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3 03:37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전시] 서신갤러리 지역작가들 '2009 화랑미술제' 참여

"아트페어가 상업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험적인 작품은 미술관이나 비엔날레에서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트페어 역시 미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서신갤러리가 지역작가들과 함께 19일부터 23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3전시장에서 열리는 '제27회 2009 화랑미술제-부산'에 참여한다.출품작가는 유휴열 강용면 윤길현 김용수 박성수 임현채씨. 이 중 박성수 임현채씨는 35세 미만 작가들이 200만원 이하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특별전 '아트 인 부산'에 출품한다.화랑미술제 개막에 앞서 16일 작가들과의 만남을 주선한 서신갤러리 박혜경 관장은 "전국의 작가들이 다 모이는 아트페어에서 가능성있는 작가들을 데뷔시키고 전북지역 작가들만의 고유한 지역성도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이 자리에 참석한 윤길현 김용수 박성수 임현채씨는 "아트페어는 다른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공부하고 그 해의 미술 흐름과 유행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화랑미술제에는 한국화랑협회 80개 회원화랑에서 5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풍자와 해학으로 자신의 철학을 표현해 온 윤씨는 아트페어에는 가벼운 웃음과 위트로 일반인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을 내놨으며, 김씨는 "회화성보다 공예성이 강한 매화시리즈를 4년 정도 하다보니 스스로 고민이 많아졌다"며 "아트페어 출품이 그 고민을 보여주고 새롭게 시작하는 기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박씨는 수묵과 약엽만을 이분법적으로 쓴 작품으로 특정한 색깔만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임씨는 모래산 위에 사람들이 숨어있는 모습을 통해 각기 다른 삶을 살고있는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담았다.서신갤러리가 추천한 작가들의 작품은 25일부터 4월 11일까지 서신갤러리에서 2차전시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3.19 23:02

[공연] '두 여자' 쓰고 연출한 김영오씨

"사람이 드라마고, 사람이 반전이죠. 서로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미나면서도 으스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재인촌우듬지의 스릴러 연작 '두 여자'를 쓰고 연출한 김영오씨(44). 두 여자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극으로 엮은 그는 "흔히 여자를 약한 존재로 생각하지만, 그러기에 더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길어봤자 3주 정도의 소극장 공연이 보통인 전북에서 최초로 150회 장기공연을 기획했습니다. 한 번의 공연을 치를 때마다 그만큼 공연할 수 있는 횟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오히려 아쉬워져요."김씨는 "소속 배우나 자체 희곡, 소극장 등 장기공연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한번쯤 장기공연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은 걱정했지만, 단순히 경제적이고 물리적인 이유로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150회 공연을 하는 동안 배우들이 번갈아 가면서 다른 역할을 맡게 됩니다. 같은 배역이라도 배우마다 자기 색깔로 다르게 소화하다 보니 한 번 볼 때, 두 번 볼 때, 그 재미가 다르죠."김씨는 "150회의 공연을 마칠 때 배우들이나 우듬지나 얼마만큼 성장해 있을 지 기대된다"며 "내년 1월 앵콜공연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3.17 23:02

[공연] 재인촌우듬지 '두 여자'…8월까지 150회 장기공연

한 여자가 있다. 남편을 너무 사랑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엔 꽁꽁 얼어붙은 냉동실 갈비로 남편의 머리를 내리치는 여자. 또다른 여자가 있다. 옆집 남자가 부인을 죽인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해 오지만, 주동자는 다름아닌 그 여자.두 명의 여자, 그리고 두 여자의 두 얼굴이 있다.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인 스릴러에 도전하고 있는 재인촌우듬지가 스릴러 연작 세번째 작품으로 '두 여자'를 공연하고 있다. '두 여자' 앞에는 '아주 치명적인'이란 수식어와 '남자들은 결코 모르는 여자의 양면성'이란 부제가 붙었다.'해*독(害*毒)'과 '더 캣(The cat)' 등 그동안 발표해 온 스릴러 연작에서도 사람 이야기를 했었지만, 이번 작품은 더 세졌다.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가 사람이란 것을 재밌게 전달하면서도 반전을 살린 '뒷끝있는' 연극이다.지난 6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8월 2일까지 우듬지소극장에서 150회 장기공연을 하고 있다. 150회 공연을 3기로 나누고 배우들이 번갈아가며 배역을 맡고 있어 공연마다 다른 느낌, 다른 분위기다. 출연배우는 정찬호 서대석 육광현 양세정 이근영 홍정은씨. 같은 여자라도 양세정씨는 여성스러움을, 이근영씨는 둔한 모습을, 홍정은씨는 힘있고 억척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3.17 23:02

고사리 손에 담긴 '경기전의 아련한 추억…'

"경기전은 내 야외 화실이었어. 그 곳에서 그린 작품을 국전에 출품해 특선도 했지."60~70년대 짧은 머리에 검정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청년 화가의 사생의 장소였던 경기전. 원로 서양화가 하반영 선생은 경기전을 젊은 미술가들의 열정의 장소로 기억했다.지난 14일 오후 1시 경기전에서는 매서운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200여명이 참가한 '화가와 함께하는 아동미술 사생대회'가 열렸다.전북미술협회와 시대미술문화연구회가 공동주최하고 '미술인과 경기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60~70년 화가 양성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기전의 추억을 되새기는 자리였다. 올해 처음 마련된 행사에 이승백 박종남 김한창 등 원로화가를 비롯해 김선태 김수귀 조헌(서양화) 송익규 신희섭(한국화) 엄혁용 성철진씨(조소) 등 전북지역 작가 45명도 동참했다.추운 날씨에 중앙초등학교 강당으로 옮겨 사생대회가 진행됐지만, 경기전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도 많았다. 4B연필, 크레용, 물감, 이젤 등 온갖 미술 도구들을 가득 담은 가방을 들고 경기전에서 추위를 견디며 스케치를 하던 김소혜양(13·전주 중산초 6)과 친구들은 "직접 보면서 꼼꼼히 그리고 싶어 추워도 밖에서 그리기로 했다"며 "언 손으로 그리느라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아 서두르고 있다"며 열정을 보였다.경기전에 나들이 겸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회에 참가한 초등학교 2학년 딸을 응원차 나왔다는 장해숙씨(39·전주시 송천동)는 "화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궂은 날씨에도 참가했다"고 했다. 대회에 참가한 고화연양(13·전주 인후초 6)은 "5년 동안 많은 대회에 참가했는데 화가 선생님들과 함께 한 것은 처음이라 즐겁다"고 말했다.홍선기 대회장(시대미술협회장)은 "'미술인과 경기전'이란 특별전람회를 준비하면서 전시만 하는 것 보다 전북 미술의 새싹들이 꿈을 펼칠 기회를 주고자 사생대회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는 한옥마을 전체를 대상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심사결과는 16일 전북미술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되며, 수상작은 20일부터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미술인과 경기전' 특별기획 전람회에 기성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된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3.16 23:02

[전시] 소장파 미술비평의 세계를 전시하다

미술계를 이루는 삼각축이 있다. 미술 작품을 만드는 작가, 이를 유통시키는 갤러리나 미술관, 그리고 작품의 의미를 분석하면서 작가와 대중의 가교 역할을 하는 미술비평가다. 이 중 미술비평가는 역할 자체가 간접적인데다 국내의 열악한 평론 환경 때문에 제대로 조명받을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평론이나 비평은 어느 예술 분야든 중요하기 그지 없다. 한국 미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10명의 소장파 미술비평가들을 좀더 직접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일민미술관이 13일부터 5월17일까지 여는 '비평의 지평'전이다. 강수미, 류병학, 고충환, 반이정, 장동광, 최금수, 서진석, 임근준, 유진상, 심상용 등 30-40대 미술 비평가가 각각 자신에게 할당된 전시공간을 자유롭게 꾸민 전시다. 이 미술관의 김희령 디렉터는 "이들 10명은 1980년대 이후 우리 시각문화의 다양한 지점을 읽어내고 활동해왔다"며 "이들에게 자신의 개인사, 비평활동 등을 토대로 가장 본인다운 문화를 표현해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10개의 전시 공간은 제각각이다. 류병학의 경우 '서재 살인사건'이라는 주제를 정해 스토리를 설정하고 소파, 영상 등으로 방을 꾸며 관객들이 직접 범인을 찾도록 했으며, 반이정은 자신이 좋아하는 자전거를 들여다놓고 웹하드에서 다운받은 사진을 작품처럼 진열해놨다. 장동광은 '자전적 연대기'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자신이 기획한 전시의 계획서, 전시장 도면 등으로 꾸민 서재를 차렸으며 서진석은 '피터팬 증후군'을 주제로 삼아 자신이 수집해온 조그만 인형들로 예쁜 공간을 만들었다. 부대행사로 강수미가 각각 진행하는 작가 강홍구와 정연두와의 대화 등도 열린다. 입장료는 1천-2천원. ☎02-2020-2055.

  • 전시·공연
  • 연합
  • 2009.03.13 23:02

[공연] 소리꾼 장사익 '꽃구경' 14일 소리전당

그의 목청에서 삶과 죽음이 춤을 춘다.희노애락이 상념을 털고 꽃구경을 나선다.한의 여운을 가슴 안으로 저미게 하는 목소리의 주인공 장사익씨(59·사진)가 전주를 찾는다. 14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가요무대의 '소리꾼'으로 통하지만, 그는 '그냥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마흔 다섯에 뒤늦게 핀 꽃이라고, 소리에 취해 사람에 취해 떠밀려서 노래하는 이곳까지 왔노라고 담담하게 얘기한다.자신의 몸이 통째로 악기가 되지 않으면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철학 때문인지 미국공연과 국내·외 공연에서 장사익소리판 '꽃구경'은 늘 성황을 이뤄왔다.25년간 그가 거친 직업만 열네 개. 그 어떤 분야에서도 환영받지 못했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전 공연 매진을 기록해왔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따라다니며 태평소를 불었을 때 모두들 미쳤다며 손가락질 했지만, 이젠 스무 살의 빅뱅도, 서른 살의 이효리도 부럽지 않다.그의 인기비결에 대해 어떤 이는 구슬프고 신산한 삶의 이야기지만 하늘가는 길에서조차 신명나게 놀 수 있는 낙관주의가 스며있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마음 속 속된 잡풀을 뽑히게 하는 마력이 있다고도 한다.삶과 죽음을 소재로 한 '하늘가는 길'에 관한 만가를 모은 1부에 이어 김용택 시인의 '이게 아닌데'와 김원석 시인의 '바보천사'를 비롯해 그의 대표곡 '찔레꽃' '국밥집에서' '아버지' '자동차, 삼식이' 2부, '돌아가는 삼각지' '달맞이꽃' '눈동자' '장돌뱅이' '봄날은 간다' 등 3부를 통해 찔레꽃 향기를 맡고 고단한 인생살이를 헤쳐온 세대들을 위한 무대가 마련된다.정재열(기타), 최선배(트럼펫), 이원술(베이스), 고석진(모듬북), 최장현(피아노), 벤 볼(드럼), 고석용(타악), 최영호(타악), 신승균(타악), 하고운(해금), 솔리스츠(아카펠라)씨가 호흡을 맞춘다.소리 바다에 빠진, 그래서 행복한 그는 70살, 80살이 넘어 90살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는 순간에도 끝까지 무대에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3.13 23:02

[공연] 효녀 심청·춘향의 눈물, 몸짓으로 풀어내다

귀로 듣는 판소리가 아닌, 눈으로 보는 판소리다. 청이와 심봉사의 상봉은 더욱 가슴 뭉클하고, 춘향과 이도령의 이별도 더욱 애달프다.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이재형)이 판소리를 춤으로 풀어낸 '소리·춤 하나 두울'을 3월 기획공연으로 이어간다.판소리 '심청가'를 바탕으로 한 널마루무용단의 '청의 눈물'(총구성·안무 장인숙)과 '춘향가'를 바탕으로 한 국립민속국악원의 '사랑의 메아리'(공연감독·연출·안무 계현순). 모두 한국춤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널마루무용단은 좀더 현대적으로, 국립민속국악원은 좀더 전통적으로 해석했다.14일 공연하는 '청의 눈물'은 '심청가'를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한 작품. 널마루무용단 특유의 보는 즐거움이 있는 무대다.무엇보다 판소리와 춤이 현장에서 어우러지면서 '판소리 무용극'으로서 새로운 결합을 보여준다. 방수미 명창이 도창을, 전주판소리합창단과 전북국악실내악단이 반주를 맡는다.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공연한 뒤 작품을 재정비, 한국적 색채감이 무르익었다는 평가. 장인숙 널마루무용단 단장은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청과 아버지의 상봉 장면에 힘을 실었다"며 "평소 '춘향'에 비해 '청'은 만나기 쉽지 않은 남원 관객들에게 '청의 눈물'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21일 공연되는 '사랑의 메아리'는 고 김소희 명창의 판소리 '춘향가'를 바탕으로 했다. 초장 '광한루의 사랑과 오리정 이별', 중장 '동헌마당의 자태', 종장 '부용당의 비손과 이화춘풍'으로 나눠 각 장마다 다른 분위기의 무용극을 보여준다. 지난달 국립부산국악원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작품.계현순 안무자는 "김소희 명창 특유의 맑고 우아한 소리에 역동적인 몸짓을 얹어 색다른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두 공연 모두 오후 3시 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무료로 열린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3.13 23:02

[전시] "한지, 무대의상엔 안성맞춤"

디자인북 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전주시립극단을 찾았다. 손엔'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의상 디자인이 들려 있었다.그로부터 10년 뒤 연극판에 무대의상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만들었고, 연극의상에 한지를 입히는 실험적인 무대를 마련했다.4월 26일까지 전주한지박물관에서 한지 연극의상 전시'연극, 한지를 입다'를 열고 있는 전양배 전주패션협회 부회장(42·사진)이다. '한지입은 광대(2005)''다시라기(2006)''맥베드(2007)' 무대에 올랐던 의상들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한지는 무대의상에 아주 잘 맞는 소재에요. 빛을 고르게 먹었다가 품어낸다고 할까요. 조명과 만나 은은하고, 안온하게 담아냅니다. 한지사 자체가 올이 잘 안 풀리기 때문에 옷 만들기도 쉽구요."전주시립극단 창작극인'한지입은 광대'는 그의 한지 연극의상을 선보인 첫 작품. 교육현장을 유머와 풍자로 풀어낸 무대에서 한지 의상은 배우가 더 살아나게 하는 마력을 뿜어냈다. 무대에 오르면 색감보다 재질감이 눈에 더 잘 띄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구겨진 듯한 골이 조명과 만나면서 입체감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한지옷은 '뻐셔서'과장되게 보이는 감도 있습니다. 배우도 커 보이게 하고, 동작도 과장되게 보이게 하죠. 풍자극 성격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다시라기'는 우리나라 전통 장례문화를 해학적으로 꾸민 극이다. 그는 삼베로 만든 상복의 까슬까슬한 느낌과는 다르게 한지는 꼬깃꼬깃한 느낌으로 민초들의 투박한 삶을 살려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닥섬유를 조형해 겹쳐 만든 갑옷과 투구를 만든 '맥베드'는 한지 의상의 결정판. 갑옷을 만드는데 3주가 꼬박 걸렸다는 그는 한지의상으로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갑옷의 묵직한 느낌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의상에 문양을 새겨넣는 일은 기성복보다 더 간편해 한 벌만 제작하는 연극의상엔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 덧붙어졌다.옷이 소리낸다는 점도 한지 의상의 특징. 옷이 씻기는 소리로 연극인들의 과장된 연기가 가능해진다고도 했다."관람객들이 전시장에 가면 '아, 이게 한지야?'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할 겁니다. 한지의상에 관해 잘 모르더라도, 갑옷이 어떤 장면에서 등장하고, 상복이 어떤 질감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스토리가 있는 전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갑옷의 경우 직접 입어볼 수 있도록 체험 코너도 마련했구요. 다만 모든 무대에 한지의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한지의상이 무대에서 빛나는 조연, 감초로 비춰질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3.12 23:02

[전시] 조선공신 이계맹을 만나다

광국공신(光國功臣) 이계맹을 재조명할 수 있는 유물들이 공개됐다.이계맹(1458~1523)은 여산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성장, 1489년 문과에 급제해 중앙의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 대사헌, 예조판서, 전라도관찰사 등의 관직에 올랐지만 사화로 어수선한 서울을 떠나 김제에 은거했다.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은 이계맹의 후손인 이기호씨로부터 「광국원종공신녹권(光國原從功臣祿券)」, 「문평공행적(文平公行蹟)」, 「묵암선생실기(墨巖先生實紀)」, 상서(上書) 등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이계맹은 조선 태조가 이인임의 아들이며 고려의 왕을 4명 죽였다는 중국 명나라 기록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공을 세워 광국공신으로 책봉됐다. 이 때 조정으로부터 받은 것이 「광국원종공신녹권」. 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 이진응씨는 "조선 왕실의 본향에 조선 왕실을 바로 세운 유물이 남아있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좀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문평공행적」은 1782년 이계맹과 관련된 글을 모아 간행한 「묵암집」을 엮기 위한 초고로 여겨지는 필사본이며 「묵암선생실기」는 1869년에 다시 발간한 「묵암집」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필사본 자료다.상서는 이계맹이 사화로 어수선한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며 임금에게 올린 것으로, 중종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전주박물관은 이번에 기증된 이계맹 관련 자료들을 중심으로 4월 7일부터 '전북의 인물 발견' 테마전을 열 계획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3.12 23:02

한국 현대미술 영국 런던서 전시·경매

한국 현대미술 작가 31명의 작품으로 꾸며지는 대규모 전시가 오는 6월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다. 이들의 작품은 세계 3위권 미술 경매사인 필립스 드퓨리(이하 필립스)를 통해 현지에서 판매된다. 중국이나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 현대미술의 잠재력에 주목한 패러렐미디어그룹(PMG)의 데이비드 시클리티라 회장과 필립스가 손잡고 2012년까지 진행할 계획인 '코리안아이(한국의 눈)'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시클리티라 회장과 필립스 영국사업본부의 로드맨 프리맥 회장, 후원사인 SC제일은행의 팀 밀러 이사회 의장, 데이비드 에드워즈 행장 등은 10일 낮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과 일정을 발표했다. 선정된 참여 작가는 이용백, 전준호, 장승효, 지용호, 정연두, 이동욱, 이이남, 최태훈, 심승욱, 이승민, 이용덕, 이환권, 박성태, 박선기, 조훈, 강형구, 김인배, 황인기, 권부문, 이림, 이우환, 박정혁, 데비한, 김준, 최소영, 한기창, 홍경택, 권기수, 추종완, 고명근, 윤종석 등 31명이다. 프리맥 회장은 "전시 기획을 맡은 이대형 H존 대표와 1년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면서 국제적인 컬렉터들에게도 통할 작가들을 선정했다"며 "한국 현대미술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국제적인 노출도가 낮지만 지금이 오히려 시장 논리로 접근할 적기"라고 말했다. 전시는 런던의 유명한 사치갤러리와 필립스의 대형 전시장에서 6월20일 개막해 각각 한 달여 간 열린다. 앞서 국내에서도 5월 18-23 충무로1가 SC제일은행의 제일지점에서 30점으로 꾸미는 프리뷰 전시가 진행된다. 경매는 7월 2-3일 이틀간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시클리티라 회장은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 진출 부진 이유로 "재능이 있는 작가들은 많지만 고립돼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번 기회에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영문 도록도 제작,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리안아이 프로젝트는 2012년까지 매년 전시를 여는 것을 비롯해 경매, 한국미술 세미나, 영문 도록 발간, 인터넷(www.Koreaneye.org) 홍보, 영국왕립예술대학(RCA) 유학 지원 작가 선발 등 사업으로 구성된다. 시클리티라 회장은 "싱가포르, 아부다비 등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3.11 23:02

[전시] 고달픈 삶의 현장, 앵글에 담다

폐허가 된 해안 초소에 놓인 낡은 폐선. 이젠 작고 초라한 그 배가 텅 빈 초소를 지키고 있다.흑백사진가 신철균씨(80)의 사진전'망(望)' 중 일부 작품이다."이전엔 그 배가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고 아낌을 받았지만, 이젠 버려져 바다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요."생애 첫 개인전을 여는 그는 1963년부터 군산을 중심으로 한 항만 하역장·해망동시장·째보선창·우풍화학 일대 가난하고 고달펐던 삶의 현장을 담아온 작가다. 거짓없고 순수하고 소박한 앵글, 날 것 그대로의 아이들 웃음꽃을 담아 동네에선'사진사 할아버지'로 통하지만, 일상을 결정적 순간으로 만드는 직관적 리얼리티가 살아있다."풍경전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전 풍경이라고 안 봅니다. 피사체와 내가 공감을 이룬 사물이고, 그게 바로 나요. 의미가 없어요."미리 계산된 틀 안에 가두지 않고, 오랜 기다림과 찰나의 접점에서 피어난 작품들. 원하는 색감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흑백사진을 고집해왔던 그가 이번엔 귀중한 칼라사진 두 점을 선보였다."모든 걸 작가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져야지, 누구 손을 타면 자기 것이 안돼요. 흑백사진 하면 흑과 백만 생각하지만, 삼원색에서 흑백이 나오는 거요. 내가 원하는 색감을 나와서 낸 것입니다."사진 연도와 장소는 제목보다 많은 의미를 건넨다. 연도와 장소가 사진이 지닌 기록의 의미를 더하고, 생명력을 갖는다는 철학이 반영됐다."작품은 많지만, 남발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음 준비가 돼야죠. 이전과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확 다가와야 합니다. 잘못하면, 지금까지 쌓아올린 것이 무너집니다."후대에게 역사를 물려주는 것, 하찮은 미물도 남기려는 역사정신으로 여든이 돼서도 여전히 작업에 매달리는 그.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담기 위한 열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전시는 4월 2일까지 갤러리 봄에서 열린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3.1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