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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찾아가자 무녀도·선유도 (2)맑은 바다·스카이라인·명사십리 등 매력 / 아직은 배 이용 많아…자전거족에겐 호평 / 연결도로 전면개통까지는 ‘어색한 과도기’
권혁일 기자  |  milpislove@jjan.kr / 등록일 : 2016.07.29  / 최종수정 : 2016.08.03  09:33:46

바쁜 현대인을 위한 세 줄 요약
1. 무녀도-선유도-장자도-대장도는 한 덩어리. 하지만 전부 다 보려면 하루로는 턱도 없다.
2. 고군산군도 연결도로가 부분 개통됐지만 여전히 여객선이 중심. 자전거도 괜찮다.
3. 스카이라인·망주봉도 볼 만. 선유도 해수욕장 백사장은 말이 필요 없다.

 

   
▲ 무녀도 모개미 마을을 지나는 길. 이 길을 따라 서쪽으로 쭉 가면 선유도에 닿을 수 있다.


△‘모개미’와 ‘서드이’
무녀도는 이름 그대로 ‘무녀’처럼 생겼다고 해서 무녀도다.

크게 보아 두 군데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무녀도 교회가 있는 동쪽 마을이고, 또 하나는 무녀도 초등학교가 있는 북서쪽 마을이다. 각각 ‘모개미’, ‘서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원래는 ‘서드이’라는 말이 무녀도를 가리키는 원래 말이라고 하는데, “열심히 서둘러 일해야 살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뜻을 알고 나니 왠지 슬프다.

어서 무녀도를 지나 선유도로 가고자 하는 여행자는 먼저 무녀도 교회가 있는 동쪽 마을을 통과하게 된다. 새파란 하늘과 옥색 바다, 그리고 벽이 샛노랗게 칠해진 건물 등이 눈에 들어온다.

해안을 돌아서, 혹은 마을 골목길을 통과해서 마을 남쪽으로 빠져나와 펜션이 자리 잡고 있는, 바스러진 굴 껍데기가 가득한 해안을 따라 걸으면, 이번에는 산길이 나온다. 산이라고 해도 실은 ‘언덕’에 가까운 규모지만.

진행방향 왼쪽으로는 나무 데크 산책로가 있고, 앞쪽으로는 선유도 방향으로 곧장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산책로는 그리 길지는 않다.
 

   
▲ 모개미 서편 해안 산책로. 7월 20일 당시에는 주변 공사 중이었다.


선유도 방향으로 진행하다 나오는, 옛 염전이 있던 들판을 끼고 뻗어 있는 제방길로 쭉 걷다 보면 곧 무녀도 초등학교가 나온다. 좀 더 걸어 갈림길이 나올 때 오른쪽으로 가면 선유교로, 왼쪽으로 가면 무녀봉으로 갈 수 있다.

   
▲ 무녀도 제방길. 왼쪽은 옛 염전이 있던 곳이고, 오른쪽 제방 너머에는 바다가 있다.

 

   
▲ 무녀봉으로 가는 길인데, 고군산군도 연결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안전장치가 따로 없어 위험해 보인다.


다만 왼쪽으로 갈 때는 고군산군도 연결도로 공사 현장을 지나게 되는데, 취재팀이 찾았던 7월 20일에는 ‘위험’ 표지판 외에는 달리 안전 설비가 돼 있지 않아 통행 시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 무녀도는 바다가 보이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로 아름답다. 이곳은 선유교 가는 길에서 만난 삼거리.


△다리 혹은 배, 배 혹은 다리

   
▲ 선유교 아래쪽 포구 모습.

 

   
▲ 무녀도 쪽에서 바라본 선유교. 큰 아치 모양의 다리는 현재 공사 중인 고군산군도 연결도로의 일부다.


선유교의 그 붉은 거대한 아치 형상이 가까워졌다.

아직은 그 큰 다리를 건널 수는 없고, 대신 왼쪽에 놓여 있는 작은 인도교를 건너야 한다.

1986년 놓인 이 다리는 무녀도와 선유도를 배 없이도 왕래할 수 있도록 해 생활권을 묶은 중요한 교통로다.

같은 해에 선유도-장자도 간을 잇는 장자교도 개통됐는데, 이들 다리를 통해 무녀도-선유도-장자도가 사실상 ‘한 덩어리’가 됐다. 여기에 장자도와 아주 가까워 애초부터 사실상 한몸이나 다름없던 대장도까지 끼워, 4개 섬이 한 덩어리인 채로 30년을 지내온 것이다.
 

   
▲ 무녀도와 선유도를 연결하는 인도교는 그 자체로 명소이기도 하다.

 

선유교는 교통로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훌륭한 전망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푸른 바다가 인상적인데, 성수기 때에는 관광객들이 다리 위에 멈춰 서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

선유교를 다 건너 언덕을 내려가면 곧바로 선유도 여객선 선착장이 나온다.
 

   
▲ 선유도 여객선 선착장. 조석 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왼쪽에 보이는 바지선 형태의 장치를 이용한다.


비록 고군산군도 연결도로가 부분 개통돼 육로로도 선유도에 닿을 수 있다고 하지만, 길이 열린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또 자동차로는 무녀도 초입을 넘을 수가 없기 때문에 여전히 관광객들이 선유도를 찾을 때 이용하는 주요 교통수단은 배다.

수원에서 왔다는 김모 씨·신모 씨 일행이 선택한 교통수단도 배였다.

기차를 타고 군산에 갔다가 배를 타고 선유도에 도착했다는 이들은, 다시 뭍으로 나가는 여객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긴 자전거 타기 좋은 것 같은데, 오늘은 너무 덥네요.”

여객선은 군산시 소룡동에 있는 군산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4차례 출발하는데, 소요 시간은 진달래호가 45분, 옥도훼리호가 1시간 15분이다. 주말 등 관광객이 몰릴 때는 증편된다.

또 비응도·야미도에서 유람선으로 선유도를 찾는 방법도 있다. 유람선은 주 선착장이 아니라 북쪽 선유3구 지역에 있는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최대 11차례까지 운항한다고 한다.

다만 이제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선유도를 찾는 관광객이 변수다. 이날만도 족히 두 자릿수의 라이더를 만났다.
 

   
▲ 섬 반대편 선유3구의 유람선 선착장 모습.

 

   
▲ 선유3구 유람선 선착장 모습.


이날 만난 김은수 씨(48)도 그런 ‘라이더’ 중 한 명이었다.

“저는 충남 서산에서 왔는데요, 선유도 다리 개통했다고 해서 한 번 와봤습니다. 자전거로는 새만금 방조제, 부안 쪽을 주로 다녔어요. 제가 사는 서산도 바닷가지만, 여기가 물은 정말 깨끗한 것 같네요. 해수욕장 백사장도 길어서 가족끼리 오면 좋을 것 같아요.”

선착장 맞은편으로는 수산물을 파는 상가가 늘어서 있고, 그 앞엔 마치 버스 종점처럼 생긴, 좁고 긴 콘크리트 광장이 있다.

사실 이곳은 과거 전동 골프 카트가 운행되던 때, 그 종점 역할을 하던 곳이다. 전기를 충전해 시속 10~20㎞ 정도의 속도로 섬을 돌아볼 수 있었는데, 섬사람들의 생활 교통수단이자 관광객들의 ‘이색 탈것’이기도 했다.

한때 선유도에만 200여 대가 있었다고 하나, 지난 2013년에 군산시가 전동카트 운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이제는 ‘과거의 기억’이 됐다.

 

   
▲ 선유도 선착장 인근에서 냉커피를 사 들고 한 컷. 자전거 애호가 한 명이 또 지나갔다.

 

오른쪽에 해안을 끼고 천천히 모퉁이를 돌면 스쿠터 등을 대여하는 업체와 함께 횟집 등이 나온다. 시각은 벌써 2시, 취재팀은 물회 한 그릇 먹고 가기로 했다.

   
▲ 선유도의 한 횟집에서 주문한 물회. 광어가 들어간 얼음 물회가 2인에 3만 원이었다. 특이하게 커다란 양푼에 한가득 나오고 국자로 개인 그릇에 이를 퍼다 먹는 식이었는데, 그 양이 ‘2인분’은 결코 아니었다. 세 명이 먹어도 배불리 먹을 수 있으리라.

 

   
▲ 광어가 잔뜩 들어있다.

 

   
▲ 개인 그릇에 덜어놓은 물회.

 

   
▲ 물회를 먹으며 바라본 바깥 풍경. 이만 하면 '신선이 노는 섬'이라는 '선유도'의 뜻에 걸맞은 호사라고 할 만하다.

 

△ 아직은 ‘절반’…고군산군도의 어색한 과도기
 

   
▲ 선유도의 새로운 랜드마크 '스카이라인'이 왼쪽에 있다. 선유도 해수욕장 백사장은 한산한 편이었다.


지난해 운영이 시작된 ‘스카이라인’은 어느새 선유도의 랜드마크가 돼 있었다.

‘스카이라인’은 선유도 해수욕장 남쪽 끝, 거대한 등대 혹은 전망대처럼 생긴 탑에서 케이블을 타고 내려가는 놀이기구(?)로, 이곳에서 선유도 해수욕장 복판에 떠 있는 솔섬까지 약 700m를 1분여에 걸쳐 내려가며 해안을 내려다볼 수 있다.
 

   
▲ 선유도 '스카이라인'을 한 관광객이 타고 내려가고 있다. 솔섬까지 약 700m 거리를 1분여에 걸쳐 '날아간다'.


스카이라인 체험 비용은 성인 개인 기준 1인 2만 원이고, 군산시·서천군 거주자 및 무녀·선유·장자도 지역 상품 10만 원 이상 구매자는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체험은 원치 않고 다만 높은 곳에 올라가 주변을 바라보고만 싶다면 성인 개인 기준 1인 2000원을 내면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평일에는 오륙십 명… 주말에는 수백 명 찾아오죠.”

스카이라인 관계자 김모 씨는 한 무리의 관광객을 무사히 솔섬으로 내려보내고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어쩐지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고군산군도 연결도로 부분 개통이라고 하는데, 아직은 절반뿐이라서 욕만 먹어요. 차라리 개통을 안 했으면 모를까, 부분 개통을 해놔서 관광객들이 이 더위에 걸어와서는 갈 때 되면 다 지쳐있는 거예요.”

역시, ‘개통’이라는 말만 듣고 무작정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은 모양이다. 무녀도에 정식 주차장을 마련해놓고 그쪽에 주차하게 한다면 조금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 많은 차량을 전부 감당할 만한 공간이 될까?

결국 고군산군도 연결도로가 전면 개통되는 2018년이 돼야 해소될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명사십리 모래 밟기

7월 20일은 ‘그래도 아직은’ 여행객들이 밀려들 때는 아니어서 해안이 한적한 편이었다.
 

   
▲ 선유도 해수욕장 백사장. '명사십리'로도 불린다.


‘명사십리’라는 이름이 붙은 해변이 전국에 여러 곳 있고, 전북지역에서도 고창군 구시포-동호 사이 해변에 ‘명사십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선유도의 명사십리 또한 이름에 걸맞은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 선유도 해수욕장 백사장에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


백사장은 총 길이 1.3㎞정도 되는데, 솔섬으로 들어가는 목제 다리가 백사장을 양분한다. 백사장의 폭은 약 100m다.

 

   
▲ 솔섬과 선유도 해수욕장 백사장을 연결하는 다리에서 바라본 고군산대교 모습. D자형 주탑이 그대로 보인다.


밝게 빛나는 모래는 밟으면 그 촉감을 오래도록 잊을 수 없다. 그만큼 부드럽고 곱다.

맨발로 걷기 저어하게 하는 이물질들이 이곳은 유독 적어서, 발가락 사이사이로 잔잔한 파도를 느끼며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백사장을 걷는 것도 해볼 만하다. 가끔 파도에 밀려 올라오는 보름달물해파리만 조심하면 말이다.

밀물 때는 이렇게 백사장의 모래를 밟는 재미가 있고, 썰물 때는 양손에 각각 맛소금 한 봉지와 호미 하나씩 가지고 나와 맛조개를 잡는 재미가 또 있다.
 

   
▲ 이 갈매기들은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 간혹 파도에 밀려 올라오는 해파리 종류는 조심해야 한다. 자칫 쏘여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천 년 역사 품은 ‘오리지널 군산’

   
▲ 솔섬에서 바라본 망주봉.

 

선유도를 상징하는 또 한 곳이 바로 망주봉이다. 해발 152m면 육지 기준에서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봉우리지만, 작은 섬에서는 존재감이 다르다.

해수면 바로 위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 바위산은, 마치 섬에 박힌 거대 생명체의 알과도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이 봉우리와 주변 지역이 바로 천 년 전 ‘오리지널 군산’의 자부심을 품고 있는 지역이다.

 

   
▲ 선유도 해수욕장 북쪽 전경. 오른쪽에 있는 바위산이 망주봉이다.

 

고군산군도는 문자 그대로 ‘옛 군산을 이루는 섬들’이다. 유인도 16개를 포함해 총 63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신시도 같은 곳은 이제는 섬이 아니게 됐으니 정의가 달라져야 할 것도 같다.

‘군산’이라는 이름은 선유도를 가리키는 옛말이기도 하다. 고려시대, 당시 행정구역상 만경현에 속했던 선유도는 고려-송 간 무역로의 기항지였고, 그래서 온갖 나라의 상인들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편찬한 ‘선화봉사고려도경’에 따르면 인종 원년이던 1123년, 김부식(삼국사기를 편찬한 그 김부식 맞다)이 주관해 ‘군산도’에서 국가 차원의 대규모 영접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선유도 북쪽 망주봉 인근에는 임금의 임시 거처인 ‘숭산행궁’, 사신을 맞이하던 ‘군산정’, 바다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오룡묘’ 등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여기서 최상급 청자와 기왓조각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조선 태조 6년(1397년)에 선유도에 수군 만호영을 두기도 했다. 그러나 방어전략의 효율성 등의 문제로 세종 때 군산진을 진포, 그러니까 지금 군산 지역으로 옮겼다. 그래서 고군산군도에 옛 고(古) 자가 붙은 것이다.

 

   
▲ 망주봉 주위를 돌아 선유3구로 가는 길. 그대로 직진하면 옥돌해변으로 갈 수 있다.

 

선유3구 지역에는 옥돌해변이 있다. 옥돌해변은 반대편 선유1구 지역에도 있는데, 선유도 해수욕장의 명성이 워낙 자자해서 그렇지 이들 옥돌해변도 매우 아름답다.

또 장자도, 대장도 또한 그 풍광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들 지역을 도보로 하루 안에 다 돌아보기는 매우 힘들다.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해도, 충분히 여유롭게 즐길 만한 시간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선유도 여행을 하려거든 최소한 1박 2일, 조금 여유를 갖고 싶다면 2박 3일 이상의 일정은 잡아야 이곳저곳에 숨겨진 매력을 다 볼 수 있다.

 

   
▲ 망주봉 북쪽을 돌아 나오는 길에서 만난 견공.

 

어느덧 해가 질 무렵이 됐다.

망주봉 주위를 한 바퀴 돈 취재진은 이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온 길을 더듬어 무녀도 회차지점을 향했다. 백사장을 다시 건너, 해수욕장 남쪽 끝 슈퍼마켓에서 물 두 병을 샀다. 여기서부터 다시 5㎞ 이상을 걸어야 한다.

   
▲ 선유교를 건너 무녀도로 나오는 길.

아, 평소에 운동 좀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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