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재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군산·김제·부안갑)의 행보를 두고 지역사회의 우려와 실망이 깊어지고 있다.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배정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번 선거에서 군산시민들은 김 의원에게 86.72%라는 전국 최고 수준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몰아주었다. 이는 단순히 정치인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패배감에 젖은 지역경제를 살리고 산적한 현안을 속 시원히 해결해 달라는 간절한 민심의 명령이었다. 그러나 당선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전해진 김 의원의 상임위 선택은 이러한 민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재 군산과 새만금 지역의 최대 화두이자 생존이 걸린 문제는 단연 ‘새만금 신항 관할권’ 확보와 수산업·해양관광 활성화다. 특히 김제·부안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신항 관할권 문제는 군산의 미래 백년대계를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이 모든 핵심 현안을 주관하는 소관 상임위는 바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다. 새만금개발청장 출신으로서 지역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해온 김 의원이라면, 마땅히 농해수위에 자원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자임했어야 옳다. 그것이 표를 몰아준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농해수위가 아닌 산자위를 고집하는 것은 ‘지역 핵심 현안은 뒷전으로 미뤄두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산자위는 기업 유치와 산업정책을 다루는 곳으로, 정치인 생색내기에 가장 좋은 상임위로 통한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산자위행을 두고 현대차그룹 투자 등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얹으려는 얄팍한 계산’이 아니냐는 강한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대기업 및 국가핵심산업 유치는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 그리고 새만금개발청 등 행정기관이 주도적으로 탑다운(Top-down) 방식을 통해 추진해야 할 본연의 업무다. 이미 짜인 정부 정책과 전북자치도, 새만금개발청의 노력으로 성사될 기업유치 성과에 슬그머니 숟가락을 얹어, 자신의 치적으로 포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지금 이 시점에 산자위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과거 이원택 전북자치도지사 당선인이 국회의원 시절 농해수위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며 새만금사업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닦고 농어업 현안을 해결했던 전례를 보라. 군산시민들이 김 의원에게 바라는 역할 역시 바로 그것이다.
새만금청장 역임이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전문성은 국회 농해수위라는 전쟁터에서 관할권 사수와 해양수산 발전을 위해 쓰일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정치인은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이 원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김 의원은 86.72%라는 숫자가 지닌 무게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화려하고 생색내기 좋은 ‘기업유치’의 단물만 쫓으며 정작 피를 흘려야 할 ‘관할권 분쟁’과 ‘민생 현안’을 외면한다면, 압도적 지지는 순식간에 차가운 심판으로 돌변할 것이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산자위 미련을 버리고 농해수위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스스로 천명해야 한다. 원내지도부의 조율 뒤로 숨지 말고, 군산의 생존권이 걸린 농해수위로 걸어 들어가 진정성 있게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시민들의 압도적 성원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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