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그림은 소유물 아닌 공유물"노방환 화가, 순창 옥천골미술관에 작품 기증 / 미국 이주 앞두고 마지막 전시…내달 8일까지
김보현 기자  |  kbh768@jjan.kr / 등록일 : 2017.09.13  / 최종수정 : 2017.09.13  23:13:39
   
▲ 순창 공립옥천골미술관 전시장에 노방환 작가 작품이 걸려 있다.
 

30여 년간 미국과 전북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온 노방환 서양화가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전시를 펼친다. 순창 공립옥천골미술관 기획초대전으로 다음달 8일까지 그의 작업 세계를 돌아보는 개인전을 연다.

수년 간 투병생활을 해온 그는 치료와 새로운 미술인생을 위해 가족이 있는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다. 다음 달 초 출국하기까지 약 한 달을 앞둔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한국에서의 미술 인생을 정리하는 것. 198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한 작업들 중 아쉬운 것은 폐기하고 수작만 추려내 순창공립옥천골미술관에 125점을 기증했다.

노 화가는 “내 작품이 주민의 공공 이익을 위해 쓰이길 원해서 개인 미술관이 아닌 공립 미술관에 기증했다”며 “고향인 임실 옆이 순창이어서 옥천골미술관에 전달했는데 다행히 고맙게 받아줬다”고 말했다.

빈 손에 붓 하나 쥐고 떠나는 것이 아쉽지 않냐고 묻자 “작가에게 그림은 끌어안고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림은 하나의 산물이고, 화가로서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공유물”이라며 “나에게 그림은 내 미술 세계를 쏟아내는 매체이고, 그 과정과 시간이 고맙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기증작 일부를 선보인다. 1980년 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다양하다. 인간의 자유로운 무의식과 내면을 치열하게 표현한 것들이다. 그는 “인간은 계획된 것이 아닌 예상치 못한 무의식의 결과물에 전율과 감동을 느낀다”며 “관객의 입맛을 맞추기 보다는 자기 세계에 몰두하면 관객도 공감할 것이고 그런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투병생활을 하면서 아직 작업할 시간이 있는 것에 감사해요. 마음을 비우고 작업 세계에 임하니 영혼은 더욱 맑아지고 깨끗해지는 느낌입니다. 마침표를 찍고 새 문장을 시작하듯이 뉴욕에서는 새로운 작업 세계를 써 내려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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