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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를 가꾸는 사람들 "머리 맞대고 마음 모아 더불어 잘 사는 법 찾아요"임옥섭, 청년들 돌아올 수 있도록 일자리 발굴 / 최대희, 농촌 장애아동에게 특수교육 서비스 / 박창기, 삭막한 주거공간서 정감 넘치는 교육
은수정  |  eunsj@jjan.kr / 등록일 : 2017.01.03  / 최종수정 : 2017.01.04  16:57:05
   
▲ 완주지역에서 공동체 활동을 이끌고 있는 임옥섭 안덕마을 사무장과 박창기 에코르3단지아파트공동체 대표, 최대희 이랑협동조합 전 대표(사진 왼쪽부터)가 공동체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안봉주 기자
 

농업중심의 산업구조와 뚜렷한 지역발전 동력을 선점하지 못한 전북은 수도권과 인근의 광역도시에 종속되면서 인구유출이 가속화됐다. 떠나는 전북은 공동체 붕괴로 이어졌다. 그러나 십여년 전부터 지역에서 주목할만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마을만들기 등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 회복운동. 농촌지역에서 시작된 이러한 활동은 도시로 확산되면서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도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공동체활동을 벌이고 있는 완주지역의 활동가를 만났다. 농촌마을살리기 성공사례로 꼽히는 구이면 안덕마을의 임옥섭 사무장과 장애아동 특수교육단체를 이끌고 있는 최대희 이랑협동조합 전 대표, 이서면 에코르3단지아파트공동체 박창기대표. 이들은 자신의 생활터전에서 더불어 잘 사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

△임옥섭 구이 안덕마을 사무장

임옥섭 사무장이 마을사업에 뛰어든 것은 농촌마을 재생사업이 붐을 이룬 2000년대 중반이다. 고향인 구이면 안덕마을도 여느 마을처럼 인구감소와 고령화문제를 안고 있었다. 해법으로 찾은 것이 객지로 떠난 자녀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안덕마을은 지난 2007년 ‘소풍 오고 싶은 마을’만들기부터 시작했다. 농작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다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한증막 운영에 나섰다.

마을사업에는 안덕리의 미치·장파·원안적·신기 4개 마을 주민이 참여했다. 유일한 30대인 임씨가 마을 살림꾼으로 나섰다.

이후 안덕마을은 웰빙식당, 마을한의원, 펜션, 전통문화체험관 등 인프라를 확장하면서 마을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늘렸다.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만 7만 여명이 다녀갔다. 현재 안덕마을은 4개 마을 80%가 마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임 사무장은 “주민들이 계속 일을 하는 것이 마을회사를 설립한 목적인데, 10여년 동안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늘렸으니 목적을 이룬 것”이라고 했다.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사업체를 꾸리고, 내 일처럼 적극 참여한 것이 성공비결이라는 것이다. 현재는 74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12명이 마을회사를 꾸리며, 20여명이 프로그램 운영과 관리 등에 참여하고 있다.

마을사업이 번창하면서 떠나지 않는 마을이 됐지만 찾아오는 마을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70대.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다보니 젊은 귀농인 유치와는 거리가 있다. 농지가 없는 산골마을이라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임 사무장은 안덕마을이 기로에 있다고 했다. 건강힐링체험마을로 특화됐지만, 마을에 사람이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르신뿐 아니라 청·장년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을로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대희 이랑협동조합 전 대표

최대희 이랑협동조합 전 대표가 완주에 자리잡은 것은 3년여전. 우석대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최 센터장은 충남에서 장애아동을 가르치다 친구들과 마음을 모아 완주에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목적은 농촌에 거주하는 장애아동에게도 질 높은 특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친구인 채경석 김성일씨와 함께 이랑협동조합을 만들고, 출자금을 모아 봉동면에 이랑아동발달통합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청년들이 농촌에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시설을 설립했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목받았지만 자리를 잡기까지는 순탄하지 않았다.

최 센터장과 친구들은 센터를 아이들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농촌의 자연환경도 십분 활용했다. 심리·언어·인지·미술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 부모교육 등 가족지원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장애아동들의 편의를 위해 차량도 운행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완주뿐 아니라 전주에서도 센터를 찾는 아이들이 있다. 120여명의 아동이 센터를 이용하는데 학부모 사이에 인기가 좋다.

최 센터장은 농촌 아동에게 도시보다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적은 어느 정도 이룬 것으로 자평했다. 프로그램 차별화가 경쟁력을 갖게 했고, 주변의 유사한 시설에도 변화를 일으키는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센터를 운영하는 이랑협동조합은 소셜벤처 경연대회와 전북 협동조합대회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이름도 알렸다.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 장관표창도 받았다.

최 센터장은 앞으로 센터에서 장애아동의 학령기 이후 과정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직업교육과 일자리개발 등을 연계해 장애아동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사회적 기업도 준비하고 있다. 또, 완주 같은 농촌지역에 센터를 건립해 장애아동들의 권리를 찾아주고 싶은 꿈도 함께 키우고 있다.

△박창기 이서 에코르3단지공동체 대표

박창기씨가 완주군민이 된 것은 불과 1년여전. 직장 이동에 따라 이서면 에코르3단지아파트에 입주하면서부터다.

새로운 환경에서 가장 걱정된 것이 두 딸의 적응 여부. 박씨는 지난해 4월 아파트 주민공청회에서 자신이 기획한 교육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해볼 것을 제안했다. 꼼꼼하게 준비한 제안서에 주민들은 감동했고, 주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아파트공동체가 조직됐다. 열정이 큰 박씨가 대표로 추대됐다. 에코르3단지공동체 목표는 아이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재미있는 아파트 만들기다.

박 대표는 자신의 아이뿐 아니라 이웃의 아이들이 함께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따라서 공동체프로그램도 어린이교육을 중심으로 기획했다. 교육프로그램이 개설된다는 소식에 재능기부 하는 주민이 생겼고, 공동체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어린이는 80여명에 달한다.

어린이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공동체 프로그램은 성인과 유아 대상으로 늘어났다. 또 아파트 단지 주민으로 시작된 공동체도 인근의 다른 아파트와 초등학교 학생까지 확장됐다. 내 아이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친구까지 살피고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진정한 공동체활동으로 본 것이다.

에코르3단지공동체는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아파트공동체 활동은 기획단계에서부터 공유하며, 모든 경비는 다양한 형태로 기부받아 진행한다. 든든한 지원군인 아빠서포터즈가 구성됐고, 아이들이 직접 공동체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는 키즈운영위원회도 꾸려졌다.

교육프로그램과 연계한 체험활동과 할로윈·크리스마스축제 등 어울림행사도 열었다. 박 대표는 “아이들의 환경을 가꾸는 일로 공동체활동이 시작됐지만 좋은 이웃을 얻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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