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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전북이 텃밭이라 만만한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 ‘6·3 지방선거 전북도지사 공천권’을 협상 카드 중 하나로 거론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분명한 경위를 밝혀야겠지만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기가 찰 일이다. 전북을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는가. 전북은 국민의힘 정부에서 무시당하고 도민들이 표를 몰아준 민주당에서도 팽(烹) 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주머니 속 공깃돌’이라는 말이 딱 맞을듯하다. 전북 정치권은 이번 사태의 전말을 도민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발단은 정청래 대표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문제를 제기한 이후, 민주당 사무처가 자체 작성한 대외비 문건에서 비롯되었다. 민주당의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 문건에는 합당 추진 일정과 합당 시 경선 및 공천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한다. 특히 여기에는 ‘전북도지사 공천권을 (조국혁신당에) 제공하려 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일부 최고위원들은 ‘밀실 합의’라며 합당 논의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내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발끈하고 나섰다. 6·3 지방선거에 도지사 후보로 나선 안호영 의원과 김관영 지사는 ‘도민에 대한 모독’, ‘전북도민의 자존심 훼손’이라며 한목소리로 불쾌감을 표했다. 참여자치시민연대도 “밀약 의혹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문건 작성 경위와 책임 주체, 지역 권력 배분 논의 여부를 밝히고 합당 논의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어떠한 공직도 합당의 조건이나 거래 대상으로 논의한 사실이 없다”며 “전북도지사 공천 거래설은 허위”라고 못 박았다. 전북을 포함한 호남은 흔히 민주당의 텃밭이라 불린다. ‘민주당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할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민주당 중앙당은 걸핏하면 전북정치를 주체가 아닌 ‘거래 대상’이나 ‘들러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지난 총선에서도 전북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전주을 지역구를 전략경선으로 확정했다. 부득이한 측면이 없지 않았겠으나 전북쯤은 마음대로 주물러도 된다는 오만이 깃들어 있다. 도내 정치권은 이를 일시적 해프닝으로 생각해선 안되며 중앙당에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 짝사랑에도 임계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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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송곳 검증으로 흠결 후보 걸러내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이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에 들어갔다. 후보 공천을 위한 절차로 법적·도덕적 결격 여부, 당원 활동을 통한 정체성·기여도, 정책 수행능력 등을 엄정하게 심사해 도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후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의 책임이 막중하다. 어느 때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송곳 검증이 요구된다. 전북지역은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인 선거구도가 고착돼 있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는 날은 6월 3일 선거일이 아니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과 무소속 후보가 강세인 몇몇 선거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민주당 경선에서 갈린다. 전북에서 민주당의 후보 검증·공천의 무게는 그 어느 지역보다 무겁다. 후보 검증과 공천 과정을 단순한 당내 절차로 여겨서는 안 된다. 민주당 공천이 당선의 보증수표로 인식되는 만큼, 검증의 기준은 더욱 높고 엄격해야만 한다. 후보 검증과 공천이 부실하게 이뤄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과 도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현직 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이들에 대한 자격 심사가 관행과 인지도·조직력·당선 가능성에 기대어 진행된다면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현직 단체장이나 현역 정치인에 대한 검증이 느슨해질 경우, 공천은 경쟁의 장이 아니라 특정 후보에 대한 면죄부로 전락하게 된다. 최근 민주당 전남도당이 예비후보 자격심사를 통해 현직 군수 3명을 정밀심사 대상으로 결정해 1차 검증에서 탈락시켰다. 전남도당이 현직 여부와 인지도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적용한 이 사례는, 전북도당 역시 엄격한 기준에 따른 송곳 검증에 나서야 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당선 가능성’이 아닌 ‘후보자의 자격’을 중심에 둔 검증이어야 한다. 법적·도덕적 흠결이 조금이라도 있는 후보는 당선 가능성과 상관없이 과감하게 걸러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에 대한 도민의 절대적인 신뢰에 답하는 길이다. 민주당 전북도당의 후보자 검증은 당내 절차를 넘어 지역 유권자에 대한 책임이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흠결 있는 후보, 도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를 과감하게 걸러내는 게 전북도민의 신뢰를 지키고, 정당의 책임을 다하는 길이다.

오목대

출판기념회의 정치적 함수

출판기념회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행사는 대부분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에 집중된다. 지난 주말에도 지역 곳곳에서 출판기념회가 이어졌다. 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출판기념회는 출마예정자들이 출마를 공표하는 일종의 출정식과도 같다. 선거판의 출판기념회는 이제 선거의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처럼 읽힌다. 문득 궁금해진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언제부터 필수적인 의례가 되었을까. 사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오래된 관행처럼 보이지만 그리 오래된 문화가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선거판의 출판기념회는 정치자금 규제가 강화된 1990년대 후반 무렵 등장한 비교적 새로운 정치 풍경이다. 출판기념회는 정치자금법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얻은 수익을 공개할 의무도, 모금 상한도 없다. 그렇다 보니 책값보다 훨씬 많은 축하금이 오가더라도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렵다. 특히 2004년 정치자금법이 대폭 개정되면서 정치후원금 통로는 좁아지고 합법적 모금 방식이 제한되었으니 정치자금을 위한 합법적 수단으로서의 출판기념회는 꽤 쓸모있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출판기념회가 정치적 의례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또 있다. 선거판의 출판기념회는 후보를 알리고 조직을 점검하며 지지세를 과시하는 정치적 의식처럼 기능한다. 책은 읽히기보다 배포되고, 출판은 기념되기보다 동원을 위한 장치로 작동한다.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조직을 결집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출판기념회가 책 내용보다 행사 규모와 참석자에 주목하며 정치적 세를 과시하는 이벤트의 장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10년대 이후 정치자금 규제는 더 강화되고 후원금은 투명해졌다. 그러나 출판기념회는 여전히 선거판의 공식 의례로 남아 있다. 제도가 바뀌었으나 정치적 방식과 관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출판기념회가 선거 준비의 통과의례처럼 반복되는 풍경은 정치가 얼마나 관성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선거를 준비하는 방식이 곧 정치의 수준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행은 더욱 뿌리 깊다. 책이 정치의 도구가 되고, 읽히는 것이 아니라 배포되며 기념의 의미를 담지 못한 채 소비되는 출판기념회의 풍경은 우리 정치문화의 한 단면이다. 책이 정치의 결과물이 아니라 정치의 출발 신호가 되는 문화에 우리는 너무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선거의 형식뿐 아니라 정치의 방식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책이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소비되는 한, 정치문화의 성숙을 말하기는 어렵다. 정치의 성숙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일보다 오래된 의례를 내려놓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행사와 동원의 형식이 아니라 설득과 책임의 정치가 함께하는 출판기념회의 풍경을 만나고 싶다. 김은정 선임기자

데스크창

새만금 항 신항, 개장보다 문제점 해소가 우선

새만금항 신항(이하 신항)이 올해 하반기 개장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장을 가보면 ‘과연 이대로 개장해도 괜찮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안벽시설 마무리 공사와 함께 항만인입도로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지만 개장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들이 해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못한 외곽시설, 조성되지 않은 배후부지, 결정되지 않은 행정관할구역, 수립되지 않는 항만기본계획 등 4가지를 들 수 있다. 항만 건설에 가장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외곽 시설의 경우 북풍과 서풍을 대비한 방파제와 방파 호안만 축조돼 있을 뿐 거센 남서풍에 대비한 방파 호안의 축조는 시기를 알 수 없는 미래 계획으로 미뤄져 있을 뿐이다. 항내 정온수역의 확보가 매우 불안하다. 항만이란 선박이 안전하게 출입하고 정박, 계류해야 하나 강한 남서풍이 몰아치게 되면 다른 항만으로 피항해야 할 상황까지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항만시설의 안전마저 걱정된다. 이상기후현상이 심해지면서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배후부지 문제 또한 심각하다. 오는 6월이면 5만톤급 2개의 안벽시설이 완공된다. 부두만 겨우 건설되는 셈이다. 이 부두가 하역, 야적 등의 원활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배후부지의 조성은 기약이 없다. 배후 부지가 없으면 부두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배후부지 규모는 118만2000㎡(36만평)에 달하고 이의 조성을 위해서는 3000억여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민간자본의 투자로 계획돼 있다. 매립률이 50%도 되지 않고 배후 산업단지가 없어 물동량 창출을 기대할 수 없는 새만금 내부 개발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수익성이 전제되는 민간자본의 투자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 재정 투자로 배후 부지를 조성, 항만 시설 등의 건립에 민간자본투자를 유인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메아리는 없다. 현재 사업비가 마련됐다고 해도 설계, 지반안정, 조성 공사 추진 등을 감안할 때 배후부지를 조성하는데 4년~5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개장하겠다고?” 항만관계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또한 그동안 신항은 신항만건설촉진법에 따른 기본계획에 따라 항만건설이 추진돼 왔을 뿐 항만법에 따른 항만기본계획은 수립돼 있지 않다. 항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해야 할 계획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해 5월 신항과 군산항이 새만금 항으로 통합, 무역항으로 지정됐을 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신항의 관할 행정구역이 결정돼 있지 않아 건축 등 각종 인허가를 관장할 행정기관이 ‘공중에 붕 떠 있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신항내 매립 완료 시설에 대한 군산해수청의 관할 지자체 결정 신청 내용을 공고했지만 군산시와 김제시 및 부안군의 갈등과 소송 등을 고려할 때 언제 관할 구역이 확정될 지 답답한 상황이다. 이밖에 물동량 확보, 신항 관련 업무 추진을 위한 해양수산사무소 청사 건립, 소요 인원 확보 등 개장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개장을 강행할 경우 다분히 ‘행정쇼’에 불과하게 될 것이고 신항은 개장과 함께 장기간 휴업상태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문제점을 꼼곰히 해소, 항만답게 만든 후 개장을 해도 늦지 않다.

딱따구리

[딱따구리] 익산시의회의 자가당착

책임론이 비등한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을 두고 문을 닫으면 안 된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한다. 익산시든 익산시의회든 이견이 없다. 하지만 운영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시는 직영과 관리위탁이라는 2가지 방안을 내놓은 반면, 의회는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택할 수 있는 2가지는 무산시켜 놓고서는, 문 닫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현실불가능한 주문이 전부다. 지난 수개월간 사안을 살피고도 기본적인 책무인 대안 제시는 않고 전혀 실효성 없는 주문만 하고 있는 모습에, 객관식으로 보기를 주고 택해 달라고 해야 할 판이다. 사실,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사안은 단순하다. 소농·고령농들이 판로를 잃지 않고 매장 이용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는 방안을 택하면 된다. 운영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이번 사안을 두고 대의기관에 이보다 더한 명분이 있을까. 그런데 의회는 기존 위탁운영 조합 일부 몇몇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그들의 말을 좇으면 명분을 잃는 것은 물론, 대안 제시라는 책무를 저버린다는 지적 앞에 서야 하는데도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어렵다. 자극적인 구호를 앞세운 집회나 연일 계속되는 SNS상의 문제제기 때문에 눈치를 보는 것일까, 시 담당부서가 와서 조아리지 않았다는 식의 괘씸죄 적용일까, 언론의 지적에 대한 그릇된 신경전일까, 그것도 아니면 애먼 자격지심일까. 어느 것이 됐든 다수 농가·시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최악의 사태로 몰아넣는 선택을 함에 있어 명분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3월이 되면 10년 넘게 운영돼 온 직매장이 문을 닫는다. 상추며 깻잎을 내다팔아 생계를 이어온 농가들과 그곳에서 매일같이 장을 봤던 시민들이,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게 된 직매장 앞에서 누굴 탓할 것 같은가. 일부 몇몇을 대변하며 정작 다수 농가·시민을 도외시한 선택을, 시민들이 곱게 볼 것 같은가. 익산=송승욱 기자

최근칼럼

완주전주 통합 의회의결, ‘역사적 결단’ 평가될 것

줄탁동기(啐啄同機) 알에서 깨어 나오기 위해서는 알 속의 새끼와 밖에 있는 어미가 함께 알껍데기를 쪼아야 한다는 고사 명언이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안팎의 타이밍이 맞아야 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철리(哲理)를 표현하고 있다. 균형발전의 ‘5극 3특’ 국토정책이 화두다. 광주·전남, 대전·충남은 줄탁동기의 본보기다. 대구‧경북, 부‧울‧경도 시동을 걸었다. 재정 인센티브, 공공기관 이전 우대 등 파격적인 지원정책의 타이밍에 맞춰 통합선언과 의회의결, 특별법 제정 등으로 호응하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네 번째 시도되는 완주·전주 행정통합은 어떤가. ‘정동영 감독 안호영 주연’의 통합 찬성 방향선회는 완주군의회의 반발에 부딪쳐 있다. 안호영 의원이 통합 찬성 입장을 밝힌 다음날 반대 단체는 안호영 규탄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지역 수용성이 뒷받침되지 않아 일을 그르친 사례는 여럿이다. 김제공항은 기본설계까지 추진됐음에도 일부 정치권 반발에 부딪쳐 무산됐다. 부안 방폐장은 기형아, 환경오염에 부딪쳐 역사 유적도시 경주로 갔다. 가짜뉴스였다. 새만금특별자치단체는 띄워보지도 못한 채 침잠해 있다. 자치단체들끼리 관할권을 놓고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을 벌였다. 누굴 탓할 수도 없다. 줘도 못 얻어먹는 우리 내부의 역량이 문제다. 그 결과 전북인구는 170만명대로 쪼그라들었고 청년들은 한해 8000여명씩 수도권으로 빠져 나간다. 경남 내륙철도사업(사업비 7조원)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새만금공항과 함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 받은 사업이다. 이 사업이 지난 6일 거제에서 착공식을 가졌다. 반면 새만금공항은 기본계획 철회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았으니 현실적, 심리적 간극이 너무 크다. 광주‧전남통합특별시는 전북에 메가톤급 위협 대상이다. 387개 조의 특별법(안)에는 행정·재정·산업특례 외에도 ‘통합 특별시에 2배 이상 공공기관 배정’ ‘신설‧추가 이전의 경우 특별시장이 요구하는 공공기관 우선 배치’ 등의 공공기관 이전 특례도 담겨 있다. 이 법안이 실행된다면 공공기관 이전은 초광역 통합시에 집중되고 전북의 선택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광주·전남, 대전·충남에 끼여 고립무원의 외톨이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해법은 성장 거점도시, 중추도시를 만들어 경쟁력과 성장축을 추동시키는 일이다. 완주·전주 통합, 새만금특별자치단체 구성 등이 그런 예다. 완주·전주 통합의 열쇠는 완주군의회가 쥐고 있다. 광주‧전남처럼 의회 의결 뒤 특별법에 특례 조항을 담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지원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건 유감이지만 통합을 의결하면 대책을 제시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국회는 2월중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어서 시간이 많지 않다. 균형발전과 행정통합은 국정과제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원팀, 원 보이스로 이재명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럴진대 민주당원인 완주군수나 군의원이 국정과제와 대통령의 철학, 당 대표의 방침에 동의하지 않고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면 지역의 미래는 어찌 되겠는가. 안호영 의원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따라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완주군의회가 통합을 의결한다면 더 의미 있는 역사적 결단이 될 것이다. 전북정치 전성기인 지금이야말로 줄탁동기의 철리를 실행해야 할 때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기회가 왔을 때 매의 몸놀림으로 낚아채야 한다.

지역사회 안전망으로서의 외국인 노동자 쉼터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외국인 근로자 인권침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 다시 묻게 한다. 폭언과 폭행, 열악한 숙소와 노동환경 속에서 장기간 방치되었다는 사실은 특정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 관리의 공백이 만든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농축산업과 제조업 등 인력 부족이 심한 산업 현장을 지탱하는 중요한 구성원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지역 기반 보호 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주노동자는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 고립된 생활환경으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건 발생 이후의 대응을 넘어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첫째, 정기적인 사업장 점검과 숙소 환경 실태조사를 통해 노동환경을 상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둘째, 이주노동자 전담 상담창구와 통역 지원 체계를 확대하여 피해 발생 시 즉각적인 보호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지역 내 임시 숙소 제공 체계 구축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휴식하고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넷째, 고용주 대상 인권교육과 노동관계법 교육을 의무화하여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 변경이나 임금 체납, 근로환경 갈등, 인권 침해 상황 등을 겪을 경우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거주 공간의 부재다. 숙소를 제공하던 사업장을 떠나게 되면 단기간 머물 공간을 구하기 어렵고, 언어와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 주거 문제는 곧 생계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정적인 임시거주 공간의 확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라 할 수 있다. <전북전주외국인노동자 쉼터> 운영 경험을 통해 보면,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지원보다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공간과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창구였으며, 작은 상담과 휴식 지원만으로도 그들의 불안은 크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지역 기반 보호망은 위기 상황을 예방하는 중요한 안전장치가 된다. 특히 설 명절과 같은 시기에는 쉼터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함께 서로의 음식과 문화를 이야기하며 명절을 보내는 모습은 지역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형성되는 관계와 경험은 노동자들에게 위로와 안정감을 주고,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이제 외국인 노동자 쉼터와 임시 거주 지원을 민간의 노력에만 맡겨 둘 단계는 지났다. 외국인 노동자 긴급 거주 지원을 지역 복지 정책의 한 영역으로 포함하고, 지자체가 안정적인 운영 예산과 협력 체계를 마련하는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 쉼터는 위기 대응을 위한 임시 공간을 넘어 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지역사회 안정에 기여하는 공공적 인프라로 인식되어야 한다. 지자체와 고용 관련 기관, 민간단체가 연계된 지역 기반 외국인 노동자 보호 체계를 구축할 때 보다 지속가능한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다.

전북 등 3특 지역 파격 지원책 절실하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으면서 새로운 다짐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이 지나고 설 명절을 앞두고 있다. 거리에는 제사용품을 사고, 명절 선물을 주고받는 손길로 분주한 모습이다. 문뜩 이번 명절 때 고향을 찾아 돌아올 가족과 이웃들을 생각하니, 그분들은 과연 우리 지역을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 비해 많이 변하고 달라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수도권과 영남권에 비해 뒤처져 있고 인구마저 줄고 있는 고향을 보면서 말이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는 이런 지역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대한민국 어디나 잘사는 곳을 만들기 위해 ‘5극 3특’이란 국정과제를 채택했다. 전국을 5개 초광역권과 전북을 포함한 강원, 제주 등 3개 특별자치도로 나눠 균형적 발전을 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행정 통합을 한 초광역 자치단체에는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대우와 2차 공공기관 이전 우선 등의 지원책도 제시했다. 근래 들어서 인근 광주·전남에 비해서도 홀대받는다는 인식이 강해진 우리 지역을 생각하면 이런 정부의 국정 기조는 큰 기대를 해볼 만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5극 3특’의 국가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하면서도 현실 속에서는 5극 지역에 지원책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행정 통합을 이룬 초광역 지자체를 중심으로 재정과 권한을 집중해 수도권과 견줄만한 거대 도시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그중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은 매우 빠르게 통합을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반면 3특 지역에 해당하는 전북은 현실적으로 광역 통합이 어려워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한 발 뒤처져 있는 양상이다. 이재명 정부에서 말한 ‘5극 3특’ 체제의 국가 발전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광역시가 없는 전북과 같은 3특 지역에도 5극 지역과 동등한 형태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전주와 완주 같은 도시 간의 통합의 경우에도 정부의 행정 통합 기조에 부응하는 것으로 보고, 파격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규모는 다르지만, 같은 뜻의 국정과제를 놓고 5특에만 지원이 집중된다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사실 전북은 자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전북의 자존심으로까지 여겨졌던 전주마저 한 해 1만 명씩 인구가 줄고,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과 같은 면에서도 수도권은 물론 다른 지역과도 그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가 전북을 비롯한 3특 지역 챙기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나 전북은 이 정권을 창출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곳이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의 근간이다. 전주‧완주 통합, 나아가 쇠퇴에서 벗어 나가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전북의 발전을 위해 정부는 파격적인 행정적 재정적 지원책을 내놓아야 하고, 정치권이 이를 이끌어야 한다. 마침, 최근 여당에 우리 지역 출신의 국회의원인 한병도 원내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이 당선돼 큰 힘이 되고 있다. 나와 같은 기초의원부터 도의원,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군수 등 모두가 힘을 모아, 그 열정을 도민 모두와 하나로 결집해야 할 때다. 올 설 명절에는 고향을 찾는 가족과 이웃들에게 ‘지역 발전의 희망’이란 선물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윤미(효자 2·3·4동) 전주시의회 의원

[기고] 산불예방이 진정한 골든타임, 서부지방산림청 압도적 산불방지 추진

최근 동해안과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반복되고 있는 재난성 대형 산불은 봄철 대표적인 사회재난으로 대두됐다. 산불은 나무 몇 그루를 태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삶의 터전을 한 번에 무너뜨리고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산림재난이다. 한 번 산불이 난 숲은 제 모습을 되찾기까지 수십, 수백년이 걸리고, 그 사이 지역 주민들은 일상과 생계를 잃은 채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산불은 산림당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 책임이기도 하다. 서부지방산림청은 기후위기 시대에 맞서 산불 위험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6년 지역 산불방지대책’을 마련했다. 올해 대책은 산불 발생 원인 제거, 산불에 강한 숲 조성, 과학 기반 감시·예측 체계 고도화, 신속한 진화와 피해지 복원 등 예방부터 복구까지 실효성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겨울과 이른 봄까지 건조·강풍 조건이 지속되고, 이례적으로 겨울철 산불 발생이 빈번해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12일 앞당겨 1월 20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계절보다 앞서 대응한다”는 원칙 아래 초기 산불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지역별 산불 취약지 등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순찰과 단속를 강화하고, 산불소화시설 정비 등 산불예방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부지방산림청 관할 지역은 타지역 보다 산림과 농경지가 인접한 지역이 많아 영농부산물 소각, 논밭두렁 태우기, 입산자 실화 등 인위적 요인에 따른 산불발생 위험성이 매우 취약하다. 이에 따라 산림 인접 마을과 농경지, 주요 등산로와 사찰·문화재 인근을 중심으로 상시 점검과 집중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방정부, 소방, 경찰,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 체계를 유지하여 산불 발생 시 행정 경계를 넘어선 신속한 공동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합동 산불진화 모의훈련을 실시하여 산불현장 통합지휘 체계를 명확히 할 것이다. 아울러 대형산불 위험이 높은 시기에는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지역 방송, 마을 방송, 문자 서비스 등을 활용해 산불위험지수와 통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이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행동을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산불재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산불진화 인력과 장비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산림재난대응팀 조직을 신설하고, 현장대응력 제고를 위해 산불, 산사태, 산림병해충을 통합한 산림재난대응단을 조기 선발해 산불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한편, 다목적 산불진화차, 고성능 산불드론차, 회복차량 등 고도화된 신형 장비를 도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산불에는 초기대응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압도적 산불 진화를 수행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산불진화 인력과 장비를 대대적으로 확대한다고 해도 최종적으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올바른 시민의식이 결여된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일 것이다. 대부분 산불 원인은 입산자 부주의, 쓰레기 소각, 논·밭두렁 태우기 등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산에 오를 때는 인화물질을 소지하지 않고, 산림 인접 지역에서는 영농부산물이나 쓰레기를 태우지 않으며, 산불 위험이 높은 시기에는 입산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우리 이웃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며, 진정한 골든타임은 산불을 예방하는 시간일 것이다. 서부지방산림청은 한 해 동안 산불이 주민의 삶과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다할 예정이다. 국민 모두가 나와 가족, 우리 마을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일상 속 작은 실천에 동참할 때 우리는 산불 없는 안전한 숲과 건강한 공동체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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