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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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군 무풍면] 전쟁·전염병·흉년 없는 곳…군인 출신 유난히 많아외부 접근 쉽지 않은 곳…언어·풍속 영남 가까워 / 황인성 전 총리·김광수 전 국회의원 대표적 인물
이성원 기자  |  leesw@jjan.kr / 등록일 : 2017.01.23  / 최종수정 : 2017.01.23  22:28:48
   

무주군 무풍면은 호남지역에서 보면 역사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독특한 곳이다. 삼국시대에는 신라의 변방에 있는 작은 현(무산현-무풍현)이었다가 고려 성종 때 백제권역에 편제됐다. 조선태종 14년에 무풍현과 주계(현재의 무주읍)가 합쳐져 무주현이 생기면서 치소(治所)가 주계로 옮겨갔고, 무풍은 풍동과 풍남으로 나뉘었다. 1914년에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풍동과 풍남, 그리고 구천동 일부 지역이 합쳐져 500년 만에 다시 무풍이라는 옛 이름을 되찾아 면(面)이 설치됐다.

그러나 무주읍이나 설천면과는 원래부터 왕래가 없던 곳이다. 현재도 무풍면에 가려면 설천면쪽에서 라제통문을 지난 뒤 7km 정도를 더 가야 한다. 라제통문은 일제 강점기에 신작로를 내면서 비로소 뚫렸으며 그 이전에는 막혀있던 곳이다.

무풍면은 또한 정감록에 나와 있는 십승지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 10곳이 있는 십승지(十勝地)는 삼재불입지지(三災不入之地)라고도 하며,전쟁과 전염병, 흉년이 없는 곳이라는 뜻이다. 해발 400~900m의 고원분지형태로 험악한 산맥이 접근을 막고 있어 옛날에는 외부에서 접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흉년이 들어 종자를 구하기 어려우면 무풍으로 가면 된다’는 말이 예로부터 전해졌다고 한다. 또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지만 조선말기 민비(명성황후)의 행궁을 목적으로 민병석이라는 사람이 명례궁을 짓기 했다.

외부와는 비교적 단절되어 살았지만, 조선시대에는 거창쪽에서 과거보러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목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언어나 문화풍속 등이 호남보다는 영남권에 가까우며 20~30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나 직장, 생활터전을 따라 영남권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았다.

△황인성과 김광수

무풍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지금은 고인이 된 황인성 전 총리와 김광수 전 국회의원을 꼽을 수 있다. 두 분 모두 법정으로는 대덕산 아래에 있는 증산리에서 태어났으며, 자연부락으로는 황 전 총리가 석항리, 김 전 의원이 사동리 출신이다. 석항리와 사동리는 1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두 분은 무풍초를 14회로 졸업한 동기동창이다.

황 전 총리는 73년부터 78년까지 전북도지사를 지낸 뒤 교통부장관을 거쳐 11대와 12대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농림부장관을 지냈다. 이어 93년에는 국무총리, 94년에 민자당 총재를 맡았다.

김광수 전 의원의 정치이력은 황인성 전 총리에 비해 빠르다. 대한교과서(현 미래엔) 대표이사를 거쳐 73년에 9대 국회의원이 되었으며, 10, 12, 14, 15대까지 5선의 경력을 쌓았다. 목정장학회를 설립해 1973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으며, 1993년에는 목정문화상을 만들어 전북 출신으로 문학·미술·음악 등 3개 부문에서 공헌한 원로 예술가들에게 매년 수상해왔다.

김 전 의원의 자제인 김홍식씨가 전북도시가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김창식씨는 서해도시가스 대표이사를 맡다가 건강 등의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주)미래엔과 미래엔 서해에너지 대표이사는 손주인 김영진씨이다.

△정·관계

현내리 출신의 하경철씨(80)는 헌법재판관을 지낸 변호사다. 지난 92년에 전주 완산지역에 민주당 공천을 받았으나 스스로 출마를 포기했으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문재인 현 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변론을 맡기도 했다.

97년에 전북도 복지여성국장을 지낸 김명희씨는 하경철 헌법재판관과 같은 해인 50년에 29회로 무풍초를 졸업했으며, 부군이 전북도청 과장을 지낸 하종철씨이다. 82년 무주부군수 였던 하호철씨(88)와 순창교육장을 지낸 하영철씨가 하종철 과장의 형제들이다.

금평리 출신의 박창정씨(70)는 농림부 차관보와 마사회장을 지냈고, 하갑기씨(고인)는 55년도에 경북 영덕군수를 역임했으며 신현만씨(78)는 건교부 시설이사관을 지냈다. 52년에 초대 전북도의회 의원을 지낸 김용환씨(고인)씨는 6대 전북도의회 의원을 지낸 김홍기씨(72)의 백부이다. 현직으로는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장을 지낸 노동부 하헌제 서기관과 기상청 홍성대 서기관 등이 있다.

무주군청에서는 이상갑·김기옥 전 과장과 주성재 면장 등이 근무했으며, 현직으로는 김진표 보건의료원 보건과장과 박희영 무주읍장, 최원희 부남면장 등이 있다.

△군인·경찰

육사를 나와 소장(별2)으로 예편한 황인성 전 총리의 영향인지 군 출신이 유난히 많다. 금평리 출신의 이상호씨(80)는 육군 중장(별3)으로 예편해 병무청장을 지냈으며, 대구 카톨릭병원장을 지낸 이상화씨(84)가 형, 공군대령으로 예편한 뒤 대한항공 기장을 하고 있는 이상경씨(69)가 동생이다.

육군 준장으로 예편한 박찬수씨(고인)는 산림청 부청장과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 원장을 지냈으며, 농림부 차관보와 마사회장을 지낸 박창정씨와 육군 대령 출신으로 무기도입업을 하고 있는 박노욱씨(59)가 동생이다.

현내리 출신의 황인갑씨도 육군 준장 출신이며, 이판조씨(고인)는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현역 육군으로는 증산리 출신의 김홍연 대령이 있으며, 공군에서는 이상경씨와 엄익준씨(70), 김진동씨(62) 등이 대령으로 예편했다. 김진동씨는 아시아나항공에서 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경찰계에는 황인성·김광수씨와 무풍초 동기인 박래조씨(90)가 있었다. 6·25때 참전했으며 70년대 전주경찰서장을 지낸 뒤 현재는 전주에서 살고 있다.

군 출신이 유난히 많은데 대해 지역에서는 “집안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학비가 무료이고, 당시는 군이 꽤 힘이 있던 때라서 사관학교에 많이 입학했다”며 “육사 1, 2, 3, 4학년에 모두 무풍 출신이 재학하던 때도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무풍의 언어와 풍습이 백제보다는 신라권에 가까워서 경상도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지고 어울렸다고 증언하고 있다. 실제로 무풍 출신이면서 본적지가 경북 등으로 잘못 알려지거나 경북이나 대구 등에 생활근거지를 마련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학계·언론계

학계에는 홍익대 교육대학원장을 지낸 서정화씨(73)와 고려대 교수를 지낸 서영석 의학박사(77), 중앙정보부를 거쳐 대학교수를 지낸 하정수 정치학 박사(70), 청주·김해·제주공항 본부장을 거쳐 한서대 교수를 하고 있는 최광림씨(66), 그리고 현직으로는 최연택(선문대), 표내숙(부산대), 김홍규(한양여대) 교수 등이 있다. 금속공학박사인 김정태씨(58)는 두산그룹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언론계로는 경향신문 기자를 거쳐 김광수 의원 보좌관을 지낸 김성기씨(82)와 연합뉴스 전북본부장을 지낸 조순래씨(65)가 있다.

△재계·기타

재계에는 재경무주군민회장을 지낸 김문기 (주)태양금속 회장과 또 다른 재경무주군민회장 출신의 임영술 (주)상신금속 회장(65), 그리고 동아전기 대표이사를 지낸 황인출씨(83) 등이 있다. 박옥련씨(79)는 한양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전주대 등에 출강했으며, 그 아들이 성악가 김동규씨이다.

- 다음 회에는 남원시 아영면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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