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이 사람의 풍경
삼례 책공방북아트센터 김진섭 대표 "한지·출판, 산업적으로 살리는 일이 완판본 정신 이어가는 것"도태되는 인쇄기계 미련 / 애정품고 10년 이상 모아 / 지식 생산 도구 가치에도 / 근대 인쇄기술 자료 미미 / 책으로 할 수 있는 모든일 / 일구어 가는 책학교 목표
김은정 기자  |  kimej@jjan.kr / 등록일 : 2017.12.21  / 최종수정 : 2017.12.22  10:50:45
   
▲ 김진섭 삼례 책공방북아트센터 대표가 책공방 안쪽, 공식 사무실이자 그의 작업실 안의 인쇄기계들을 소개하고 있다. ·안봉주 기자
 

직지심체요절은 금속 활자로 인쇄된 책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다. 청주의 흥덕사에서 직지가 인쇄된 것은 1377년, 구텐베르크가 주조 활자에 의한 활판 인쇄에 성공한 것이 1450년이니 금속활자의 발명은 우리나라가 구텐베르크를 훨씬 앞선다. 그러나 인류의 기록문화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술을 통해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종교개혁과 르네상스를 꽃피우는 역사의 대전환을 가져왔던 덕분이다. 인쇄의 역사가 곧 인류 문명의 역사를 만든 셈인데, 안타깝게도 시대는 다시 변했다. 종이와 인쇄술의 발명은 인류 문명을 바꾸어놓았지만 이제는 인터넷의 발달이 종이책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 책의 존재가 위태로워진 시대, 종이책도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란 예견이 더해졌지만 종이책은 아직 유효한 존재다.

그 위태로운 시간의 끈을 붙잡아 우리에게 사라지거나 잊혀져가는 문명의 흔적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공간이 있다.

완주군 삼례읍 삼례예술문화촌 옛 농협창고를 개조한 공간에 문을 연 ‘책공방북아트센터’다. 오래전에 생명을 다한 인쇄기계와 온갖 도구들이 놓인 이 공간은 2001년 ‘책공방공책’이란 낯선 이름을 걸고 책 만드는 일을 새로운 삶으로 선택해 달려온 김진섭대표(51)의 꿈과 열정이 이어낸 결실이다.

겨울 한파가 몰려온 지난 주말, 공방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책공방 안쪽, 공식 사무실이자 그의 작업실은 온갖 책과 물건들이 높낮이를 달리하며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돌아보니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게 하는 오래된 물건들이다. 문득 쓸모없게 되어 버렸던 물건들이 그리워졌다. 마음을 읽었을까. 김 대표가 말했다.

“여기 있는 대부분의 기계와 도구들은 버려지거나 버려질 뻔했던 것들이에요.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물건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사람에게는 쓸모없는 것도 어느 사람에게는 중요한 물건이 되거든요.”

어느 날 그의 마음을 빼앗은 인쇄기계와 도구들도 그랬을 것이다.

책공방을 시작한지 17년째, 우연히 인연이 닿은 이곳 삼례에서 그는 꿈을 이루고 있을까 궁금했다.

“이곳에 오면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책공방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과 책기획자를 양성하는 것이었어요. 5년 동안 무리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덕분에 제 꿈이 더 커졌습니다. 기록의 힘과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어요. 다시 시작인 셈이지요.”

두 시간 남짓한 인터뷰동안 귀한 인쇄 기계들과 온갖 도구들을 만나면서 그의 외로운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었을까를 짐작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삼례에 책공방 문을 연 것이 2013년이었던가요.

“6월에 오픈했으니 5년, 올 연말에 계약기간이 끝나고 다시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연장되겠죠.”

-이 곳에 와서 보면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기계들은 어떻게 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여기 놓인 인쇄 기계들은 우리 선배들이 기름을 쳐가며 지식을 찍어냈던 기계와 도구들입니다. 기술자만 있으면 지금도 모두 작동되는 것들인데, 더 이상 쓰임이 없어져 버려지거나 버려질 뻔 했던 것들이지요.”

-김 대표님 덕분에 이런 기계들이 다시 살아나게 되었군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종류의 기계를 모아놓은 곳이 또 있을까요.

“개인이 이만큼의 규모로 수집해놓은 예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이런 기계들이 이제는 함부로 사라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죠.”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되셨습니까.

“제가 첫 책을 낸 것이 1998년인데 계기가 있었어요. 잡지사에 근무할 때 유럽 출장을 갔다가 책 공방을 만나게 됐습니다. 손으로 책을 만드는 장인을 보며 아날로그적인 방식의 가치를 알게 되었어요. 책 만드는 사람들을 장인으로 존중하는 그들의 문화를 접하며 당시 큰 충격을 받았죠. 자신들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지켜온 전통이 문화의 격을 달리 바라보게 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인쇄업이 사양길에 들어섰을 때였겠군요.

“사식이나 청타, 이런 것은 다 지나가고 컴퓨터가 들어오고 매킨토시 초창기 버전이 나와 조판을 시작한 즈음이었죠. 그런 환경이 되니 아날로그적인 기계는 다 사라지는 상황이었어요. 그때 기계를 없애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는 작은 도구들을 수집하는 수준이었는데 2000년 넘어 오면서 큰 기계가 마구 버려지는 현장을 보게 되면서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런데 무작정 수집할 수도 없었던 것이 워낙 기계들이 크잖아요. 기계를 거저 준다고 해도 옮기는 물류비용이나 보관할 공간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없었습니까.

“인식이 부족할 때였으니까요. 기계는 그 기계를 아는 기술자들이 해체를 하거나 조립해야 제대로 옮겨지잖아요. 이런 저런 한계가 많았는데 어떻게든 해보자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방황을 하다 100평 크기의 창고를 얻었어요. 그나마 인쇄 기계들을 모아놓을 수 있게 되었죠.”

-만약 그때 김 대표님이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 세상에 없을 기계가 적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일을 하면서 확인한 것이 있습니다. 수집을 하다보면 대부분 개발되지 않은 곳에 아직 물건이 있다는 것이에요. 얼마 전에도 뒤쪽 마을에 인쇄소가 있다고 해서 가보았는데 그곳에서만 수십 년 넘게 인쇄업을 하셨더라고요. 사장님이 10대부터 견습공으로 시작해서 일을 해 오셨다는데 개발이 안 되니 그나마 유지하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발이 되면 당장 오래된 가게나 업종들이 하나같이 문을 닫거나 없어지죠. 개발이 된다해도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상존할 수 있는 환경이 아쉽습니다.”

-유럽이나 일본 같은 곳은 100년 된 가게들이 적지 않은데, 대를 물려 가업을 잇거나 오래된 것에 대한 가치를 높이 사는 인식 덕분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그들에게는 손으로 하는 일에 대한 경외와 존중이 기본적으로 있는 것 같아요. 직업에 대한 편견의 경계도 거의 없고요. 장인이나 예술가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런 요소들이 문화의 격을 지키는 것이겠지요.”

-전주는 조선시대 출판의 중심지였습니다. 오늘에까지 전해지는 목판본 ‘완판본’의 존재가 그것을 증명하지요. 다행히 완판본의 가치를 살려 현대에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출판도시로서의 위상을 찾기에는 아직 한계가 많습니다.

“이제라도 옛것의 가치에 눈을 뜬 것은 잘된 일입니다. 문제는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관심과 투자가 이어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전주의 완판본은 정말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자산입니다. 다만 역사적 자긍심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재해석하고 그것의 본질적 의미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오늘에도 그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완판본은 출판이자 인쇄입니다. 한지와도 결이 맞닿아 있으니 한지와 출판을 산업적으로 살리는 일이야말로 완판본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 아닐까요.”

-그렇고 보니 우리는 근대의 인쇄사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 시대의 자산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에 대한 연구와 해석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대한민국 역사에서는 근대의 기억이 아주 희미합니다. 기록이 부실하기 때문이죠. 일본강점기를 거친 탓도 있지만 근대화를 지나 현대화라는 미명 아래 없애고 잊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근대의 인쇄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쇄의 역사, 특히 그중에서도 인쇄 기술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자료도 당연히 미흡하겠습니다.

“특히 인쇄 기술은 인쇄의 역사에서도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인쇄술을 단순한 인쇄술로만 보면 안됩니다. 인쇄 기계나 도구는 단순한 기계와 부품이 아니라 ‘지식을 찍어내는 하나의 도구’예요. 대단히 위대한 도구죠. 그런데도 우리는 그 위대한 도구에 별로 관심을 쏟지 않았어요. 사실 우리를 근대화시킨 최고의 요소는 역시 인쇄술이거든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신식 인쇄술은 일본에 의해 들어왔고 한편으로는 선교사들에 의해 한글이 활자로 만들어지고 발전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사실들을 연구자들조차 관심을 두지 않고 연구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겁니다. 근대의 인쇄사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그런 점에서도 대표님이 일찍부터 인쇄 기계와 도구를 수집해 오신 것은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수집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하십니까.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인쇄와 관련해서는 인쇄 기계, 제책 기계, 책을 만들었던 도구, 인쇄 기계를 운용하기 위한 소품까지 다 모읍니다. 소품들은 도구라고 부르는데 이번에 책으로 낸 ‘레터 프레스 툴즈’가 그런 소품들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책도 수집을 합니다. 그런데 수집하고자 하는 책이 좀 특별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급 책이 아니라 매우 특수한 책들이죠. 형식적으로는 장정이 특별하거나 인쇄 방식이 독특한 것들이고요. 또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에게는 직접적인 의미가 없는 책들입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썼던 일기를 모아 놓은 어머니가 책으로 펴낸 것이거나 한글을 몰랐던 할머니가 성경책을 필사하며 자연스럽게 깨친 한글 실력으로 써낸 책 같은 것들이지요.”

-수집의 관점, 특히 책에 대한 관점이 매우 특별하시군요.

“통념을 좀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기존의 방식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면 가치 있는 물건은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고급’ ‘최고’를 내세우면서 하찮게 보이는 것들에는 관심을 두지 않죠. 그러다보면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이 갖는 가치는 다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의 역사도 보세요. 지배자와 승자들의 입장에서만 기록되고 보존되면서 정말 의미 있는 한 시대의 역사를 그려내는데 실패했지요. 이제부터라도 일상성을 찾는 일이 필요합니다. 유물도 마찬가지예요. 지나간 것은 모두 역사가 됩니다. 저마다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지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느냐가 중요하겠군요.

“그렇죠. 결국은 관점의 문제인데, 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무엇을 볼 수도, 보지 못할 수도, 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눈을 키우는 일이 저는 기록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책공방에서 삼례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한 자서전 학교도 그런 연상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맞습니다. 삼례에 내려오면서 완주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이곳이 책마을과 박물관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면 책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책은 엄밀히 따지면 기록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공방에서는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요. 완주에 대한 기록을 답으로 찾았지요. 책이 들어오고 문화가 들어왔으니 이제 기록을 해야겠다 싶었죠.”

-자서전 학교가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삶에 그치지 않고 완주를 기록하는 프로젝트였군요.

“이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른들의 삶을 기록하는 것이 곧 완주의 가치있는 기록이니까요.”

-성과는 있었습니까.

“3회까지 진행했는데 삼례를 중심으로 26명 주민이 참여해 26권의 자서전을 만들었습니다.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했는데 평가가 엇갈려 지금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아직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고 그것을 자서전으로 만들어내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요. 계획으로는 10년 정도 이 작업을 해나가면 완주의 역사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좋은 기록은 곧 의미 있는 기록일 텐데, 좋은 기록과 의미 있는 기록의 기준은 어떤 것입니까.

“귀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겠지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귀하게 여기는 것들의 본질을 알아야 좋은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에요. 아무리 많은 기록을 남긴 다해도 그것의 본질을 알지 못하면 애써 남긴 기록이 모두 쓸모없는 종잇장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삼례에서 5년이 지났는데 무엇을 얻으셨습니까.

“즐거움을 얻었다면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는 현실이에요.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들을 보며 책공방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경험과 작은 지식을 통해 그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사업들이 떠오르는데 궁극적으로는 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일구어가는 책 학교를 설립하고 싶습니다.”

● 김진섭 대표는

- 독일 작은 책공방이 인생 바꿔…책 만드는 즐거움 확산 기여

   

김진섭 대표가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에 조성된 삼례문화예술촌에 책공방을 연 것은 2013년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한 그의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은 잡지사. 기획 운영 파트에서 일했던 그는 90년대 말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책의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그 세계는 ‘책의 물성’인데, 덕분에 그는 매체로서의 책이 아닌 추억을 간직하는 보물로서의 책을 만드는 일에 눈을 뜨게 되었다. 독일의 작은 공방에서 장인이 손으로 책을 만드는 풍경은 그가 오래전부터 가슴에 품어왔던 꿈을 다시 불러냈다. 누구나 책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일을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인 것은 그 덕분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첫 번째 책(책잘만드는 책)은 기대 이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용기가 생겼다. 직장에서 나와 책의 특성을 살려내는 다양한 형태의 책을 개발하거나 작은 출판사를 대상으로 출판컨설팅을 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2001년, ‘책공방공책’으로 시작한 사업은 얼마 되지 않아 자리를 잡았다. 독립된 공간을 얻게 되자 작업 공간 이름도 ‘책공방’으로 바꾸었다. 인쇄 출판 기계와 온갖 도구들을 주목한 것도 그즈음이었다.

내친김에(?) 출판사 성격을 바꾸어 일반 대중들에게 책 만드는 일을 전파할 수 있는 ‘책공방북아트센터’를 열었다. ‘책공방’에 ‘북아트’를 더하는 변신이었다.

북아트가 새롭게 부상하면서 그의 사업은 날개를 달았다. 꿈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만나며 그에게는 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아이들이 책 만드는 즐거움을 갖게 해주기 위한 ‘책만드는버스’는 그 연상의 작업이었다. 즐거움과 보람을 함께 누리는 시간이 이어졌으나 모든 일에는 부침이 있듯이 그에게도 고난이 찾아왔다. 즐겁게 오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되었다. 서울이 아닌 또 다른 지역에서 그 길을 찾고 싶었다. 그즈음 책마을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삼례와 인연이 닿았다.

2013년, 책공방북아트센터를 삼례로 이전했다. 올해로 5년, 지역출판전문가를 양성하고 주민들의 자서전을 엮어내며 크고 작은 다양한 책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그의 시간 대부분은 삼례의 책공방에 놓여있다.

<책잘만드는 책> <디자이너를 완성하는 포트폴리오> <책만드는 버스> 등을 펴냈으며 삼례로 내려온 이후에도 <책잘만드는 제책> <한국 레터 프레스 100년 인쇄 도감> <책공방 15년, 삼례의 기록> 등 출판사의 보물 같은 책들을 엮어냈다.

지금은 삼례 책공방에서 만나 그의 제자가 된 이승희와 생각과 가치를 소통하고 공유하며 새로운 책문화 운동을 확산해가고 있다.

올 연말 한국출판연구소는 제 23회 한국출판평론상 우수상에 그가 펴낸 ‘책공방, 삼례의 기록’과 ‘북 툴즈’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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