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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도시마의 간장
김은정 기자  |  kimej@jjan.kr / 등록일 : 2017.08.10  / 최종수정 : 2017.08.10  22:35:38
   
일본 세토내해에 있는 쇼도시마는 올리브섬으로 불린다. 일본의 올리브 재배 발상지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세토내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지만 인구는 3만 명, 우리나라의 작은 군 단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쇼도시마는 한때 올리브를 비롯, 소면과 간장 등 전통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잘사는 동네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서면서 인근의 다른 섬들처럼 전통 산업은 쇠퇴하고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다시 섬을 살리기 위해 의기투합 힘을 모아 나선 것은 주민들이었다. 쇼도시마의 주민들은 마치 재생의 모범처럼 내세워지는 대규모 재개발 대신 자생적인 생존전략을 주목했다. 그 과정에서 선택한 것 중 하나가 쇼도시마의 오랜 전통산업인 ‘간장’ 이었다.

섬과 간장산업은 다소 낯설지만 쇼도시마는 에도시대부터 일본의 대표적인 간장 산지였다. 짐작하기로는 바다를 끼고 있어 양질의 소금이 생산되는 자연환경이 바탕이 되었을 법하다. 삼목으로 만든 나무통만을 이용해 전통방식으로 제조하는 쇼도시마의 간장은 그 탁월한 맛으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형공장에서 제조된 값싼 간장 상품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면서 쇼도시마의 최고급 간장은 더 이상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가업으로 대를 이어오던 간장공장들이 하나둘 문을 닫게 되면서 쇼도시마의 간장산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우리의 경험대로라면 쇠퇴하는 산업을 다시 주목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쇼도시마의 주민들은 간장을 다시 살려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고 관광산업으로도 이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3분의 1로 줄어든 간장공장과 마을 단위 공동체들은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간장의 맛을 다각화하고 디자인 요소를 더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상품으로 진화시켰다.

쇼도시마 간장을 대표하는 ‘야마쿠로 간장’은 직접 만드는 나무통으로 간장을 제조하는 전통방식을 강화해 값싼 간장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마르킨 간장’은 대를 물려온 간장공장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관을 통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쇼도시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주차장까지 잘 갖추고 있는 마르킨 간장공장이다. 공장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자료관은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는데 그 덕분에 자료관 앞 가게는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쇼도시마의 섬 살리기는 재생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쇠퇴하는 섬을 살려낸 노력이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도시재생 방식도 다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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