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설 열차표 현장예매 전주역 가보니] "한 시간 일찍 왔는데도 115번"10분만에 주요시간대 매진 / 명절때 오고 갈 가족생각에 / 표 구하지 못할까 전전긍긍
천경석  |  1000press@hanmail.net / 등록일 : 2017.01.11  / 최종수정 : 2017.01.11  21:33:09

“우째야 쓰까~ 빨리 온다고 왔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네…”

설 연휴(26~30일) 호남선·전라선 열차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11일 전주역 매표창구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표를 구하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민 300여 명의 예매 행렬은 매표창구를 지나 대합실 앞까지 이어졌다.

가족을 편안하게 만나고 떠나보내기 위해 반드시 표를 구해야 한다는 개개인의 절박감 때문인지 시민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초조함이 가득했다. 매표창구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은 9시 예매 시작을 기다리며 역무원들의 안내와 주의사항에 귀를 기울였다.

현장 예매시간인 9시를 40여 분 앞둔 시각. 대기 줄 앞에서 큰 목소리가 들렸다.

“자, 자, 줄 섭시다! 그래야 빨리 표 살 수 있어요!”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먼저 온 사람들부터 예매 신청서에 번호를 쓰고 차례대로 대기했다. 역무원으로 착각할 만큼 열정적으로 사람들의 대기번호와 이름을 확인하고 줄을 세우는 역할을 한 김윤상 씨(50)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해야 분란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명절 기차표 예매 때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기 번호를 적고 줄을 선다”며 “역무원이 직접 할 경우에는 소위 ‘시민 갑질’이 생길 수 있어 먼저 온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전주역 측도 평소 직원 2명이 나와 근무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이날은 매표창구 안과 밖으로 4명의 직원이 발권을 도왔고, 철도경찰 2명과 다른 직원 4~5명이 대기했다. 이들은 이날 설 연휴 승차권 예매가 아닌 당일 승차권을 사는 시민들에게는 자동발매기로 안내했다.

예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손에는 저마다 두 장의 종이가 들려있었다. 한 장은 열차 시간표, 나머지 한 장은 예약관련 안내문과 신청서다.

안내문 위에 115번이라 쓰인 종이를 들고 있던 박영순 씨(76)는 “지난 추석에 와보니 사람들이 많아 오늘은 한 시간 일찍 나왔지만, 또 늦은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 씨는 세종시로 유학을 간 손자의 기차표를 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역을 찾았다고 했다. “우리 손자가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데 주말마다 할아버지 보러 오고 참 착해요. 원래는 축구를 하다 세팍타크로를 하는데 장학금도 받았다니까!”

손자 이야기를 하는 박 씨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지만 앞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한숨 지었다. 혹시 매진으로 표를 구하지 못할까 발을 동동 구르던 박 씨는 다행히 손주를 위한 입석 기차표를 구했다.

이날 전주역에서는 서울에 있는 아들을 위해 표를 구매한 대기번호 1번만 KTX 좌석을 얻을 수 있었을 뿐, 예매 시작과 동시에 KTX 좌석은 모두 입석만 남아있었다. 이날 전주역에서 발권된 설 연휴 승차권은 모두 576매로 예매 시작 10여 분 만에 주요 시간대 KTX 승차권이 모두 팔렸다.

지난해 12월 9일 개통된 수서발 고속열차 SRT(Super Rapid Train)는 12일 경부선과 호남선 예매가 동시에 진행되며 인터넷은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현장예매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전북지역의 경우 익산역과 정읍역에서 현장 예매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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