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소유자 따로 경작자 따로…'경자유전 원칙' 있으나 마나서류상 '자경'·직불금 수급자 불일치 허다 / "자녀 상속 문화 영향"…전북도, 위반 조사 확대
남승현 기자  |  reality@jjan.kr / 등록일 : 2017.07.17  / 최종수정 : 2017.07.17  21:16:41

#. 도내에 귀농한 A씨(38)는 최근 깜짝 놀랐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매입할 땅이 없었던 것. A씨는 “시골인데, 왜 이렇게 땅이 없을까”의문을 가졌고, 주변 농지 소유자를 알아본 결과 서울과 울산 등 대부분 타지인이었으며, 상당수는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농사짓는 사람이 밭을 소유해야 한다”는 농지법상 ‘경자유전의 법칙’과 달리 상당수의 농지가 소유자와 경작자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외(管外) 소유자는 서류상 ‘자경(自耕)’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농사를 지으며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17일 도내 한 자치단체의 ‘2016년 농지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9300필지 중 무려 4700필지(50.5%)가 관외 소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자치단체 S면(面)의 경우 외지인이 소유한 농지 80곳 중 55곳이 소유자와 직불금 수급자가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외 소유자 가운데 32%만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다.

현행 농지법은 개인간의 농지 임대차를 금지하고 있다.

대신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수수료를 내고 관외 소유자도 임대 계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S면은 관외 소유자 상당수가 농어촌공사를 통한 ‘임대’계약은 하지 않았다.

이는 외지인의 투기성 농지 소유를 비롯해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부모가 땅을 자녀에게 상속·증여하는 농경 문화가 사회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촌 땅 명의가 도시 생활을 하는 자녀로 되어 있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농지 소유 문제를 제기한 A씨는 “관외 소유자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실태를 이미 잘 알면서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법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지 않는 건 문제”라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 외지인들이 소유한 땅의 비율이 높은 문제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해당 자치단체 관계자는 “관외 소유자가 직불금 수급자와 불일치 하는 건 가족 간의 상속문제가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하는 방법도 있지만, 수수료 부담이 적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직불금 수급자 불일치 여부를 검토해 농지법 위반 여부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일 전북도는 A씨의 민원 접수를 토대로 해당 자치단체에 실지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면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를 전북도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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