느 한 쪽을 지지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 박정환, 우현주, 정수영, 김영필. 오는 9월1~19일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되며 티켓은 2만~3만5천원. ☎02-3443-2327.

  • 전시·공연
  • 연합
  • 2010.08.12 23:02

[전시] 행동하는 양심, 묵향 되어 우리곁에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 역정은 인동초(忍冬草)와 같았다. 인동초는 겨울을 견디고 초여름에 꽃을 피운다. '행동하는 양심'과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강조했던 그는 시대를 관통하는 숱한 어록을 남겼다. '촌철살인'의 어록은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과 남북화합·민족애를 남다른 울림으로 전한다.김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은 전주 강암서예관은 강암 송성용 선생이 그와 생전에 주고받은 붓글씨를 내놓았다.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한시'산중에서'와 정치적 소신이 담긴 '행동하는 양심'으로 17년 만에 일반에 공개됐다.김 전 대통령은 14대 대권 도전에서 패배해 정계 은퇴를 선언, 영국으로 건너갔다. '산중에서'엔 '맑은 마음으로 바르게 보아주길 바란다'는 글귀를 먼저 적어 진솔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 작품은 김 전 대통령과 정치여정이 비슷했던 조선의 성리학자 이율곡의 한시를 인용한 것.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친필 '입현무방(入賢無方·인재를 등용하되 지역을 가리지 말라)'을 중앙인사위원장에게 전했고, 이율곡은 당쟁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김 전 대통령은 행서와 초서를 접목시킨 작품 '행동하는 양심'을 통해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굳은 의지를 내보였다. 지난 6월 6·15 남북 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도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면서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하지 말라"며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했다.송하철 강암서예학술재단 이사장은 "두 분이 어떠한 인연으로 작품이 건네졌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쌍낙인된 작품을 볼 때 서로의 글에서 풍겨지는 인품과 사상, 문기 등을 자연스레 교감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암 선생은 김 전 대통령의 강인한 정신과 불굴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으며, 김 전 대통령 역시 강암 선생의 글씨를 좋아해 자택 거실에 걸어두고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묵죽은 직선 필획으로 줄기와 잎에서 곧은 기상, 대나무 잎 가장자리를 짙게 하는 발묵법은 시원한 대바람 소리가 들릴 정도여서 김 전 대통령이 선호했던 것으로 전한다.강암 선생은 1999년 눈을 감을 때까지 김 전 대통령 작품을 집안에 소중히 간직해왔으며, 김 전 대통령은 조화와 조문 전화를 통해 "존경하는 어른을 잃어 안타깝다. 장례를 잘 치루라"고 위로했다.이번 전시는 한국 정치사와 서예사의 역동성을 대변하며 크나큰 업적을 남긴 자유로운 두 영혼의 교감의 자리가 될 것 같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12 23:02

[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 (16)엉겅퀴

여름이 시작되면 산과 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엉겅퀴는 땅 속 깊이 원뿌리를 내리고 있어 생명력이 강한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집 마당 끝에도 가슴의 높이 보다 더 크고 싶어 하는 줄기 끝에서 진분홍빛의 꽃송이들이 더위를 붙잡는다. 꽃의 형태, 색상,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엉겅퀴는 전 세계적으로 250여 종류의 비슷한 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유혹의 꽃에 이끌려 다가섰다가 가시에 당했던 기억 때문에 경계를 하지만 엉겅퀴 순으로 끓인 된장국 맛이라든지, 잎에서 나오는 갈색 천연염료는 따뜻하고 정겹게 우리 곁에 머물도록 한다.바이킹이 몰래 스코틀랜드를 침략했을 때 성 밑에서 자라는 엉겅퀴 가시 때문에 바이킹족이 비명을 지르게 되는데, 이 소리에 놀란 스코틀랜드 병사들은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고 곧바로 바이킹족을 제압했다고 하는 설화가 있다. 이로 인해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의 국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구약성경 창세기 3장에서 아담에게 내려진 죄와 벌에는 '들에서 나는 곡식을 먹어야 할 터인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하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위협적인 엉겅퀴 가시는 줄기에 있는 잔털이 아니라 잎의 뾰쪽한 부분으로 성숙기에는 더욱 따끔하기에 우리나라에서는 '가시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엉겅퀴란 이름은 그의 약효인 듯 한데, 출혈을 멈추게 하는 효과, 즉 피를 엉기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엉겅퀴가 되었다하고, 들에 피는 붉은 꽃이라 해서 '야홍화(野紅花)'라고도 부른다. 꽃말로는 '소녀의 한' '위급' '경계'가 있다.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8.12 23:02

[공연] 셰익스피어 '아테네의 타이먼' 국내 초연

셰익스피어가 말년 발표한 희곡 '아테네의 타이먼'이 집필 40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공연된다.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인 '유라시아 셰익스피어 극단(ESTC)'은 셰익스피어 릴레이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으로 1607년작 '아테네의 타이먼(Timon of Athens)'을 이달 말까지 무대에 올린다. 이 극단 남육현 대표가 고(故) 김재남 동국대 명예교수의 번역본을 토대로 대본을 완성하고 연출을 맡았다. 아테네에 사는 부호 '타이먼'은 이웃에게 선의를 베풀면 언젠간 되돌려받을 수 있다는 마음에 지인들의 대출 청탁을 선뜻 들어주지만 막상 자신이 파산 위기에 놓이자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만다. 큰 충격을 받은 타이먼은 숲에서 외롭게 지내다가 우연히 발견한 금광 덕택에 다시 갑부가 되고 아테네에 복수하겠다는 심정으로 전쟁을 일으킨다. 남 대표는 "'아테네의 타이먼'은 자본의 속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점에서 현대 사회에 퍼져있는 황금 만능주의를 꼬집는 작품"이라면서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극의 배경이 되는 그리스가 실제로 금융 위기에 놓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 극단은 셰익스피어 희곡 39편을 모두 무대에 올리겠다는 목표로 2002년부터 '베로나의 두 신사' '헛소동' 등을 차례로 공연하고 있다. 지난 3일 첫 공연에 들어간 '아테네의 타이먼'은 22일까지는 대학로극장에서 볼 수 있으며 25-31일까지는 예술의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공연한다. 티켓은 1만5천~3만원.

  • 전시·공연
  • 연합
  • 2010.08.11 23:02

[공연] 예술의전당 "'마술피리' 후속으로 '투란도트'"

"예술의전당은 '마술피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부터 '투란도트'라는 새로운 가족 오페라를 시작합니다."예술의전당은 2001년부터 매년 여름이면 가족 오페라로 공연해왔던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대신 올해는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선택했다. '투란도트'는 구혼자가 수수께끼를 맞추지 못하면 사형에 처하는 공주 투란도트와 죽음을 무릅쓰고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왕자 칼라프, 그리고 칼라프를 사랑하는 노예 소녀 류의 가슴 아픈 희생 등을 다룬 작품.정동혁 예술의전당 사업본부장은 10일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이제 여름이면 곳곳에서 '마술피리'를 올리는 등 '마술피리'가 가족 오페라의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며 "문화 트렌드를 주도해야 하는 임무가 있는 예술의전당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작품인 '투란도트'를 무대에 올린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웅장한 스케일의 '투란도트'가 제작비가 비싼 작품이기는 하지만 '네순 도르마' 등 관객에게 익숙한 아리아가 포함돼 '마술피리'의 후속작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는 4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그는 작년 멀티플렉스 메가박스가 설문 조사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에 '투란도트'가 선정된 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지휘를 맡은 최희준 독일 작센 주립극장의 수석 지휘자는 "어린이에게 음악을 쉽게, 제대로 전달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신선한 사운드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음악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대 양옆의 객석에 한쪽에는 타악기, 다른 한쪽에는 첼로와 하프 등을 설치해 이들 악기의 음향이 피트 속의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더해져 "폭발적이고 위력적인 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출자 장영아는 675석 규모의 중소 공연장인 토월극장과 '투란도트'의 웅장함이 융합될 수 있게 상징성을 띤 소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와 상징적 표현으로 원작의 내용을 충분히 살릴 것"이라는 그는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사람들의 죽음, 사랑과 죽음, 무기를 각각 토우(土偶) 12개, 30개의 빨간색과 하얀색의 등불, 부채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투란도트 역에는 소프라노 김세아와 조영주, 칼라프 역에는 테너 윤병길과 이동환, 류 역에는 소프라노 노정애와 남혜원이 더블 캐스팅됐다. 연주는 서울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합창은 인천 오페라 합창단과 성산 소년소년 합창단이 맡는다. '투란도트'는 14∼26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며 15일과 21일, 22일에는 오전 11시 공연이 추가된다. 티켓은 4만∼6만 원이며 문의는 ☎02-580-1300.

  • 전시·공연
  • 연합
  • 2010.08.11 23:02

[공연] 유쾌한 정치풍자극 '야메의사'

4대강과 청계천 사업 등을 신랄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한 연극 '야메 의사 2010'이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무대에 오른다. 순수 연극을 고집해온 극단 백수광부가 2006년 초연한 '야메 의사'를 최근 상황에 맞게 새롭게 각색한 것으로, 촛불 집회, 청계천 복개,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을 무대 위로 옮겨왔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옴니버스 방식으로 진행되며 연극적인 요소에 노래와 춤, 마임을 뒤섞어 장면마다 상징성을 더한다. 자격증이 없는 엉터리 의사인 '야메' 의사는 환자의 호출을 받고 출장 진료를 떠나는데 정작 만나야할 환자는 찾지 못한 채 빨래터 아낙들과 길거리 미치광이, 촛불 소녀와 조우하면서 좌충우돌하게 된다. 의사는 결국 4대강 사업 현장을 상징하는 강변에 도달해 자신을 호출했던 맹인과 만나지만 그는 "야메 같은 시대의 폭우 속으로" 던져졌다는 아리송한 말만 남긴 채 잠에 빠진다. 연출을 맡은 이성열 백수광부 대표는 "'야메 의사'는 일종의 시대 상황극"이라며 "이 시대의 민감한 문제적 상황을 담은 작품으로, 우리 사회에 대해 할 말이 없어질 때까지 '야메 의사'를 계속 공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석 2만원. ☎02-814-1678.

  • 전시·공연
  • 연합
  • 2010.08.11 23:02

[전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어록전'

한국 현대사의 중심에서 삶이 곧 역사였던 고 김대중 대통령(1924~2009).그의 사상이 깊이 각인된 어록(語錄)이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들의 필획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어록전 '평화·희망 그리고 김대중'.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하고 김대중평화센터와 김대중 대통령 추모 어록전 행사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한 시대를 이끌어간 지도자의 철학과 의식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자리다.참여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과 대한민국서예대전,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초대작가로 활동 중인 서예가 37명. 전북에서는 김병기 송하경 여태명 이용 조수현씨가 초대됐다.선문(選文)은 정진백 한국사상문화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30여권의 저서를 읽고 택했다. 800여개의 어록을 작가들에게 보내 작가들이 직접 골라 다섯점씩 완성하도록 했다.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민족적·세계적인 관점과 지향점까지 폭넓은 사유세계를 형상화한 작품들이다.여기에 서양화가 서기문씨가 김대중 대통령 초상화를 비롯해 하의도와 유달산, 삼학도, 영산강, 목포고택 앞바다 등 김 전 대통령의 역사가 서린 곳을 그려 내놓는다.정해숙 행사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과 세계의 민주주의,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 국민화합과 경제번영, 인간다운 삶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한 시대의 큰 별이었다"며 "세계적인 지도자의 진면목을 되새기고, 역사의 지속성과 예술의 영원성을 아우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개막식은 11일 오전 10시30분.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축사와 송수권 시인의 추모시 '인동초 지다' 낭독에 이어 '인동초'와 '목포의 눈물' 등 추모음악이 연주된다.이번 어록전을 계기로 어록전 작품집과는 별도로 김대중 대통령 어록의 진수를 담은 「김대중 대통령 어록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8.11 23:02

[전시] 애니메이션 다양한 제작기법 살펴볼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의 지프 떼끄가 기획 전시 '애니팩토리(Anifactory)'를 연다.이번 전시는 애니메이션의 다양한 제작기법과 제작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기회로 '전통적인 애니메이션(Traditional animation)'과 '스탑 모션(Stop motion)','컴퓨터 애니메이션(Computer animation)'으로 구성된다.'전통적인 애니메이션'엔 이중재 탁영환 한 진씨가 참여했다. 디지털 수묵 애니메이션 작가인 탁씨는 전통 수묵화에 다양한 연기(Smoke)를 디지털 기기로 합성해 입체감 있는 수묵화를 만들었다. 수묵화에 디지털 기기로 여러 장의 화면을 연속 촬영,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 주목을 모은다. 박슬아 전우진 정민영 탁영환씨가 참여하는 '스탑 모션'은 모델을 연속적으로 움직이게 한 뒤 이를 촬영한 작품이 전시됐다. 정씨는 찰흙과 같이 점성이 있는 소재로 인형을 만들어 촬영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Caly Animation), 전씨는 움직임마다 한 장씩 구분해서 촬영한 다음 이것을 모아 컴퓨터에서 이어 붙인 픽실레이션(pixilation)을 차용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감해원(류명희 진부향) 김태일 반경남 양선우 최재혁 라이언 그로빈스씨 등이 참여했다. 이는 컴퓨터를 사용해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로 LED를 사용한 최재혁씨의 작품도 이색적인 볼거리로 꼽힌다.전시는 18일부터 10월17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1층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문의 063)231-3377.theque.jiff.or.kr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10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42)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②

르네상스시대와 바로크시대를 잇는 대표적 작곡가들인 조반니 가브리엘리, 몬테베르디 등은 베네치아 성 마르코성당에서 성가대장,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바로크음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대비(Contrast)와 조화(Concertare)의 음악을 작곡했다. 성 마르코 성당에는 성가대가 여럿 있었고, 파이프 오르간도 성가대 별로 따로 있었으며 기악앙상블도 있었기 때문에 성악 대 기악, 독주 대 합주, 강·약의 대비, 다성음악과 화성음악의 대비 등 다양한 대비와 조화가 있는 음악을 변화있게 행할 수 있었다. 독주와 합주가 대비와 조화를 이루며 변화있게 진행하는 음악인 협주곡도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소리만 있고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성경말씀을 전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용납을 하지않던 악기음악, 기악은 동·서 문화가 병존하는 개방적인 분위기의 베네치아에서는 제약없이 받아들여졌고 교회음악을 위해 중요하게 쓰였다. 성 마르코 성당에는 1568년부터 최고수준의 상설 기악앙상블이 조직되어 있었고 중요한 축제일에는 연주자를 더 고용하여 연주자가 24명도 더 되었다고 한다.한 양식이 절정에 이르면 새로운 변화의 양식이 나타나는 것이 문화사조의 보편적인 흐름이다. 16세기 말 르네상스 다성음악이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을 때 새로운 미학, 새로운 화성개념, 새로운 짜임새를 모색하는 음악이 나타난다. 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 변하는 것이다. 변하게 되는 몇 요인을 살펴보면 첫째 르네상스 다성음악을 주도하던 알프스 북쪽 플랑드르(지금의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지방) 작곡가들의 다성음악, 대위법적 음악의 복잡함이나 기교적인 면이 솔직담백한 기질의 베네치아 작곡가들에게 달갑지 않았다. 다성음악의 복잡함이 이탈리아 음악가들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다성음악에서는 가사 내용보다 다성음악의 짜임새를 더 중요시했는데 이탈리아 작곡가들은 감정을 전달하는 가사가 잘 들릴 수 있는 단선율 음악을 더 좋아했다. 따라서 다성음악은 단선율음악 즉 모노디(Monody)로 바뀌는 것이다.두번째 변화는 다성음악을 제일 윗 성부는 노래하고 아래 성부는 악기로 연주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그러다보니 노래하는 성부는 가사가 분명하게 잘 들리고 악기로 연주하는 성부는 음색이 다양하여 재미있으니 그와 같은 연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되고 따라서 독창에 기악이 함께 하는 음악이 사랑받게 되는 것이다. 듣기 좋은 선율에 관심 많은 아마추어들의 악기 연주도 많아지면서 가사가 잘 들리는 순수한 선율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지게 되고 이와 같은 유행은 악기 반주가 있는 독창노래 즉, 모노디로 나타나게 된다. 독창노래는 더 재미있고 화려하게 작곡되면서 성악가들을 위한 기교적인 노래로도 작곡되니 다성음악은 이제 옛날음악, 구식음악이 되고 악기 반주가 있는 독창노래가 새음악이 되는 것이다.세번째 변화의 요인은 15세기 이탈리아에서 나타난 인본주의이다. 예술의 중심이 인간인 그리스·로마 시대의 예술을 재탄생시키자는 분위기는 성 아우구스틴이나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교부(Church Father)들의 저술보다는 호머, 플라톤, 키케로 같은 인간적인 문학에 관심이 많아지게 되었고 이런 분위기는 음악에도 나타났다. 그러나 문학 작품들이나 기록들은 이해할 수 있고 유용한 자료가 많았지만 소리예술인 음악은 소리가 사라진 지 이미 오래여서 남아있는 자료가 없기 때문에 그리스·로마시대에 행해진 음악을 알 수가 없었다. 설령 자료가 있더라도 미미했고 이해하기 힘들고 모순에 찬 내용이었다.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리스음악은 시(詩)와 완전히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의 내용을 온전히 잘 표현하는 음악을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이와 같은 노력은 이탈리아에 국한되지 않고 인근 나라로 확산되었다. 프랑스에서는 장 안트완 바이프(Jean-Antoine de Baif, 1532~1589)에 의해 설립된 '시와 음악의 아카데미(Academie de Poesie et Musique)에서 그와 같은 문제를 열심히 연구하였다. 독일지역 국가들에서도, 오스트리아에서도 시와 음악이 하나 된 음악에 대해 연구를 했다. 따라서 르네상스 다성음악은 시와 음악이 하나인 음악, 모노디로 변하는 것이다. 모노디는 바로크음악의 핵심이다. 바로크음악 하면 바흐와 헨델을 먼저 떠올리지만 바흐와 헨델은 바로크 말기의 음악가이기 때문에 바로크 초의 음악미학을 대변하지 않는다. 바로크 초기 최초로 오페라를 작곡한 페리(Jacopo Peri, 1561~1633)의 모노디인 극적 라멘토 <당신이 나를 떠난다면, Se tu parti da me>을 들어보면 시와 음악이 하나되어 있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라멘토(Lamento)는 그리스와 로마에서 기원했다고 알려진 탄식노래로서 이탈리아의 대중적인 시(詩)노래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8.10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42)명창 유성준-괴팍한 성격의 소리꾼

유성준이 <수궁가>를 잘했다는 것은 <<조선창극사>>에도 나온다. <<조선창극사>>에는 유성준이 <수궁가>를 잘하고, 그의 더늠은 '자라와 토끼가 만나는 대목'이라고 하였다. 또 유성준은 실제보다는 이론이 승하다(낫다)고 하면서, 당대의 판소리 최고 이론가라는 전도성과는 각기 주장을 달리하지만 현재 쌍벽을 이루는 평론가라고 하였다. 그러고 보면, 유성준이 송만갑 생존시에 크게 이름을 얻지 못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소리의 실제 기량에 있어서 유성준은 송만갑에 못 미쳤기 때문에 송만갑에게 밀렸던 것이다.유성준의 소리가 어떠했는가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의 음반은 <적벽가> '자룡 활 쏘는 대목' 한 장밖에 남아 있지 않다. 양면을 합해봐야 6분 정도밖에 안 되니, 그것으로 유성준의 판소리 전체를 재단할 수는 없다. 그 음반에 담긴 소리로만 보면, 유성준의 소리는 송만갑과 같은 고음의 단단한 느낌은 없다. 그러나 낮은 청으로 아기자기하게 소리를 엮어간다. 아무래도 기교가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에게 배운 사람들 중에서는 정광수가 가장 충실하게 소리를 이은 것 같다. 유성준의 <적벽가> 음반에 나타난 '목'을 정광수가 똑같이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광수는 유성준으로부터 <수궁가>와 <적벽가>를 다 배웠으므로, 유성준으로부터 가장 많이 배운 사람 중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유성준은 성질이 괴팍하기로 유명하였다. 그래서 제자들과 불편했던 일화들이 많다. 남원의 명창 김정문은 유성준의 생질이다. 김정문의 어머니가 바로 유성준의 누나인 유준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김정문은 어려서부터 유성준으로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그런데 김정문이 가르쳐주는 대로 바로바로 따라하지 못한다고, 유성준이 목침을 들어 김정문의 머리를 내리쳐 버렸다. 머리를 맞고 기절했다 깨어난 김정문은 유성준의 문하를 떠나고 말았다. 김정문은 송만갑을 찾아가 그의 고수 노릇을 하면서 소리를 배웠다. 김정문은 마침내 송만갑의 대표적인 제자가 되었다.임방울은 신숙, 김수악 등과 같이 유성준으로부터 쌍계사에서 소리를 배웠는데, 임방울은 목침으로 얻어맞아가면서도 정말 열심히 소리를 배웠다고 한다. 임방울은 마음씨 좋기로 유명한데 그런 성격이어서 얻어맞아가면서도 군소리 없이 소리를 배웠던 모양이다.김연수는 유성준이 순천에 사는 성정수라는 판소리 후원자의 집에 머물고 있을 때 소리를 배웠다. 성정수는 보성군수를 지낸 사람으로 천석꾼이었는데, 북을 배우려고 유성준을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김연수는 이 소식을 듣고 유성준을 찾아가 소리를 배웠는데, 김연수 자신의 말로는 이때 처음으로 판소리를 배웠다고 하였다. 김연수는 유성준만큼이나 성격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또 김연수는 당시 중학교를 졸업했으므로 학식도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김연수는 사설이며 장단 문제를 자주 따지고 들었다. 화가 난 유성준은 "사설을 그렇게 따지니 과거를 보는 것이 좋겠다. 네가 선생해라!"라고 하고는 그 집을 떠나버렸다. 그래서 김연수의 첫 번째 판소리 수업은 중도에 끝나고 말았다.강도근도 유성준에게 <수궁가>를 배웠다고 하였다. 강도근은 유성준이 하동군 악양에 살고 있을 때 유성준을 찾아가 2개월 여에 걸쳐 <수궁가>를 배웠다. 그러니까 유성준의 말년이었다. 그런데 유성준은 강도근이 소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따라하지 못한다고), 담뱃불이 들어 있는 담뱃대로 이마를 지져버렸다고 하였다. 강도근은 그때 생긴 흉터를 나에게 보여준 적도 있다. 이 사건 이후 강도근 또한 유성준을 떠나고 말았다.유성준은 임방울을 자식처럼 생각했고, 임방울 또한 유성준을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유성준의 제자 중에서 임방울은 가장 성공한 소리꾼이었다. 그리고 그 괴팍한 성질을 다 받아준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8.09 23:02

[전시] 색다른 '선의 예술' 4인4색전

서예는 이제 글씨 쓰기에서 벗어나 선(線)의 예술로 거듭나고 있다. 여백의 활용이 적극적이면서도 자유롭고, 풍부한 선의 표현이 존중된다. 익산시가 주최하고 솜리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한 '4人4色'전은 전통 서예가 주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온 한국과 일본의 중견 서예 작가들의 조우다.히라노 소겐, 야나기사와 카이슈씨(일본)와 오민준, 김성덕씨(한국)는 전통 서예를 바탕에 두면서도 현대 서예의 조형성을 강조한 작품을 통해 글씨와 그림의 근원은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히라노 소겐씨는 2002 월드컵 공식 포스터 참여 작가로 동경 미술관의 최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생명 탄생 시리즈'는 우주의 리듬을 느끼면서 생명의 숨결과 자연의 조화를 풀어놓은 작품. 파리와 뉴욕, 한국과 대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야나기사 카이슈씨는 온몸으로 필묵을 보여주는 전위 작가이자 서각 작가로 지명도가 높다. 불교에 심취한 그는 무위자연의 자신을 서체로 표현했으며, 우주의 5대 원소인 흙·물·불·바람·공기 등을 고대 일본의 장식문자인 조전체(장식문자)를 통해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원광대 서예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전북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오민준씨는 호방하면서도 자유로운 필체를 구사했다. 먹으로 생명체의 역동성을 표현하는가 하면, 모음 '아'나 'ㅅ·ㄹ·ㅁ'를 통해 리듬감 있는 조형미를 드러냈다. 원광대 서예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김성덕씨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수상작가로 고전적 필법에 기반을 두면서도 유려한 흐름을 보여줬다. 전시는 15일까지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09 23:02

[공연] '무주 뮤직 페스티벌' 12일 개막…금난새 등 국내외 정상급 뮤지션 참가

세계 최정상의 연주진과 마에스트로 금난새가 함께 하는 '2010 무주 뮤직 페스티벌'이 12일부터 14일까지 무주리조트에서 펼쳐진다.대한전선 설원량문화재단(이사장 양귀애)과 무주리조트가 주최하는 이번 뮤직 페스티벌은 예술감독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파니 - 마리 드간과 슈만 콩쿠르에 입상해 주목을 받은 피아니스트 니콜라스 브랑기에르와의 협연으로 아름다운 앙상블이 연출된다. 여기에 탄탄한 가창력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오은경씨도 무대에 오른다.12일 '심포니 콘서트'엔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 중 하나인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와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가 연주된다.13일 '챔버 콘서트'엔 하이든 교향곡 제82번 '곰'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 '죄놈므' 등을 들려 준다. 14일엔 '썸머 나이트 콘서트'에서는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의 서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스트라빈스키 발레 모음곡 '불새' 등이 연주된다. 또한, 화려한 불꽃놀이까지 어우러져 한 여름밤의 잊지못할 클래식 연주회가 될 것 같다.설원량문화재단은 2005년 대한전선그룹 故 설원량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뮤직 페스티벌 외에도 클래식 음악회인 '토요일의 안단테',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문화나들이 '렛츠 아트(Let's Art)' 등을 통해 지역 문화 발전과 소외계층의 문화 욕구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는 단체다. 공연은 무료. 문의 063) 320-7321~2. www.mujuresort.com

  • 전시·공연
  • 고달영
  • 2010.08.09 23:02

[공연] '치명적 매력'…미리 가본 부산록페스티벌

"강력한 록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지다."피아노와 베이스, 드럼으로 이뤄진 3인조 록밴드 '포'가 6일 오후 5시 '제11회 부산 국제 록페스티벌'의 서막을 열어젖힌다. 포는 1960년대 향수를 간직한 브릿팝을 동양 정서로 새롭게 해석해 그들만의 색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이어 카이스트 재학생들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 밴드인 5인조 메탈코어 밴드 '노이지'가 하드코어의 진수를 선보이고, 인디음악계의 유망 신인 '아침'이 뉴웨이브에서 포스트 익스페리멘탈 록에 이르는 독특한 그들의 음악을 선사한다. 또 얼터너티브 록밴드 '윈디캣', 3인조 록밴드 '텔레플라이'가 몽환적인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댄서블한 리듬을 연출하고, 한국 펑크록의 괴물 '옐로우 몬스터즈'가 1990년대 붐을 이뤘던 포크, 펑크, 메탈을 혼합한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일본 후쿠오카의 별 '논트로포'도 첫날 공연에 참여해 레게, 재즈, 삼바 등 듣는 이에게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열정의 하룻밤을 보낸 뒤 7일 오후 5시 우리나라 펑크록을 구원할 대전 펑크 록커 '버닝햅번'이 첫 앨범인 'Life Goes On'을 선보인다. 이어 홍콩의 하드코어 밴드 '킹리치', 각종 음악 페스티벌 섭외 순위 1위의 '이한철 밴드', 한국 록 음악의 대부 '부활', 미국의 '파이어하우스'가 밤바다를 뜨겁게 달군다. 마지막 밤인 8일에는 부산 토박이 출신 4인조 밴드 '언체인드(함진우.김기훈.김지근.김광일)'가 나팔과 확성기 등 다양한 소품과 함께 색다른 사운드를 선보이고, 스웨덴의 스래쉬 메탈의 킹 '헌티드'가 국내 록 마니아에게 그들의 음악을 전한다. 이밖에 윤도현 등 4인조의 한국 대표 록밴드 'YB', 홍대 앞 라이브 공연 밴드인 '와이낫' 등이 관객에게 록 축제의 끝을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폭발적인 록의 진수를 선사한다. '바다.젊음.사랑'을 주제로 한 이번 '제11회 부산 국제 록페스티벌'(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주최, 부산시.문화체육관광부 후원)에는 5개국 모듣 22개의 최정상급 록 밴드가 출연한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0.08.06 23:02

[공연] 유럽.아시아, 실내악으로 앙상블

한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중국 출신 지휘자와 함께 실내악 연주를 펼치는 음악 축제가 열린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과 주한유럽대사관연합은 5∼16일 서울 독일문화원과 방배동 성당, 부천 가톨릭대학교 등에서 '2010 유로 아시아 체임버 뮤직 페스티벌'을 연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유럽의 9개국에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음악도 25명과 한국 음악도 11명이 유로 아시아 챔버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참여한다. 이들은 5일부터 가톨릭대학교 성심 국제 캠퍼스에서 합숙하며 연습, 9일부터 일주일 동안 7번의 공연을 펼친다. 페스티벌에는 벨기에 출신의 첼리스트 디디에 포스킨, 쿼츠 앙상블, 중국 출신의 지휘자 황옌지아도 참여한다. 쇼팽의 화려한 폴로네이즈, 정현수의 '흩어진 바람', 드보르자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벨기에 출신의 프랑수와 세르베의 '슈베르트 왈츠 '열망'에 의한 변주곡' 등이 연주된다. 피에르 클레망 뒤비숑 주한 벨기에 대사는 "여러 나라에서 온 연주자가 한 곳에 모여 연주하는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EU와 한국의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뒤비숑 대사는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해 바순 연주를 직접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은 9일 독일문화원 유럽홀, 10∼11일 한남동 일신홀, 12일 방배동 성당, 13일 용산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4일 부천 가톨릭대학교 콘서트홀, 16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린다. 티켓은 16일 공연을 제외하고 모두 무료다. 16일 고양 아람누리 공연 입장료는 미정이다. 문의는 ㈜린덴바움 뮤직 ☎02-720-1013.

  • 전시·공연
  • 연합
  • 2010.08.0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