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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젠슨 황이 새만금에 안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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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은 당초 땅을 만드는 사업이었다. 목표는 바다를 메워 새로운 땅를 만드는 것, 식량 생산 기반을 넓히고 국토를 확장하겠다는 국가적 구상이 그 출발이었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새만금이 품어야 할 미래도 함께 달라졌다. 농업을 이야기하고 환황해권 물류 중심지를 꿈꾸었으며 국제도시와 재생에너지의 메카가 되기도 했다.

새만금은 바다를 메워 만든 땅이지만, 결국 그 땅을 채워온 것은 시대마다 품어온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었다. 

그러나 그 상상력은 늘 순탄치 않았다. 새만금은 수십 년을 내다보고 설계해야 할 공간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의 방향은 흔들렸고, 선거 때마다 새로운 구호가 덧씌워졌다. 상상력은 미래를 향할 때 힘을 얻지만, 정치의 도구가 되는 순간 생명력을 잃는다. 

그리고 이제 새만금에 또 하나의 새로운 상상력이 찾아오고 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그 빈 땅 위에 그리는 새로운 지도, AI와 데이터의 거점이 되는 상상력이다. 간척의 시대에서 AI 인프라의 시대로, 공장의 굴뚝에서 데이터센터로, 물류의 거점에서 지식과 상상력의 거점으로 변하는 새만금의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반갑다.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새만금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 최고의 AI 기업을 이끄는 젠슨 황이 새만금을 주목했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사건이다.

그래서 더 중요해지는 것이 있다. 미래산업은 공장이나 시설물 하나를 들여오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데이터센터 역시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여야 한다. 인재를 중심에 두고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문화, 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연결되는 환경, 기술과 자본뿐 아니라 새로운 상상력이 모이는 공간이 함께 만들어질 때 비로소 미래산업은 뿌리내릴 수 있다.

이제 질문이 남는다. 새만금은 젠슨 황을 무엇으로 맞이할 것인가. 우리는 또 하나의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인가.

명확해지는 것은 새만금이 젊은 인재가 머물 수 있는 도시,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도시, 행정이 허가를 내주는 기관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는 도시여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 하나만으로 지역의 미래가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한 도시가 새로운 방향을 선택할 기회는 될 수 있다. 

새만금은 오랫동안 땅을 넓혀왔다. 이제는 사람과 기술, 그리고 미래를 함께 설계하려는 상상력이 머무는 공간으로 자신을 넓혀야 할 시간이다.

어쩌면 젠슨 황이 새만금에 가져오는 가장 큰 선물도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새만금이라는 공간이 다시 미래를 꿈꾸게 만드는 일일지 모른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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