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450년만에 빛 본 퇴계 이황의 부안 읊은 시〈퇴계선생문집 별집〉 수록 시 공개 / 도산서원, 전북향토문화연구회에 전달 / 칠계 김언거의 변산 유람기 받고 / 퇴계 선생이 답시로 지은 것 추정
문민주 기자  |  moonming@jjan.kr / 등록일 : 2018.01.08  / 최종수정 : 2018.01.08  22:18:17

조선시대 중기 문신이자 학자인 퇴계 이황(1051~1570) 선생이 전북 부안 실상사와 직연폭포(현 직소폭포), 마천대를 제목으로 지은 시가 공개됐다. 이는 <퇴계선생문집 별집>에 수록된 시로 도산서원 이동구 별유사가 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치백 회장에게 내용을 전달하면서 공개하게 됐다.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퇴계 이황이 부안에 관해 남긴 귀중한 자료다.

이치백 회장은 “<부안군지>에도 이규보(1168~1241), 이매창(1573~ 1610), 신석정(1907~1974) 등의 시는 실려있으나 퇴계 이황의 시는 찾아볼 수 없다”며 “약 450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소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 시는 퇴계 선생이 부안 변산을 직접 유람하고 지은 시는 아니다. 이동구 별유사는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광산(光山, 현 광주시 광산구)에 살았던 칠계 김언거(1503~1584) 선생이 변산을 유람하고 시를 지어 퇴계 선생에게 보내니, 그 운자를 사용해 답시로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쉽게도 칠계 선생의 원운시는 찾지 못했다.

퇴계 선생과 칠계 선생에 관한 기록은 1544년 7월 22일 칠계 선생이 금산부사로 부임해 송별하는 시가 처음이다. 퇴계 선생이 풍기군수로 부임한 며칠 후 칠계 선생이 풍기에 찾아와 하루를 묵어가기도 했다고 한다. 칠계 선생은 퇴계 선생보다 나이는 3살이 적고, 문과 급제는 3년 먼저 했다.

이동구 별유사는 “<퇴계선생 문집>에 칠계 선생과 관련된 시가 20제이고, <칠계유집>에 퇴계 선생의 시 22제와 간찰 1편, 칠계 선생이 퇴계 선생에게 드린 시 2제가 실려 있다”며 “따로 두 분의 관계와 당시 영호남의 교류에 대해 추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퇴계 이황(1051~1570) 선생은 조선시대 중기 문신이자 학자다. 1534년 문과에 급제하고 예조판서, 우찬성, 대제학 등을 지냈다. 퇴계 선생은 풍기군수로 부임한 후 나라에 건의해 우리나라 최초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을 만들기도 했다.



實相寺南溪韻(실상사 남계 운)
千古名山斷俗埃 천고의 명산이 속세의 티끌을 끊었으니
得君街償寄山隈 그대의 칭찬은 산모퉁이에 붙여두네
水經寶地全然潔 물은 사찰 있는 곳을 지나니 더없이 깨끗하고
雲向叢林別樣堆 구름은 총림을 향해 다른 모양으로 뭉쳤구려
瘦竹微吟閒遶石 파리한 대는 낮게 읊조리며 돌을 막아 둘러있고
淸尊高興晩登臺 맑은 술에 흥이 돋아 늦게야 대에 오른다
從來造物嫌多取 원래 조물주는 많이 갖는 것을 싫어하니
莫把風烟騁逸才 세상을 쥐고 뛰어난 재주를 펼치지 마소

直淵瀑布韻(직연폭포 운)
白練橫飛翠障圍 흰 명주가 가로 날려 푸른 장벽을 둘렀고
劈開山骨滅雲肥 산 바위가 쪼개져서 구름이 살찌는 것을 덜었구나
漲時河落深春地 넘칠 땐 은하수가 깊은 학으로 떨어진 듯하고
急處雷奔下激磯 빠른 곳은 번개같이 물가 돌을 내려치네
何許靈源連海窟 어디쯤에서 靈源이 바다 굴로 연했을까?
幾多餘沫散林霏 수두룩한 남은 거품 林 로 흩어진다
雄觀未遂罏峯勝 웅장한 향로봉의 승경을 아직 구경 못했으나
且向玆山欲拂衣 또 이 산을 향해 옷소매를 털고 싶어라

摩天臺韻(마천대의 운)
但警海闊與山崇 다만 바다 넓고 산 높음에 놀랐으니
誰識元初辦結融 누가 원초의 신비로움을 깨달았을까
日月低垂氛翳絶 해와 달 낮게 드리워 가 끊어졌고
靈仙遊集瑞光叢 신선이 모여노니 瑞光이 결집한 곳
胷襟浩氣三杯後 가슴 속의 호기는 三杯 후에 떠오르고
羽翼培風六月中 깃날개로 바람타고 유월 중에 오르네
矯首西雲無計往 머리 들어 서쪽을 봐도 갈 계책이 없는데
因君豪句喜披蒙 그대의 좋은 글귀 때문에 어둠을 깨우쳤네

< 저작권자 © 전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문민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    <최근기사순 / 인기기사순>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오피니언
만평
[전북일보 만평] 희망찬 토론회!
[뉴스와 인물]
전북도부지사 지낸 고창 출신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

전북도부지사 지낸 고창 출신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 "국가유공자에 정당한 보상, 나라다운 나라 만드는 첩경"

[이 사람의 풍경]
삼례 책공방북아트센터 김진섭 대표

삼례 책공방북아트센터 김진섭 대표 "한지·출판, 산업적으로 살리는 일이 완판본 정신 이어가는 것"

전북일보 연재

[이미정의 행복 생활 재테크]

·  자녀명의로 금융상품 가입 때 비과세 한도

[최영렬의 알기쉬운 세무상담]

·  상장주식은 1%면 대주주로 과세

[이상호의 부동산 톡톡정보]

·  상가 투자, 임대수입 기준으로 회귀중

[이상청의 경매포인트]

·  완주 화산면 운산리 주택, 상호마을 인근 위치

[김용식의 클릭 주식시황]

·  상장기업 4분기 실적에 관심을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고충처리인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이메일무단수집거부현재 네이버에서 제공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54931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금암동)  |  대표전화 : 063)250-5500  |  팩스 : 063)250-5550, 80, 90
등록번호 : 전북 아 00005  |  발행인 : 서창훈  |  편집인 : 윤석정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김재호
Copyright © 1999 전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