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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박인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주인을 잃어버린 학교를 앵글에 담아 기록했다. 작가가 기록한 장면은 음산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밝고 희망적인 슬로건, 여기저기 깨진 유리창과 손 때 묻은 개인물건 등 파괴와 보존이 공존한다. 생명력이 존재하지 않는, 의미가 사라져버린 것들을 포착해 아직 잊혀 지지 않은 공간들의 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아트갤러리 전주는 박인서 작가의 독특하고 철학적인 시선을 한데 모아 사진전 ‘주인 없는 학교’를 개최한다.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생명력이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폐교 모습 그대로를 기록한 사진들로 꾸며진다. 박인서 사진가는 이번 작업에 대해 “외부에서의 조금의 간섭이 없는 그 상태를 그대로 기록해 주인이 사라진 공간들의 적막함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그 공간들의 예전 모습과 우리 자신이 직접 사용했던 아직 잊혀지지 않은 공간들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라고 작업 노트를 통해 밝혔다.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신년음악회를 연다. 제265회 정기연주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 차이콥스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모음곡’, 슈트라우스 ‘박쥐’와 베르디 ‘라트라비아타’의 유명한 아리아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등 다채로운 무대로 펼쳐진다. 특히 이번 공연은 문화로 지역의 삶을 바꾸는 ‘문화도시’를 조성하는 전주시의 정책에 부응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날 연주되는 첫 곡은 로시니의 마지막 오페라인 ‘윌리엄텔 서곡’이다. 알프스에 사는 스위스 주민들의 삶과 투쟁, 폭력적인 억압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을 담아 선보인다. 두 번째 무대에는 박소영 소프라노가 협연자로 나서 전주시립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춰 감동적인 오페라 아리아를 선사한다. 세 번째 무대는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조인혁 클라리네티스트가 올라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를 연주한다. 마지막 무대는 전주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차이콥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모음곡’으로 이번 무대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화적인 분위기, 힘찬 멜로디 등 환상적인 음악의 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성기선 전주시립교향악단 지휘자는 “2024년 새해에 전주시민들께 들려 드리는 첫 연주회를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며 “희망찬 새해에 맞는 음악과 함께 힘찬 새해를 출발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켓 예매는 나루컬쳐에서 가능하며, 예술인 패스카드 소지자는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오는 3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2024 신년음악회’를 열고 갑진년 첫 공연의 포문을 연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과 KBS 국악관현악단의 합동 공연으로 진행된다. 관현악단이 주축이 돼 국악관현악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날 공연에서는 3개 단체 예술감독 및 지휘자가 '3인 3색'의 스토리로 무대에 오른다. 특히, 150여 명의 각기 다른 소리를 하나로 모아 화려한 국악관현악의 향연을 과감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프로그램은 총 6곡으로, 단체 고유의 특색이 담긴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먼저 첫 무대로 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와 함께 험난한 역사를 견뎌낸 고구려인과 현대 민중을 연결하는 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 국악관현악 ‘금잔디’(김대성 작곡)가 펼쳐진다. 두 번째 공연은 태평소 협주곡 ‘호적풍류’(구성 최경만/ 편곡 계성원)로 권성택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의 지휘로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협연자로는 창작악단 안은경 단원이 나선다. 이어 세 번째 무대에서는 이용탁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관현악을 위한 3중 협주곡 ‘무산향(舞散嚮)’(원작 원장현/ 작·편곡 서정미)을 선보이며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의 색채를 연주한다. 네 번째 무대는 조선 시대 문장가 송익필, 신숙주, 김동연의 시조를 모티브로 한 해금 협주곡 ‘Verses’(작곡 토마스 오스본)으로 조혜령 국립국악원 단원의 해금 협연연주가 함께한다. 이어 유지숙 국립국악원 예술감독과 김민경·장효선 국립민속국악원 단원이 ‘바람과 나무와 땅의 시’(편곡 이정민)을 연주하며 새해의 복을 기원한다. 끝으로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작곡 박병훈/ 편곡 이용탁)로 새해 희망의 돛을 올리며 신년 음악회를 마무리한다. 특히 이번 무대는 순수 국악기로 재편곡해 청중들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인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5000원이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또 이날 공연은 KBS 국악한마당 방송으로 송출된다. 다음 달 22일과 4월 2일에 각각 국립국악원과 KBS홀에서도 펼쳐질 예정이다.
고창에서 활동하는 김영숙 작가의 개인전이 고창문화의 전당 전시실에서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일상생활과 자연을 담은 ‘꽃’을 주로 작업한 서정적이고 섬세한 감성을 담은 수채화 작품이 전시된다. 작가는 고창군 아산면의 ‘흰당나귀 아뜰리에’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 제8회 대한민국수채화공모대전 특별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6년 제17회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입선, 2016년 제17회 신사임당미술대전 특선, 2017년 제49회 전라북도미술대전 입선, 2019년 제6회 대한민국미르인예술대전 특선 등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2023년 7월에는 강원도 출신 여성 작가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전시 지원 공모에 선정되어 강릉에 위치한 (재)한국여성수련원 갤러리 ‘솔’에서 기획전시를 갖기도 했다. 7년전 용인에서 귀농한 작가는 작은 텃밭에 푸성귀와 함께 여러 가지 꽃들을 심고 가꾸며 피고 지는 모습을 그린 그림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산문집 ‘blossoming’을 발간하기도 했다. 김영숙 작가는 “찾아오는 모든 분들이 작품 속의 수줍은 백일홍, 열정의 장미, 고혹적인 모란꽃들의 향연을 맘껏 즐기고 꽃같은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석산우송미술관(관장 문리)이 전쟁과 폭력, 부조리 등 세상의 어두운 이면 속 희망을 예술 작품에 담아 선보인다. 미술이 아름다운 꽃밭만 가꿀 의무는 없기에 더는 꽃길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예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연석산우송미술관은 오는 4월30일까지 이 같은 주제로 ‘안녕하십니까’展을 진행한다. 중국의 리홍보(Lee Hong-bo), 류수이양(Liu Shui-yang)과 미얀마의 옹게 레이(Nge Lay)가 사진과 조각, 설치미술로 드러낸 이야기는 남북 관계로 인한 전쟁 공포, 10·29 이태원 참사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부조리, 맥락 없는 자유를 내세워 부추기는 양극화 등 절대 아름답지 않다. 미얀마 사진작가 응게 레이의 ‘죽은 자기 모습 관찰하기’는 자신을 죽은 자로 분장해 배경을 조금씩 바꿔 연출하고 촬영한 사진이다. 살아 있는 자의 육체에서는 재현할 수 없는 죽음을 예술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그는 “우리 일상 자체가 엄청난 위험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살아갈 날이 점점 소진해 간다”라고 고백한다. 중국 조각가 류수이양의 ‘사다리’는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 상처와 무력감, 욕망과 공포를 민감하게 포착해서 표현했다. 인간의 과도한 욕망에 의한 압축 성장 과정에서 상처받고 죽어간 사람들의 넋을 기리는 듯하다. 중국 조각가 리홍보는 일상과 한 몸인 죽음과 폭력, 공포를 예술적 놀이로 희화화했다. 시각과 촉각적 충격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얇은 신문지를 겹겹이 붙이고 자르고 갈아서 포탄을 만들어 선보인다. 한편,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추진하는 ‘아시아 지도리 프로젝트’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전북지역과 아시아를 비롯해 각국의 현대미술 현장을 시간과 공간 차원으로 연결, 열린 미술판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센터장 이은주)이 ‘새활용 시제품 디자인 아이디어 프로젝트 결과 전시회’를 다음달 14일까지 CGV전주효자 2층에서 진행한다. 전시는 폐기물을 새활용 소재로 연구하고, 새활용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추진한 ‘새활용 시제품 디자인 아이디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입주기업 1기(소리새김, 욱샘작업실, 늘솜공방)와 2기(프리데코, ㈜잇잇, 제로디렉션)가 참여해 폐기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과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긴 14종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전시에서는 수많은 영화의 추억이 담긴 폐스크린으로 제작한 새활용 스마트워치 스트랩, 벽걸이 수납함 등 실용적인 새활용 시제품 전시와 프로젝트 과정이 담긴 영상을 감상 할 수 있다. 전주시새활용센터 이은주 센터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활용의 의미와 자원 선순환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며 “지역 내 다양한 폐기물을 새활용하는 작업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 작가 결과 보고전 ‘기대의 물결이 가닿은 시선’이 내달 25일까지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은 지난해 14.5:1의 경쟁률을 뚫고 입주한 작가들의 결과 보고전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6기 작가들은 권영성, 김명득, 김영진, 박승만, 오지은, 이부안, 이올 등 7명이다. 이들은 팔복예술공장을 통해 마주한 새로운 시선과 감정 등을 표현하고 다양한 시도와 실험, 예술적 탐험을 각자의 언어로 풀어내 작품으로 구현했다. 권영성 작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장소와 풍경 속에 자연히 형성되는 규칙성에 주목했다. 반복되고 나뉘어져 있는 여러 대상을 한 화면에 배치하여 캔버스에 담았다. 다차원, 꿈 그리고 지구 밖의 현상을 작업 주제로 잡은 김명득 작가는 자연이 가진 패턴의 알고리즘을 확장해 시각적 자료로 활용하고 작업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김 작가가 선보이는 ‘배치를 위한 리허설’은 배치의 이데아를 찾는 과정에 대한 작업이다. 작가는 작업실 내부의 특정한 위치에 사물들을 배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물들의 이상적인 위치를 찾고자 하지만 결국 최선의 위치에 그치게 되는 과정을 설치 작품으로 선보인다. 박승만 작가는 컴퓨터 그래픽과 사진 기술의 비슷하면서 다른 이미지 생산구조를 역으로 해체하고 사진으로 재구성하는 작업물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오지은 작가는 회화를 통해 느낀 기억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모호한 풍경을 스케치했다. 이부안 작가는 처음 마주한 생경한 풍경을 서사적으로 풀어내고 이올 작가는 자아와 타자의 기대 사이에서 어긋나는 갈등을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나타냈다. 백옥선 대표이사는 “6기 입주작가들이 1년 여간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활동과 교류를 바탕으로 선보인 이번 전시에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2월 27일까지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실과 B동 이팝나무 홀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업사이클 브랜드 기획초대전 송이석 ‘새칠로’가 내달 2일까지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 봄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지는 폐목재를 활용해 다양한 생활 소품을 제작하는 업사이클 브랜드 ‘새칠로’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새칠로’는 다시, 새로라는 전라도 방언으로 버려지는 모든 것들에 다시 한 번 새로운 쓰임의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을 담은 업사이클 브랜드이다. ‘새칠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천연자원인 나무의 소중함과 새활용(업사이클링)을 알리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시장에는 쓰임을 다해 버려지는 사과나무의 일생과 업사이클링 박스로 다시 쓰임을 이어 나가는 과정이 담긴 '나의 사과나무', 페팔레트로 제작된 '아트월' 등 다양한 폐목재 소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주시를 관통하던 옛 전라선 철길을 따라 전북대학교 초창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전북대학교 역사관(관장 김은희)이 오는 2월 23일까지 박물관 중앙홀에서 ‘옛 전라선 철길, 추억 그리고 전대인’ 특별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는 전주시민들의 일상 모습과 대학 초창기 전대인의 흔적이 묻어있는 사진 자료 40여점이 걸린다. 또한 사라진 옛 덕진역과 전북대 학생들이 통학할 때 이용한 증기기관차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조성됐다. 김은희 전북대 역사관장은 “역사관에서는 지속적인 역사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전시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공유할 예정”이라며 “전북대학교를 매개로 하는 지역의 문화자원 확장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은 27일 오후 3시 예원당에서 한국과 몽골의 문화 예술이 어우러지는 '동행(同行)'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양국 문화의 유대를 강화하고 전통예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몽골의 전통적인 '후미의 4가지 소리'로 시작해, 한국의 '사철가', '휘여능청', '달타령'과 같은 전통 음악, 그리고 아리랑과 몽골민요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또 공연에는 강볼드 발진냠(후미), 수크바타르 투르바트(마두금), 엔흐바타르 자르갈마아(무용) 등 몽골의 유명 예술인들이 참여한다. 특히 조옥선(가야금), 김승정(해금), 안명주(무용) 등 국립민속국악원 국악단원들도 무대에 오르며, 양국의 전통예술을 합동 연주로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김중현 원장은 “한국과 몽골은 깊은 역사적 유대를 공유하고 있으며, '동행(同行)’ 공연을 통해 두 나라의 예술과 문화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공연이 한국과 몽골의 문화예술 교류를 넘어 더 넓은 아시아 문화 연대의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가 양승우는 인간 저변에 숨은 폭력성에 집중한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작가는 우연히 야쿠자 다섯 명과 만난 것을 계기로 그들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기로 했다. 첫 시작은 야쿠자였지만 이내 노숙자, 술집 작부, 트랜스젠더 등 사회 저변층을 상대로 사진을 찍었다. 언뜻 보면 혐오감이 들고, 어떻게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양승우 작가의 시각이 담긴 사진전 ‘人間, 나와바리’가 오는 30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2000년 일본사진예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는 일본 신주쿠를 중심으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7년 일본 최고의 사진상인 도모켄 사진상을 외국인 최초로 수상한 바 있다. 국내 출판된 사진집으로는 <청춘길일> <양승우 마오 부부의 행복한 사진일기-꽃은 봄에만 피지 않는다> 등이 있다.
우리 음악을 보존·계승하며 창조적인 지역의 음악을 연주하는 전주시립국악단이 갑진년의 힘찬 출발을 알린다. 전주시립국악단이 다음 달 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해 첫 정기연주회 ‘진화(進化)Ⅳ’를 공연한다. 신년 음악회로 꾸려지는 이번 공연은 종묘제 보태평을 시작으로 남도민요연곡, 해금 연주, 관현악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먼저 전주시립국악단이 새해 첫 연주곡으로 합을 맞출 노래는 종묘제례악 보태평 중 희문, 기명, 역성이다. 보태평은 제례악이 연주되는 동안 왕들의 문덕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이날 무대에서는 현대적인 국악관현악곡으로 재창작돼 선보여진다. 특히 이날 장재환 전주시립국악단원이 악장으로 나서 장준철 전주시립국악단 악장, 전주시립무용부와 함께 무대에 올라 국악관현악과 합을 맞춰 일무를 선보이는 등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전한다. 두 번째 무대는 남도민요연곡(김희조 편곡)이다. 관현악 반주에 성주풀이, 흥타령, 개고리타령이 연이어 불려진다. 세 번째 연주는 많은 굴곡과 굿거리장단이 매력적인 지영희류 해금산조 협주곡이다. 무대에는 이동훈 전북대 교수가 출연, 해금과 국악관현악이 선율적 조화를 연주하며 지영희류 산조의 진수를 전한다. 네 번째 연주는 현재 방송 및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 남상일과 함께하는 무대로 사철가, 사랑가, 장타령 등이 이어진다. 끝으로 전주시립국악단은 이날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서사적인 음악, 관현악 ‘휘천’을 신년연주회의 마지막 무대로 연주하며 조화로운 세상 속 축복을 그려낼 예정이다. 8세 이상 관람가인 이번 공연의 예매는 나루컬쳐와 전화예매(1522-6278)를 통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시립국악단(063-253-5250)에 문의가 가능하다.
텍스트를 통한 깊은 사유가 불가능한 시대다. 한 이미지와 연계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알고리즘의 사회. 우리가 마주한 2024년이다. 숏 폼과 유튜브 알고리즘의 무한 굴레에서 하루가 지나가고 또 다시 하루가 시작된다. 김성호 사진가는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실재를 포착한다. 단순한 이미지를 통한 자기노출과 관음의 연속은 실재의 삶이 아닌 허상의 세계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 그래서 작가는 실재하는 공간인 집을 배경으로 시간의 흐름을 앵글에 담았다. 민낯의 나와 내 것을 촬영해 온갖 하이라이트 이미지에 중독된 시각이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말이다. 김성호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집은 우리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가장 민낯으로서의 사적인 공간”이라며 “1인 가구, 가족구성원 전체 아니면 구성원 일부를 제외하고 자유롭게 촬영했다”라고 작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후 작업을 통해 여러 이미지를 중첩해 한 장의 사진으로 구성했다. 흐릿한 이미지로서의 인물과 선명한 배경을 대비시켜 작품 속 공간과 물건은 실체를 의미하고, 이미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시간 속에 존재하는 실재를 상징한다. 철학적 사유와 작가의 시선을 관람할 수 있는 김성호 사진전 HOUSE OWNER는 21일까지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준비를 위해 총 19곳의 가정을 방문한 작가는 "사진 한장의 이미지가 모든 것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자극적이고 화려한 이미지 밖의 여백에 집중했다"며 "집안의 소품 하나하나는 앵글 앞에 선 인물의 삶을 각기 대변한다. 어려운 부탁임에도 사적인 공간을 내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예술가들은 늘 대화 상대를 찾는다. 그러나 이내 소통의 오류로 내면의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를 오롯이 바라볼 때 비로소 희망을 느낀다. 청목미술관 초대 전시 정유리 개인전 ‘way out’이 오는 23일부터 청목미술관 전시실(청목빌딩 1층)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소통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구멍이라는 기호적 이미지로 표현한다. 작품의 구멍은 답답하게 갇혀있는 벽이 아닌 시원하게 뚫린 공간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을 보여준다. 이는 예술가의 책무는 작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존재라고 믿기 때문. 작가는 “작품을 직접적인 언어의 대화가 아닌 조형적 요소를 통해 감정을 나누고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의 작품과 함께 호흡하는 모든 사람이 마음속 상처를 회복하고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작가 노트를 통해 밝힌다. 정유리 작가는 원광대 조형예술디자인대학을 졸업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청년 작가 발굴 시리즈 우화 ‘무민세대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 ‘함께, 바라보다’, ‘오르막 미술 야시장’, ‘청목 아티스트 레지던시 그룹전 전북의 불꽃 불꽃 3’ 등에 참여해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청목미술관에서 입주 작가들의 공간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라며 “예술적 교류와 협업 장르 간 융합을 시도하고 다양한 창작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사계절 순환과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전시회가 열린다.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은 9일부터 28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 전시실에서 '눈 녹으니, 봄'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민화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원색을 활용해 화폭을 채우는 고 김치현 화백의 작품부터 '동백꽃 화가'로 불리는 강종열, 민초들의 삶을 표현하는 김선두, 탄소섬유를 사용해 입체적 회화를 시도하는 이강원 등의 작품을 포함해 김미라, 김보영, 김선태, 송재명 등 11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교동미술관 김완순 관장은 "봄날의 환희와 정열을 그려낸 예술가의 작품으로 온기와 희망을 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전시 취지를 밝혔다.
2024. 1. 3 ~ 21 교동미술관 전시설명: 청룡 해를 맞아 인생의 청년 시절이 주는 활력을 되찾고, 새해 복을 기원하는 기획전이다. 전시 주제는 청룡의 푸름을 반영한 ‘Blue’와 생기 있는 비상을 바라는 의미의 ‘Alive’를 더했다. 역대 수상 작가 15명의 근작 30여 점.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고 확장되는 작가의 세계관과 변화를 가늠하면서 그들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미술상 안내: 교동미술상은 청년 작가 발굴 프로젝트로 <젊은 미술전 - 이 작가를 주목하라>(2011)를 모태로, 2021년부터는 장년층 지원을 확대해서 매해 청ㆍ장년 부문으로 수상과 지원을 확대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전주 원도심에 자리 잡은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갤러리로 들어서면 무채색 샹들리에 그림으로 가득한 공간이 나타난다. 마치 미술 기법 데칼코마니를 연상케 하는 샹들리에 작품들로 채워진 전시장이다. 작품들은 색상 뿐 만 아니라 분위기와 조형적 형태를 공유한다. 기하학적 형태가 어느 지점부터 묘하게 흐릿하고 무너지듯 일그러져 파괴적인 인상을 풍긴다. 예술의 가치와 인간의 정체성을 캔버스에 표현해 온 화가 정진용(51)의 작품이다.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가 새해 첫 전시로 정진용 개인전 <Candella_Deconstruction 해체주의>를 내달 25일까지 개최한다. 정진용 작가는 인공지능이 수집하고 모방한 그림을 파괴하고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9일 갤러리에서 만난 정 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어딜 가나 인공지능 타령”이라며 “인공지능을 시험하고 노출한 후 그것을 감각과 교류 비교의 과정 후, 해체하는 작업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샹들리에를 소재로 여러 작업을 진행해 온 작가는 이번 작업이 그간의 작업과는 결이 다른 작업이었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제 의도를 반영해 이미지를 추출하지만, 그것에 관한 판단은 오직 예술가인 제가 했다”라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성과 인간이 습득한 정보를 조합해 온 결과물을 해체시키는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한리안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의 예술적 창조성만은 지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와 그것을 파괴하는 해체의 행위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에서 출생한 정진용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30회 넘는 개인전과 150회의 단체전을 진행한 바 있다.
성장이 필요한 모든 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창작 연극이 전주에서 펼쳐진다. 김영오 아트센터가 오는 4월까지 연극 ‘오늘부터 맑음’을 공연한다. 우리아트컴퍼니가 주최하고 김영오아트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30분마다 열린다. 따돌림과 폭력에 노출된 아이에게 전하는 위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번 연극은 12년 전 초연으로 발표된 작품으로 변화된 세태에 따라 일부 각색돼 선보여진다. 연극의 연출에는 정찬호 감독이 나섰으며, 출연진으로는 진시라·정윤경·홍정은 씨가 이름을 올렸다. 공연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주인공 ‘승미’가 친구들의 괴롭힘을 받으며 전개되는 등 학교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을 비롯해 그들에게 아픔을 주는 가해자에게 성장의 메시지를 전한다. 연극의 각본을 쓴 김영오 대표는 “학교 폭력 가해자가 유명인이 돼 방송매체에 나왔을 때 그들에게 당한 피해자들은 아무리 시간이 흘렀어도 그때의 시간만큼 아픔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작품은 단순히 학교 폭력 피해자의 아픔을 보여 주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이번 연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학교 폭력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지만, 피해자가 더 위축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과 결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예매는 인터파크, 타임티켓, 티몬, 예스24, 위메프, 플레이 티켓에서 온라인으로 가능하고 현장 티켓 구매도 가능하다. 전석 2만 원. 한편 2020년 개관한 김영오아트센터는 민화전시회, 영화세미나, 연극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이들은 ‘오늘부터 맑음’ 및 청소년 연극교실, 창작초연작인 모노드라마도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우진청년작가회가 오는 2월 14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2024-선물’전을 개최한다. 기존에 기획전으로 진행됐던 띠 전과 다른 이번 전시는 대중과 관람객에게 선물 같은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됐다. 전시에 참여한 주인공으로는 강현덕, 김수진, 김용수, 김판묵, 박지은, 박진영, 박천복, 배병희, 이올, 이일순, 이은경, 이정웅, 이철규, 이호철, 이홍규, 장영애, 장우석, 조현동, 홍경태, 황나영 등 20여 명의 우진청년작가회 작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박영준 우진문화공간 관장은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즐거운 시점에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누군가에게 특별한 선물을 전하고 싶은 마음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따뜻하고 희망찬 전시로 한해를 맞이한 우진문화공간 역시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지역민들을 문화 향유를 위해 더욱 노력해 가겠다”고 밝혔다.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이 오는 12일까지 2024년 기획전시장을 꾸밀 작가를 모집한다. 환경, 새활용, 자원순환 주제의 작품을 주제로 하는 이번 공모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 중인 작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신청 방법은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홈페이지의 프로그램 신청 코너에서 접수가 가능하며, 서류 심사 결과 발표는 오는 18일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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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의 중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