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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건지는 피서지 건지산 : 편백 숲과 둘레길
권혁일  |  milpislove@jjan.kr / 등록일 : 2016.08.19  / 최종수정 : 2016.08.19  18:17:15

바쁜 현대인을 위한 3줄 요약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바로 뒤, 들어서면 서늘. 이거 리얼.
- 덕진연못, 오송제 등 잇는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산책도 괜찮음.
- 휴가 종료, 방학 종료…힘내서 일상 복귀 준비합시다.

휴가 일정 중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휴가가 시작되기 전날’일 것이고, 방학 기간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방학하는 날’일 것이다.
휴식은 영원하지 않고, 언제나 여름은 그 휴식보다 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의 행동반경은 이제 크게 좁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곳에 시나브로 찾아갈 수 있는 피서지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
다행히 전주에는 도심에서 건지는 피서지, 건지산 편백 숲이 있다.

도심 속 선풍기 편백 숲
편백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숲 속이 도심보다야 당연히 시원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그림=이권중


물론 ‘기분 탓’은 아니다.
최근 전북녹색연합이 발표한 ‘2016년 전주 열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30일 오후 2~3시에 전주 경기전은 섭씨 37.4도, 전북대가 37.2도 등 도심지 26곳이 평균 35.6도로 기록됐는데 건지산 편백 숲은 32.7도였다. 이것도 물론 더운 기온이긴 하나, 도심 평균 기온보다 섭씨 3도가 낮다면 이것은 분명 체감할 수 있는 차이다.
또 앞서 발표된 ‘형질별 지면 온도 변화 추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심의 아스팔트 지면은 한낮에 섭씨 50도 이상으로 치솟은 반면, 건지산 도시숲의 지면은 섭씨 27.6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온도 차이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취재팀이 온도계를 들고 찾아간 19일 오후 2시 4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앞 삼거리에서 잰 기온은 섭씨 무려 40~41도. 숲으로 들어가기 직전 주차장 앞 온도도 섭씨 37도였다. 반면 편백 숲에서 잰 기온은 섭씨 32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 8월 19일 오후 2시께 전북일보사 앞에서 측정한 온도. 섭씨 37도.

 

   
▲ 8월 19일 오후 2시 36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앞 삼거리에서 측정한 온도는 무려 섭씨 40도다.

 

   
▲ 같은 날 편백 숲의 기온. 섭씨 32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백엽상 등 잘 통제된 조건에서 잰 것은 아니었지만,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오히려 이쪽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의미 있는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건지산 편백 숲은 전북대가 조성·운영하고 있는 학술림의 일부다.
전북대 학술림은 지난 1964년 지정됐는데, 전체 면적은 133.6㏊다. 편백 숲은 이 중에서 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상에 등장하는 건지산 편백 숲은 한 곳이 아니라 오송제·한국소리문화의전당 쪽에 하나, 조경단 쪽에 하나, 이렇게 두 군데가 있다. 취재팀은 8월 17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오송제 쪽 숲을 찾았다.

   
▲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편백 숲. 파노라마 촬영.

 

   
▲ '아주 빽빽한' 정도는 아니다.


전주시민, 특히 송천동이나 덕진동, 호성동 등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친숙한 공간인데, 17일에도 평상에 앉아 부채질하며 쉬고 있는 주민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 소모 씨와 함께 나와 있던 호성동 주민 정모 씨도 그 가운데 있었다.

“숲이 좋으니까 자주 오죠. 공기도 좋고. 집에 있는 것보다 훨씬 낫죠, 새 소리도 들리고.”

이 주민은 질문하는 기자의 온몸에 흐르던 땀을 보고는 “세상에, 땀 좀 봐” 하며 부채를 부쳐 주었다.

“아침부터 이 시각(오후 3시께)까지 와 있는 거예요. 너무 좋죠.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95점? 좀 더 울창했으면 좋겠지만요.”

 

   
▲ 8월 17일, 건지산 편백 숲에서 쉬는 시민들.

사실 건지산 편백 숲은 잘 알려진 다른 편백 숲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도내 편백 숲의 대표주자로 널리 알려진 완주 상관면 공기마을 편백 숲은 무려 86㏊ 규모에 편백이 10만여 그루에 달하는데, 건지산 편백 숲은 이에 비하면 한참 작은 셈.
서울에서 찾아온 손님과 함께 탁자에 앉아 있던 이모 씨는 이 점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좋다고 해서 와봤는데, 완주 상관보다는 좀 답답하네요. 규모도 작고. 거기가 에어컨이라면 여기는 선풍기 정도?”

그렇지만 건지산 편백 숲이 갖진 엄청난 강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압도적인 접근성이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전북대나 덕진공원에서 ‘캠퍼스 둘레길’을 따라 시나브로 걸어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특히 산길에서 마주칠 수 있는 날벌레가 싫다면) 165번 시내버스가 지나가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뒷길로 곧장 들어갈 수도 있다.

   
▲ 여기서 몇 분만 걸어 들어가면 된다.


이 씨도 이 점은 인정했다.

“도심에 있다는 점에서는 좋죠. 거기(완주 상관 공기마을 숲)는 한참 들어가야 되는데 여긴 도심에 바로 있으니까 접근성이 아주…….”

편백은 측백나뭇과에 속하는 침엽수로, 높이 40~50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편백나무’라고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편백’으로만 올라 있다. 그런데 편백과 친척뻘 되는 측백은 ‘측백’과 ‘측백나무’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다. 뭘까, 이것은.
‘노송나무’라고도 불리며, 원산지는 일본이다. 일본어 이름은 ‘히노키’로, 일본식 고급 욕탕인 ‘히노끼 욕탕’을 만드는 데 쓰이는 나무가 바로 이 나무다. 그 은은하게 퍼지는 나무 향이 편백의 향이었던 것이다.

   
▲ 수직으로 높이 솟아 있는 편백들.


‘피톤치드’라는 성분을 많이 방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이나 곰팡이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출하는 천연 항균물질인데, 이것이 벌레에게는 ‘독소’지만 인간에게는 이로운 작용을 한다. 그래서 삼림욕이나 아토피 질환 치료에 이 편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아마도 그래서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나브로 걸어보는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건지산은 전주시 덕진구에 솟아 있는, 해발고도 약 100m의 야트막한 산이다. 높이로 따지면 전북지역의 이름난 명산과는 비교할 수 없고, 완산칠봉(해발 163m)에 비해서도 한참 낮다.
그래서 오히려 더 전주시민의 사랑을 받는, 친근한 산이 된 것일 터다.
전북대의 북서쪽을 차지하고 있는 ‘뒷산’이 바로 이 산인데, 전북대가 자랑하는 ‘캠퍼스 둘레길’에 이 산을 관통하는 산책 코스가 포함돼 있다.

   
▲ 1971년 10월 28일 촬영된 항공사진. 가운데 보이는 건물군이 전북대 캠퍼스고, 오른쪽 상단의 녹지가 건지산 자락이다.


‘캠퍼스 둘레길’의 총 연장은 11.4㎞인데, 전북대는 이 가운데 탐방 구간으로 9.1㎞(소요시간 4시간)의 ‘풀 코스’와 6.2㎞(소요시간 2시간)의 ‘하프 코스’를 제시하고 있다.

전북대 측이 제시하고 있는 ‘풀 코스’의 공식 시작점은 신정문에 조성된 ‘전대 힐링 숲’이지만, 굳이 거기서 출발할 필요는 없다.

   
▲ 전북대 신정문 전대 힐링 숲.

 

   
▲ 전북대 신정문 전대 힐링 숲.


추천할 만한 시작점은 덕진공원인데,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전북대 예술대학 방향으로 시나브로 걸으면 플라타너스 길이 꽤 걷기 괜찮다.

   
▲ 이렇게 생겼다.

 

   
▲ 덕진공원 쪽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 전북대 예술대학 앞 길.


물론 정석대로 신정문(하프 코스는 전북대 박물관)에서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둘레길 코스가 아니라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길로 곧장 북문으로 나가는 것도 좋다. 캠퍼스 중앙 분수대를 지나 만나는 가로수 길도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 가끔 노랫소리, 음악소리가 들리기도.

 

단 방문객이 많이 머무는 일부 지점을 제외하면, 건지산 산길 곳곳에 위치한 벤치는 관리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어서 무용지물에 가까우니 참고. 일부 갈림길의 이정표 부재도 아쉽다.
또 코스 전체를 통틀어 휴지통이 매우 귀하기 때문에 혹 쓰레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가방이나 봉투를 미리 준비해야 하겠다.
(당연한 이야기지만)음료 자동판매기 같은 것도 산길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므로, 코스 중간에 있는 전북대 생활관 카페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시설을 이용하면 도움이 되겠다.

   
▲ 벤치의 위치는 참 좋은데, 관리 상태가 아쉽다.

 

   
▲ 둘레길의 주요 지점 중 하나인 오송제.

 

   
▲ 8월 17일, 연꽃이 아직 남아 있었다.

 

   
▲ 떨어진 연꽃잎도 예쁘다.

 

   
▲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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